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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학생 프로그램, 그리고 수업의 개선

 홍익대학교의 교육시스템에는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몸소 느끼며 학교에 개선의 목소리를 내고, 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개선의 방향을 정한다. 그리고 여기 조금은 색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생들이 있다.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을 직접 들으며, 그 학교의 수업 시스템을 직접 겪은 교류 학생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그래서 들어보았다. 교류 학생 수업을 통해 느낀 홍익대학교 수업의 부족함에 관해

 

교류 학생 프로그램이란?

교류 학생이란 국내 학교들을 기준으로, 정규학기나 계절학기 모두 해당 학교의 강좌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정규학기에 개설되는 강좌는 대부분이 일반선택 교양들이며 계절학기에는 6학점 내로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과목 선택 자체에는 제한이 없다. 또한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혜택은 없다. 2016년 총장포럼을 맺은 이후로 교류 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 수는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홍익대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오는 학생인 유치학생의 경우 2017년 기준 252명을, 반면 홍익대학교에서 타학교로 수업을 들으러 가는 파견학생의 경우 2017년 기준 12명을 기록했다.

 

교류 학생 프로그램 신청 이유

  그렇다면 학생들은 교류 학생 프로그램을 왜 신청하는 것일까? . 안 그래도 팍팍한 시간표의 틈을 짜내며 모교가 아닌 타 대학까지 통학을 해서 수업을 듣는 이유 말이다. 대부분은 우리의 예상과 같이 정말 일상적인 동기에서이다. ‘교류 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학교가 집과 가까워서’ 혹은 ‘홍익대학교에서는 진행하지 않는 수업을 한번 들어보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다. 그리고 교류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생들이 다들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 또한, 있다. 바로 홍익대학교에서는 들을 수조차 없었던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아주 좋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다른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가 아닌, 홍익대학교의 부족한 수업 인프라에 대한 개선의 바람을 전제하고 있는 말들이었다. 그렇다면 교류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 대해 어떤 개선 사항들을 느끼고 있었을까? 잠시 교류학생들의 하루를 참고해 그들이 느낀 교류학생으로서의 하루에 귀를 기울여보자.(교류학생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된 가상일기입니다.)   

 

 

대흥에서의 하루

  오늘도 서강대학교에서 수업을 다 듣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다. 처음에는 그냥 학교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며 ‘한번 해볼까......?’라는 심정으로 신청한 교류 학생 프로그램이지만 체계적인 수업과 학교의 분위기 덕분에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드는 중이다. 물론 학교 두 개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사실이 귀찮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그 학교의 학생 신분으로 학교 시설들에 당당히 출입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다. 오늘 들을 강의의 이름은 ‘삶과 죽음’이라는 수업인데 내가 교류 학생을 신청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평소에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에 대한 고민이 짙은 편이던 나는, 이 수업을 보자마자 교류 학생을 신청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죽음을 바라보는 전통적 입장을 공부하고, 죽음에 대한 특정 학자들의 철학적 견해를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철학에 관심이 없다면, 굉장히 지루한 수업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수업에 흥미가 많은 나도 오늘만큼은 버티기가 힘들었는데. 교수님이 굉장히 원론적인 내용으로만 강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 서강대학교는 홍익대학교와 다르게 출석 시스템이 굉장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강의 시작을 맞춰야 한다. 서강고등학교라는 별명에 걸맞게 수업 시작마다 수업종이 울리고, 수업 종이 울릴 때까지 착석하지 않으면 지각, 10분이 지나면 자동 결석처리가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출석에 대해서는 형평성이 확실해 불만을 가질 수가 없다. 홍익대학교에서처럼 헐레벌떡 들어와 앉아만 있으면 지각이 인정되는 경우나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교수님 앞에 쭉 줄지어 지각 체크를 받고 있는 그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10분을 맞추기 위해 나는 정문에서부터 다산관까지 헐레벌떡 뛰어야 했고 결국 오늘의 수업은 졸음과 싸움으로 변했다. 출석이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수업이니 이렇게 열심히 한다면 괜찮은 성적을 받을 수 있겠지? 이번 성적이 괜찮게 나온다면 다음에도 교류 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해볼 생각은 있다. 굳이 서강대가 아니더라도 서울대나 추계예대 세종대의 교류 프로그램에서는 홍익대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승마, 원예, 양궁 같은 활동 위주 수업에 참여할 수가 있었다. 홍익대학교에서는 실기 위주의 수업은 거의 전공 위주로 편성이 되어있어 타과생은 참여조차 할 수 없는 반면, 타 학교들은 그 실정이 조금 너른 편이었다. 다른 학교 학생이 되어 그 수업 시스템에 참여한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매력이다. 이제 4학년이라 전공에 좀 더 신경은 써야겠지만 최대한 매력적인 수업을 찾으며 교류 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상은 인터뷰를 진행한 장연남 학우의 교류 학생 일상을 각색해서 만든 일지다. 일지에서 알 수 있듯 장연남 학우는 수업의 참신한 전개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홍익대학교에서의 덜 체계적인 출석 시스템에 대해서는 개선의 바람을 인터뷰를 통해 드러내 주었다. 인터뷰에 응한 다른 3명의 교류 학우 또한 위와 비슷한 기준으로 수업에 대한 호평을 남기며 홍익대학교의 수업 시스템의 부족함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 강의를 수강한 익명의 학우는 ‘수업 자체에 대한 흥미’와 ‘교수님의 적극적인 강의 참여’라는 두 기준으로 수업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드러냄과 동시에, 홍익대학교에서는 들을 기회조차 없던 수업을 수강할 수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프로그램에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순수 인문과 순수 자연계열의 학과가 없는 홍익대학교의 상황을 짚으며, 학교의 제한적인 강의 목록 자체에 대해 불만을 내놓기도 했다. ‘앞으로 교류 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과목을 수강해보고 싶나?’라는 질문에 4명의 학우는 공통으로 승마나 양궁, 가야금 같은 예술 실기 분야의 수업을 주로 뽑았다. 심리학과가 없고 심리학 관련 교양 수업이 많지 않은 홍대의 특성상, 심리학 관련 교양을 수강을 희망하는 학우 또한 있었다. 또한 학우들은 듣고 싶은 교양을 언급하며 홍익대학교의 좁은 수업 스펙트럼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매년 학생총회의 슬로건을 보면 알 수 있듯 홍익대학교의 교수채용비율은 대학가에서 낮은 편에 속한다. 인원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교수님들에게 할당되는 일의 양이 많아지게 되고 자연스레 다양한 강좌를 개설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타 대학교의 색다른 강의나 분위기, 그리고 우수한 교수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교류 학생 프로그램의 분명한 장점이다.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타 대학과 모교의 수업 시스템을 비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교류 학생들이 밝히는 홍익대학교 강의 시스템의 불편한 점들은 무엇이 있을까? 나아가 그들이 느끼는 수업의 불편함을 홍익대학생들 또한 느끼고 있을까?

 

홍익대학교는 어떤 개선이 필요할까?

 

1. 다양한 수업의 부재

  인터뷰를 진행한 교류 학생 4명이 공통으로 꼽은 불만 사항은 아무래도 수업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좁다는 것이다. 이는 교류 학생뿐만 아니라 홍익대학교 재학생의 대부분이 느끼고 있을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홍익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69명 응답) ‘교내의 교양 수업이 그 양에 있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설문에는 62명(89.8%)이 ‘그렇다’라고 대답을 했으며, ‘어떤 분야의 교양 수업이 가장 부족했나요? (중복 선택 가능)’라는 설문에는 각기 인문·철학·심리(36명 53.8%)와 예술·체육 실기(39명 57.7%)를 꼽았다. 가장 많은 학우가 꼽은 예술·체육 실기 분야의 교양 수업의 부족은 실제 교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그 열악함을 지적받았다. 홍익대학교에서는 미술 실기 수업은 대부분이 교양이 아닌 전공 수업으로만 개설되어있어, 타과학생들은 수강을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가벼운 마음으로 체험해보고 싶은 도예 혹은 드로잉 같은 수업은 대부분이 전공으로 편성되어있고 진입 장벽 또한 굉장히 높아 대부분의 학생은 결국 새로운 교양에 대한 탐색을 단념하는 경우가 잦다. 전공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예술 실기나 인문 쪽의 교양이 조금 더 풍성해진다면 지금처럼 타과학생들이 전공 지식이 있어야 하는 전공 수업에 ‘재미’만을 믿고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홍익대학교는 수강할 수 있는 강의목록이 타 대학보다 훨씬 제한적입니다. 기본적으로 인문, 자연계열 모두 순수학문 학과가 거의 없어, 학문을 수학하고 교양을 쌓는 곳인 대학교의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하기에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당장 인문, 실기, 과학 분야에 부족한 수업이 보충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수업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을 꾸준히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출석과 수시 성적

  홍익대학교 교양 수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교양 수업의 부족과 초빙 교수의 부족 문제는 개별적으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두 문제는 같은 선상에서 다뤄져야 한다. 그렇다면 수업 내용의 측면이 아닌 수업의 체계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여기서도 교류 학생들은 크게, 출석과 수시 성적 게시를 꼽고 있으며 대부분의 모교 학생들 또한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홍익대학교의 수업 시스템 중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라는 설문에는 무려 56명(82.8%)이 ‘강의평가는 의무지만 교수님들의 수시 성적 게시는 자율 재량인 부분’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지난 학기 기준으로 클래스넷을 통해 수시 성적을 꾸준하게 공지 받은 수업의 개수를 물어보는 항목에서는 ‘0개’라고 응답한 인원이 24명(35.7%)이었으며 1~3개라고 응답한 인원이 39명(57.1%)이었다. (표 삽입) 강의 평가는 2년 전부터 의무화가 되어 강의 평가를 하지 않으면, 성적 열람이 불가능하게 조치를 했지만, 학교에서는 아직 수시 성적 게시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강의 평가가 학생의 의무라면, 본인의 수시 성적을 열람하는 것은 학생이 가질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지만 이것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

  출석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장연남 학우는 모교와 서강대의 가장 달랐던 점 중의 하나로 출결 시스템을 꼽았다. 홍익대학교의 출결 시스템은 특히나 지각에 대해서 체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학생이 많은 대형 강의의 경우 5분을 지각한 학생이나 1시간을 지각한 학생이 동일하게 지각 처리가 된다든지, 교수님들의 출석 체크 시간이 모두 일정하지 못한 점 같은 경우 학생들이 느끼고 있는 대표적인 불만들이다. 실제로 설문을 했을 때 홍익대학교의 출결 시스템 중, 지각과 출결 시스템에 대한 세부 규정이 부재한 점을 주요 개선점으로 꼽으며(88.8%) 홍익대학교의 출결 시스템의 부족한 체계성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를 내주었다. 

  

  교류 학생 프로그램은, 한 학기지만 다른 학교의 일원이 되어 그 수업 시스템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홍익대학교의 수업 인프라 개선에 소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학교는 교류 학생들의 의견, 나아가 수업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에 조금 더 열린 귀를 보여준다면 홍익대학교의 개선에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을 확정 지을 수 있을 것이다. 

황동규  downey1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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