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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바리스타 정복기

카페에서 커피를 내린 경력도 어언 3년. 그 동안 알바의 신분으로 내리라는 커피만 내렸다지만, 마음만큼은 사장님 못지않게 커피를 애정한다, 이 말이야! 이제 방학도 했겠다. 이번 기회에 내 모든 경력을 털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보자! 진짜 바리스타 정이 되어보는 거야!

 

 

1. 당신은 바리스타가 될 준비가 되었습니까?

 

 

#1교시. 어디서 어떻게 배우나요?

 

커피를 내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전부 바리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바리스타 자격증은 시험을 통과해야만 되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그 시험의 종류도 내용도 저마다 천차만별로 달랐다. 혼자 찾아보고 고민하다가 전문가의 말을 듣고 내게 가장 적합한 자격증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홍대 바리스타 학원’이라고 치면 가장 위에 뜨는 학원에 먼저 전화를 한 뒤 찾아갔다. 홍대입구 전철역 바로 앞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무엇보다 전화에서 들은 학생 할인을 해주신다는 말에 솔깃하여 상담 받으러 갔었다. 처음 들어가면 맞이해주시는 멘토님과 상담을 시작했다. 우선 커피를 배울 수 있는 자격반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곧장 취직을 염두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취미로도 들을 수 있는 초급반을 추천해주셨다. 국내 자격증들은 국비 지원 카드가 있다면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수강료로 자격증을 딸 수 있지만, 우선 학생일 경우에는 졸업하지 않는 이상 국비 카드가 발급이 되지 않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워킹 홀리데이나 유학을 하러 갈 생각이 있는 대학생들은 국제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하셨다. 국제 자격증 중에서도 SCA, GCS 등의 자격증이 있는데, 전자는 유럽과 미국에서 유효하고 후자는 전 세계적으로 그 범위가 유효하다는 점이 달라서, GCS를 공부하기로 결정!

 

 

#2교시. 바리스타를 꿈꾸는 사람들

 

두근두근 첫 시간. 10명밖에 되지 않는 한 반이 모여 앉아 이론 수업을 들었다. 고소한 커피 원두 향기와 원두 조용하게 원두 갈리는 소리에 두 눈꺼풀이 무거워져 초점을 잃어갈 때쯤, 한 질문이 내 정신을 깨웠다.

“커피 좋아하세요?”

질문의 답들은 반반으로 갈렸다. 카페인 때문에 잘 안 마신다. 핸드 드립만 좋아한다. 믹스커피가제일 맛있다. 등의 답변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수업을 듣는 이유를 들어볼 수 있었다. 파티시에와 바리스타를 준비하며 일본에서 빵집을 차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도, 식품 조리학과를 졸업하고 자신의 루프탑을 운영하고 싶어서 배우는 사람도, 단지 커피가 좋아서 배우게 된 고등학생도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들이 신기하게 들렸다. 정말 커피가 본업이 되기 위해서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진지한 계획들과 열정에 내게도 질문을 던졌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졸업 후 쭉 꾸준히 해왔었다. 그래서 항상 들려오는 ‘그럼 커피 좋아하겠네?’라는 물음에는 자신 있게 대답하지는 못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내려주는 것을 좋아하고 커피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나는 정작 아메리카노는 써서 안 마시는 사람이다.

 

왜 카페 아르바이트였는지 뚜렷한 이유는 없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카페의 분위기가 좋아서 계속해왔던 것 같다. 카페는 결국 사람들이 음료 한 잔을 마시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음료 한 잔을 마시는 여유와 함께 마시러 온 사람과의 시간을 보내러 오는 곳이다. 그 가운데의 정점에 커피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내가 내린 커피가 맛있다고 해주시는 손님들을 보면, ‘내가 이곳에서 시간을 더 값지게 만들어 드렸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갓 내린 커피 향을 맡으면 좋은 기억들이 생각나서 즐거워진다.

 

결국 나는 커피를 배우는 이유가 커피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커피를 마셔주는 사람이 중요하고,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까지 가지고 있으면 먼 훗날에는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하게 된다.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미래의 내 모습 중 한 조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우선 시험부터 통과해야 한다!

 

 

2. 연습만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