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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코-커뮤니티

co-living, co-working space. 이 단어들의 공통점인 앞의 ‘co’는 무엇을 의미할까? co는 영미권에서 with, together, joint의 개념으로 ‘공동’, ‘함께’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로 사용된다. 혼자 살아가기에는 많이 힘든 세상,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같이 지내며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공유가 불러온 것

 

개인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나 남아도는 물건을 타인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면 과연 누구에게 이득일까? 사유재산과 개인의 소유권이 극도로 존중받는 21세기 자본주의 경제 체계에서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바로 사유에 반(反)하며, 자본주의 경제에서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는 ‘공유경제’가 발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개인 소유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전통경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집이나 자동차 등 물질적인 것을 넘어서 지식이나 재능까지도 여러 분야의 유휴 자원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새로운 가치 창출을 구현하는 신개념 경제를 말한다. 공유경제는 이용자와 중개자, 사회 전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저명한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물건이나 제품을 소유하는 것보다 이용하는 것이 중시되는 ‘소유의 종말’이 도래될 것이라고 저서에서 밝혔다. 즉, 향후 공유나 교활, 재활용 등을 통해 제품의 사용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그의 말처럼 현대에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의 ‘공유’가 실천되고 있다. 당장 길거리에 나가기만 해도 보이는 자전거나 전기 킥보드의 공유 서비스만으로도 이미 공유는 우리 일상 속에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공유 서비스와 같은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며, 공간에 관한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기존 사유의 경제에서 공간은 특히 소유의 개념에서 정점에 이르렀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생활하는 개인 공간인 ‘집’. 사람들은 집과 같은 공간을 절대적으로 개인이 소유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왔다. 이런 정신은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에 유행처럼 퍼졌던 ‘내 집 마련’이라는 단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은 주택과 같은 ‘공간’을 소유하는 것에 전 생애를 걸어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대 구성원이 변화하고 공유경제의 개념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공간에 관한 인식은 점차 변화했다. 공간을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먼저 상품화한 사례는 해외에서 엿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08년에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최고의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이다. 에어비앤비는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임대할 수 있도록 소유주와 고객 사이를 연결해주는 기업이다. 에어비앤비는 공간 소유주의 신원을 등록해 고비용의 숙소가 아니더라도 숙소의 품질을 보장해 고객을 만족시켰다. 또한 에어비앤비는 여행객이 지불한 비용이 공간의 소유주인 지역주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하여 지역경제를 구축하도록 했고, 공유 공간 기업의 선두주자로 앞서나갔다.

 

 

공간을 공유하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움직임은 세계를 넘어 점차 한국에도 번져왔다. 한국에서도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공간 공유 서비스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에는 서울의 연남동, 문래동, 신림동 및 대흥동 등에서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등장했다.

 

공유 공간은 이용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공유 주택’으로, 오피스텔처럼 독립된 공간을 가지면서 라운지, 주방, 운동공간 등의 공용시설을 함께 사용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공유 주택은 단순히 공동공간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의 주거형태에서 사라진 공동체를 부활시킨다는 의미도 있다. 단절된 공간에서 고립된 생활을 강제하는 다른 주거형태와 달리, 공유주택은 입주자들의 교류를 지원함으로써 함께 산다는 의미를 체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유 공간은 거주가 아니라 청년들의 일자리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바로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라고도 불리는 ‘공유 오피스’이다. 현재는 LG나 롯데 등의 대기업도 공유 오피스 시장에 뛰어들 만큼 그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 공유 오피스 브랜드들은 마음이 맞는 기업가들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청년 스타트업 기업가들에게는 단순 공간 제공만이 아니라 실제 비서가 필요한 응대 서비스 등을 개인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공간의 공유를 이끄는 곳들.

 

① 함께 살아가는 건물을 만들어가요: 서울소셜스탠다드

공유 공간은 점차 진화하여 단순히 혼재된 공간을 사용하는 셰어(share)로부터 주거 공간과 업무 공간, 커뮤니티 공간, 여러 취미 활동에 특화된 공간이 한 건물 안에 제공되는 코-리빙(co-living) 하우스가 등장하기 시작되었다. 서울소셜스탠다드(이하 삼시옷)은 현재는 신림동과 연남동, 통의동 등의 지역에서 공유주택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에서의 공유 주택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시옷은 ‘혼자 살면서도 함께 사는 듯한 적당한 거리감’이라는 표어를 내세우며 입주자를 위한 독립 공간과 즐거운 공간의 조화와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입주자들의 공동체 생활을 배려하기 위해 ‘관리규약’을 두고 있다. 관리규약을 지키고 서로에게 맞게 조율하며 입주자들은 삶을 공유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나간다. 삼시옷은 이렇듯 공유 공간을 직접 운영하기도 하지만, 신촌의 번화한 대학가부터 노후화된 서촌 지역까지 공유 공간이 필요한 곳을 물색해 도입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삼시옷은 서울 부근의 여러 공간을 공유의 장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공유를 직접 삶 속에 녹아들도록 하고 있다.

 

③ 취준생, 직장인, 대학생, 일단 와보세요 : 무중력지대

무중력지대는 서울시가 ‘프로젝트노아’와 ‘앤스페이스’와 같은 협업공간을 창출하는 데 힘쓰는 민간기업과 손잡고 만든 공간이다. 청년을 구속하는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무중력지대'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무중력지대는 서울시 청년 기본조례에 근거해 청년의 활동을 지원하고, 청년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장함으로써 청년정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무중력지대는 2015년 개관했으며 현재 가산디지털단지의 G밸리와 대방동 두 곳이 운영 중인데, 주로 20·30대의 청년들이 방문하며, 공간의 모든 것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중력지대의 공간은 상상지대, 휴식지대, 협력지대, 공유부엌, 창의지대로 구성되어있다. 휴식과 개인 업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나머지 공간과는 차별화된 ‘창의지대’는 코워킹(co-working)을 표방하는 공간으로, 각종 강연이나 프로그램이 열려 자기계발의 장이 되는 곳이다. 또한 이곳은 보드게임이나 영화 상영 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어 청년들의 휴식에도 도움이 된다. 무중력지대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각종 다양한 활동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사회에 공유를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