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이십대, 이토록 차가운
4차 산업혁명, 이제 우리의 이야기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미디어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발전을 매일 보여주고 있다. 기업에서도 기존의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의 아이디어를 가미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인재들을 바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라는 뉴스를 들으며 문득 생각한다. 나는 새로운 바람에 대비하고 있는가?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모바일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즉 실세계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지능정보기술이 결합하여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 가장 흔한 예로 냉장고 속의 상황을 빅데이터를 통해 판단하여 유통업체에 고객이 필요한 것을 바로 알려주고, 고객은 그것을 바로 주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있다. 이러한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산업현상을 혁명으로 부르게 된 이유는, 18세기 산업혁명 그 이상의 생산효율 향상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다른 역사상의 큰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대한민국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계로부터 만들어진 기능

4차 산업혁명의 진행은 2010년 중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2015년부터 각종 도서를 통해 그 개념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대선 후보들이 4차 산업혁명을 정책 키워드로 삼으며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한국은 이제 막 4차 산업혁명의 첫걸음을 떼면서 그 대비를 하고 있다. 선진국 대비 국내 산업군별 4차 산업혁명 대응 수준을 보여주는 자료에 따르면, IT 부품과 제품 관련 산업을 제외한 기계, 소비재 산업 등에서 선진국과 대응 격차가 30%로 나타났다. 선진국보다 1년 늦은 시작이었지만, 그 격차는 무시할 수 없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비하여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국정 운영이 새 정부의 정책 내용이 되었으며, 한국 경제연구소의 4차 산업혁명 가이드북 제작 등과 같이 각종 부문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우선 건설업계에서는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아파트를 내세우고 있다. 앞서 예로 든 빅데이터를 활용한 냉장고와 같이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도입하여 주차장 차량 개폐기, 엘리베이터 등 아파트 시설과 빌트인 시설, 기타 생활 가전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LG그룹은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인공지능을 도입한 가정용 사물인터넷 허브 로봇과 함께 산업용 로봇 사업에 발을 들였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자사의 가전제품에 접목하여 스마트홈 관련 분야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빅 데이터(Big data)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의 능력을 넘어서는 대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의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

하지만 중소기업 절반은 아직도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6년 12월 전국 300개의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소기업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전혀 모르는 것으로 답하였다. 즉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과 동시에, 그 중요성에 대한 홍보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기업의 무지와 더불어 학생들의 무지도 주목할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청년위원회가 발표한 청년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모른다고 답하였다.

이제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1, 2차 산업혁명에 뒤져서 발전이 늦었으니, 4차 산업혁명에서는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나 기업들도 서둘러서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기에 바쁘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학생들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을 주목해보면, 정책의 수립과 이행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비하려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대학생들에게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인가? 기업에 나아가서 4차 산업을 이끄는 일원으로 활동하게 될 우리에게 4차 산업혁명은 왜 아직도 낯선 존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대학생이 바라본 4차 산업혁명 : 1. 인식의 문제

4차 산업혁명이 대학생들에게 낯선 가장 간단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전적으로 명명되었다는 것이다. 즉 과거 세 차례에 걸친 산업혁명은 사후에 그 현상이 혁명이었음을 선언한 것이라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사전적으로 선언한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또한 ‘혁명’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식이 학생들의 조급함과 무지를 부추기는 듯하다. 4차 산업혁명은 그 어감이나 사회의 분위기에 따르면 급진적이고 순식간에 일어날 것 같지만, 앞선 산업혁명들도 평균적으로 80년 정도의 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이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고 우리가 인식할 새도 없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이 선언되었지만, 이것이 적절한 대비를 하지 못하였다는 불안감에 휩싸일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혁명’이 이제 막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2. 정부의 미흡한 대응

인식의 문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 학생들과 한국사회에 낯선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낯선 개념이라고 해서 우왕좌왕하고만 있을 수 없는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진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국의 기술적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 진보가 가져올 사회경제 시스템의 변화와 일자리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를 기사로 다룬 몇몇 언론이 ‘4차 산업혁명, 한국은 안 보인다.’고 판단한 점을 미루어 볼 때,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비 정도는 국내외적으로 모두 미흡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을 예감한 것인지, 2017 대선 후보들의 공약 중 뜨거운 감자는 항상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였다. 정부가 앞장서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는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한 것인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도 아직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낯선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에서부터 시작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무지에 초점을 두어 대학교육과 관련된 정책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내세운 정책 중 ‘4차 산업혁명 대응 사회·교육·공공 혁신’ 부분에서 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청년들에 대해서 제시한 주요 정책은 ‘청년취업아카데미’ 등 일자리 창출에 주력한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일자리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며 그로 인한 실업 문제는 심각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취업 관련 제도에 비해 교육제도가 매우 미흡하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새로운 교육제도는 중·고등학교에 자유학기제와 고교학점제를 도입하여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부분 외에는 확인할 수 없었다.

 

#3. 결국, 허술한 교육 정책이 문제

취업아카데미를 넘어서 대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미흡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학 자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국대는 토론식 강의와 ‘7+1 자기설계 드림 학기제’를 확대하여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를 기르기 위한 시설, 교육제도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4차 산업에 대비하여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교육부의 재정지원과 구조개혁평가가 대학들이 변화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만들고 있다. 구조개혁평가 결과가 저조한 대학들은 정원을 30% 감축해야 하는 등 생존 여부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많은 대학의 관심사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구체적인 변화가 아니라 정부재정 지원 사업을 받으려는 일시적인 변화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이다. 실세계 모든 것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는 4차 산업혁명의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결’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카이스트 교수 정재승은 4차 산업혁명의 융합적 성격을 강조하며 “정말 가치 있는 융합은 각 분야에서 프로들이 모여야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깊이를 축적한 프로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융합이 4차 산업에서는 중요해지는 것이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보자. 교육부의 구조개혁평가 때문에 다수의 학과가 하나로 합쳐지거나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학과 통폐합은 겉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융합이나 현대 산업의 경향에 맞춘 학과 재편을 표방한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러 개의 학과를 하나로 합칠 경우 학과가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와 다르게 구체적으로 전공을 공부할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실제로 학과 통폐합에서의 융합의 의미는 단순한 두 학문의 나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례 중 하나로 상명대학교의 공공 인재학부는 법학과와 행정학과가 만나 만들어졌고, 그 교육과정 또한 단순히 법과 행정의 만남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과 통폐합은 그 이면이 부실하다는 것 외에 시대의 흐름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비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학과 통폐합을 강행하는 것은 1, 2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교육방법을 아직도 고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계화, 대량생산을 의미하는 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사람들은 개인이 아닌 대기업, 즉 공장에 자본이 있다고 인식하였다. 이에 따라 대학의 의미는 공장에 적합한 인력을 빠르게 배치할 수 있는 일종의 훈련소가 되었다. 이 훈련소가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공장에 사람을 얼마나 보내느냐, 즉 취업률이 중요해졌고 이를 위한 수단이 바로 학과 통폐합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강조하는 융합을 위해 과거의 교육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심각한 모순임을 알 수 있다.

 

#대학생을 위한 ‘4차 산업혁명 마인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 융합

대학생 대부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취업일 것이다. 그리고 현재 대학생들의 취업은 조금 특별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산업 구도가 바뀌는 시점은 언제나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수반한다. 4차 산업혁명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의 급변동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의 시작에는 기존의 일자리에 대한 관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직업군의 종류나 형태에 대한 변화도 예측할 수 없다. 일자리 변화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짐을 들 수 있다.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시간제 정규직’ 등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실험해보고 있기도 하다. 또한, 몇 년 사이에 우리에게 익숙했던 직업군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학문 간의 다양한 융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항상 고민해봐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이미지는 ‘과학의 어마어마한 발전’으로 비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대체하며 떠오르는 과학의 중요성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새로운 분야에 어서 발을 담그라고 소리치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4차 산업혁명이 의미하는 바는 소통 수단의 변화이다. 과학이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것을 의미할 뿐 기존 학문의 퇴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재승 교수는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로봇세’를 거두자고 주장하고 있다. 로봇 도입으로 인한 실직 속도를 늦추기 위한 대책인 로봇세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이 사회와 일상생활 전반에 끼칠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학뿐만 아니라 인문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소통 수단인 과학과의 연계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주체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사전 선언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는 두려움, 조급함이 아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인공지능, 융합 등을 키워드로 하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본인의 자리에서 알맞게 대비하면 된다. 정부의 안정적인 정책과 더불어 대학생들의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회에 천천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김지연  letsplay5716@naver.com

<저작권자 © 홍익대교지편집위원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