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학기, 공지된 바와 같이 학생식당 담당 업체가 변경되었다. 이전 학생식당은 학생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건의가 있었는데, 업체 선정 과정에서 추후 문제와 관련된 질의에 긍정적인 답변을 주었던 업체로 변경된 지금은 어떨까? 이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학식 담당 업체 변경

‘학식’이란 학교에서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구내식당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며, 학생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가리킨다. 현재 홍익대학교 학생식당은 학생회관 지하에 위치한 학생회관 식당(ᅙᅩᆼ아지트), 문헌관 16층에 위치한 교직원식당과 제2 기숙사 식당으로 세 군데에 위치해 있다. 학생식당 업체가 변경되기 이전 본래 학생회관 식당과 제2 기숙사의 업체는 ㈜한돌개발이였으며, 문헌관 교직원식당 업체는 ㈜파인푸드였다. 이전 학생식당 업체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이는 학교 커뮤니티에 끊임없이 올라왔던 불평과 토로들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전 업체 ㈜한돌개발의 계약 만료로 인해 2019년 9월, ㈜세종 호텔로 학생회관 식당과 교직원 식당의 담당 업체가 변경되었다. 약 한 달간의 선정 과정을 거쳐 신규 업체와 계약을 완료하였다. 구 총학생회 라온-화 측에서는 총학생회가 신규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학생대표로 참여하였고, 학생들이 건의한 위생 문제와 사후 피드백에 대해 세종 호텔에 집중적으로 질의하였으며,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종 호텔은 이전에 세종대학교 학식을 운영한 적이 있으며, 현재는 호텔 등 요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그 결과 현재 학생회관 식당과 교직원 식당은 ㈜세종 호텔이, 제2 기숙사는 ㈜한돌개발이 운영 중에 있다.

학식은 여전히 제자리

그렇다면 학생식당 담당 업체 변경 이후 한 학기가 지난 시점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2019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1월 23일까지, 24일 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신규 업체에 대한 의견뿐만 아니라 이전 업체에 대한 의견도 같이 조사하였으며 총 41명의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Q. 업체 변경 이전 학생식당 이용 여부

A. 있다(75.6%), 없다(24.4%)

Q.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않은 이유(복수 응답 가능)

A. 다른 사람들의 평이 좋지 않아서(90%),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40%),

가격이 비싸서(10%), 기타(20%)

Q. 학생식당 업체 변경 후 학생식당 이용 여부

A. 있다(70.7%), 없다(29.3%)

Q. 업체 변경 후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않은 이유(복수 응답 가능)

A. 다른 사람들의 평이 좋지 않아서(66.7%),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16.7%)

가격이 비싸서(33.3%), 기타(33.3%)

업체 변경 전후의 학생식당 이용 여부에 대해 대다수 학생이 ‘있다’를 선택했다. 그러나 ‘없다’를 선택한 학생들도 있었다. 아예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변경 전후 모두 ‘다른 사람들의 평이 좋지 않아서’를 가장 많이 택한 것으로 보아,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다른 사람들의 평에 따라 결정하는 사람이 다분히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학교 커뮤니티에는 특이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학식 선발대’라는 명칭이 사용되는 것이다. 누군가 ‘학식 선발대 있나요?’나 ‘학식 선발대 보고 바람’ 등과 같이 글을 올리는 경우 먼저 학생식당을 이용한 사람이 사진과 함께 평을 써 직접 게시물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평가가 좋은지 나쁜지를 보고 학생식당 이용 여부를 정한다. 한 사람의 평가를 통해 학생식당을 이용해보지 않은 학생들마저 발을 돌리게 만드는 모습이 꽤 문제가 될 수도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학식 선발대의 평이 매우 부정적이었대도 막상 학생식당에 가보면 꽤 많은 사람이 이용 중인 경우도 더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Q. 이전 업체의 학생식당 만족도

A. 매우 만족(3.2%), 만족(9.7%), 보통(38.7%), 불만족(35.5%), 매우 불만족(12.9%)

Q. 학생식당에 대해 ‘매우 만족’과 ‘만족’이라고 응답한 이유(복수 응답 가능)

A. 식단이 잘 짜여서(100%), 맛이 있어서(50%), 가격이 싸서(50%)

Q. 학생식당에 대해 ‘매우 불만족’과 ‘불만족’이라고 응답한 이유(복수 응답 가능)

A. 맛이 없어서(90%),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서(60%), 가격이 비싸서(13.3%), 기타(20%)

Q. 담당 업체 변경 후 학생식당 만족도

A. 매우 만족(6.9%), 만족(17.2%), 보통(31%), 불만족(34.5%), 매우 불만족(10.3%)

Q. ‘매우 만족’이나 ‘만족’이라고 응답한 이유(복수 응답 가능)

A. 맛이 있어서(57.1%), 식단이 잘 짜여서(42.9%), 가격이 싸서(42.9%)

Q. ‘매우 불만족’이나 ‘불만족’이라고 응답한 이유(복수 응답 가능)

A. 맛이 없어서(85%),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서(70%), 전과 달라진 점이 없어서(23%),

가격이 비싸서(15%), 기타(15%)

학생식당 이용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매우 만족’과 ‘만족’을 선택한 학생군(A그룹)과 ‘매우 불만족’과 ‘불만족’을 선택한 학생군(B그룹)으로 세분화하여 설문을 진행하였다. A그룹은 만족하는 이유에 변경 이전은 ‘식단이 잘 짜여서(100%)’가 가장 높았고, ‘맛이 있어서’와 ‘가격이 싸서’는 50%로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변경 이후에는 ‘식단이 잘 짜여서(42.9%)’가 급격히 떨어졌으나, ‘맛이 있어서(57.1%)’가 어느 정도 상승한 것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B그룹의 경우 불만족하는 이유에 변경 전후 모두 ‘맛이 없어서’와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서’를 큰 이유로 선택했다. 다만 ‘맛이 없어서’ 항목은 변경 이전 90%에서 이후 85%로 소폭 하락했으나,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서’ 항목은 변경 이전 60%에서 이후 70%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변경 이후 불만족 이유에 대해 ‘전과 달라진 점이 없어서(23%)’를 B그룹의 1/5의 학생들이 선택한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업체 변경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점이 없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학우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와 관련된 의견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 본교에서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세종 호텔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전에 세종대학교 학식을 운영했다. 세종대학교에서 운영 당시 맛과 가격 모두 굉장히 평이 좋았기 때문에 새로운 업체로의 변경에 많은 학생이 기대했었다. 하지만 막상 신규 업체가 운영을 하게 되었는데도 이전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홍익대학교로 넘어오면서 가격과 퀄리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세종대학교에서 운영하던 곳과 같은 업체라면 업체 측의 기존 식단과 사용하던 식재료의 시장이 크게 변하지 않을 텐데, 이전과 편차가 심해 현재는 ‘문헌관 식당이 가격만 비싼 제2 기숙사 식당이 됐다’는 말이 빈번히 나오고 있다.

설문 결과 학식에 대한 만족도는 높고 낮음으로 따졌을 때 2 : 8 정도의 비율로 나타났다. 만족하는 학우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대체로 가격과 위생, 방식과 관련해 불만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홍익대학교 학식은 학생회관 식당과 제2 기숙사 식당에서 4,200원, 문헌관 식당에서 6,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학교 외부 식당을 고려했을 때 학생식당의 가격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느껴지지만, 다른 학교 학식과 비교했을 때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대부분의 메뉴가 1000원 중후반대에서 2000원 초중반대이며, 3000원이 넘어가면 비싼 메뉴로 분류된다고 한다. 또 서울대는 지갑 사정이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1000원의 식사 메뉴가 존재한다. 일반적인 한 끼 식사는 재학생은 1000원, 교직원은 1700원, 외부인은 2500원에 사 먹을 수 있다. 또한 학생식당의 방식도 달라 더 문제시된다. 보통 대학교는 학생들이 메뉴를 직접 골라 먹는 푸드코트 형식으로 운영되지만, 본교는 식단이 정해져 정해진 한 끼만 먹을 수밖에 없다. 현재 짜인 식단에 만족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지만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출 수는 없는 것이다. 지갑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학식을 선택해야 하지만 그 날 식단에 재수 없게 싫어하는 재료나 반찬이 주로 나온다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 끼를 때우게 될 수도 있다. 설문조사의 끝으로 학생들은 ‘자율배식과 같은 체계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푸드코트 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여전히 외부 식당보다 가격에서든 질에서든 어느 것 하나 메리트가 없다.’ 등의 추가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학생식당 운영방식도 여러 가지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지적을 받은 맛이나 위생과 같은 식사의 중요한 요소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현재 운영방식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학생식당 운영방식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먼저 대학직영 방식이 있다. 직영이란 말 그대로 특정한 기관 따위에서 직접 관리하고 경영한다는 의미이다. 대학직영으로 운영되는 학생식당은 대학이 직접 운영하며 관리한다. 이 경우 이윤 추구보다는 학생 복지를 위하기 때문에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양대학교 ERICA캠이 이에 속한다.

두 번째로는 전문 업체에 운영을 맡기는 위탁업체 방식이다. 외부 급식 업체가 운영을 대행하는 것으로 대학본부는 위탁업체의 지나친 이윤 추구를 막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에 관여하기도 한다. 이에 해당하는 대학교는 건국대학교, 한양대학교 그리고 홍익대학교가 속한다. 위탁업체가 대행하는 경우에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식당 위탁업체의 사정으로 식당 운영이 갑자기 중단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기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세 번째로는 생협직영 방식으로 생협은 ‘학생·교수·직원 등 대학 구성원들의 생활·복지사업 공동체’를 의미하는 비영리단체로 일부 대학에서는 생협이 학생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생협은 학생식당뿐만 아니라 매점, 카페, 서점 등 다양한 학내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그 수익금을 다시 학내 구성원에게 환원한다. 특히 학생식당의 경우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매점, 카페 등 다른 사업에서 손해를 보전한다. 실제 지난 2012년 경희대학교 서울캠은 위탁 운영 체제로 이루어졌던 학생식당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식당 이용률이 저조하자 학생식당을 생협 방식으로 바꿨다. 당시 경희대 총학생회는 ‘학생식당 직영화’를 요구했고 대학본부와 ‘학생식당 개선 특별팀’을 만들어 학생식당 직영화에 힘썼다. 경희대학교 서울캠 이외에도 국민대학교, 서울대학교, 인하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의 대학교에서 생협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학생들의 평이 대부분 좋지 않다고 해도 전문 업체에서 전담으로 맡아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퀄리티랑 메뉴 다양성도 보장되는 것 같다. 또한 사설 업체이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는 본교와 계속 계약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니까 상품 질이 좋아지는 것 같다.’ ‘나머지 두 운영 방식에 비해서도 경제적이다. 대학직영 방식이었다면 적자 때문에 학식 질이 지금보다 더 안 좋았을 수도 있으며 생협 역시 사설 업체보다 전문성도 떨어지고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질, 효율성 면에서도 보장하기 어렵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위탁업체가 대행하는 방식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일부 학우의 의견이며 누군가는 운영방식에도 불만을 느낄 수도 있다.

여전히 학생들의 불만은 지속되고 있으며 식당 이용률도 저조하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대처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대학교 측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학생식당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이 아닌 위와 같은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또한 변경된 신규 업체의 향후 모습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이후 학생식당에서 발생할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은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학생들의 수요를 더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와 토의가 이루어져야 한다.학생식당은 일반 음식점이 아닌 교내에 위치한 식당인 만큼 주된 소비자들인 학생들의 신의가 최우선적인 곳이다.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을 위한 복지시설이므로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그에 따른 개선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은서  ces4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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