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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약국 : 마음 한구석이 아픈 당신에게, 영화약국

누구나 한번쯤은 어딘지 모르게 콕콕 쑤시는 아픈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가지고는 가지만 풀리지 않는 고민과 문제들. 하지만 120분의 러닝타임동안 어떠한 영화가 답답한 마음을 어루만져줄 때가 있죠. 그 잠깐이나마 아픈 곳을 호호 불어줄 약을 처방해 드립니다! 와우 영화 약국 힘차게 오픈합니다!

 

*본 기사는 실제 학우들이 보내준 사연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타지생활이 힘들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살이 2년 차 대학생입니다. 저는 제주도에서도 인구가 적은 도시에서 자라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가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에는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고, ‘응답하라 1994’ 같은 드라마를 찍을 것 같은 마음에 기대를 잔뜩 품었죠. 하지만 서울에 사는 것이 항상 좋지는 더라고요. 서울에서는 늘 쫓기는 기분으로 사는 것 같아요. 서울에 힘들게 올라온 만큼 그 값어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면서 항상 하루하루를 가득 채워 보냈어요. 그럴수록 제 목을 제가 조이는 것 같았죠. 또 항상 이곳저곳 사람으로 가득 찬 이곳은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들어요. 사람으로 가득 차긴 했지만 제가 살던 곳이랑은 조금 다르게 정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모든 걸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만 같고… 각박한 서울살이, 저 서울에서 더 있을 수 있을까요?”

 

 

 

처방전

어느 나라나 그렇듯. 또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단어가 있듯. 서울 드림도 있는 걸까요? 많은 기회가 찾아오기에, 또 많은 선택지가 열려 있기에 사람들은 서울행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무작정 오는 사람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오는 사람도 서울에는 너무 많아요. 그래서 서울 사람들보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일 때도 있죠.

꿈을 찾아왔지만 내가 있던 곳, 내 집과 너무나 다른 환경이라서 이방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신다고 하셨죠. 혹시 홀로 방 안에 있을 때면 마음 한쪽이 공허하고, 꽉 막힌 지하철에서 나와 하늘을 볼 때는 자꾸만 한숨이 나오지 않나요?

 흠. 당신은 ‘엄마, 나 돌아갈래‘ 병 초기에 계신 것 같네요! 집에 돌아가고 싶은 당신에게 영화 <브루클린>을 처방해 드립니다. 브루클린(2016)은 낯선 뉴욕 브루클린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에일리스의 이야기예요. 낮에는 백화점에서 밤에는 야간 대학에서 공부하며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아일랜드에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들어해요.

 

향수병에 걸리면 죽고 싶겠지만 견디는 수밖에 어쩔 도리가 없어요. 하지만 지나갈 거예요. 죽지는 않아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태양이 뜰 거예요.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희미하게 다가와요. 그러다 당신의 과거랑 아무 관련도 없는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예요. 오로지 당신만의 사람을. 그럼 깨닫게 되겠죠. 거기가 당신의 인생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

 

에일리스가 브루클린에서 향수병으로 힘들어할 때, 이탈리아계 남자인 토니를 만나 의지하며 이렇게 이야기해요. 비록 뉴욕에 살면서 멋진 애인을 만들어 자리를 잡은 영화의 주인공처럼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곳에서의 희망은 견디면 견딜수록 더 밝게 다가올 거예요.

우리는 우리가 있었던 곳을, 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을 그리워해요. 돌아가고 싶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보고 싶죠. 하지만 우리는 다시 살아가요. 어떻게 모두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기에 낯선 곳에서도 다시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그렇게 그리워하며 다시 힘을 내고 살아간답니다.

토니는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가는 에일리스에게 이렇게 말해요.

 

“Home is home. Home is not a Place, It’s a feeling.”

 

 ‘집’은 어느 곳에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디에서 집과 같이 느끼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곳에서 친밀하게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이곳에 있어도 되겠구나’하는 안정감이 들 거예요. 그 때까지의 시간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집’이라고 느끼는 감정을 서울에게도 허락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영화에는 공감 세 알, 로맨스 두 알, 그리고 희망 가루약 다섯 봉이 들어 있어요. 마음 시림이 조금 심해졌을 때, 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과 복용하세요! 내일의 서울이 당신에게 조금 더 따뜻하길 바라요!

 

 

제가 너무 못나 보여요

“안녕하세요, 저는 22살 대학생입니다. 요즘 들어 제 마음속에 계속 부정적인 생각들이 들어서 고민입니다. 저 스스로가 최악 같아요. 주위를 둘러봐도 저보다는 다 하나씩 대단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학점, 인맥, 어학성적 등등 다들 모르는 척 안 하는 척 다 주섬주섬 챙기고 있더라고요. 물론 척척 잘해 나가는 친구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죠. 하지만 그럴수록 저 스스로가 계속 못나 보이는 것 같아요. 비교하게 되고.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이 곁에 있으면 열등감이 나를 지배하면서 아무도 저에게 뭐라고 한 적 없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된 친구가 있으면 자격지심을 느끼고, 평소와 다름없이 대하는 친구의 말과 행동에도 혼자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서운하게 되어요. 이런 못난 나 자신을 바꾸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마음이 무너지며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냥 나는 구제 불능이었나?”

 

 

 

처방전

마음이 우울하고 깜깜한 것 같다면, 아마 당신은 ‘나 요즘 힘들어‘ 병에 걸리신 것 같아요. 그래도 일찍 찾아오셔서 다행이에요. 조금만 시기를 놓쳤으면 더 심각한 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휴! 누구에게나 그런 시기가 찾아올 수 있고 감기 같은 병이에요. 돌아보면 아무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어느 한순간 이 세상의 전부가 되어 날이 선 칼이 가슴을 찌르듯 아프죠. 저 또한 혼자 있으면 우울감이 더 심해질 것 같아 친구를 만나 웃고 떠드는 게 좋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괜찮은 척을 하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따금 우울감이 내 마음을 좀먹기 시작하면 그 만남도 피로가 되어 다시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죠.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봐 친구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면서 자신을 비교하며 박탈감을 느꼈어요. 이럴 때, 특효약인 영화 <월플라워>를 처방해 드릴게요!

월플라워(2012)는 남들에게 말 못 할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톨이 ‘찰리’가 샘과 패트릭이라는 친구들을 만나며 아픔을 딛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이야기이죠. 찰리는 좋아하는 친구인 샘의 자존감을 높여 주기 위해 이런 말을 하죠.

 

 “사람은 자기가 생각한 만큼만 사랑받기 마련야. 

We accept the love we think we deserve.”

“Nothing hates you.”

 

패트릭의 학사모에 수 놓인 이 문장은 월플라워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보여줘요. 아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데, 미워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면 너무 마음 아플 것 같아요. 언젠간 이런 말 들어보셨을 거예요. ‘당신은 특별해요’ 하지만 전혀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지문 인식이 되는 핸드폰이 나온 이유가 뭘까요? 이 70억 지구에서 단 한 명도 당신의 지문과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다르기에 특별해요. 당신의 그 친구들도 당신과 다르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는 거예요.

 

이 영화에는 성장통 두 알, 우정 세 알, 자존감 물약 30mL가 들어있네요! 당장은 복용하실 때에는 약간의 통증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꾸준히 복용하시다 보면 어느 순간 깜깜한 마음이 사라지고 속이 조금은 밝아질 거예요. 복용 시에는 혼자 여행을 떠나 낯선 곳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취미생활도 좋고, 아니라면 방 안에 노래를 틀어 놓고 누워있기만 해보세요. 치료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예요!

 

돈이 없어요

“저는 이제 23살, 4학년이 되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대학생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저에게는 항상 돈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대학 생활의 설렘이, 다양한 사람들과 논다는 사실이 그저 좋기만 했죠.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집 나가면 돈이다’라는 말이 그렇게 와닿을 수가 없더라고요. 나중에는 과제로 인한 재료비, 학교생활에서 쓰게 되는 밥값 등 필수적인 비용만으로도 한 달의 지출이 빠듯하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기에는 시간과 체력의 부담이 너무 크고요. 부모님이 일정량을 지원해주시긴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손을 벌릴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돈을 적당하게 잘 써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돈이 부족한 건 아닐 거예요. 그래서 주위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보지만, 또다시 결국은 같은 고민을 반복하게 되겠죠

 

 

처방전

“Money, money, money Must be funny. In the rich man’s world!” 

돈 돈 돈! 그놈의 돈이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걸까요?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돈을 향한 욕심이 지나치면 주위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마음이 피폐해지게 만들죠.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당신은 아마 ‘돈 없이 살 수 없어‘ 병 초기 단계일 것 같아요! 이렇게 고민하는 단계가 1단계 초기 단계랍니다. 지금은 알약 하나로 통증이 완화되기는 하지만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초기 단계에서 넘어 심각해질 수 있으니 초장에 잡는 것이 앞으로의 마음 건강에 중요하답니다!

 

돈에 대한 걱정에 마음이 기우뚱거린다는 당신에게 귀여운 영화 <박스트롤>을 처방해드려요! 영화 박스트롤(2014)은 치즈마을 지하에 네모 박스를 입고 다니는 귀여운 몬스터 박스트롤과 박스를 쓴 인간 소년 에그의 이야기예요. 평화로운 이들 세상에 빨간 모자 일당이 박스트롤을 공격하고 소년 에그와 소녀 워니는 악당들로부터 친구 스내처를 구해내는 스토리를 가진 애니메이션입니다. 여기서 에그가 했던 말이 떠올라서 처방해드려요.

 

“치즈, 모자, 박스 같은 게 나 자신을 만들지 않아요. 날 만드는 건 나예요.

Cheese, hats, boxes, they don’t make you. You make YOU. “

 

이들의 세계에서는 치즈가 화폐의 단위로 사용돼요. 그리고 빨간 모자 일당이 가지고 있는 모자는 권력이나 지위를 상징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스. 박스는 사회적으로 무시당하는 박스트롤이 입고 있는 옷이에요. 소년 에그의 대사에서는 화폐의 가치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만 있는 것은 아닐 거예요. 그 뒤에 나오는 메시지는 당신의 가치에 집중하고 있어요. 돈의 가치는 분명히 있어요. 우리가 그로부터 행복해질 방법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내가 나임을 잃어버리는 순간, 돈의 가치도 권력의 가치도 모두 사라진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에는 귀여움 두 알, 풍자 네 알, 그리고 교훈 다섯 알이 들어있어요! ‘돈 없이 살 수 없어’ 병 초기에는 교훈 한 알을 냉수 한 잔과 함께 시원하게 복용해주세요. 물론 이 한 알이 현실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당신의 마음속 걱정을 조금은 줄여줄 수 있을 거예요.

 

여자친구를 놓아줄 수 없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반오십 공대생입니다. 저에게는 여신 같은 미모를 가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2년 동안 크게 다툰 일도 없었고, 서로를 섭섭하게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을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여자친구가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고, 상대 또한 저와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납니다. 나는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아요.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지금쯤 헤어져야 하는 게 맞겠지만, 저는 여자친구를 아직 너무 좋아해서 마음 정리가 안 됩니다. 아직도 보고 싶은데,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헤어지기가 너무 힘들어요.”

 

 

 

처방전

저런, 마음이 너무 아팠을 것 같아 위로해주고 싶어요. 연애는 참으로 어려워요. 연애학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했다면 그 학문은 너무 복잡해서 공부의 끝이 없을 거예요. 믿을 수 없는 여자친구의 바람. 그리고 머리로는 놓아주어야 하는 것을 알아도 놓아주는 것은 말만큼 쉽지만은 않죠. 계속 쓰라리고, 거짓말이라고 부인하고 싶은 마음이 내는 쿵쿵 소리를 들어보니 당신은 ‘미련이 주르륵’ 병에 걸렸네요. 당신과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 영화 <좋은 날>을 처방해 드릴게요.

 

 좋은 날(2014)은 지갑이 없는 한 남자와 전화기가 없는 한 여자가 제주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내용의 잔잔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의 남자는 여자친구와의 이별 후 미련을 정리하러 제주도에 오게 되었어요. 그는 여자친구의 두 번째 남자친구였고 그런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받았거든요. 공연 프로듀서인 남자의 공연에서 게스트 김제동 씨가 이렇게 이야기하며 영화는 시작해요.

 

“이미 다 끝난 사랑을 놓지 못하고 있다면 새로운 사랑은 시작할 수가 없지요. 

‘아니야, 난 너를 반드시 되찾을 거야’가 아니라 

‘그래, 너는 너 떠난 곳에서 반짝반짝 잘 살아라. 나는 여기서 좀 울어야 되겠다.’ 

철저히 혼자일 때 처절하게 외로워졌을 때, 새로운 시작이 우리를 향해 한 발자국씩 걸어올 겁니다.”

 

당신에게 말하는 듯한 이 대사 그대로, 여자친구분에 대한 미련을 마음속에서 버려야 해요. 상대가 떠나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두세요. 사랑이란 붙들고는 싶지만 결국 흘러가는 대로 흐를 수밖에 없는 감정이에요. 이미 끝난 관계를 붙잡고 있었음을 인정하세요. 내가 움켜쥐고 있었던 관계는 그 손을 놓는 순간 모래알처럼 빠져나가죠. 그리고 마음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비로소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을 거예요.

 

모두 비웠으니, 곧 채워지리라

 

남자와 여자가 머물렀던 제주도의 게스트 하우스에 걸려있는 팻말이죠.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끝이 보인 이상 마음껏 슬퍼해서 감정을 흘려보내세요. 모두 비워내는 날에는 반드시 그 공간을 채워줄 따뜻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릴 거예요.

 이 영화에는 소소함 두 알, 리얼리티 세 알, 감수성 열 알이 들어있어요. 주인공이 하는 대사 하나하나가 당신의 이야기를 대변해주기에, 눈물을 머금으며 복용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끝은 혼자가 아닌 둘로 끝나니, 폭신한 인형을 끌어안고 복용하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마음을 콕콕 찌르는 통증을 호소하는 당신. 혹시 영화 속 인물들의 마음이 당신의 마음은 아니었나요? 어딘가 아픈 마음이나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 와우 영화 약국을 찾아주세요. 영화 한 편으로 잠깐이나마 고통을 잊도록 도와줄게요!

정유림  jislov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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