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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오페라 하우스

퀴즈를 하나 내보겠다.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일까, 오페라일까?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나니 오페라가 더 궁금해졌어요!’라고 하는데, 사실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가 아니라 뮤지컬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그럼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가 뭔데? 그 전에, 나 오페라 본 적은 있나?’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와우 오페라 하우스!

오페라 백과사전 :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는 무엇일까?

뮤지컬의 기원은 19세기 후반에 인기를 누렸던 오페라의 한 장르인 ‘오페레타’에 있다. 오페레타는 가볍고 단순한 소재의 희극 오페라로, 이 오페레타에 미국의 재즈와 전래음악 등이 융합되어 뮤지컬이 탄생했다. 오페라는 성악에, 뮤지컬은 대중음악에 가까운 발성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1. 오페라란 무엇일까?

# 오페라의 탄생과 번영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 예술인 오페라는 16세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했다. 1600년 전후의 이탈리아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화를 부활시키려는 ‘문예 부흥’ 운동이 있었던 르네상스 시기였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모인 예술가, 음악가, 시인들은 그리스에서 융성했던 <오이디푸스 왕>과 같은 비극을 연극으로 부활시키려고 하였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장르의 예술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것이 오페라의 시작이다. 오페라는 빠르게 인기를 얻어 1700년 즈음에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걸쳐서 모두가 즐기는 예술이 되었다. 현대에도 고전 오페라의 아름다움이 회자되기도 하고, 기존의 형태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오페라가 탄생하는 등 오페라는 여전히 종합예술의 한 기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페라 백과사전 : 최초의 오페라는 무엇일까?

‘도전 골든벨’에 나가는 날을 대비해 알아두자. 오페라의 아버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1607)>이다.

 

 

 

 

#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오페라의 화려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오페라는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예술로 여겨지고 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오늘날의 뮤지컬처럼 대중적 성격이 강했던 오페라가 이렇게나 낯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오페라는 대사 대신 노래로 서사가 진행되며, 그 노래들은 전부 원어이다. 그 외에도 오페라의 ‘귀족적’인 이미지, 대중음악과 거리감이 있는 과장된 창법 등은 오페라를 어렵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티켓 가격이 20만 원을 넘기 때문에, 영화 감상처럼 오페라 감상을 취미로 삼기에는 너무 비싸다.

 

오페라 백과사전 : 오페라의 티켓 가격은 왜 이렇게 비싼 걸까?

오페라는 탄생 처음부터 흥행에만 재정을 의존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귀족이나 부르주아들의 적극적인 후원에 의해서 유지되어 왔다. 따라서 후원자들에게는 높은 금액을 받아내고, 순수하게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좌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등급의 표층이 생겨났다. 특히 부르주아들의 부유함을 과시하는 경향은 ‘최고석’이라는 매력적인 자리가 높은 가격에도 잘 유지되어온 비결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페라의 음악이 ‘목소리’를 주 매체로 한다는 점이 오페라를 특별하게 만든다. 교향곡이나 실내곡 등의 음악도 큰 감동을 선사하지만, 사람의 몸을 악기로 하는 음악은 더 큰 호소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목소리는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등 인간의 감정을 극대화하여 표현하고,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감정들까지도 적나라하게 꺼내서 보여준다. 19세기에 만들어진 작품들이 지금도 인기와 공감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대를 초월하는 주제, 즉 인간의 본질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2. 오페라를 감상해보자!

막상 오페라를 감상해보려 하니 걱정이 앞선다. ‘노래가 전부 원어라는데, 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대사를 전부 공부해가지 않아도, 오페라에 음악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알면 훨씬 이해하기 쉬워진다. 오페라에서의 음악은 다른 예술보다도 ‘극의 진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노래는 극 중 사건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사건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려준다.

 

그럼 오페라는 어떤 노래는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은 어떤 역할을 할까? 서곡(Overture)은 오페라의 막이 오르기 전에 연주되는 관현악곡으로, 극 전체의 성격을 암시해준다. 레치타티보(Recitativo)는 ‘낭송하다, 연기하다’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로, 극의 상황과 전개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기능을 한다. 오페라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아리아(Aria)는 주인공이 독백처럼 부르는 노래이다. 대화하듯이 부르는 레치타티보와 달리, 레치타티보에서 고양된 극의 흐름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그 외에도 적대적인 관계의 갈등 구조를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중창(Ensemble) 등이 있다.

 

노래의 성격 외에도 등장인물의 목소리, 즉 음역대를 파악하는 것도 극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음역대는 곧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오페라는 다양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음역대가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는데, 그 중 특징적인 몇 가지만 알아보자. 소프라노(Sopran)는 음역대가 가장 높은 성부로, 오페라의 여주인공들은 대부분 소프라노이다. 소프라노보다 낮은 메조소프라노(Mezzo sopran)는 안정적이고 윤기 있는 목소리가 매력적으로, 조연을 주로 맡는다. 테너(Tenor)는 남성 가수 가운데서 가장 높은 음역에 해당한다. 테너에는 여러 층위가 있는데, 그중 스핀토 테너란 무거운 미성과 우렁찬 음색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음역이다. 바리톤(Baritone)은 중후하고 굵은 목소리로 굉장히 남성적인 음색을 구사한다.

 

오페라 백과사전 : 목소리로 때려 맞출 수 있는, 비교적 정확한 오페라의 인물 관계

주인공 소프라노를 사랑하는 사람은 테너가 맡는다. 소프라노의 사랑을 방해하거나 테너의 연적인 사람, 또는 소프라노와 테너의 아버지는 바리톤이 맡는다. 소프라노의 연적이 되는 여자는 주로 메조소프라노가 맡으며, 그 외에 왕, 수도사, 노인 등은 베이스가 맡는다.

 

 

 

오늘 와우 오페라 하우스에서 준비한 오페라는 ‘세계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비제(George Bizet)의 <카르멘>이다. 동시대 철학자 프리디리히 니체가 스무 번씩이나 관람하여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카르멘>. 함께 감상해보자.

 

 

 

<카르멘(Carmen)>
 

✔ 4막으로 구성된 희극 오페라. 상영 시간 2시간 45분

✔ 주요 등장인물 : 반항적인 담배공장 여공, 아름다운 집시 여인 카르멘(Carmen), 스페인의 보수적인 소수민족 ‘바스크족’ 출신 군인 돈 호세(Don Jose), 정열적인 투우사 에스카밀로(Escamillo), 호세의 약혼녀 미카엘라(Micaela)

 

 

# 1막 - 스페인 세비야. 담배 공장 앞 광장

막이 오르기 전, 경쾌한 ‘투우사의 노래(Chanson du Treador)’가 울리고 이어서 카르멘의 죽음을 암시하는 비극적인 분위기의 서곡이 흐른다. 막이 오르고, 광장이 보인다. 무료하게 사람 구경을 하며 광장을 가득 메운 군인 무리들. 군인들의 합창, ‘광장에서(Sur la Place)’가 울리는 가운데 미카엘라가 약혼자인 돈 호세를 찾아온다.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 담배공장 여공들이 휴식을 위해 우르르 광장으로 나온다. 하지만 군인들의 이목은 아름다운 집시 여인 카르멘에게만 쏠린다. 카르멘, 오늘 밤은 나와 함께 보내줘! 오직 한 사람만 카르멘을 본 척도 않고 자기 일에만 몰두해 있다. 바로 남자 주인공 돈 호세. 저 남자는 뭐지? 그리고 이어지는 카르멘의 첫 번째 아리아 ‘하바네라(Habanera)’.

 

이 기사에 등장하는 모든 노래와 대사는 극의 흐름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일부만 발췌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L'amour est un oiseau rebelle / que nul ne peut apprivoiser

사랑은 다루기 힘든 새와 같아서 / 아무도 길들일 수 없죠.

Et c'est l'autre que je préfère / Il n'a rien dit mais il me plaît

난 과묵한 사람이 좋아요 / 그는 말이 없이도 내 마음을 움직이죠

 

L'amour! L'amour! L'amour! L'amour!

사랑, 사랑, 사랑, 사랑이여

L'amour est enfant de Bohême / il n'a jamais, jamais connu de loi

사랑은 집시 아이처럼 / 어떤 법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죠

 

 

카르멘은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집시 여인이다. 그녀는 사랑에서도 집시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카르멘의 성격과 맞게 여주인공 음역대도 메조소프라노이다. 이렇게 자유로운 여인이 보수적인 남자와 사랑에 빠지면? 기억하라. <카르멘>은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카르멘은 호세에게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던지고 사라진다. 그때 미카엘라가 그에게 어머니의 편지를 건넨다. ‘미카엘라를 신부로 맞이하렴!’ 갑자기 공장에서 큰 소동이 일어난다. 카르멘이 다른 여공과 싸움이 난 것. 호세의 상관 즈니가가 영장을 쓰는 사이 카르멘은 호세에게 말을 붙인다. 나랑 춤추러 갈래요? 이어지는 카르멘의 두 번째 아리아, ‘세끼딜랴(Seguedille)’. 감옥에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대담하게 호세를 유혹하는 노래를 부르는 카르멘은 어떤 운명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여성이다. 카르멘의 유혹에 점점 정신이 혼미해지는 호세, 결국 밧줄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카르멘은 도망가 버리고 호세는 직무 태만으로 영창에 가게 된다.

 

 

# 2막 - 파스티야의 선술집

카르멘이 일하고 있는 술집. 카르멘을 체포하려고 했던 즈니가가 태연히 카르멘을 유혹하고 있다. 미남 투우사 에스카밀로도 묘기를 부리며 카르멘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투우사답게 사랑에 직진하는 에스카밀로, 남성적인 바리톤이 부르는 아리아 ‘투우사의 노래’.

 

Toréador, en garde! / Toréador! toréador!

투우사여, 대비하라! / 투우사, 투우사!

Et songe bien, oui, songe en combattant / Qu'un oeil noir te regarde

꼼꼼히 생각하라, 싸우면서 생각해, / 검은 눈동자가 너를 지켜보고

Et que l'amour t'attend, / Toréador! l'amour, l'amour t'attend!

사랑이 너를 기다리고 있음을. / 투우사, 사랑이,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카르멘에겐 전부 소용없다. 내 사랑 호세가 곧 석방돼! 호세가 풀려나고 재회한 둘. 카르멘은 호세를 위해 춤을 춘다. 카르멘의 춤이 무르익어갈 때 귀영 나팔소리가 들린다. 이등병으로 강등까지 당했는데, 귀영도 놓치면 군인으로서 명예를 회복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한 호세. 호세는 카르멘에게 돌아가 보겠다고 말한다. 내가 춤까지 춰주는데,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났는데 벌써 가버린다고? 화가 난 카르멘이 호세에게 꺼지라고 소리치자 호세는 품속에서 장미를 꺼낸다. 그리고 이어지는 호세의 아리아. ‘꽃의 노래(La fleur)’

 

La fleur que tu m'avais jetée / Dans m a prison m était restée

네가 던진 이 꽃 / 감옥 안에서도 놓지 않았어.

Je m e prenais a te m audire / A te détester, a m e dire

너를 저주하자, 미워하자고 / 생각하며 나 자신에게 묻기도 했어

Po urquoi faut-il que le destin / L'ait mise la sur m on chem in?

어째서 내 운명의 길을 / 이 여인이 막아선 것일까?

Te revoir o Carmen, / ou, te revoir

오 나의 카르멘 나는 몽땅 그대의 것 / 카르멘, 사랑해!

 

미성과 남성적인 목소리 사이의 스핀토 테너가 호세의 내적 갈등과 절절한 고백을 잘 전달하지만, 카르멘의 대답은 매정하다. ‘절 사랑한다면 나랑 밀수꾼 생활을 시작해요.’ 자유로운 사랑을 꿈꾸는 카르멘에게, 또한 살기 위해 도둑질부터 공장 노동까지 해본 카르멘에게 호세가 말하는 아름답기만 한 사랑은 허상뿐인 것. 그때 즈니가가 들어오고. 호세는 카르멘을 두고 즈니가와 싸우게 된다. 이제 군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은 호세는 밀수꾼이 되기로 결심한다.

 

 

 

# 3막, 산속, 밀수업자의 은신처

밀수업자들이 활기찬 합창을 부르면서 한 사람씩 등장한다. 호세도 그 틈에 있지만 즐겁지는 않다. 호세에게 흥미를 잃어가는 카르멘과, 밀수업자 생활이 후회되기 시작하는 호세. 하지만 카르멘을 떠날 생각은 없다. 어느 날 밤 카르멘과 친구들이 카드로 점을 치는데 카르멘에게는 계속해서 죽을 점만 나온다. 그녀는 죽음을 예고하는 카드를 젖히며, 아리아 ‘도망쳐 봐야 아무 소용없지(Envain pour eviter)’를 독백조로 노래한다. 운명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인 거야. 호세만 보초에 남고 모두 일을 하러 간 사이, 미카엘라가 찾아온다. 그 여자에게서 호세를 지켜야 해. 혼자 이 산을 헤매는 것쯤은 두렵지 않아. 소프라노의 감동적인 아리아,

 

‘나는 이제 두렵지 않아(Je dis que rien ne m'epouvante)’가 흐른다.

Je dis que rien ne m'epouvante, / je dis, helas! que je reponds de moi.

무서울 게 없다고 나 자신에게 타일러야 해. / 난 스스로를 돌볼 수 있다고 다짐해야 해.

Seule en ce lieu sauvage, / Toute seule j'ai peur, mais j'ai tort d'avoir peur

이 황량한 곳에 홀로 있으니, / 나 혼자 있으니 무서워.

Vous me donnerez du courage, / Vous me protegerez, Seigneur!

그러나 두려워해서는 안 되지. / 주여,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그때, 카르멘을 만나러 온 에스카밀로도 등장한다. 호세와의 싸움에서 거의 목숨을 잃을뻔하다 때마침 돌아온 카르멘이 그를 구해주자 그녀를 투우 경기에 초대하고 사라진다. 자신에게 마음이 떠난 카르멘에게 구애하는 에스카밀로 때문에 호세의 질투는 극에 달한다. 또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전해준 옛 약혼녀 미카엘라 때문에 죄책감도 든다. 어머니가 위독하시니 떠나지만, 난 꼭 다시 올 거야 카르멘. 호세는 위협적인 시선을 던지고 미카엘라와 함께 떠난다.

 

 

 

 

# 4막, 세비야의 투우장

 

카르멘이 에스카밀로의 팔짱을 낀 채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다. 에스카밀로는 그녀에게 키스하면서 감미롭게 ‘그대가 날 사랑해 준다면(Si tu m'aimes, Carmen)’를 부른다. 공개적으로 사랑을 나누며 행복해하는 두 사람. 그때 카르멘의 친구들이 호세가 여기에 와 있다고 주의를 준다. 일순 긴장한 카르멘. 하지만 운명을 받아들이는 그녀답게 그 상황을 피하지 않는다. 올 것이 온 거야. 투우장 옆 광장에서 만난 호세와 카르멘. <카르멘>의 피날레, 카르멘과 호세의 이중창 ‘그건 당신! 그건 나!(C'est toi! C'est moi!)’는 대사로 대체한다.

 

당신이 가까이 와 있다고 친구들이 말하더군요. 당신이 죽일까 봐 겁난다고요. 하지만 난 도망가지 않았어요.”

“오히려 빌려고 왔어. 우리의 지난 일들, 다 잊어주오. 우리 둘이 멀리 떠나서 새 삶을 시작합시다.”

“그건 안 돼요. 당신과 나 사이에는 모든 게 끝났어요.”

“카르멘, 아직 기회는 있어. 당신을 구해주겠소. 당신을 사랑하니까…”

“아뇨. 때가 온 줄 알고 있었어요. 당신이 나를 죽일 때가. 하지만 죽든지 살든지 저는 뜻을 굽힐 수 없어요.”

“이제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오?”

“그래요. 사랑하지 않아요.”

“카르멘, 나는 아직 당신을 사랑하는걸.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면 되잖아? 나를 떠나지만 말아줘, 응?”

“나는 그럴 수 없어요. 자유롭게 태어났으니, 자유롭게 죽을 거예요.”

“그자의 품에 안겨 나를 비웃으려는 거지? 안 돼, 그렇게는 못 해준다. 나하고 가자!”

“안 돼, 안 돼! 날 지금 찌르든지, 가게 놓아줘!”

“아, 이 악마야!”

 

호세는 카르멘을 찔러 죽인다. 투우장의 환호 소리가 에스카밀로의 우승을 알리는 가운데, 대낮의, 광장에서. 죽은 카르멘을 안고 절규하는 호세를 뒤로 막이 내린다. <끝>

 

 

 

<카르멘>을 감상해보았다. 막은 내렸지만 아직 여러 의문이 남아있을지 모른다. 질투에 눈이 멀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건가? 죽여 놓고 절규하는 것은 뭐람? 카르멘은 투우사를 사랑한다면서 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손에 죽었지? 애초에 도망가면 되는 거잖아! 산다는 것에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오페라 속의 삶은 더 인간 본성에 가깝고 극적이므로 여러 의문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럴 땐 니체가 그러했듯 오페라를 한 번 더 감상해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카르멘, 또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버릴지도 모른다.

김지연  letsplay57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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