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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수업, 어떻게 듣고 계세요?

여러 학문분야를 연구하고 지도자 혹은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고등교육기관, 대학. 그렇기에 대학에서는 장차 여러 분야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 기본적으로 받아야할 교육을 고려하여, 일부 수업을 ‘필수’로 지정한다. 그렇다면 홍익대학교에서 우리가 필수로 듣고 있는 수업들은 무엇이고, 과연 그것들은 필수 수업으로써의 역할을 해내고 있을까?

 

 

홍익대학교 학생이라면-

입학부터 졸업까지, 홍익대학교의 졸업장을 받기 위해서 전교생이 이수해야할 수업이 있다. 바로 일반교양 중 교양필수로 분류되어 있는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영어’, ‘전공기초영어’ 세 가지이다.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는 이름과 같이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글을 쓰는 방법을 익히는 수업이다. 공학, 인문, 경영, 법학, 예술로 분류되어 있고, 과 별로 수업을 지정해준다. 하지만 사실상 전교생이 듣는 필수 수업이라 수강신청이 치열하여 분류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분류 간에 큰 차이점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분류가 명확히 존재하는데도, 전교생이 함께 신청해야하는 수강신청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모든 학생들이 본인의 계열을 선택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수업 역시 계열에 따라 특정한 글쓰기를 다루기보다는 교수님의 재량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영어’의 경우 원어민 교수님의 지도로 수업이 진행되고, 수강생이 모두 하나의 같은 시험을 치게 된다. 영어에서 받은 성적이 A 미만이면 ‘전공기초영어(1)’을, 이상이면 ‘전공기초영어(2)’를 듣게 된다.

‘전공기초영어’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영어로 배우게 된다. 전공에 필요한 영어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좋지만, 이 역시 치열한 수강신청으로 인해 자신의 전공과 일치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세 수업에 대해 생각해보자. 4년 간 훨씬 많은 수업과 학점을 채워야하는 학생들에게 수업 세 개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수업들이 모두 필수인데다가 수강신청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부담이 되기도 한다. 또, 세 수업은 모두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서 배울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이에 대한 홍익대학교 학우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2019년 1월 20일부터 31일까지, 12일 간 실시된 본 설문조사는 총 49개의 응답을 얻었고, 미술대학(39.6%), 자율전공(16.7%), 사범대학(16.7%), 문과대학(12.5%) 등 여러 대학 학우들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우들의 필수 과목 수강 여부는 논리적사고와글쓰기 91.7%, 영어 91.7%, 전공기초영어 56.3%로 전공기초영어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수강한 사람이 많았다.

 

# 논리적사고와글쓰기

1. ‘논리적사고와글쓰기’는 공학, 인문, 경영, 법학, 예술의 분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본인의 단과대학에 맞는 분류의 수업을 수강하셨나요?

- 그렇다 (67.4%)

- 아니다 (32.6%)

 

2. 단과대학에 맞는 분류의 수업을 수강하지 못하셨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맞는 분류의 수업을 수강하고 싶었으나, 시간표 상 어려움이 있었다. (71.4%)

- 타 단과대학의 분류에 있는 수업 커리큘럼이 더 흥미로워 보였다. (7.1%)

- 기타 (21.5)

 

3. ‘논리적사고와글쓰기’ 수업이 필수 수업인 것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 그렇다 (62.8%)

- 아니다 (37.2%)

 

설문 결과 약 70%의 학생들은 단과대학에 맞는 분류의 수업을 수강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30%의 학생들은 그러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시간표 상 어려움이 가장 컸다. 전공과 관련된 수업을 듣고 싶어도 교양필수 수업인 탓에 수강 신청이 어려운 것이다. ‘논리적사고와글쓰기’가 필수인 것에 대해 만족하는 학생은 약 60%였다. 그 이유로는 “맞춤법, 각주 작성법을 다시 배워서 대학생이 알아야할 교양과 기본 지식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필수인 걸 싫어할 만큼 부담되는 수업이 아니었고, 말하기 쓰기 능력은 과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다.” 등의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아니다’를 선택한 학생 중에는 “강의의 목적과 커리큘럼이 통일되어있지 않아서 담당 교수마다 너무 다른 수업을 한다.”, “적어도 필수로 지정할 것이면 공통된 커리큘럼이 있어야 납득이 갈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 영어

1. ‘영어’는 시험을 일괄적으로 실시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교양 필수 과목이므로 합당한 평가 방법이다. (64.3%)

- 교양 필수 과목이지만 수업에 따라 커리큘럼이 다르기 때문에 합당하지 못하다. (26.2%)

- 기타 (9.5%)

2. ‘영어’ 수업이 필수 수업인 것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 그렇다 (73.8%)

- 아니다 (26.2%)

 

설문 결과 ‘영어’에서 시험을 일괄적으로 실시하는 불만족은 26.2%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영어’가 필수 수업인 것에 대해 만족하냐는 질문에서는 73.8%의 학생들이 만족했고, 그 이유로는 “기본적인 영어를 다지고 갈 수 있다.”, “대학 이후에도 중요하게 평가 받기 때문이다.” 등 영어 자체의 중요성을 크게 생각하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 전공기초영어

1. ‘영어’ 성적에 따라 ‘전공기초영어(1)’, ‘전공기초영어(2)’ 수강 여부가 나누어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좋다 (63.3%)

- 좋지 않다. (20%)

- 기타 (16.7%)

 

2. ‘전공기초영어’ 역시 단과대학에 따라 다른 커리큘럼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본인의 단과대학에 맞는 수업을 수강하셨나요?

- 그렇다 (70.4%)

- 아니다 (29.6%)

 

3. 단과대학에 맞는 분류의 수업을 수강하지 못하셨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맞는 분류의 수업을 수강하고 싶었으나, 시간표 상 어려움이 있었다. (87.5%)

- 타 단과대학의 분류에 있는 수업 커리큘럼이 더 흥미로워 보였다. (12.15%)

 

4. ‘전공기초영어’ 수업이 필수 수업인 것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 그렇다 (53.6%)

- 아니다 (46.4%)

 

설문 결과 ‘영어’ 성적에 따라 ‘전공기초영어(1)’과 ‘전공기초영어(2)’를 수강하는 것에 대한 큰 불만족은 없었지만, “전공기초영어(1)’도 절대 평가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논리적사고와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약 30%의 학생들이 단과대학에 맞는 수업을 수강하지 못했고, 그 이유로는 시간표상의 어려움을 손꼽았다. 타 단과대학의 수업이 더 흥미로워 보였다는 응답이 12.15%로 논리적사고와글쓰기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이 특징적이다. ‘전공기초영어’의 만족도는 ‘영어’의 만족도에 비해 낮았는데, 그 이유는 “전공과 깊은 관계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은 역시 영어와 영어 말하기의 중요성을 크게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생으로서의 교양을 갖추기 위해-

위와 같이 필수 지정된 수업 외에, 교양 과목 수강에는 또 다른 제한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공통교양 7가지 영역에 대한 과목 수강이다. 건축대학을 제외한 서울캠퍼스의 모든 단과대학에서는 2016학년도 입학생부터 공통교양 7개 영역 중 6개 영역에서 각 1과목 이상씩 수강하되, ‘예술과디자인’, ‘제2외국어와한문’ 영역은 반드시 포함해서 수강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건축대학은 교양 선택과 일반 교양을 합쳐 29학점을 수강하여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언어와 철학: 현대사회와윤리, 언어의이해, 논리와사고, 문학과창의적사고, 현대인의의사소통, 서양철학입문, 동양철학입문

법과생활: 정보사회와저작권, 현대사회와법, 지식재산과법, 예술과법, 인권과국가, 범죄와사회, 국제관계와법

사회와경제: 인간관계론, 사회학의이해, 매스컴과현대사회, 마케팅의이해, 경제학입문, 인간심리의이해, 회계의이해

역사와문화: 한국의문화유산, 문화인류학입문, 세계시민의식, 동양사의이해, 한국사의이해, 서양사의이해, 글로벌문화와리더십

예술과디자인: 미술의이해, 현대생활과디자인, 대중예술의이해, 예술과건축, 사진예술의이해, 디지털디자인입문, 시각과이미지

과학과컴퓨터: 화학과문명, 과학사, 컴퓨터활용기초

제2외국어와한문: 교양독일어(1), 교양독일어(2), 교양프랑스어(1), 교양프랑스어(2), 교양일본어(1), 교양일본어(2), 교양중국어(1), 교양중국어(2), 교양한문(1), 교양한문(2), 교양스페인어(1), 교양스페인어(2)

 

나열된 과목을 살펴보면, 확실히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의 종류가 적다. 학교에 인문대학과 자연대학이 없는 만큼, 교양 과목에서 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아쉬운 지점이다. 왜 ‘예술과디자인’과 ‘제2외국어와한문’을 필수로 듣도록 설정했는가도 의문이다. 꼭 제한하여야 한다면 단과대 별로 중요한 분류를 설정할 수도 있을 텐데, 모든 단과대가 같은 분류를 무조건 듣도록 통일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익대학교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설문 결과 55.3%의 학생들이 현재의 요건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다양한 영역의 수업을 듣는 것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가 65.2%로 가장 컸다. 반대로 만족하고 있지 않은 44.7%의 학생들은 ‘관심 없는 분야의 교양까지 필수적으로 수강하여야 한다.’(37.9%), ‘각 단과대학의 특성에 따른 고려 없이 ’예술과디자인‘, ’제2외국어와한문‘을 필수적으로 수강하여야 한다.’(27.6%), ‘졸업을 위한 교양 수업 치고는 부담이 된다.’(20.7%)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공통교양으로 선정된 7가지 영역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다양하다’(51%), ‘다양하지 않다.’(46.9%), ‘기타(2%)’로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공통교양 내의 과목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다양하지 않다’는 의견이 79.2%로 압도적이었다.

 

개선할 점으로 가장 크게 드러난 부분은 역시 ‘예술과디자인’, ‘제2외국어와한문’을 필수로 듣도록 지정한 부분이었다. 수강 가능한 인원이 너무 적어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설문 응답과 같이 공통교양 내의 과목의 다양성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일반교양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과목들을 공통교양에 해당하는 영역으로 편입시키자”는 의견도 있었다.

 

공통교양 과목이 추가된다면?

공통교양 내의 과목이 다양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홍익대학교 학생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영역의 과목이 추가되길 원하고 있을까?

 

 

필수다운 필수 수업을 위하여.

필수 수업 수강에 있어서 개선할 점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단과대 분류에 맞게 수강되지 못하고 있는 논리적사고와글쓰기와 전공기초영어, 수강 학점이 많고 분야 별 과목이 다양하지 않은 공통교양 이수 조건의 문제가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할 부분일 것이다.

 

논리적사고와글쓰기와 전공기초영어의 경우 현재의 분류를 유지하되, 각 단과대의 학생들이 분류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수업 개수나 인원을 늘리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공통된 커리큘럼 없이 교수의 재량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점 역시 개선되어야할 것이다. 정해진 큰 틀 내에서, 각 단과대의 특성을 살린 글쓰기와 영어 수업을 할 수 있다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공통교양 이수 조건의 경우, 수강 학점은 조정하지 못하더라도 과목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대책으로는 일반교양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과목을 공통 교양 영역으로 편입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과목 설문조사 결과 심리, 음악, 체육, 철학 과목에 대한 수요가 순서대로 높았으므로 관련 과목을 새로 개설하거나 유사 과목을 확대하는 방향도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예술과디자인’, ‘제2외국어와한문’ 영역 필수 이수 조건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한다. 일괄적으로 두 영역을 지정하기보다는, 학생들의 단과대와 전공을 고려하여 필수로 이수해야하는 두 영역을 지정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제각각이기에 이미 정해진 시스템을 바꾸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양과에서 영어와 전공기초영어 수업을 맡고 있는 한 교수는 ‘학생들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가능하다면 실제로 만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구체적인 자리를 마련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필수 수업 시스템 개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수업을 준비하는 교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다면,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또한, 필수 수업에서 보이는 개선 사항들은 교양 과목에서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각 과 안에서 규제하고 있는 필수 수업에도 분명히 갑론을박이 존재할 것이다. 고등 교육을 받으러, 나에게 필요한 지식을 배우러 온 대학에서, 졸업 요건이 될 만큼 중요한 필수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나누며 개선점을 찾아나가기를 바란다.

이민지  leereum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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