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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주거문제, 그 해결책을 찾아서

There is no place like home. “내 집만 한 곳은 없으니까.” -오즈의 마법사-

누구든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공부를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 우리는 본래의 집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된다. 타지에서 혹은 새로운 사회에서 대학생이 된 우리에게 돌아갈 집이 되어주겠다며 약속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행복주택과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이 두 제도는 무엇이며, 과연 이들을 통해 대학생이 겪는 주거문제는 해결되고 있었을까?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청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 실태를 조사한 바로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여 버는 생활비가 월평균 50만 1000원이었다. 시급 7530원을 받고 일하는 학생들에게 수도권 대학가 평균 60만 원 월세의 원룸은 벅차기만 하다. 겨우 방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주거기준도 충족하지 못하는 곳에 사는 청년이 서울시 기준 40%에 달한다. 이러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LH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각각 ‘행복주택’과 ‘LH 대학생 전세임대 주택’을 해결책으로 제시하여 실행하였다. 과연 정부는 두 제도를 통해 어떤 지원을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있을까?

  주거복지란 모든 국민이 부담 가능한 비용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주거생활을 하도록 제공하는 지원을 말하는데,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사람들이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 실현을 목표로 한다. 2013년부터 시행되는 청년주거복지 제도 중 하나로 행복주택이 이에 해당한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을 위해 학교나 직장과 가까운 곳 또는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저렴한 임대료의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한다.
  소득 활동 관계없이 일정한 소득과 자산 기준을 맞춘 만 19세부터 만 39세 청년이라면 모두 행복주택 신청이 가능하다. 대학생의 입주자격으로는 미혼인 무주택자로 대학교에 재학(혹은 입학, 복학 예정) 중이거나 대학/고등학교를 졸업/중퇴 후 2년 이내의 취업 준비생이다. 

 정부의 또 다른 주거복지 정책으로는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이 있다. 대학생에게 턱없이 높은 전세금을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신 지급하는 대표적인 주거 복지 사업 중 하나이다.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전세를 대신 얻어주고 학생들은 그 전셋집에 거주하면서 지원받은 금액의 이자를 납부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학생이 거주할 주택을 물색하면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집주인과 대신 계약 후 전세금을 내주고 그 이후부터는 대학생 입주자가 LH 한국토지주택 공사에게 전세금에 대한 이자를 월마다 내는 방식이다. 이자율은 지원하여 선정된 순위별로, 그리고 전세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대학생 전세임대를 공급하면서 1, 2, 3순위로 나눠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대부분의 대학생이 포함된 3순위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4인 기준 월 584만6903원) 이하이며 다른 지역 출신 대학생이거나 고등학교 및 대학을 졸업(또는 중퇴)한 지 2년 이내인 취업준비생이 해당한다. 수도권은 최대 7,500만 원, 광역시는 5,500만 원, 기타지역에는 4,500만 원의 지원한도액이 정해져 있으며 전국적으로 3,000호의 전세임대주택이 공급된다. 

 

저렴한 듯 전혀 저렴하지 않은.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위 두 가지 제도 외 여러 정책을 통해서도 대학생들을 지원해오고 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인 경우 2011년부터 5년 동안 무려 611,427가구가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겪는 주거문제가 정말 해결되어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매년 국가에서는 주택지원금을 늘리지만, 청년들이 집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이유는 지원금이 오른 만큼 전셋값도 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소득이 적은 청년계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면서도 임대료는 상향된 실정이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제도만 보면 취지는 좋았으나 집주인에게는 이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학생이 어렵게 집을 구해 주택 소유주와 계약을 협의하면 다시 LH의 지역본부 담당자가 계약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여러 차례의 계약 과정이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계약을 맺어놓고 학생에게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이 제도를 이용했다는 이아름(22·여) 씨는 “집주인이 계약을 맺은 다음 날 ‘월 20만 원의 반전세로 바꾸자’고 요구하며 ‘어차피 LH에서 전세금 지원을 받으니 여유가 있을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아름 씨는 LH 한국토지주택 공사에게 보증금의 이자를 갚으면서, 집주인에게도 20만 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반전세는 월세와 전세가 섞인 형태의 계약으로 보증금과 전세금, 그리고 월세를 각각 받는 형태를 가진다.

 

난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
  입주자 자격 또한 너무 까다롭다. 행복주택 입주자 대상에 대학원생과 취업준비생이 빠져있었다. 대학원생의 경우 자발적으로 수학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서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2016년, 국토교통부는 '졸업 후 2년 이내에 있는 대졸자들'을 입주자 자격에 추가하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부 졸업 후 2년 이내에 대학원을 끝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한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취업을 미루기 위해 대학원에 들어가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입주자 자격이 합리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한편 행복주택은 본인의 학부 학교 근처가 아니면 기본적으로 행복 주택을 신청할 수 없다. 만약 지방에서 대학 학부 과정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는 사람의 경우 서울의 행복 주택에는 입주할 수 없다. 출신 학부 대학 인접 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상의 다양한 경우를 생각하지 않고 세운 연접지역 기준의 주택 선정 때문에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은 행복주택에 지원조차 할 수 없다. 돕기 위해 만들어진 이 제도는 정작 꼭 필요한 학생들을 돕지 못하고 있다.
  자산-소득 기준에 대한 입주조건도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대학생의 자산 기준은 자동차 2465만 원 이하, 부동산은 1억 2600만 원 이하이다. 자산이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가 되는 재산을 말한다. 또한, 소득 기준을 보면 본인과 부모의 합계 소득이 평균 소득의 100% 이하여야 한다는 말은, 예를 들면, 부모님이 버는 월수입과 본인의 월수입을 합쳤을 때, 즉 아버지가 300만 원을 어머니가 150만 원을 벌고 입주 지원자인 대학생이 60만 원을 아르바이트로 월수입을 얻게 된다면 2018년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 이상이 되기 때문에 신청할 수 없다. 이유는? 모르겠다. 부모의 소득수준이나 자산이 청년의 주택복지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면 과연 청년의 독립을 위한 복지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가?

*연접지역이란 그 지역(시, 군, 자치구) 맞닿아 있는 지역을 뜻한다.

 

입주대상자에 합격해도 문제라고?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입주대상자가 되어도 문제를 마주한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최대 지원 한도금액인 7,500만 원으로는 서울지역에서 살 집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매물 중계 사이트 ‘다방’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8,903만 원이다. 전세는 점점 줄고 있기에 1,000만 원은 더해야 그나마 집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지원 한도액을 넘겨도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으로 계약할 수 있지만, 한도액을 넘는 금액은 계약금과 함께 청년입주자가 준비해야 한다. 추가로 발생하는 계약금조차 청년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당첨자 중 혜택을 포기하는 경우가 절반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LH 인천지역본부의 2016년도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당첨자 중 절반 이상이 계약을 포기했다. 대부분은 당첨되기만 하면 바로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건물을 찾아보지만, 막상 내놓은 주택이 많지 않아 계약을 포기한다고 한다. 이에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측은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복잡하고 엄격한 절차와 시세와 동떨어진 금액 한도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고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일자리는 몰려있고 청년거주비율이 높은 수도권 지역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행복주택과 LH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굉장히 갈급한 제도였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고 광고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집 걱정을 덜어준다는 이 제도들은 청년주거문제의 급한 불은 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생이 겪고 있는 주거문제를 너무 단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뚜껑을 열어보니 대상자격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복잡한 자격조건 때문에 지원조차 하지 못하고,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대상이 너무 한정적이었다. 당첨자가 되어도 계약할 주택을 찾지 못하게 하는 기존의 제도. 청년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주택과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수요자 공급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제도
  국내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행복주택과 같은 임대주택사업은 철저하게 수요자 맞춤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격이나 시설뿐만 아니라 입지도 공급자 관점에서 공급하기 쉬운 곳에 공급할 게 아니라 수요가 있는 곳에 제대로 공급해야 한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행복주택의 문제점을 이같이 짚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수요가 있는 적합한 부지에 공급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행복주택과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제도를 보완해 실질적인 효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없기 때문에 계약 가능한 주택이 줄어드는 점을 지적하며 집주인이 이 제도를 이용할 때 세금을 줄여주는 혜택을 주는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들이 집을 구하고 계약 서류를 준비할 때 소모되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을 보며 공공기관에서 주기적으로 전세임대주택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또한 필요함을 강조했다.
  나아가 행복주택으로 내놓은 가구가 많지 않다면 도대체 입주대상자는 혜택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조명래 교수는 그러므로 행복주택 추진은 중앙정부 몫이 아니라는 뜻을 드러냈다. 행복주택 공급 주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 수요가 맞지 않고 혜택을 포기하는 입주대상자들이 생긴다. 그 지역 여건과 대상 수요 등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이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총량을 정해서 지역별 일괄 할당하는 현 행복주택 공급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방자치단체가 그 대상 수요에 맞는 가구를 공급하며 정부는 그에 따른 보완책 제시와 지원을 더욱 충실히 하는 것이 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떠한 조건이 아닌 ‘청년’이기에 혜택받는 제도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 가운데 대도시의 비싼 임대료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세계 모든 청년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이들은 과연 우리나라의 까다로운 자격조건 대신 어떠한 조건으로 주거복지를 제공하고 있을까? 세계 최고 주거 복지를 자랑하는 프랑스에서는 주거보조금 제도인 ‘알로카시옹’을 시행한다. 이 제도는 구직활동을 약속한 청년들에게 주거비용을 보조해주는 제도인데, 청년들의 인생을 함께한다는 취지에서 정부가 월세의 3분의 1가량을 지원해준다. 이렇게 청년복지는 청년의 상황에 맞춰 제공되어야 실질적인 독립을 독려할 수 있다고 프랑스 정부는 믿으며 청년주거복지를 제공해나가고 있다. 
  또한, 스웨덴에서도 청년 주거문제를 덜어주는 제도가 있다. 청년 아파트 공급 정책에서 ‘차별 없는 시스템’으로 주거 복지를 제공한다. 스웨덴 청년들은 17세부터 주택 등록을 신청할 수 있으며 주택 등록에 가입한 뒤 1년에 2만-3만 원 정도의 등록비를 내면 입주 대기자 명단에 오른다. 
  한국의 행복주택이나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과 같이 소득이나 결혼 여부로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먼저 신청한 사람이 가장 먼저 아파트에 배정받게 된다는 방식이 공평한 주거복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알로카시옹’과 같이 부모의 소득과 직업에 상관없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학생 본인의 상황에 따라 차등 지원되는 점을 보면 반대로 우리나라 제도의 한계점을 찾을 수 있다. 자격조건을 부모의 소득에 따라 순위를 매기거나 당첨자와 비당첨자를 나누는 기존 우리나라의 두 제도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그 상황에 맞춰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가격, 까다로운 입주자격, 그리고 지원자보다 턱없이 부족한 수용 가구 수를 보면 행복주택과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아직 청년 주거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쳐 나가야 할 문제점이 많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청년 대학생들이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질 것이다.

정유림  simsimhada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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