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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대장! 독특한 가사를 가진 노래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그만큼 다양한 노래들이 있다. 집으로 가는 길, 골목길을 걸으며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켠다. 늘 똑같은 사랑 이야기에 이별 이야기! 오늘따라 유독 뻔하고 지겹게만 들린다. 좀 신선하고 통통 튀는 노래 없을까? 바로 그때! 평범한 리듬 속 엄청난 가사들로 나를 당황시키는 곡들이 있었으니. 아니, 이 노래 작사가 대체 누구야?  


<이상형> 버스커버스커

은은하게 드러난 오장육부가
내 가슴을 뛰게 해 배배 꼬인 달팽이관이 너무 섹시한 걸요
어렴풋이 드러난 세 번째 갈비뼈가
무릎에 연골과 음 복숭아뼈 탱글탱글 광대뼈 너무 좋아요

2012년 슈퍼스타K3를 통해 데뷔한 버스커버스커. 보컬 장범준의 독특한 음색과 버스커버스커만의 통통 튀는 음악 세계를 모른다면 당신은 간첩! 
     범준 씨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은은하게 드러난 오장육부가 섹시한 사람이요.
     소개팅자리에서 이야기했다간 주선자에게 욕먹기 아주 좋은 가사다. ‘은은하게 드러난 오장육부’라니!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이들의 이상형은 이 세계의 것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달콤한 장범준의 목소리와 경쾌한 드럼에 빠져든다. ‘제 아홉 번째 척추가 그렇게 예쁜가요……?’ 
     ‘이상형’은 1집 <버스커버스커>에 수록된 곡이다. 아주 빠른 템포의 일정한 리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우 경쾌하고 신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기타, 베이스, 드럼, 오르간, 브라스가 함께 연주되는데 그중 기타와 베이스가 같은 멜로디로 함께 진행된다. 전형적인 장범준 스타일을 느낄 수 있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에디터의 색다른 추천 

버스커버스커의 ‘무서운 짝사랑’ / 아름다운 오장육부를 사랑한다던 장범준의 짝사랑 이야기. 무서울 수 있으니 겁쟁이들은 친구 손 꼭 잡고 듣기!  
마룬파이브의 ‘KIWI’ / 사랑하는 여자를 키위로 표현한 마룬파이브 감성이 충만한 노래. 경쾌한 리듬이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즐거운 곡이니 함께 들어보시길.


<벽> 강백수

가수가 판검사를 어떻게 이겨 가수가 판검사를 어떻게 이겨
내가 장기하를 이겨도 내가 이승기를 이겨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걸
내가 지금부터 공부해서 사법고시를 붙어도 우후 널 이길 수는 없겠지
고봉이 니가 높잖아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강백수의 애잔하고 찌질한 첫사랑 노래에 의문의 1패를 당한 장기하와 이승기. 연예인이 청소년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 인식 속에는 여전히 '딴따라'라며 연예인을 낮게 평가하는 인식.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높이 보는 인식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의 인식 속에서 아티스트가 겪는 씁쓸함이 이 곡을 만들었다. 직업에 귀천 없다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너무나도 짠한 현실에 나보다 잘 먹고 잘 사는 장기하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을 지경이다. 
     강백수는 2010년 데뷔한 어쿠스틱 원 맨 밴드 가수로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이다. 역시 시인은 뭐가 다른 건지, 그의 노래는 가사를 가지고 노는 수준이다. '벽'은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한 포크 멜로디 속에 솔직하고 담백한 가사를 담아낸 곡이다. 곡은 셔플리듬으로 진행되는데 와와 기타, 드럼, 베이스, 오르간, 피아노로 구성된다. 중간에 등장하는 기타 솔로는 애잔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준다. 하지만 이렇게 애잔하고 씁쓸한 가사의 곡을 들으면서도 어깨춤을 추게 되는 것은 그 처절함을 유쾌하게 표현하는 강백수 특유의 표현력 덕분이다. 셔플리듬에 와와 기타와 오르간의 조화가 이런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와와- '와우'라고도 한다. 주로 기타에 사용되는 이펙터다. 주파수를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피크 부근에 있는 고주파를 강조하여 음색을 변화시킨다. *셔플리듬- 미국 남부의 흑인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댄스 리듬. 1920년대에 재즈 리듬 중의 하나로 유행하였으며, 간단히 셔플이라고 부를 때도 많다. 

에디터의 색다른 추천 

장기하와 얼굴들의 ‘ㅋ’ / 강백수 첫사랑 이야기에 비교를 당해버린 희생양 장기하의 반격 ‘ㅋ’. 말장난이 위트 있고 재밌는 노래이다.
강백수의 ‘타임머신’ / 가수(딴따라)로 살아간 자신이 마주친 씁쓸한 현실과 지난날에 대한 후회가 담긴 애잔한 노래, 가벼운 리듬이지만 쉽게 웃음이 나지 않는다.


<STONEHENGE> YLVIS

When the kids have gone to bed,                            아이들은 자러 가고, 우리는 모두 홀로가 되지
We're all alone, She gives me a smile                     그녀는 나를 보며 웃음 짓고
Then she plays with my balls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네
(But) All I think of is Stonehenge                             (하지만) 내 머릿속엔 스톤헨지뿐이야
I think about it when I dream                                    나는 자면서도 스톤헨지를 생각하네
The biggest henge that I have ever seen                 가장 큰 헨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헨지
What's the purpose of Stonehenge?                        스톤헨지의 목적은 대체 뭐지?
A giant granite birthday cake                                   거대한 화강암 생일케이크인가
Or a prison far too easy to escape?                        아니면 창살이 넓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감옥인가?

그룹 일비스의 멤버 베가드 일비세이커, 바드 일비세이커는 노르웨이 출신 코미디언 형제 듀오로 2013년 ‘THE FOX’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2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 그런데 돈과 명성과 행복한 가정까지 모든 것을 가진 이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음악도, 돈도, 가정도 아닌 스톤헨지라니!

     ‘stonehenge’의 도입부는 잔잔한 피아노 반주와 그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보컬로 시작된다. 바드 일비세이커가 만족스러웠던 지난날을 회상하다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때에 (There's a question I can't get out of my head) 드럼이 반주로 들어오고 가사와 노래의 분위기가 반전된다. 하지만 이전의 노래처럼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느낌은 아니다. 일렉 기타와 베이스, 드럼이 잔잔하지만 힘 있게 웅장한 느낌을 만들어내면서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고 그 속에서 그는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심지어 비장하기까지 한 목소리로 스톤헨지의 기원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그가 다시 그의 일상을 이야기할 때 피아노 반주와 함께 분위기는 다시 차분하게 돌아온다. 주로 일렉 기타와 드럼의 사운드가 강조되면서 그와 함께 보컬이 굉장히 안정적으로 잡혀 있는데 재밌는 노래만 부르는 줄 알았던 일비스의 실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클라이맥스 부분에선 코러스가 보컬을 보조한다. 울리는 코러스가 그의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스톤헨지와 그의 심경을 잘 표현해준다. 후반부에 가서는 코러스와 보컬이 말을 읊조리듯 노래를 불러 마치 스톤헨지 뮤지컬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에디터의 색다른 추천 

YLVIS의 ‘THE FOX’ / 그나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린 일비스의 노래. 현세에 지쳐 잠시 다른 세계로 떠나 날뛰고 싶다면 추천한다.
악동뮤지션의 ‘다이노소어’ / 스톤핸지에 이어 이번엔 공룡?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남매 악동뮤지션을 헤집어 놓은 상상 속의 공룡 이야기를 들어보자!

 

<SOAP> Melanie martinez 

 

I think I left the faucet running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거 같아
Now my words are filling up the tub                     지금 내 단어들이 욕조를 채우고 있어
Darling, you're just soaking in it                           자기야, 너는 그 속에서 흠뻑 젖어 들고 있어
But I know you'll get out the minute                     그렇지만 난 네가 곧 떠날 것을 알아
You notice all your fingers pruning up                 네 손가락이 쭈글쭈글해진 걸 알 테니까
I'm tired of being careful,                                       난 조심스러워 하는 것에 지쳤어
trying to keep the water warm                               물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에 지쳤어
I feel it coming out my throat                                 입 밖으로 나오려고 해
Guess I better wash my mouth out with soap      차라리 입을 비누로 씻는 게 낫겠어

"이리 와봐, 그 더러운 입 좀 씻어버리게!" 흔히들 입담이 거친 친구를 보며 우리는 입이 더럽다는 표현을 한다. 그런데, 바다 건너에도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아티스트가 있었나 보다.
     멜라니 마티니즈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사진작가인데 우리나라에선 조금 생소할지도 모른다. 'soap'은 앨범 <soap>의 타이틀곡으로 그녀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인디 팝 장르의 곡으로 멜로디 자체는 굉장히 무난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하지만 ‘soap’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효과음인데 곡의 시작을 알리고, 보컬의 리듬에 맞춰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밤밤밤바밤 하는 사운드는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를 연상시킨다. 노래 중반부 전후로 보컬 없이 진행되는 퐁포봉퐁토동 하는 디지털 사운드가 마치 비눗방울이 터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디지털 사운드 파트가 이 곡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 또 한 가지 이 노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셉인데 멜라니 마티니즈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 다소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 디지털 사운드가 합쳐져 몽환적이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컨셉에 관하여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노래를 200% 즐기고 싶다면 뮤직비디오와 함께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스탠다드 비율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흐릿한 노이즈 화면과 계속해서 바뀌는 다양한 조명, 낮은 채도로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디지털사운드와 화면의 움직임이 맞아 떨어지면서 노래 분위기 형성에 굉장히 큰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soap’은 사랑에서 상처 받은 소녀의 노래인데 시적인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자신이 애인에게 준 애정을 '욕조에 내 단어들이 가득 찬다'라고 하거나, 자신에게 질려 떠나는 애인을 '네 손가락이 쭈글쭈글해졌고 곧 떠날 걸 알아'라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파트는 '물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에 지쳤어, 차라리 입을 비누로 씻는 게 낫겠어.'라는 부분이었는데 목욕행위에 빗대어 그동안 자신이 쏟은 애정과 그에 대한 후회를 표현한 것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마음이 아픈 부분이다. 

에디터의 색다른 추천 

FROMM의 ‘OUR NIGHT’ / 몽환적인 목소리와 느린 재즈풍 음악이 마치 바다 한가운데 누워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준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 처절하면서도 슬픈 듯, 화난 듯, 이별할 때의 바로 그 감정을 이렇게 잘 담아낼 수가 있을까? 솔로부대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 재생하기 전에 손수건은 꼭 준비해두자.


독특한 가사를 가진 노래들. 처음에는 그 특이함에 이끌려 '한 번 들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듣게 되었지만, 그 가사 속에 담긴 깊은 의미, 매력적인 리듬을 느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노래에 빠져들게 된다. 독특함 속에 담긴 아티스트의 철학을 곱씹으며 오늘도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아티스트들에게 감사한다.

이미림  mllee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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