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영상’은 매체로서 힘을 가지게 되었다. 아름다운 영상은 눈의 즐거움을 넘어 보는 이에게 여러 가지 심상을 전하기도 한다. 이렇게 영상물이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대에서 뮤직비디오인 혁오의 <위잉위잉>, 드라마 <D.P> 오프닝 등 많은 작품을 감독하신 정진수 감독님과의 만남을 가졌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를 졸업한 06학번 출신의 정진수라고 합니다. 저는 미술관에서의 도슨트 활동이나 갤러리 등을 경험한 뒤 방송국이나 사진 스튜디오, 디자인 사무실 등을 거치며 프리랜서 생활을 통해 작업을 시작하였고 졸업을 앞두고 있던 2011년경 시각 매체를 다루는 스튜디오인 비주얼스프롬을 만들어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재는 공오라는 스튜디오인 비주얼스프롬(visualsfrom.com) 을 만들어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재는 공오(gong-o.com) 라는 스튜디오에 소속되어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고, VF는 작업명으로 계속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교에 다시 인사를 드릴 기회가 되니 새삼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됩니다.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 진학하게 되신 계기가 뭔가요? 예술학과에서의 기억에 남는 수업이나 추억도 궁금합니다!

저는 미술을 좋아하지만, 곧잘 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미술 계통에 연결된 전공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주변의 추천을 통해 미술대학 안의 예술학과를 접하게 되었고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책을 읽고 무언가를 보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예술학과의 수업은 성격에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학업을 쌓아 나가며 새로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들은 단순한 문학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좀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고 있고, 또한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끊임없이 감상하고 해제할 수 있는 수업들은 여전히 제 창작에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수업은 여러 가지 있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지금은 퇴임하신 김리나 교수님의 미술사 입문 수업입니다. 예술학과 1학년생들은 꼭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 수업이기도 했지만, 간편하게 도판을 구할 수 있는 지금과는 다르게 교수님은 발로 뛰시며 세계의 많은 작품들을 직접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고 그것을 환등기 두 대에 설치하여 두 대의 환등기를 넘기며 하셨던 것은 풍경 자체로도 지금은 생경할 것 같습니다. 또한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작품 하나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는 전공 선택에 대한 굳은 확신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좋은 추억이자 공부였습니다.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동기들이 모여 꾸린 비주얼스프롬에 대해 짧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비주얼스프롬으로 활동하시면서 겪었던 잊을 수 없는 추억 같은 게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학교에 다니며 프리랜서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보니 자연히 학과 안의 사진 소모임에서 만나게 된 친구들과 함께 초기의 많은 작업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스튜디오는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다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디자인, 패션, 영화, 사진이나 문학을 사랑하는 취향이 맞았던 그룹이 자연히 창작 그룹이 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VF는 그때도 지금도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시각 매체들을 다루는 작업자들의 그룹이 되고자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함께했던 멤버 중 일부는 독립하여 더 좋은 작업들을 뽐내는 스튜디오 도시(studio-dosi.com), 그리고 예술학과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만난 동료의 갑스튜디오 (gab-works.com) 와 같은 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믿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현장은 새로운 추억이 됩니다. 물론 초기 스튜디오가 자리를 잡게 되기까지의 시간은 여러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만, 가까운 과거와 현재진행형인 작업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생각하면 어떤 추억만이 특별하다고 쉽사리 여기기에는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위에 말씀드린 지금은 독립한 멤버들과 함께하던 시기 함께 유럽을 전전하며 여러 편의 비디오들을 만들던 시간이 그것들의 가장 첫 번째 페이지에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함께 아이슬란드나 암스테르담, 베를린, 뉴욕을 누비던 시간이 현재의 창작을 이어가는데 큰 밑거름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여전히 그 시기를 때때로 떠올립니다.

감독님께서 영상물을 제작해야겠다고 결심하신 이유가 뭔가요? 영상물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작업의 영역에 제한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컴퓨터 하나로 시작할 수 있는 간단한 그래픽 디자인 작업으로부터 시작되었던 작업이 취미로 가지고 있었던 사진과 연결되면서 폭이 넓어졌고, 자연히 그 방향성이 영상 작업으로 확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튜디오의 이름이 VISUALSFROM인 것 또한 ‘시각 매체’를 제한 없이 다루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작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소설과 영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계기를 찾는 것은 저로선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만 학창 시절에도 그것들을 혼자 보기보다는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친구들과 주변에 두루 추천하고 선물하거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들을 소개하려고 함께하며 똑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았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좀 더 영화와 같은 작업을 만들려고 노력 중인데, 이것은 제가 좋아하는 소설이나 문학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이나 장르로서의 영화가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영상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주 어린 시절 제가 좋아하는 책을 모두가 즐기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경험을 여러 가지 경로로 느낀 바 있습니다. 다만 그것들이 영화나 영상물이 되었을 때 조금 더 쉽게 사람들에게 가 닿거나 연결되는 풍경들을 보았습니다. 일종의 즉각적인 반응이 주는 손쉬운 몰입이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시절 - 이라고 하기에 제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만 - 보다는 더 많은 시각 매체가 만연한 작금의 시대에는 좀 더 정제되고 좋은 것들을 만들어 내어 사람들의 경험에 이로운 영향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은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영화, 다큐멘터리나 광고 등 여러 분야의 영상물을 다루시는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매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뭘까요?

우선 모든 매체는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공통점이라면 그것들이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때로는 그 기준을 넘어서 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만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각 매체의 차이점이라면 그 모든 작업이 시작되는 발화점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뮤직비디오는 음악과 음악가로부터 비롯되는 것이고, 영화는 허구의 이야기로부터, 다큐멘터리는 실재하는 사건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광고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지요. 전시는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나 특정한 작가님의 작품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마지막에 다다르는 것은 우리의 시청각이지만 그것들의 출발점이 되는 씨앗은 그렇게 모두가 다르고, 그렇기에 각자 상이한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감독님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실 때 주로 한가지 ‘이미지’를 가지고 촬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중심이 되는 이미지를 어디서 찾으시는지 여쭈고 싶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다양한 음악들이 가지고 있는 장르나 음악의 리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음악들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특성이나 리듬을 잘 나타내줄 수 있는 방식들에 대해 탐구하고, 거기에 아티스트의 개성이나 시각적인 요소들을 더해 나가는 식이 됩니다. 이것은 제가 전공한 미술사의 학습 방법과 유사한데, 동일한 장르를 소화했던 다양한 시대의 영상 콘텐츠들을 학습하며 음악이 시각화되었던 여러 가지 방법들을 두루 살펴본 뒤 지금의 작업에 맞는 새로운 해석이 더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적인 방법으로 삼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주인공, 노래의 분위기, 가수의 이미지가 해당 이미지를 설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지 여쭈고 싶습니다.

물론 그것들은 아주 중요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샤이니의 <1of1> 뮤직비디오가 있겠습니다. 오랜 시간 활동해 왔던 그룹의 콘텐츠 궤적들을 탐구해 보며 저는 두 가지의 방향성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그룹이 크고 화려한 세트들을 강조하는 면이 많았다는 것이고, 그 비디오 안에서 일종의 트로피 와이프로 여겨지는 상대역들이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1of1이라는 것이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러 사람들 하나하나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라는 것을 기초로 한 비디오 컨셉을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면면의 모델들을 섭외하고, 인물들 각각의 개성이 강조될 수 있도록 세트를 미니멀하게 구성하면서도 뉴잭스윙이라는 장르에서 클래식하게 소비되던 미니멀한 세트를 제작하였습니다.

감독님의 첫 작품은 혁오의 <위잉위잉> 뮤직비디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첫 작품을 만드셨을 때의 감정이나 감상이 궁금합니다.

엄연히 말하면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할 만한 것들은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위잉위잉>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심상과 새롭게 등장한 아티스트의 모습이 가벼이 여겨지지 않으면서도 뮤직비디오 자체가 흥미롭게 여겨질 수 있도록 현대무용수, 안무가와 원테이크 촬영 방식을 더하여 시장에서 당시 통용되던 비디오들과는 조금 다른 차별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데뷔 전 만나게 된 혁오의 노래는 누가 들어도 이 사람이 작지 않은 아티스트가 될 것임을 짐작하게 해 줄 만한 음악이었고 그것에 저의 작업을 더 할 수 있어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국내 아티스트 외에도 해외 아티스트와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작업도 진행하셨는데요, 그때의 경험에 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다양한 나라의 음악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의 음악가들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음악 장르들과 협업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고 지금도 그것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 가지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가시적인 결과물 중 하나는 영어로 노래하는 프랑스 밴드 Tahiti 80과의 뮤직비디오 <UFO>가 있습니다. 유럽의 밴드들이 모두 그럴 것으로 생각지는 않으나 그들은 이례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운 비디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한국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때 편집 단계에서 여러 가지 의견을 주고받으며 마무리되는 것과 다르게 그들은 편집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의 접근법에서도 저의 의견에 따라 작업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차이였습니다.

이전부터 영화에 대한 애정, 열정을 많이 드러내 주신 것 같습니다. 단편 영화도 여럿 제작하셨었는데요, 영화의 어떤 점이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타오르게 하는지, 또 앞으로의 영화 관련 목표나 예정이 있으신지 알고 싶습니다.

다양한 비디오 콘텐츠들이 있지만 빠르게 소비되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음악시장의 비디오들이 만들어 나갈 때의 노력에 비해 너무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아 그것에 대한 약간의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영화는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오랜 시간, 때로는 시대를 넘어서도 계속해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차이를 더 많이 인지하게 되었고 작업을 함께하는 스태프들의 노력을 생각했을 때 그 결과물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사랑받을 수 있는 장르의 창작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작해 보려는 콘텐츠의 기획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 중입니다. 하지만 역시 그 호흡이 장르의 특성상 뮤직비디오나 광고와 같이 빠른 시간안에 준비되고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결과물을 만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큐멘터리도 다수 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이 다큐멘터리의 주제나 스토리를 고를 때의 기준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작업한 다큐멘터리 결과물들은 대부분 제작사의 요청에 의한 것들이었기 때문에, 온전히 제가 발화하여 만들어낸 것들은 아니었다는 점을 우선 짚고 싶습니다. 다만 작업 요청을 수용할지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다큐멘터리가 일종의 현실을 왜곡하거나 다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이 되는 작업을 피하고 존중받아야 할 것들이나 더 관심을 받았으면 하는 것들이라면 얼마든지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은 주로 인물을 담아내는 영상물을 제작하셨는데, 광고 영상물은 인물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나 기업이 주가 되는 영상인 것 같습니다. 이런 광고 영상물을 촬영하며 새롭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사실 제가 느끼기에는 뮤직비디오와 광고의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소재는 다르지만 어떠한 메시지나 담겨야 할 것을 호감이 가도록 표현한다는 사실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뮤직비디오가 아티스트 자신과 저희에 의해, 또는 아티스트의 소속 회사와 함께 기획과 작업을 하는 과정을 통한다는 점에 비해 광고는 광고주에서부터 대행사, 기획사, 제작사의 다양한 단계를 거쳐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입니다. 작업의 결과물에 연결된 사람들이 뮤직비디오에 비해 훨씬 많고, 그들의 다양한 관점과 의견들이 기획과 제작 과정에 연결된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차이가 있겠습니다.

전시기획에도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영상물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으신 궁극적인 주제가 있으신지 알 수 있을까요?

저는 주로 미술작업이 될 비디오를 만들거나 전시할 때는 편안하고 명상적인 공간을 일궈낼 수 있는 작업을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우리는 뮤직비디오나 다양한 스크린에 올라오는 수없이 많은 시각 매체의 자극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영화나 어떤 콘텐츠들도 모두 무언가를 내세우고 광고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존재의 의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저는 전시를 통해서는 그것들과 다르게 어떤 충격을 강요하거나 메시지를 강제하는 결과물이 되지 않고, 피할 수 없는 자극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영상이 감독님의 손을 거쳐갔는데요,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물 혹은 가장 마음에 남는 작업물이 있으신가요? 앞으로는 어떤 작업을 하고싶으신지도 궁금합니다.

모든 작업은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만큼 결과물에 대해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꼽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작업의 환경을 넓혀갈 수 있는 계기가 된 작업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위잉위잉> 이전 만들었던 시리즈입니다. 짧은 타임라인 동안 작은 이야기가 다양한 언어로 여러 나라의 도시 풍경과 함께 흐르는 작업입니다. 저의 그래픽이나 사진 작업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이 작업을 본 사람들의 여러 제안으로 영상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작업을 오랫동안 이어가고자 합니다. 한순간 뜨겁게 작업하는 것도 소중한 기억이지만 스튜디오를 10년 이상 이어온 지금은 무엇이든지 오랫동안 해나간다는 것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낍니다.

영상 감독을 꿈꾸는 홍익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학교에 들어올 때, 그리고 다니고 있는 동안에는 역시 미래와 전공의 연관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스튜디오를 시작할 때 그리고 지금까지도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선택해야 좋은 선택일까?’를 항상 고민하였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왔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항상 ‘가장 오랫동안 그것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따라 선택해 왔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방향의 결과가 아쉬울 수는 있을지언정 후회스러울 때는 없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가치는 아니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이 아닐지 생각합니다. 결국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진수 감독님과의 인터뷰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구체화해 준다. 먹고 살기 위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는 걸 넘어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조차 없는 청춘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어서 더 그런 감정이 든다. 그런 우리에게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감독님의 말씀은 상당히 크게 다가온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를 멈추지 않는 것,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 것. 현대의 청춘들이 한 번쯤은 마음속에 되새겼으면 하는 말이다.

지승효  seunghy56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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