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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덕질 장려 인터뷰, 홍대의 이색 덕후 찾기!

덕후란?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누구나 무엇인가를 미치게 덕질해 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터. 오늘도 본인만의 분야에 흠뻑 빠져있는, 홍대의 이색 덕후들을 만나보았다!

 

1.  고전 게임, <둠> 덕후

Q1.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컴퓨터공학과 14학번 채민석이라고 합니다.

Q2. <둠> 입덕 계기가 궁금해요!

사실 제가 이 게임을 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그래서 워낙 오래되다 보니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요. 거의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거죠.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이 게임의 무한한 발전성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마니아층끼리 공감대를 교류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요.

Q3. <둠>을 영업해주세요!

<둠>이라는 게임은 굉장히 고전풍으로 만들어진 FPS 게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1993년에 나온 게임이에요. 나중에 제작사 측에서 소스코드를 공개해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게 되면서 인기를 끌었죠. 컴퓨터 업계에서 쓰는 말인데요, 그런 걸 두고 오픈소스, 즉 소스코드를 공개한다고 말해요.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필요한 내부의 코드를 대중에게 공개하면서 대중들이 입맛에 맞게 코드를 고칠 수 있게 하는 방식이에요. 소스 코드를 공개하면서 <둠>이라는 게임에서 다양한 모드가 만들어지게 됐어요. <둠>은 기본적으로는 FPS 게임인데 공포게임의 형태로 변형된 모드도 있고, 액션 게임으로 변형된 모드도 있어요. 모드만 해도 거의 10만 개가 넘어가죠. 요즘 대표적으로 많이 플레이하는 모드는 reelism인데요, FPS이면서도 게임에 등장하는 몬스터나 환경 등이 일정 시간마다 랜덤으로 결정이 되는 모드예요. 그 외에도 게임 중에 나오는 모든 잔인한 이미지를 모두 제거하고 순화한 no ultra violence 모드, 현실의 전투를 반영한 hideous destructor 모드, 시점이 항상 360도 돌아가는 dundidit 모드 등 특이한 모드가 많아요. 그리고 고전 FPS 게임만의 특징으로 플레이어의 빠른 속도감이나 무기 아이템의 개성 등이 나타나는데요, 그런 특징이 참 매력적이에요.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콘텐츠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둠>의 후속작에서도 기존 콘셉트를 이어받기로 한 만큼, 클래식 <둠>의 매력은 앞으로 적어도 20년은 더 가리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Q4. 마지막으로, 나에게 <둠>이란?

저에게 <둠>이란,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에 나오는 모드는 일상생활에서 실현할 수 없던 아이디어들을 게임 안에서 구현해내는 것들이 많아요. 어떤 것을 생각하든, 그 안에서는 모두 만들어낼 수 있죠. 볼링을 치고 싶다면 볼링을 칠 수도 있고요,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 게임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요. 그런 무한한 점이 저에게는 참 매력적이에요.

 

클래식하고 무궁무진한 게임, <둠>에 대해 열변을 토한 채민석 학우의 이야기였다. 요즘 할 게임을 찾고 있는 겜덕들이라면, <둠>의 무한한 매력에 빠져보시기를!

 

FPS : FPS(First-person shooter)는 사용자의 시점, 즉 1인칭 시점에서 총기류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슈팅 게임. 즉, ‘1인칭 슈팅’ 게임이다.

소스코드 : 컴퓨터 프로그램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술한 글을 말한다.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텍스트 파일로 구성되어 있다.

 

2.  드라이 플라워 덕후

 

Q1. 자기소개 해주세요!

오민 :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디자인과 12학번 권오민이라고 합니다.

종표 : 시각디자인과 12학번 박종표라고 합니다.

Q2. 드라이 플라워 입덕 계기가 궁금해요!

오민 : 저는 원래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편이었죠. 어느 날 독립서점에 놀러 갔다가 그 옆에 있는 꽃집을 발견했어요. 거기에 들어가서 우연히 꽃을 사게 됐는데, 그게 드라이 플라워 다발이었어요. 너무 예쁜 거예요. 그 이후로도 종종 꽃집을 돌아다니면서 드라이 플라워를 사서 하나둘씩 모으기도 하고, 종종 제가 직접 만들기도 하면서 빠지게 된 것 같아요.

종표 : 저는 예전에 꽃을 꺼렸었는데, 그 이유는 꽃이 시드는 게 너무 싫어서였어요. 그런데 우연히 드라이 플라워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래 가고 시들지도 않는 드라이 플라워에 호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이 친구가 드라이 플라워 덕질을 열심히 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본격적으로 덕질해볼 용기를 갖게 된 것 같아요.

Q3. 드라이 플라워 덕질은 어떻게 하고 계세요?

오민 : 저는 사실 드라이 플라워에 대해 어디서 배운 적은 없어요. 기회가 되면 원데이 클래스 같은 곳에서 배우고 싶지만, 비용이 꽤 들더라고요. 아직은 많이 사고, 많이 보면서 혼자 해보고 있습니다. 구월동이나 고속버스터미널 쪽 꽃 시장에 가서 도매가로 꽃을 사 온 다음에 집에서 꽃을 말려요. 친구들 생각하면서 만든 것은 가끔 선물하기도 해요.

종표 : 저도 그 선물을 받았었어요. (웃음) 저는 이전에 꽃다발 만드는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드라이 플라워에 입덕하게 된 건 그 이후였어요. 드라이 플라워로는 아직 작업을 해보지는 않았지만요. 그리고 드라이 플라워에 입덕하고 나서, 창업 아이템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둘이서 꽃 창업을 해보자,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Q4. 드라이 플라워 영업 부탁드려요!

오민 : 드라이 플라워는 조화나 프리저브드 플라워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생화를 직접 말린 거라서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워요. 드라이 플라워는 2~3년 정도 가는데요, 잘 관리하면 향기도 그만큼 오래 남아요. 그리고 요즘은 드라이 플라워가 굉장히 다양해져서 색감도 다양하게 낼 수 있어요. 그래서 생화만큼 화려한 연출도 가능하고,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실용성 있게 활용할 수 있죠.

오늘 선물로 꽃다발을 준비해봤는데요. 조금 설명해 드리자면, 조그맣게 총총 박힌 꽃은 미모사라고 하고 이 이파리들은 유칼립투스예요. 그리고 이 가느다란 식물은 페니쿰이라는 식물이고요. 이런 드라이 플라워를 말릴 때에는 보통 꽃이 만개하기 전에 말리기 시작하거든요. 말리는 도중에 만개하는데, 만개한 그 모습으로 유지가 돼요. 저는 그 모습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보통 마르면서 크기도 작아지고 주름도 생기기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마르고 주름 생기는 그 모습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예쁘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들도 드라이 플라워를 많이 보시다 보면 드라이 플라워만의 자연스러운 텍스쳐와 향기에서 매력을 느끼실 거예요.

Q5. 마지막으로, 나에게 드라이 플라워란?

오민 : 저한테 드라이 플라워란, 저 같은 생명체인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과 비슷해요. 제가 그렇게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생화는 자기 개성도 세고, 향도 세잖아요. 생화를 보면 ‘나 좀 봐줘!’라는 느낌이 드는데, 드라이 플라워는 생화랑 다르게 담담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보든 말든’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게 저랑 비슷한 것 같아서 좋아요.

종표 : 저에게 드라이 플라워는 가장 마이너스의 요소가 없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왜 새하얀 눈이 처음 내렸을 때, 누군가 밟는 순간 아름다움이 떨어지잖아요. 생화도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아름답지만, 빨리 시들면서 마이너스가 발생하죠. 그런데 드라이 플라워는 그 아름다움이 오래 유지되면서 향기도 있고, 시간이 지나도 마이너스가 없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드라이 플라워에 푹 빠진 로맨틱한 두 학우의 덕질 이야기가 참 매력적으로 들린다. 미래에 드라이 플라워 꽃집을 운영하는 두 청년을 발견한다면 반갑게 알아봐 주시기를 바란다.

 

프리저브드 플라워 : 생화를 특수 보존 처리 용액으로 가공하여 1∼5년간 생기 있는 모습이 유지되는 가공화이다.

 

 

3.  방 탈출 덕후

Q1.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법학과 16학번 박민주라고 합니다.

Q2. 방 탈출 입덕 계기가 궁금해요!

제가 수능을 치고 나서 방 탈출 카페라는 게 처음 생겼어요. 평소에 추리소설이나 문제 푸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한번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방 탈출이라는 걸 처음 해 봤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방 탈출을 즐겨 하다 보니까, 어느새 덕후가 됐네요.

Q3. 방 탈출 덕질은 어떻게 하고 계세요?

방 탈출을 적어도 80번은 해본 것 같아요. 거의 홍대 신촌 주변에서 해요. 기회가 되면 다른 곳으로 가기도 하고요. 친구들이나 동아리 사람들하고 자주 가요. 연합동아리인 방 탈출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동아리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방 탈출을 하러 가요. 그리고 그렇게 많이 해보다 보니까 경험이 쌓여서 문제를 보면 감이 와요. 그래서 열 번 중에 아홉 번 정도는 탈출 성공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제 주위 사람들을 다 입덕시켜 버렸어요. 제가 말버릇이 “방 탈출 하러 가자!”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만나서 시간이 뜨면 방 탈출 하러 가자고 그렇게 졸라요. 하도 그러니까 친구들이 작작 좀 하라고 하긴 하죠. (웃음) 그래도 그렇게 같이 가게 된 친구들이 방 탈출을 또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주위에 방 탈출 좋아하는 친구들은 거의 다 제가 입덕시킨 것 같아요. 한 번은 술 먹고 방 탈출을 하러 간 적도 있어요. 학교 주변에 보면 새벽 두 시까지 하는 방 탈출 카페도 있어요. 그래서 술 먹다가 방 탈출을 하러 갔었죠.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서, 다들 방황하고 난장판이었어요. 그게 무서운 테마였는데 하나도 안 무서워하고 다 같이 깔깔댔던 기억이 나요.

Q4. 방 탈출 영업 부탁드려요!

한 번 하면 또 할 수밖에 없어요. 저처럼 추리 소설이나 추리 영화 좋아하고 문제 해결 같은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푹 빠지실 거예요. 탈출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도 물론 너무 좋고, 문제 하나하나, 장치 하나하나를 열 때마다 쾌감이 정말 좋거든요. 기존 방 탈출 카페들은 자물쇠를 많이 썼어요. 문제 풀어서 숫자 맞히고 자물쇠를 푸는 형식이 대부분이었죠. 요새 방 탈출 카페의 추세는 자물쇠 말고 다른 장치를 많이 사용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사물을 옮겨야 한다거나, 전류를 이용한다거나 하는 기발한 장치들이요. 최근에 한 것 중에 추천해 드릴만 한 건 신촌의 한 방 탈출 카페에 있는 ‘대저택 레테’라는 테마였어요. 95%가 자물쇠 외의 신선한 장치로 되어있었어요. 그래서 더 재미있었고, 테마 자체의 스토리 구성이 너무너무 잘 되어 있었어요. 강추합니다.

Q5. 마지막으로, 나에게 방 탈출이란?

저에게 방 탈출이란, 만족스러운 “시발 비용”이에요. 방 탈출이 가격이 싸진 않거든요. 싸게 해봤자 만 오천 원, 비싸면 이만 원도 훨씬 넘어요. 시간 대비로 생각해 보면 가성비도 최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하고 나면 기분이 좋고 힐링이 되니까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분 전환을 위해 자꾸 돈을 쓰게 하는, 일종의 시발비용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시발 비용 : 비속어인 ‘시발’과 ‘비용’을 합친 단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지갑 사정을 안 좋게 하지만, 자꾸만 찾게 되는 매력이 있다는 방탈출!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박민주 학우처럼 가끔은 탐정이 되어 문제 푸는 재미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한 분야에 푹 빠진 덕후들의 애정 넘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위의 학우들처럼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좀 특이하면 어떤가? 지친 일상 속 한 줄기 빛인 우리들의 덕질, 더 열심히 해보자!

김예지  remarkableride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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