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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과제가 무엇인가요?”

대학가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 '나는 제우스다. 벼락을 치기 때문이다.' '눈 뜨고 있었는데 해가 뜨네요.' '미대생과 공대생이 과제가 많아 괴롭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죽기 직전만큼 고통받고 있는데 말주변이 없어서 표현을 못 하는 것이다.'. 모두 과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생들을 이르는 말이다. 한 학기에도 우리는 수십 가지의 과제를 마주한다. 미친 분량을 자랑하는 레포트부터 사회의 쓴맛을 겪게 되는 조별과제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교수님, 저 교수님 수업만 듣는 거 아니거든요? 엉엉' 하지만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라고 하듯 과제가 끝나고 종강을 하고 나면, 괴롭게 치였던 과제들은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되곤 한다. 가지각색의 과제에 영혼까지 팔았던 학우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어보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과제가 무엇인가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올해 2학년이 되는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정유림이라고 합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과제 무엇인가요?

1학년 때 모든 과제가 힘들었는데(웃음), 2학기 금속조형연구(2) 수업 첫 번째 프로젝트였던 ‘바디 오너먼트’가 가장 흥미로웠어요. 프로젝트 주제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신구였는데 주재료는 정해져 있었어요. 바디 오너먼트는 몸에 장착하는 장신구 같은 거예요. 처음 접해봤던 거라 구상하는 것부터가 큰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어깨가 넓은 것이 제 콤플렉스였는데 가리려고만 하다가 ‘HAVE BROAD SHOULDERS’라는 영어 숙어를 알게 되었어요. ‘책임감을 가지다’라는 의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나무가 ‘수용할 수 있는, 아낌없이 주는’ 이런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제 어깨에 나무를 두름으로써 “난 책임감 있고 다양한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Q. 과제를 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이야기해주세요.

압축된 형태이고 어깨에 올려야 해서 뼈대가 굵고 탄탄해야 했어요. 그래서 얇은 동망을 여러 겹 겹쳐서 묶고 난 후에 굽혀서 형태를 잡고, 그 위에 얇은 망을 계속 덧대는 식으로 작업을 했어요. 얇은 가지인데 동망으로 작업하기 힘들다 싶으면 동봉을 속에 집어넣어 고정하기도 했고요. 나뭇가지가 자유로운 형태이다 보니 작업을 하면서 조금씩 형태가 변했던 것 같아요.

Q. 과제를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과제를 그냥 교수님께 보여드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착용을 하고 사진을 찍어서 평가를 받게 돼요. 제가 작품을 착용할 때 검정 오프숄더를 입고 사진을 찍으려고 디자인을 했는데 아직 다 다듬어지지 않은 동망이 맨살에 닿으니까 아프고 상처도 나고 했어요. 촬영이 끝나고 나니까 피부가 굉장히 빨개지고 쇳독처럼 올랐던 게 기억이 나요. 그래도 사진은 잘 나와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것 같아요.

Q. 과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주재료인 동망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손에 상처도 많이 나고 금속이 박히기도 하고, 하지만 장갑을 끼고 하면 세밀한 표현을 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마스킹테이프를 손끝에 둘러서 장갑 대신 사용했어요.

Q. 올해 이 수업을 들을 학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선배작품을 따라 하기보다 자기 작품을 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야작은 절대 하지 말고, 집에 꼬박꼬박 들어가야 해요. 건강 챙기세요. 어쩔 수 없이 야작을 해야 한다면 몸 따뜻하게 하고, 최대한 빨리 끝내고 가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동망을 만질 때는 장갑을 꼭 끼고 불편하다면 마스킹 테이프를 감고 작업을 하면 편할 거예요.

 

학우들의 건강과 작업 스케줄까지 걱정해주는 정유림 학우. 그녀는 분명 나뭇가지처럼 넓은 포용력과 강한 책임감을 가진 따뜻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올해는 그녀의 손가락과 어깨에 쇳독이 오르는 마음 아픈 일이 없기를 바란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기전자공학부 13학번 김현태라고 합니다. 올해 3학년을 마쳤습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과제가 무엇인가요?

가장 재밌었던 과제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종선 교수님의 집적회로설계란 과목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RING OSCILLATOR라는 회로를 조건에 맞게 설계하는 프로젝트였어요. OSCILLATOR는 입력 신호가 없어도 자동으로 일정한 주파수의 신호가 출력되는 장치를 만드는 거예요. 컴퓨터의 CPU 클럭을 만들어줄 때 쓰이기도 하니 우리 주변에서도 알게 모르게 많이 쓰이고 있는 장치인 거죠. PSPICE와 MICROWIND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컴퓨터로 회로를 만들었는데 일주일 정도는 이 프로젝트를 하느라 다른 과제 신경 쓸 겨를 없이 밤낮으로 시간을 갈아 넣었던 것 같아요.

*PSPICE : 회로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실제 제작 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

*MICROWIND : 실제 공정으로 반도체를 도출할 때 도면을 그리는 프로그램

 

Q. 듣다 보니 제 머리가 다 아픈 것 같아요. 이렇게 어려운데도 이 과제가 재밌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정말 좋아하는 과목이기도 하고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고 감이 생기는 것 같아서 성취감도 있었어요. 그리고 그 프로젝트를 할 때 목표한 대로 설계를 완성했을 때의 쾌감도 너무 좋았고요. 학우 분들이 공감해주실지 모르겠네요. (웃음)

Q. 과제를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교수님이 제시하신 조건을 맞춰야 하는데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한 가지를 맞추면 다른 한 가지가 안 맞고, 조건에 얼추 맞았더라고 최적의 스펙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안정성을 높여야 해서 곤란하고 골치 아팠던 적이 많았어요. PSPICE로 회로의 스펙을 맞추는 과정이 끝나면 MICROWIND라는 프로그램으로 실제 회로도를 그리는데 그 과정도 참 힘들었었죠. 주어진 프로그램이 저사양 프로그램이어서 실행취소(CTRL+Z)가 한 번 밖에 안 되는 거예요. 클릭 한 번의 실수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던 적도 있었고, 프로그램을 껐다 켜면 파일 안의 정보가 통째로 날아가기도 해서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몰라요.

Q. 올해 이 수업을 들을 학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무작정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하지 말고 사전에 꼼꼼하게 공부를 하고 과제에 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조건을 맞출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한 뒤에 시작해야 훨씬 능률도 좋고 배우는 것도 많을 거예요.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고요. 참, 그리고 선수과목인 전자회로(1), (2)를 듣고 수강하는 것을 추천하고요.

 

답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다니! 올해 집적회로설계를 듣는 학우들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캠퍼스에서 김현태 학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시각디자인과 2학년 박지혜입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과제가 무엇인가요?

가장 재밌으면서도 힘들었던 과제가 있었어요. 미대 공통 기초 과목인 구동희 교수님의 기초입체(1) 수업의 과제가 흥미로우면서도 괴로웠던 기억이 있네요. 선, 면, 덩어리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하면서 미술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수업이에요. 그 중에도 ‘면’제 과제가 가장 기억이 남아요. 정말 복잡하고 정말 어려웠어요. 동일한 면적의 상자 두 개를 구해서 그 상자를 해체한 이후에 대칭, 비대칭 조형을 만드는 거였는데 접착제를 쓸 수 없었어요. 그리고 두 조형의 부피가 비슷해야 했던 고난도 과제였어요. 생각할 게 많았던 것 같아요. 접착제를 못 쓰니까 어떻게 구조를 구성해야 할까 계속 고민해야 했는데 그게 정말 흥미로웠어요.

Q. 구체적으로 어떤 과제를 만들었었나요?

저는 예술학과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데 당시에 예술학 입문 수업을 듣고 있었어요. 구조주의랑 후기 해체주의란 것을 배웠는데, 대칭은 구조주의에, 비대칭은 해체주의에 연결해서 추상적인 개념을 입체물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했었어요. 초코파이 상자를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육각뿔과 육각기둥을 가장 많이 썼어요. 서로 끼워서 조립하기가 편해서요. 정육면체도 많이 썼고요.

Q. 과제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설계도를 그리고 오리고 나면 안 맞는 거예요. 그래서 억지로 초코파이를 엄청 먹었어요. 딸기 맛, 바나나 맛, 초콜릿 맛. (웃음) 그리고 덩어리 작업을 할 때 아이소 핑크를 사용하는 데 환경이 좋지 않아서 힘들었어요. 열선으로 자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톱을 사용해요. 가루가 엄청 날리고 냄새도 나는데 몸속으로 다 들어오는 기분이었어요. 강의실은 지하라 환기가 되지 않았고 과 실기실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불편했어요. 그래서 결국 집에 들고 가서 작업했는데, 창문을 다 열어놨는데도 냄새가 심했고 쓰레기를 치우기도 힘들었어요. 부피가 큰 작업이다 보니까 들고 강의실까지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요.

*아이소 핑크 : 건축재 전반에 사용되는 스티로폼으로 열에 쉽게 녹고 형태 잡기가 용이하여 미술대학에서 모델링을 할 때 자주 쓰인다.

Q. 올해 이 수업을 들을 학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작업은 실기실에서 하세요. 제가 한 번 과제물을 들고 등교를 했었는데, 도착하니까 다 부서져 있더라고요. 결국 처음부터 다 다시 조립하고 붙이고 해야 했어요. 입체 작품은 학교에서 작업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박지혜 학우의 작품과 함께 부서졌을 멘탈과 초코파이로 가득 차버렸던 위장에 수고했다고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올해는 과제도, 멘탈도, 위장도 안녕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도한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학우들과 그들의 과제를 만나보았다. 전공도 나이도 모두 다른 학우들이지만 모두 쉬운 과제보다는 힘들었던 과제가 더 기억에 남고 성취감을 느꼈다고 한다. 올해에도 치열하게 과제와의 전쟁을 치를 홍익대학교의 학우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한다

이미림  mllee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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