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번역가의 서재> @tlbseoul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17길 67 1층 (서교동)

영업시간: 화~토 14:00~19:00, 일-월 휴무

방문 날짜: 2024년 1월 9일

서점 가는 길: 망원역 8분 거리, 마포 08, 09, 15번

외관: 벽돌로 마감되어 있어 따스한 느낌을 준다. 창문에 붙어 있는 귀여운 눈사람 그림이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반겨 준다.

내부: 내부는 15평 정도로 크지 않은 규모의 아늑한 책방이다. 오른편에 카운터와 독서 모임을 위한 공간이 있고 왼편에는 창가에 앉을 자리가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다. 방문 당시 알베르 카뮈와 그림책 도서가 특별 전시 중이었다.

번역가의 서재는 그 이름에 걸맞게 국가별로 도서가 나뉘어져 있다. 크게 일본, 독일, 프랑스로 나누어져 있고 타 국가를 포함한 도서들도 한 켠에 정리되어 있다. 책의 종류 다양한 편인데 동화책, 디자인 북, 매거진, 순수문학의 분야를 포함하고, LP와 카세트도 소량 전시하고 있다.

감상

수민: 세 에디터가 책방에 들어선 것은 오후 3시쯤. '번역가의 서재'는 눈이 오고 거리가 고요한 그날과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어떤 책들은 미개봉으로 포장되어 있었고, 또 어떤 책들은 특별한 종이 질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의 책들은 번역뿐만 아니라 책의 외양까지도 특별한 선택을 거치는 듯 보였다.

시윤: 사실 나는 ‘번역’에 대한 편견이 있다. 해당 언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은 절대 느끼지 못할 그 묘한 차원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번역서는 절대로 원서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번역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장소에서 그 틈만이 줄 수 있는, 그러니까 번역서만의 맛을 알게 되었다!

봄이: 사장님께서 큐레이팅 해두신 책들은 모두 전문성과 흥미를 동시에 챙긴 도서들이었다. <좀머씨 이야기>와 <깊이에의 강요> 중에서 고민하다 사장님의 설명을 바탕으로 <깊이에의 강요>를 고르게 되었다. 사장님 덕분에 책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지는 것만 같았다. 이후 근처 카페에서 에디터들과 각자 고른 책을 읽고, 서로 책을 교환하여 깊이를 더하는 중이다.

2조

<땡스북스> @thanksbooks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6길 57-6

영업시간: 매일 12:00~21:00

방문 날짜: 2024년 1월 10일

땡스북스는 동네 책방을 목표로 2011년에 오픈하여 벌써 13년째 홍대 앞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큐레이팅을 통해 가게에 입점시킬 책들을 선정하며 한 달에 한 번 출판사와 협업하여 주제가 있는 기획전시를 진행한다. 매주 화/목요일에는 북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감상

승효: 땡스북스로 가기 위해 합정역 6번 출구에서 카페거리로 향해 발을 옮겼다. 그동안 이곳은 술집과 식당, 카페들이 즐비한 아주 시끄러운 거리라고만 생각했는데, 독립 책방이 있다고 하니 상당히 의아했다. 길을 따라 쭉 걷다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홀로 고즈넉이 서 있는 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언지: 단일 회색으로 되어있는 외관 속 톡 튀는 노란 간판이 참 귀여웠다. 큰 두 통창의 한쪽은 책방의 내부가, 다른 한쪽은 매번 바뀌는 듯한 쇼윈도 전시장이 한눈에 보였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엔 〈사랑을 한다는 건〉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조심스럽게 내부로 들어가자 따뜻한 조명과 조용히 흐르는 음악 소리가 책방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덕분에, 정갈하게 정돈된 책들 속에서 따스함이 묻어나오는 듯했다. 마주 보는 두 벽에는 높은 책장들이 자리했고 사이에는 낮은 책장들이 대각선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우리는 책장이 만든 동선을 따라 책을 감상하고 고를 수 있었다.

휘진: 다른 독립서점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보니 세계문고 도서나 잡지 등도 여럿 배치된 점이 눈에 띄었다. 대형 서점과 달리 책 검색대가 없어서, 처음에는 원하는 책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책장을 더 살펴보니 분야별로 나뉘어 진열되어 있어서 실제로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같은 분야에 속한 다양한 책들을 살펴보면서 비교하는 것도 재밌었다. 땡스북스는 직원들이 좋은 책을 추천해 소개 글을 작성하는 ‘thanks paper’가 있어 도움이 되기도 했다. 나는 「모 이야기」라는 제목의 그림책을 샀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라는 소개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3조

<책방 초록귤> @greengyul_books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창전동 2-41

영업시간: 화~토 13:00~19:00, 일-월 휴무

방문 날짜: 2024년 1월 11일

서점 가는 길: 서강대역 5분 거리, 마포 08번

외관: 가볍고, 귀여운, 그러면서도 어감이 독특해서 잘 잊히지 않는, ‘초록귤’로 책방의 이름을 정하셨다고 한다. 수많은 주황귤 사이 눈에 띄는 초록귤처럼, 주변 상가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책방, 초록귤이다. 책방의 윗면에 귀여운 초록귤 스티커가 일렬로 붙여져 있고, 통창으로 되어있어 밖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내부: 내부는 7평 규모로 아주 작은데, 독립출판물들은 왼쪽에 전시해 놓으신다. 규모는 작지만, 베스트셀러, 특색있는 독립 서적 등 다양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감상

민서: 사장님께서는 책방의 이름도, 책방이 점점 구색을 갖추고 성장하는 과정도 모두 어쩌다 자연스럽게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셨다. 이곳은 이 ‘자연스러움’이 예쁘게 녹아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너무 무겁지도 또 너무 가볍지도 않은 책들과, 사장님의 취미가 반영돼 전시된 LP들, 직접 만드신 원목 의자 등등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취향과 생활이 담긴 공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도진: 책방은 첫 방문이었기에 그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겠다는 다짐을 안고 들어갔다. 초심자의 눈으로 본 초록귤은 꽤 아늑한 곳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굳이 왜 책방을 찾는지. 처음 보는 독립출판물과 센스있는 소품들이 질문에 답을 해준다. 동시에 이곳이 대학들을 둘러싼 신촌의 거리임도 실감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첫 경험의 기억이자,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곳. 이런 장소들 덕분에 이곳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번화가라고 불리는 게 아닐지.

건우: 초록귤. 초록귤. 책방 초록귤. 입 속에서 책방의 이름을 도르르르 굴리면 자그마한 초록색 동그란 귤이 데굴데굴 굴러간다. 초록귤같이 귀여운 책방. 7평 작은 공간이 참 알차기도 하다. 심각한 건 싫다고 하시는 초록귤 사장님. 저는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는 게 가장 어려워요. 뭐든지 무게부터 잡고 보는 이 습관을 어떻게 고칠까요. 데굴데굴 굴러서 저 너머로 갈 수 있을까요. 초록귤. 초록귤. 책방 초록귤.

정윤: 손님들이 책방에 와서 편안하게 책을 읽고, 대화를 하고, 그러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장님의 말씀처럼, 나도 이곳에서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방에서 나오면서 우리는 각자의 색깔을 한 권씩 골랐는데, ‘홍익 교지’의 이름으로 책 4권을 구매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책을 구매하면, 구매자의 이름으로 책 구매 내역을 적어둘 수 있는데, 10권 구매 시 한 권을 무료로 준다는 점에서 마음이 또 한 번 따뜻해졌다.

이수민  clara_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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