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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숨은 작가 찾기, '글 쓰는 학우들'
  • 임유빈, 최은서, 김지윤
  • 승인 2019.09.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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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자기 생각을 표출해야 한다는 원초적인 목적이 있지만,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글을 쓴다. 친구한테 쓰는 편지부터 SNS 포스팅, 넓게는 하나의 문학작품까지. 기록, 소통, 문학을 글로 실현하고 있을 학우들에게 물어보았다.

“당신, 지금 어떤 글을 쓰시고 계세요?”

 

 

 

#1

“제게 글쓰기는 과거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매개체입니다.”

 

 

Q1. 자기소개와 본인이 쓰고 있는 글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학과 김도혁입니다. 제가 쓰는 글은 일종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책이나 영화를 본 뒤에,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떠한 영감이 떠오를 때 글을 써요. 보통 시의 형식으로 글을 쓰는데, 서평이나 에세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글을 써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Q2. 글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종종 “너 옛날에 뭐 해봤어?” “너는 뭘 잘하는 사람이야?” 이런 질문들을 받았었는데, 저는 그런 질문들에 대답을 못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요즘 취업 준비를 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일이 많은데,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기 어렵더라고요.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기록하는 습관을 지녀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또, 글쓰기는 깊게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게임이나 노래 같은 다른 취미생활들은 하고 나면 허무한 기분이 드는데, 글쓰기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쓰고 나면 만족감이 차오르는 매력 있는 취미라고 할까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3.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기억에 남는 글이 있나요?

아무래도 오래 만났던 여자 친구랑 헤어졌을 때 썼던 글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연트럴 파크라고 하죠? 그 경의선 숲길을 혼자 걷다 보니까, 더 이상 기차는 보이지 않고 혼자 남아버린 그 길의 모습이 제가 처한 상황과 닮았더라고요. 그 감정을 담아 썼던 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감정이 크게 변할 때 글을 쓰면 조금 침착해지는데, 그런 상황에서 썼던 글이 기억에도 잘 남고 정서적으로 도움도 되었던 것 같아요.

 

 

Q4.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쓰는 글이 그냥 기록이기는 하지만, 비유를 적절하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과해지면 글이 난해해지기도 하지만, 비유 없이 너무 일기처럼 쓰면 재미가 없다고 할까요? 깊게 생각한 것 같지도 않고요. 적절한 비유를 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글을 쓰고 다시 한번 보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제가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가 저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서인데, 그냥 쓰고 지나가 버리면 반성의 기회가 사라지는 거잖아요. 다시 읽으면서 다듬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제 과거에 대해서 강의 필기를 하듯 글을 쓰고 복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에 대해 더 깊고 풍부한 이해가 가능하니까요.

 

 

Q5. 글쓰기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글쓰기는 과거와 지금의 저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와 같은 역할을 해요. 과거의 나를 기억함으로써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거죠. 옛날의 나, 지금의 나, 앞으로의 나를 연결해주는 그런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2

“제게 글쓰기는 낙원입니다.“

 

Q1. 자기소개와 본인이 쓰고 있는 글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국어국문학과 유현지입니다. 현재 홍익웹진 편집장을 맡으면서, 하나의 기사를 기획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 제 개인 블로그에서 여행기록 등의 글도 쓰고 있습니다.

 

 

Q2. 글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두 가지 계기가 있어요. 첫 번째는 가족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빠랑 언니가 글을 많이 쓰는 편인데, 아빠는 생일이나 새해에 가족들에게 편지나 시 같은 글을 써서 선물하시고, 언니는 블로그나 티스토리 같은 개인적인 공간에 글을 자주 써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글 선물도 자주 받고, 언니가 글 쓰는 모습을 자주 보니까 글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고등학교 때 피천득이라는 수필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의 작품 중에서 <나의 사랑하는 생활>이라는 수필이 인상 깊었어요. 그 글을 읽고 나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글로 쓸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멋있어 보였죠. 이것을 계기로 일기장에 좋아하는 것들을 적다 보니 글 쓰는 것에 흥미가 생겼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웹진 편집위원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죠.

 

 

Q3.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기억에 남는 글이 있나요?

‘홍대’라고 하면 시끌벅적한 베인 거리, 클럽, 복작복작한 가게들을 많이 떠올리시잖아요. 이런 분위기와는 다른 제가 자주 가던 테이블이 세 개 정도밖에 없는 작은 카페에 관한 기사를 썼던 적이 있어요. 가게를 홍보하기보다는, 그곳에서 제가 느꼈던 것들을 온전하게 담아보고 싶어서 사장님이랑 나눴던 대화 내용, 제게 가게가 지닌 의미 등을 쓰게 됐는데 그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나중에 사장님을 찾아가서 완성된 기사를 보여드렸는데 굉장히 좋아해 주셨어요.

 

 

Q5.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글에 애정을 얼마나 담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여러 종류의 글이 있지만, 본인의 관심사가 아니면 마음에 드는 글이 나오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웹진에서 기사를 쓸 때는 무조건 제가 관심 있는 분야만 쓸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제가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라도, 그 분야에 애정을 담으려고 노력해서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글을 쓸 때 가장 큰 시너지가 나오니까요.

 

 

Q6. 글쓰기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글쓰기는 제게 낙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웹툰 <여중생 A>에서 주인공이 “사람을 낙원으로 삼아선 안 되고, 자신만의 지속가능한 낙원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제게 지속가능한 낙원이 바로 글쓰기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글을 쓰고 있는 블로그 이름을 ‘낙원’으로 짓기도 했어요. 글을 통해서 나를 표현하고, 위로받고, 나아갈 방향이 어딘지 알아가기도 하니까요.

 

 

 

 

#3

“제게 글쓰기는 자아 성찰입니다.”

 

 

 

Q1. 자기소개와 본인이 쓰고 있는 글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산업디자인과 정하임입니다. 저는 대외활동에서 하는 잡지리뷰와 월마다 건축 관련 뉴스 글을 쓰고 있어요.’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전시회 후기 기록이나, 타이포그래피와 공간분배에 관해 공부하면서 글쓰기를 하고 있어요.

 

 

Q2. 글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 글을 쓰는 것에 부담이 있지는 않았지만, 책을 디자인하는 편집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글이랑 더 친해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Q3. 전시회 관련 기록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주로 어떤 내용을 담으시나요?

전반적으로 전시물이 전시회 성격이랑 얼마나 잘 맞는지, 공간적인 측면에서 배치가 잘 된 것 같은지 등을 써요. 제가 최근에 다녀왔던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의 전시를 예로 들어보면, 작품 수가 매우 적고 전부 설치 미술이었어요. 그 전시에서는 작품 주변의 빛이나 그림자를 같이 관람할 수 있도록 작품 하나를 위해서 엄청나게 큰 공간을 투자하더라고요. 또, 전시의 색감 같은 요소들도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서 인상 깊었는데, 이러한 제 감상을 주로 기록해요.

 

 

Q4.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기억에 남는 글이 있나요?

제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 잡지 <space> 6월호에서 썼던 기사가 기억에 남네요. 얼마 전에 광화문 앞에 지어진 도시 건축 전시관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점적으로 담았어요. 글감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는 도중, 서울 역사박물관, 국립 현대 미술관 등 도시 건축을 다루는 건물들의 각각의 정체성에 대해 알 수 있었어요. 글을 쓰면서 건축의 미래에 관한 제 의견을 확립하게 되었는데, 도시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는 '아카이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Q5. 글쓰기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자아 성찰이라고 생각해요. 왜 이 단어가 떠올랐냐면, 처음 건축 잡지 기자단 지원을 할 때 공간이랑 타이포그래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했거든요. 그 지원 서류를 작성하면서 제가 가지고 싶은 직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도 하고, 제 미래를 떠올려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상, 취미, 업무를 넘나들며 개인의 다양한 영역에 존재하는 글을 쓰는 학우들을 만나보았다. 이들은 글로써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그 속에서 위로받고, 성찰해 나아가고 있었다. 한편, 지극히 사적일 것만 같은 글의 영역이, 집단으로 논해질 때 빛을 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각자가 쓴 문학 작품을 함께 나누며 발전하는 학우들의 모임을 만나보자!

 

 

 

날개 : 안녕하세요. 저희는 90년대에 만들어진 홍익대학교 국어국문과 소속의 소설 창작 학회‘날개’입니다. 저희 학회에서는 학회원들이 직접 시나 소설을 쓴 뒤, 세미나 시간에 발제를 통해 주제, 구성, 문체로 분석하여 비평하는 활동을 해요. 또한, 매년 있는 학술제에서는 릴레이 소설 쓰기, 키워드 소설 쓰기, 문집 출판 등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글샘 : 반가워요~ 저희는 홍익대학교에서 42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아리 ‘글샘문학회’입니다. 저희 동아리에서는 매 시간 발제 활동을 진행하며 작품들이 직접 쓴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주로 시, 소설, 에세이를 다루고 있지만 따로 어떤 것을 써야한다는 제약은 없어요. 부원들도 자유롭게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요. 그 외에도 시화전, 문집 출판, 창립제 등의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 두 모임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 ‘발제’라고 하셨는데,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날개 : 발제는 써온 글을 서로 읽어보고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의무적인 것은 아니에요. 날개에서 몇 년간 활동하면서 한 번도 발제하지 않은 친구들도 많지만, 대체로 참여성이 높은 회원들이 많아 원활하게 운영되는 편이에요. 회원들이 발제를 희망할 때 저한테 말하면, 가능한 날짜에 일정을 잡습니다. 올해는 학우들이 적극적으로 발제를 희망해서 일정을 짜기가 복잡할 정도였어요! 되도록 발제자가 원하는 날짜에 진행하되, 회원들이 다양한 글을 접하면 좋을 것 같아서 같은 발제자의 연속 발제는 피하고 있어요.

 

학회에서 소설을 발제하면 작가 혼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놓친 부분이나, 독자가 궁금해할 요소를 피드백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칭찬도 좋지만 정확한 지적과 비판 또한 글쓰기에 많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있으면 글을 쓸 때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요. 물론 직접 소설을 쓰지 않는다 할지라도, 다른 친구들의 글을 읽고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작품을 보는 눈도 높아지고 글 읽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글샘문학회 : 저희는 매주 하는 발제 활동을 ‘합평회’라고 불러요. 합평회는 학기 중에 시험기간을 제외하고 1주일에 한두 번 진행합니다. 소설의 경우에는 1편, 시의 경우에는 2편이고요. 소설 같은 경우에는 A4 열 장 이내를 권장하는데요, 합평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있는 최소한의 제약입니다. 합평회는 동아리방에서 진행하는데 도란도란 앉아서 작품 비평을 진행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또 합평회 도중에는 작가는 작품에 대한 일절 코멘트를 달 수 없다는 규칙이 있어요.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에게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가 어렵기에,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합평회를 진행하며 작가들은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부원들도 다양한 글을 보며 지적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2. 모임 구성원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나요?

 

날개 : 현재 학회원들은 모두 국문과 학생들이에요. 선배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타과생이나 다른 학교 친구들을 받기도 했다고 해요. 올해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효율적인 인원으로 세미나 진행을 하고 싶어서 국문과 학생들끼리만 날개를 꾸렸어요. 지금 날개 인원은 13명이에요. 적은 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희 과가 한 학년 당 스물 몇 명이 정원인 걸 생각하면 회원이 많은 편이에요! 올해는 활동성이 높고 글쓰기에 열정이 있는 친구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런지 다들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세미나에 참여하는 것 같아요. 특히 다작하는 학회원 친구가 올해 들어 자신의 스타일을 확고히 하고 글의 깊이도 깊어졌다는 평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 학우를 보면 학회 활동에 더욱 힘이 납니다.

 

 

글샘 : 동아리 구성원은 자기가 글 쓰기를 좋아해서 모인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등단하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내기도 하고, 실제로 선배 중에서도 작가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아요. 이번 학기에 활동한 부원은 스무 명 조금 넘고, 한 번 합평회 때는 평균적으로 15명 정도 참여해요. 저희 동아리에서는 4학년을 제외한 모든 부원이 학기당 한 번을 의무적으로 발표하도록 하는 규칙이 있어요. 그렇지만 이번 학기에는 신입생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발표를 1주일에 2회까지도 늘렸는데도 못 하는 동아리원도 있었습니다.

 

 

 

3. 두 모임에서 문집 발간 등 여러 활동을 주최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날개: 학술제 문집은 매년 학회장의 결정에 따라 달라져요. 재작년의 경우에는 릴레이 소설 쓰기를 했어요. 말 그대로 다른 학우들의 소설을 이어서 글을 쓰는 거예요. 작년에는 낙엽, 안경, 도플갱어, 비밀 등등의 키워드를 정하고 그 중 마음에 드는 키워드를 골라서 각자 소설을 썼어요. 작년엔 출판한 문집을 학술제 기간 동안 c동 5층에 전시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문집 반응은 되게 좋았어요! 국문과 교수님이신 송민호 교수님께서 추천하는 글도 써주셨고요. 다들 열심히 글 쓰고 고생도 많이 했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즐거워했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빌려 가서 읽었던 거로 기억해요.

 

 

글샘 : 문집은 일 년 동안 합평했던 것을 모아 내는 거라 연말에 종강 파티 겸해서 문집 발간식을 진행해요. 12월에 문집 디자인을 직접 해서 넣고, 합평회 작품들을 다 넣어서 틀을 만들고 작품을 실어 인쇄를 맡기는데요. 그러면 12월 중순에 최종 책으로 나옵니다. 문집의 앞부분은 시, 뒷부분은 소설로 구성되어 있어요. 문학동아리가 어느 학교나 있지만 요즘은 많이 없어졌는데, 몇 개 남아있는 학교들과 연합해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번 학기엔 연세문학회랑 같이 진행하면서 연세대학교에 가서 저희의 작품을 발표하기도 하고, 연대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와서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활동하다 보면 각 학교의 스타일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활동 후에는 재미도 있고, 문집교환 등의 활동을 하게 되어 남는 것도 많습니다.

저희는 또 시화전이라는 걸 매년 진행하는데요, 시를 쓴 친구들이 A3 정도의 종이에 자기 시에 맞는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시를 써서 전시하는 활동입니다. 그림은 꼭 자기가 안 그려도 되고 지인에게 부탁하거나 미대 학우와 연합해 진행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1년에 한 번 창립제가 있는데 그때 선배님들 동문회도 있어서 선배님을 초청해 행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선배들께서는 연세가 꽤 된 편인데, 문학을 살면서 이어가는 분도 있고 개인적인 취미로 이어가는 분도 계세요.

 

 

 

4. 각 모임에서 정말 많은 활동을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회장님들께서 모임에 가입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요?

 

날개 : 사실 저는 날개 가입 전에 소설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제가 만화나 일러스트를 취미로 그리는데, 거기에 필요한 시나리오 작성할 정도의 서사만 썼던 것 같아요. 그런 상태에서 친구를 따라 날개에 가입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조금 진지하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작화에만 주력해서 만화를 전개하다 보니, 내용 면에서 아쉽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 작품 내용이 조금 더 계획적이고 탄탄했으면 좋겠다고 나름대로 생각한 것 같아요. 그렇게 만화 시나리오를 구상할 겸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첫 소설을 발제한 계기로 날개에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글샘 : 저는 입시의 영향 때문에. 문학과 글 쓰는 것에 관심이 생겨 자연스레 시를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주로 혼자 쓰고 혼자 읽다가 군대를 전역한 후 복학하며 다른 사람들과 내가 쓴 문학을 공유하고 싶어져 글샘문학회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아늑한 동아리방과 각양각색의 사람들, 그리고 서로 다른 전공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문학을 하는 것이 제겐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어느덧 자연스럽게 글샘문학회의 일원이 되어있었습니다.

 

 

 

5. 그러면 근래에는 회장님들께서는 어떤 글을 쓰려고 하시나요? 혹은 어떤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날개: 저는 주로 성장 소설, 판타지, 로맨스 장르의 소설을 써요. 현재는 첫사랑을 소재로 하는 로맨스, 성장 소설을 연재 중이에요. 저는 보통 주제나 흐름을 먼저 정하고 시작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인물 구상에 가장 초점을 둬서 인물을 먼저 설정하고 그에 맞는 사건을 구상해 나가며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어요. 소설의 소재로 삼을 수 있는 요소들을 메모하는 습관도 생겼어요. 최근에 많이 꾸는 꿈의 내용이나, 일상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과 같은 것들 말이에요. 더불어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서사가 있는 작품을 볼 때. 그에 대한 분석과 비판도 기록해두려 해요. 좋은 글이라는 건 참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은 글은‘사람의 마음을 은근히 움직이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직접적이고 강하게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글은 억지로 교훈을 주려는 느낌 때문에 오히려 독자의 반발심을 사기에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글샘 : 저는 글에서 서사성은 덜 중요하게 여기면서, 뻔한 글을 쓰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신선한 것을 쓰고 싶고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글을 쓰려고 노력해요. 클리셰를 지양하기 위해서 더 안 보고, 안 듣고, 안 읽고 있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문학 밖에서 문학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문학 내에서 더 이상 새로운 형식이나 내용은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메뉴판과 같은 일상 속 텍스트나 비텍스트적인 요소들을 이용해 문학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침묵이 대화로 인정되는 것처럼요. 제 글을 사람들이 처음 봤을 때 ‘이게 뭐지?’ 했다가 몇 번 보다 보면 글에 읽는 재미가 있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고, 후에 여운도 남았으면 좋겠어요. 또, 저는 완성도가 글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단편 특성상 장편에 비해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놓칠 수 있지만 완성도를 갖춘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학교에 다닐 동안은 동아리 활동 위주로 글을 쓸 생각이에요. 그러다가 지금처럼 시상이나 좋은 소재가 떠오르면 기록해두고 틈틈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빛나는 열정으로 문학을 쓰고 읽는 학우들을 만나보았다. 이처럼 글쓰기는 일상을 기록하고,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며, 타인과 소통하며 하나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당신도 주변의 사람들과 그들의 글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주위 사람들의 글을 읽다 보면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날개 발제물>

온갖 울음소리를 들으니 두통이 다시 오는 듯했다. 유독 여러 짐승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만 더욱 머리가 아팠다. 귀에 속삭이는 악마의 소리, 병든 늑대의 쉰소리, 비명소리, 날카로운 연장에 살갗이 썰리는 소리, 동물들의 지저귐 소리. 온갖 이명들이 섞여 헨젤을 괴롭게 했다. 날 괴롭히지 마. 그냥 내버려 둬. 눈앞이 흐릿했다. 저 앞에 보이는 들소의 검은 앞발이 살굿빛 투박한 손으로 보였다가, 다시 발굽으로 보였다가. 소년은 미칠 지경이었기에 눈을 감았다. 괴로워. 살려줘

(18. 국어국문. 임유빈. [헨젤과 그레텔])

 

 

나에게도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잔소리하고, 모자를 챙겨주며, 잘 때 이불을 덮어주고 내가 울면 아무 말 없이 등을 토닥여주던 그런 좋은 엄마가 있었다. 그 엄마는 나에게로 와 마흔여섯이 되고, 서른여섯을 거쳐, 스물여섯이 되었다가, 열여섯, 여섯 살 딸이 되었다. 내 나이 서른 둘, 쉰‘여섯’살 내 딸. 우리 엄마.

(19. 국어국문. 윤채영 [엄마딸])

 

<글샘문학회 발제물>

아무렇지 않게 결심했던 것인 만큼, 아무렇지 않게 관두고 싶어질 수도 있는 법이었다. 그렇게 단순한 동기는 아무래도 단순한 값을 하기 마련이었다. 도주는 그냥 접어버릴까, 하는 기분이 엄습해왔지만, 또한 그랬기에, 역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오랜만에 다른 무언가를 시작해봐도 좋을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브는 그곳에서 일어나 계속해서 걸었다. 코에서 피가 흘렀지만, 그는 능숙한 인간이었기에 가방 안에 든 휴지를 꺼내어 코를 틀어막고는 계속해서 걸었다. 도로변의 저멀리로, 점점 조그마해지는 집들을 뒤로 하고.

그리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다.

(17. 조소. 조유빈 [세신사 이브의 열정])

 

 

수굿하게 내려다보는 당신 눈빛은 정겹다든지 너그럽다든지 온갖 유한 수식어를 죄다 가져와도 모자를 표정을 했으나 그것이 사랑인지 나에게 할당된 유예기간인지 구별할 수 없어졌을 때쯤 되어서야 뒤늦은 위기의식이 찾아왔다. 당신이 늘 온 힘을 다해 다정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득 세상은 너무나 많은 불가항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그것을 곧 견디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당신에게 고백하고 싶던 때가 있었다

(18, 회화. 정예림 [당신이 주워오는 것들은 대체로 싱거운 것들이었다])

 

 

임유빈, 최은서, 김지윤  kss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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