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문학, 영화, 드라마 등의 분야에서 여성이 주체가 되는 서사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동향이 시작된 배경과, 이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반응에 주목해 보자.

본문1. 여성 서사의 부흥

문학계나 영화계의 최근 경향에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있다면,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하는 작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다. 더불어 여성 작가, 여성 감독들이 전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사회적 흐름과 단단하게 결부된 현상이다. 성차별 문제가 활발하게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페미니즘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하였고, 서사의 영역에서도 성차별과 성폭력에 저항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게 되었다. 2015년경 페미니즘이 부흥한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과 함께 국내에서는 문단 내 성폭력, 영화계 내 성폭력 등 예술계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다. 이후 가해 남성 작가나 남성 감독 등에 대한 비판에서 나아가 기존 남성 중심 서사에 대한 저항이 있었다. 텍스트의 수용자들은 점차 적극적으로 문단과 영화계 등에 기존 주류 서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독자로서, 관람자로서 원하는 텍스트를 요구하였다.

 *본 기사에서는 ‘여성 인물이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서사’로 정의한다.

기존 남성 중심 서사의 젠더적인 문제점으로는 인물의 비중과 설정의 구체성 면에서 남성 인물에 비해 여성 인물이 훨씬 허술하게 그려지는 경향, 그리고 여성 인물의 수동성을 강조하고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경향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남성적인 것’이 곧 서사를 추동하는 권력이었던 작품들은 거의 필연적으로 이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고, 이전까지는 여성주의 비평가가 아니면 인지조차 하지 못했을 문제점들이 점차 대중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수많은 여성 인물들이 남성의 액세서리처럼 취급되어 잠깐 등장했다 사라지는 서사, 중년의 여성 인물이 가족 내에서 한 인물이기보다는 단지 모성의 주체이자 부양의 대상으로 그려졌던 서사는 차고 넘쳤으며, 이제 독자들에게는 신물이 나는 것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불리는 2015년 이후 페미니즘의 부흥으로 인한 국내 문단의 변화는 출판시장에서 감지된다. 이 시기 여성주의 서적과 더불어 ‘여성 문학’으로 불리는 여성 인물의 서사와 여성 작가의 작품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020년 현재까지도 여전히 여성 문학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같은 시기 국내 영화계에서도 여성 인물의 이야기와 여성 감독, 작가 등이 점점 더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특히 독립영화계에서 ‘여성 영화’가 두드러졌지만, 상업 영화에서도 기존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여성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성 영화를 지지하는 관람자들은 흥행을 위하여 영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팬덤을 형성하는 등의 연대의 움직임이 있었다.

여성주의의 부흥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수용자와 창작자에 의해 서사 작품들의 형태가 많이 변화해왔다지만, 아직 변화할 지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영화나 광고 등의 분야에는 ‘벡델 테스트’라는 지표가 존재한다. 벡델 테스트란 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남성 중심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계량하기 위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를 의미한다. 영화 내에 이름을 가진 여성이 2명 이상 나올 것, 이들이 서로 대화할 것, 대화에 남자와 관련되지 않은 내용이 있을 것, 이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영화에도 적용된 바 있다. 2019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흥행 상위 30개 영화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은 13편뿐이었다. 크레디트 첫 번째에 여성의 이름이 올라온 영화는 5편에 그쳤다. 물론 각본을 중심으로 하는 이 테스트만으로 영화의 성격을 완벽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어느 정도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는 이 테스트는 대중들의 접근성을 확보한 상업 영화에서 얼마나 변화가 더딘지를 시사한다. 또한 지난해 개봉한 상업영화의 여성감독은 총 5명으로 전체의 10.2%였다. 2017년에 0명, 2018년 1명과 비교하면 그나마 늘어난 수치이다. 관람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반발과 여성 영화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문단 또한 발전의 가능성이 다양하게 열려있고 독자들의 요구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여성 서사의 부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문2.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이야기

여성 서사 중 공론장에 가장 뜨거운 이슈를 던졌던 작품은 단연코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에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은 여성 인물 ‘김지영’의 삶을 통해 경력 단절 등을 비롯하여 한국 사회 여성들이 맞닥뜨린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고발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출간 2년여 만인 2018년 11월,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하였다. 한국 소설로는 9년 만에 등장한 밀리언셀러였다. 또한 17개국 출간이 확정됐으며 이미 일본·중국·대만에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인기에 힘입어 2019년에는 영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82년생 김지영>은 한국에서 여성으로서 차별을 받으며 살아온 주인공의 일대기를 나열하면서 한 시대를 공유한 여성들은 물론 모든 세대를 아우른 여성들의 공감과 연대를 끌어냈다. 여성 독자들에게는 자신들이 겪어 온 여성으로서의 경험이 집단적 경험이라는 확신을 심어 주고 사회에 한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는 힘을 주었다는 면에서 서사적인 가치가 있다. 그러나 문단에서는 소설의 기본적인 서사 구조가 결여되어있다거나 미학적으로 빈약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것을 <82년생 김지영>의 한계로 볼 수도 있으나, 분명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과 유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소설로서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나름이지만, 필자는 다수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82년생 김지영>이 가치 있는 작품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 작품을 중심으로 어떤 ‘사회적인 현상’이 생겨났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작품을 읽는 행위 자체가 일부 남성 집단의 극단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들은 <82년생 김지영>을 읽는 행동을 곧 ‘페미니스트 선언’으로 보고, 한 아이돌 가수가 이 작품을 읽는 것을 SNS에 밝히자 거센 비난 여론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아이돌 가수가 감히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였다며 비난 댓글을 남기고 앨범과 굿즈를 부수는 등 사이버 불링까지 일삼았다. 해당 아이돌뿐만 아니라, 연기자를 비롯한 여타 유명인들도 <82년생 김지영>을 읽는다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작품이 담고 있는 여성 차별을 인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차별을 주장하거나, 혹은 아무 논리 없이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댓글도 난무했다. 최근 <82년생 김지영>이 영화로 개봉하였을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영화를 관람하기도 전에 각종 사이트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이른바 ‘평점 테러’를 하는 등 마찬가지로 맹목적인 반감 표출이 쇄도했다.

다만 비난하는 집단의 숫자 이상으로 <82년생 김지영>의 수요층의 부피는 탄탄했다. 일부 네티즌의 반감은 <82년생 김지영>의 흥행 성적에는 크게 악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82년생 김지영>의 서사적 가치에 대한 정당한 비판으로 작용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듯, 영화 <82년생 김지영> 또한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기고 흥행에 성공했다. 이들의 비난과 실제 사회의 분위기가 확실히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대통령도 읽은 책’이 되었으니 말이다.

본문3. 여성 서사 조명

<82년생 김지영> 외에도 국내의 여성 서사로서 그 가치를 조명해볼 만한 작품이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영화계부터 주목해 보면, 영화 <벌새>는 2019년 8월에 개봉한 김보라 감독의 독립영화로서, 1초에 날갯짓을 90번 한다는 벌새처럼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14살 여성 인물의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한 성장 영화이자 여성영화이다. 이 작품은 1994년이라는 배경 아래 같은 세대를 공유했던 여성들의 경험과 정서를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어 공감을 끌어내는 동시에 현세대와의 공명점, 미래를 향한 방향 제시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벌새>는 국내외에서 40여 개의 영화상을 받았으며, 약 14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여 독립영화와 여성 영화의 입지를 드높였다. 최근 <벌새> 외에도 독립영화계에서는 <메기>, <윤희에게>, <우리집> 등 주목할 만한 여성 서사 작품이 많이 개봉하였고 관람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외 상업 영화에서도 <알라딘>, <캡틴 마블> 등 여성 주체 서사가 많이 등장하였고 흥행에 성공하였던 만큼, 국내 상업 영화계에서도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더욱 완성도 있는 여성 영화가 등장할 것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문학계에도 주목해볼 만한 작품들이 있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2019년에 발간된 소설이다. 이 작품은 SF 장르의 단편집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해 그리고 있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정상성을 요구하는 세상에 맞서는 여성들로, 여성 독자로 하여금 깊이 몰입하고 공감하게 한다. 이 소설은 어려운 과학 기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변화에 주목하면서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메시지도 놓치지 않고 있다. 김초엽 작가는 이 작품으로 작년 한 해 큰 주목을 받으며, 제9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던 김세희 작가의 첫 장편 <항구의 사랑>이 2019년에 출간되었다. <항구의 사랑>은 여성 서사이자 동시에 퀴어 서사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2000년대라는 시대에 10대를 겪었던 여학생들의 문화와 여학생 무리 안의 관계, 정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 시절 그저 하나의 문화나 치기 어린 장난으로 치부되었던 ‘여자끼리의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 작품은 여성 독자로 하여금 그 시절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고 세상에서 자연스레 지워지고 말았던 성 소수자의 정체성을 조명한다는 호평을 받는다.

본문4. 여성 서사에 대한 제의

문학, 영화, 드라마 등의 텍스트는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하여 비로소 평등과 다양성으로 향하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여성이 주도하는 서사는 누군가에게는 신선하고 새로운 것으로,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이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공론장의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이는 여성 서사가 여태까지 양적으로 적었고,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성 창작자들은 이제야 비로소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입지를 다져 가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여성 서사의 양적 증가는 필연적인 것이고 수용자들에게도 반가운 것이다.

여성 서사 텍스트가 활발하게 생산되는 만큼 여성주의 비평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수용자로서 기존 작품에 심겨 있었던 그릇된 여성관을 지적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텍스트를 생산해낼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전보다 힘이 세졌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도덕적, 정치적 올바름이 예술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반발도 거세다. 이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는 모든 서사 텍스트가 시대의 발판 위에 세워지는 만큼 사회적 이슈와 분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창작자는 텍스트의 영향력을 인지하여 사회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발화하고 더 많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텍스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세태의 고발, 평등과 다양성이 현대에는 하나의 미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수용자로서 텍스트에 대한 해석을 공유하고 비판 지점을 논의하는 모든 행위는 자유로워야 한다고 본다. 여성주의 시선에 입각한 비평은 무조건적인 폄하와 작품 가치 훼손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나은 텍스트를 생산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로서, 수용자로서의 마땅한 권리이다.

텍스트가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역시 각자의 생각에 달려 있다. 필자는 텍스트가 꼭 정치성과 유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점에 따라서는 어느 서사나 정도만 다를 뿐 정치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창작자는 수용자에게, 나아가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작품을 창작하고, 수용자는 주체적으로 서사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여성 서사에 담겨 있는 정치성이란 무엇인가?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라면, 이를 정치적인 텍스트라는 이유만으로 혐오하는 것은 이에 결부된 사회 문제마저 외면하는 것과 다름없다. 필자는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해 발화하고 수용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데 있어 문학, 영화, 드라마 등의 텍스트만큼 효과적인 장르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서사 텍스트는 수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기보다는 수용자가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82년생 김지영> 등 세태 비판을 중심으로 쓰인 여성주의 서사는 정치성을 띨 수밖에 없고, 그 날렵한 세태 고발은 작품 고유의 미학이 되어 사회 문제에 대해 큰 화두를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여성 서사를 만들어 내는 다수의 창작자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한다. 한편 특정 작가의 정치적인 행보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창작자가 정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도 비판할 거리인지 생각해 보자. 필자는 작가의 행보를 근거 삼아 작품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창작자도 평등한 시민으로서 자유를 가진다. 물론 작품은 당연히 창작자의 사상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고, 작품을 소비하느냐 마느냐는 자유이다. 다만 독자가 된 이상, 관람자가 된 이상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창작자의 정치적 행보를 이유로 작품을 비난하는 일이 아니라 작품만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다. 작품의 해석에 있어서는 창작자의 사상을 근거로 볼 수 있어도, 작품을 평가하는 근거로 둘 수는 없다.

또한 여성 서사는 정치적인 도구로만 사용되지는 않는다. 세태를 고발하는 여성 서사라는 발판 위로 SF, 히어로,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발전 가능성을 지닌다. 여성 서사는 서사에 여성의 목소리를 끌어들인 것을 시작으로 퀴어 문학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서사의 전면에 등장시키는 서사로 발전하여 텍스트의 다양성을 실현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산될 여성 서사는 지금의 행보처럼 다양성을 넓히면서 여러 분야에 도전하며 끊임없이 가치를 입증받아야 한다. 강력한 세태 비판을 주제로 하든, 여성 인물의 주체성을 강조하든 작품 고유의 미학으로 정한 것을 충실하게 실현해내며 충분한 작품성과 완성도를 갖춘 작품들이 많이 생산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과 여성주의, 그리고 현대 사회에 대한 진중한 고찰 없이, 그리고 작품으로서의 완성도가 부족한 채로 여성 서사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시류에 편승하려는 작품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타당하다. 따라서 창작자로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고, 수용자로서도 올바르게 작품을 비평하는 힘이 필요하다.

여성 창작자가 만들어내고,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는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서사만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본 기사에서는 ‘여성 서사’를 ‘여성 인물이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서사’로 보았지만, 절대적인 정의는 아니다. 여성 창작자의 작품이든 남성 창작자의 작품이든, 여성 인물의 수동적인 이미지를 지양하고 성적으로 대상화하지 않으며,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시켜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자 하는 서사를 여성 서사라고 부를 수도 있다. 시대와 길항하는 텍스트로서 여성 서사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또한 이제는 텍스트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을 제거하고 공정한 비평을 통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제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김예지  remarkableride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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