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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위에 우리의 예술을, 홍대앞 거리미술전

홍대앞 거리미술전은 1993년부터 현재까지, 홍익대학교 학생들이 이끌어 온 유일무이한 전시이다. 학교의 이름을 딴 ‘홍대’라는 지명이 있는 곳에서, 그 학생들이 직접 거리 위에서 전시를 진행한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2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거리미술전은 어떻게 운영되고 변화해 왔을지, 또 어떤 어려움과 문제를 겪고 있을지 알아보자.

 

1. 홍대앞 거리미술전의 탄생과 역사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전시가 존재하기란 힘든 일이다. 해마다 중요시되는 주제도 다르고 관람객들의 관심사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오로지 학생들의 힘으로 26년간 유지되어온 전시가 있다. 바로 ‘홍대앞 거리미술전’.

     홍대앞 거리미술전이 처음 탄생하게 된 것은 1993년이었다. 80년대 홍익대학교가 미술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된 후, 홍대 앞은 화방, 공방, 미술학원 등 예술공간들의 메카가 되었다. 1984년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서 홍대 앞의 지역상권 역시 활발해졌다. 그러나 90년대에는 대대적인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화실, 화방, 미술학원 등의 ‘예술의 거리’로 대표되었던 홍대 앞은 카페와 유흥업소가 들어선 새로운 상권으로 탈바꿈하였다. 이즈음, 압구정동의 신세대인 오렌지족이 홍대 앞으로 주 활동무대를 옮겼다는 이야기가 돌며 홍대 앞을 중심으로 한 유흥 문화가 점차 부상했고, 이를 두고 홍대 앞의 문화가 사치 향락 문화로 전락한다는 비판적인 시선이 감돌았다. 1991년에 출범한 홍익대학교 학생회는 오렌지족으로 대표되는 유흥 문화에 빼앗긴 대학문화를 되찾자는 취지의 정화운동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렇게 대학가 향락 문화의 지양과 미술문화의 생활화를 지향하는 학생회에서 제1회 거리미술전이 시작되었다. 마포구청은 학생들의 시도가 건전한 지역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예산 지원에 나섰고, 구청과 홍대앞 거리미술전의 관계는 아직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제1회 거리미술전이 이야기한 유흥 문화에 빼앗긴 대학문화를 되찾자는 취지는, 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실현되지 못했다. 홍대 앞은 서울의 대표적인 유흥의 중심지로 더욱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거리미술전 역시 홍대 앞의 이러한 문화 양상을 26년간 바라봐 오며, 처음의 정화 운동의 취지와는 점차 다른 관점을 전시에 담아냈다. 그리하여 올해 제26회 홍대앞 거리미술전은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1993년 거리미술전이 처음 생겨났을 때와 2018년 26회 거리미술전까지 오기까지 홍대 앞의 상권과 문화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전시에 담아낼 예정이다.

 

역대 거리미술전의 주제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10회

11회

12회

13회

함께하는 거리, 대화하는 그곳 /1993

함께하는 거리, 대화하는 그곳 /1994

함께하는 거리, 대화하는 그곳 /1995

함께하는 거리, 대화하는 그곳 /1996

골목길을 돌아 광장으로 /1997

함께하는 놀이, 나누는 재미 /1998

거리 위에 새기는 새천년 /1999

새로 시작되는 이야기 ZERO /2000

아홉번째 공감 /2001

삼각관계 Interactive Triangle /2002

상상권 회복 운동 /2003

MIX – 섞을 수 있는 특권

재개발: 예술정비구역 /2005

14회

15회

16회

17회

18회

19회

20회

21회

22회

23회

24회

25회

26회

Interview- 길에서 만나다 /2006

High & Low /2007

하트 /2008

와우 플라스크: 비 / 2009

Main Street of Art /2010

!? /2011

마인드맵 – 지금 무슨 생각해요? /2012

새로고침 /2013

걷고싶은거리, 걷고싶은거니 /2014

REVOLVER /2015

홍대 앞 문제 다루기 /2016

홍대앞 거리미술전 자체 아카이브 /2017

Flip a Coin /2018

 

2. 거리미술전의 1년

거리미술전의 한 해 일정 (제26회 홍대앞 거리미술전 중심)

12월

단장단 선발, 인수인계

1~2월

지원사업(구청 외), 1차 단원모집

3~4월

기획회의, 2차 단원모집

5~6월

작가모집

7~8월

작품제작, 지원사업(학교)

9월

전시오픈준비, 자원봉사단 모집

10월

제26회 홍대앞 거리미술전 전시

11~12월

도록 제작, 보조금 사무 업무

전시가 보이는 기간은 일주일 남짓이지만, 실제로 전시가 만들어지고 정리되는 것에는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전시의 기획부터, 사무 업무, 홍보 업무, 작가 모집, 공간 대여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거리에서 열리는 전시이기 때문에 수많은 가짓수를 염두에 두고 전시 준비를 진행하여야 한다. 야외이기 때문에 작품이 훼손되거나 비가 오는 등의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매해 거리미술전은 12월에 새로운 단장단을 뽑고 인수인계를 진행한다. 단장단은 거리미술전 SNS를 통해 공고하고, 지난 기획단의 회의를 거쳐 선정된다. 선정된 단장단은 1월과 2월 사이 거리미술전의 이름을 내걸고 각종 지원사업을 준비하며 기획안과 예산안을 짜는 등 서류작업을 하는 동시에, 기획단으로 참여할 단원들을 모집한다. 거리미술전이 지원하는 사업은 마포구청의 지역문화축제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마포구에서 26년간 열린 행사이자, 구청의 꾸준한 지원으로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거리미술전이기에 이 사업 지원을 하지 못하면 한 해 운영이 어렵게 된다. 단원 모집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보통은 팀장을 먼저 뽑고 팀원을 선발하는데, 1년간 거리미술전의 한 팀을 책임질 사람들을 잘 고려해서 선발하는 것이 큰 임무이다.

     학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기획 회의에 돌입한다. 기획 회의는 그 해의 전시가 어떤 맥락과 주제로 열릴지 탐구하는 회의로,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거리미술전의 기획은 홍대 앞이라는 지역적 정체성과 거리미술전의 지난 역사를 포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이 끝나면 그와 어울리는 작가들을 모집하고 학교와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작가를 모집할 때는 거리미술전의 취지와 명맥에 맞는 작가를 모집하기 위해 지원서와 포트폴리오를 통한 선별과정을 거치고, 작가가 부족할 때는 2차 모집을 진행하거나 학생 주최의 전시를 직접 방문하여 섭외하기도 한다. 7~9월에는 작가가 작품을 제작하는 것을 관리하고, 전시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10월에는 가장 중요한 제26회 거리미술전의 본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가 끝난 후 남은 기간에는 전시 도록을 제작하고 사무 업무를 마무리한다.

 

3. 부족한 자본, 흔들리는 기반

26년간 끊임없이 달려온 거리미술전이지만, 앞으로 이어져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어려운 점이 많다. 거리미술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다. 전시에 중요한 기획단, 작가, 관람객의 역할을 모두 수행했던 학생들의 관심이 초창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처음 거리미술전이 열렸을 때는 미대 전체 차원에서 진행되기도 했고, 거리미술전하면 학생들이 모두 아는 행사일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시를 이끌어갈 단장단 모집도 어렵고, 각자의 사정으로 전시에 작품을 내는 학생들도 부족하다. 특히 작년 예정되었던 제25회 홍대앞 거리미술전이 무산되면서, 거리미술전의 인지도도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그렇기에 점점 전시의 운영이 힘들어지는 실정이다.

     전시 운영에 비전문적인 학생들이 전시의 기획, 홍보, 사무, 디자인 등 모든 분야를 관리해야 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물론 거리미술전이 학생들이 운영한다는 것을 전제한 전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거리미술전 내부에서 이것을 인식하고, 다음 해 거리미술전을 위해 정밀한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전문가의 교육이나 지속적인 컨설팅을 받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시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배우고, 거리에서 행사나 축제를 진행해 본 사람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면 거리미술전이 가진 아마추어적 한계를 조금 더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26년이나 된 행사임에도 본질적으로 존재했던 문제들이 무게를 더한다. 거리미술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속성이 부족한 것이다. 이는 굉장히 불안한 시스템인데, 이전 해 거리미술전에 참여한 사람 중에 단장단을 할 사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SNS를 통한 공지로 새로운 사람을 구하는 방법으로 단장단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율성 있고 색다르게 운영될 수는 있겠지만,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심하면 그해 전시를 이끌어갈 인원이 없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회의실과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도 없다. 일주일 정도의 단기간에 열리는 행사이지만, 그 준비와 마무리 과정은 1년 내내 지속되기에 이를 논의하고 진행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26년이 된 행사임에도 거리미술전을 위한 공간이 없기에 매번 강의실을 대여하거나, 학교 공간이 없을 경우 외부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전시를 열심히 준비하는 기획단을 위한 아무런 기획료나 지원이 없다는 것도 힘 빠지는 부분이다. 학교와 구청으로부터 지원받는 돈은 절대 기획단 내부에서 소비해서는 안 되며, 전시 준비에만 쓸 수 있다. 거리미술전은 총동아리연합회나 학과 소모임처럼 소속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기획단에게 돌아가는 봉사 장학금도 없다. 전시를 준비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돌아오는 보상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힘을 내어 전시를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4. 거리미술전이 나아갈 길

홍대앞 거리미술전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홍익대학교 학우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거리미술전에서 전시를 운영하는 기획단,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 그를 관람하는 관람객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홍익대학교 학우들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여전히 거리미술전의 역사를 이어가려는 학생들, 든든한 지원자들, 새로운 도전에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거리미술전은 지속될 수 있었다. 아직 시스템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26년간 운영해온 내공을 바탕으로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홍대앞 거리미술전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홍익대학교와 마포구를 대표하는 전시로 살아남길 바란다.

이민지  leereum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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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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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01 2019-06-25 23:41:50

    이모든것도 옛날 말이지 요즘 홍대는 돈있고 어디서나 배울수 있는 자신만의 미&예술의 장은않이잖아 지금 홍대 가보면 그냥 유흥 밖에없고 미술은 그냥 상업 미술밖에없다. 과연 현시대의 사는 우리는 어느의미의 진정한 미술이라는 개념을 느낀적있을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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