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나타나 일상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은 코로나19. 쉽게 끝날 줄 알았던 바이러스의 여파는 결국, 학교까지 닿는 우리의 발걸음마저 막아섰다. 누구에게도 익숙지 않았던 비대면 강의는 과연 한 학기 동안 잘 이루어졌을까?

 

*전체 기사의 작성 시기는 ‘7월’이며, 기사 작성 완료 시점까지 수집 가능한 정보들과 변동사항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1) 홍익대학교 원격강의 시스템 운영 현황

• 2020.03.02/ 원격강의 병행 운영 안내 공지 (3.16-3.29)

• 2020.03.03/실시간 양방향 원격강의 운영 관련 추가안내

• 2020.03.04/ 원격강의 한정 운영(대면강의 금지) 공지

• 2020.03.09~2020.03.12/ 추가 수강신청 기간

• 2020.03.16/ 원격강의 운영 시작

• 2020.03.19/ 원격강의 연장 공지 (~4.12)

• 2020.04.01~04.03/ 추가 수강 철회 기간

• 2020.04.03/ 원격강의 한정 운영기간 추가연장 공지(~05.10.)

• 2020.04.06/ 2020-1학기 2차 추가 휴학 신청안내(최종)

• 2020.04.10/ 2020-2학기 교내 성적 장학생 선발 사회봉사활동시간 기준 조정 안내

• 2020.4.20~2020.05.08/ 강의 중간평가

• 2020.04.29/ 2020-1학기 중간고사 및 성적평가 시행 방식 안내

• 2020.04.29/ 2020학년도 1학기 학사운영 방안 안내

• 2020.04.29/ 1학기 잔여기간 원격강의 시행 공지

• 2020.05.27/ (서울캠퍼스) 2020학년도 하계 계절학기 일정 안내

• 2020.06.02/「대면 수업·시험 참석용 온라인 문진표」 제출 시스템 공지

• 2020.06.05/ 2020-1학기 성적부여 관련 변경 사항 안내

• 2020.06.17/ 2020-1학기 “P” 신청절차 및 추가사항 안내

• 2020.06.24/ Pass 성적평가 선택에 따른 2학기 교내장학금 심사 기본 기준 안내

• 2020.06.26/ (서울캠퍼스)발열검진소 운영 일시 및 장소 변경 안내

• 2020.07.02/ 2021학년도 전과전형 안내(Pass 취득 성적 관련 내용 포함)

• 2020.07.09/ 2020학년도 2학기 학점 포기 신청 안내

 

 

1-1) 꼭 알아야 할, 지난 학기 변동사항 총정리

 

 비대면 강의가 도입되면서 우리가 겪어야 했던 변화는 많고 많았다. 지나온 길을 알아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예상할 수 있는 법! 이곳저곳에서 찾아야만 했던 모든 공지사항을 와우가 직접 카테고리별로 정리해보았다.

 

 

#1 학교 출입 관련

- 총학생회실을 제외한 모든 학생회실 출입을 제한하였으며 동아리실 지킴이 업무 역시 금지하였다.

- 기말고사 대면 시행에 따라 등교 전 클래스넷을 통해 온라인 문진표 작성을 의무화했다. 또한, 3곳의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며 이상 증상이 없는 학생에 한하여 출입증(팔찌)을 배부하고, 학교에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2 성적 관련

-  2020-1학기에 한하여 A 학점의 비율을 최대 40%로, A+B+C+D+F를 최대 100%로 적용하여 상대평가 성적 기준을 변경하였다.

- 2020-1학기에 수강한 교과목 중 C+ 이하인 과목(사이버강좌 제외)은 4학기 이상 재학생에 한해 학점을 포기할 수 있도록 했다.

- D0 이상인 교과목(사이버강좌 포함)에 대해서는 “P(Pass)” 학점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3 수업/시험 관련

-중간고사는 모든 과목에서 비대면으로 시행되었다. 한편 기말고사의 경우, 학생들의 부정행위와 관련된 여러 제보와 다른 학교의 사례가 크게 이슈화되며 13~15주차, 총 3주에 걸쳐 모두 대면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이상 증상이 있는 학생의 경우 교수의 재량으로 레포트 등의 방식으로 시험이 대체되었으며, 4월 29일 이후부터는 실험/실습/실기 교과목 중 교무처의 승인을 받은 과목에 한해서 대면 시험이 치러졌다.

-2020-1학기부터 강의 중간평가를 시행하게 되었고, 원격강의 운영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병행 시행하였다.

 

#4 Pass 제도에 따른 행정 변경

- 성적장학금의 경우 소속 학부(과)의 공지에 따르며, 한마음/면학장학금 선정 시 P 과목 학점은 3.0으로 환산하여 계산하고, 홍익글로벌(성적우수)장학금의 경우 P 교과목은 취득 학점에서 제외하였다.

-2021학년도 전과 전형 내 P변경 취득 성적 반영에 관한 내용을 신설(전과 전형 요소별 반영 비율 계산법, 전과 지원자의 최종 성적 중 P로 변경한 교과목 포함 시 P로 변경 이후의 최종 성적 및 평점을 적용 등)하였다.

-캠퍼스 자율전공에서 미술대학, 뮤지컬전공(연출)으로 진입하는 경우 P로 변경한 교과목은 점수화할 수 없으므로, 다른 평가요소(포트폴리오 제출, 해당 교과목 담당교수와의 면담 등)로 대체하여 학생 입학 연도별 지정과목 성적 기준에 적용한다.

-캠퍼스 자율전공에서 화학공학전공으로 진입하는 경우 대학화학(2), 대학수학(1), 대학물리(1) 중 성적이 P로 전환된 교과목의 점수는 해당 학기 전체평점으로 대체하여 평균평점을 산출한다.

-캠퍼스 자율전공에서 건축학부(건축학전공, 실내건축학전공)로 진입하는 경우 전공필수 교과목을 P학점 신청하는 경우 진입 불가하다.

 

2) 비대면 강의를 겪은 우리는,

 그렇다면 비대면 강의를 직접 겪어본 학우들의 의견은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2020년 7월 4일부터 2020년 7월 16일까지, 총 13일 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단순 만족도만이 아닌 학과에 따른 의견도 같이 조사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총 48명의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1) 비대면 강의를 겪으면서 발생한 일들

 

Q. 한 학기 동안 이루어진 비대면 강의의 만족도는 어떠하십니까?

매우 만족한다 : 6.3%

만족한다 : 29.2%

보통이다 : 37.5%

불만족한다 : 25%

매우 불만족한다 : 2.1%

 

1-1. 긍정적인 의견 *많이 나온 의견 순서대로 정렬

-통학 시간 단축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음

-기타

+원격 사이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에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됨

+교통비나 식비 등 지출을 줄일 수 있음

+좁은 강의실에 여러 명이 들어앉아 수업을 듣는 것보다 원격강의로 공유 화면을 보면서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좋았음

 

1-2. 부정적인 의견

-인터넷 서버의 문제

-교수님과의 소통이 잘되지 않음

-실기 수업에 대한 대책 마련이 되지 않음

-몰입도/집중도가 지나치게 떨어짐

-기타

+수업의 질이 떨어짐

+전부 비대면 환경에서 수업이 이루어졌는데, 과마다 등록금이 다른 이유를 납득할 수 없음

+교내 열람실 및 공립 도서관 비운영으로 인한 학습공간의 부족

 

 비대면 강의 만족도에 대해 35.5%(매우 만족과 만족)가 긍정적으로, 27.1%(불만족과 매우 불만족)가 부정적으로 답변하였다. 먼저 긍정적으로 대답한 학생들은 그 이유로 통학 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각자의 집에서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고, 원격 사이버 시스템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강의가 잘 진행되었기에 좋았다고 답하였다. 부정적으로 대답한 학생들은 그 이유로 인터넷 서버의 문제로 인한 원활하지 않은 수업을 가장 많이 언급하였으며, ‘교수님과 소통이 잘되지 않음’과 ‘실기 수업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음’이 그 뒤를 이었다.

 학과에 따른 비대면 강의 만족도 조사 결과, 실기 과목이 주가 되는 학과의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미술대학과 건축대학의 학생들은 과 특성상 본인의 실제 작업물을 가지고 교수님과의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상호작용이 필수인 수업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이를 인터넷 화면으로만 진행하다 보니 실제 작업물에 대한 정확하고 세밀한 피드백이 나오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실험이 이루어지는 학과의 학생들은 실험 과목을 직접 해볼 수 없고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거나, 교수님이나 조교님이 직접 시행하시는 걸 보기만 해서 전혀 와 닿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실기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과의 경우에는 긍정적인 답변이 주를 이루었다. 한 학생은 ‘좁은 강의실에 여러 명이 빽빽하게 앉아 칠판의 필기를 보기 위해 기웃거리는 것보다 집에서 각자 여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비대면 강의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남겼다.

 

 

(2) 학교 행정에 대한 의견

 

Q. 비대면 강의에서 개선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등록금 등 학교 행정 관련 : 52.8%

서버, 화질 등의 시스템 관련 : 26.4%

평가방식/성적 처리 관련 : 15.1%

기타 : 5.7%

 

 비대면 강의의 개선점을 묻는 질문에서는 ‘등록금 등 학교 행정 관련’이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은 ‘서버와 화질 문제는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을 우리도 알지만, 약속된 강의의 질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등록금 일부 반환은 불가피한 것 같다.’, ‘등록금이나 과 학생회비 등 한 학기 동안 이용할 수 없었던 학교 시설이나 학과 행사, 시스템 등에 대한 일정 비용을 반환해줘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다음으로는 ‘서버, 화질 등의 시스템’이 문제점으로 언급되었다. 그 이유로는 ‘서버나 화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리 평가방식이나 행정을 바꾼다고 해도 제대로 된 수업을 들을 수 없다. 평가 방식이나 학교 행정은 수업을 제대로 들은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버 문제 때문에 수업 자체를 듣지 못한 적이 빈번히 있다.’라고 답하였다. 홍익대학교의 비대면 강의는 앞서 나왔듯 ‘webex’ 플랫폼을 사용하였으며 녹화 강의가 아닌 실시간 강의로 이루어졌다. 경희대와 한국외대와 같이 녹화 강의로 수업을 진행한 학교도 있었으나, 이러한 수업 방식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실시간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웹 사용이 미숙한 학우들은 물론, 교수님들의 실수로 초반에는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 문제가 잦아져 불만이 컸다. 이렇게 되자 실시간 강의가 아닌 녹화 강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수업이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었다.

 적은 비율이지만 ‘평가방식/성적 처리 관련’해서도 학생들의 불만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대면으로 강의가 이루어지면서 중간고사의 시행 방식에 대한 문제가 가장 많았다. 최대한 시험 대체 과제를 수행하도록 권고하였지만, 교수님에 따라 실제로 비대면 시험을 시행한 수업도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부정행위에 대한 문제는 필수적으로 따라오게 되었고 이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이 커졌으나, 후에 성적 처리 방식이 바뀌면서 성적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잠잠해졌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2학기의 경우 선택적 패스제도와 학점 포기제도를 적용하지 않고 기존과 동일한 상대평가 비율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평가 방식에서의 공정성이나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에 관한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된다.

 이 외에도, 사람들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비대면 강의를 하였지만 집에서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 매일 카페에 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과, 학생들의 만장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실기 수업이 강행되었던 점 등 비대면 강의가 계속 진행됨에 있어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다수 언급되었다.

 

 

3)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비대면 강의에 대하여 부정적인 목소리만 가득했던 초반의 모습과는 달리, 한 학기가 끝나가면서 학우들의 만족도 또한 점차 높아졌다. 그러나 앞으로의 진행에 있어서 다수의 개선점이 존재함은 확실한 문제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평가 방식과, 등록금 등의 주요 안건을 다양한 상황에 놓여있는 학우들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섬유미술패션디자인전공 20학번 A 

 저는 올해 학교에 처음 입학한 20학번 학생입니다. 지난 학기는 아쉬운 점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꿈꿔왔던 ‘캠퍼스 라이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으니까요. 제가 실기과 학생이다 보니, 지난 학기는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어요. 화질이 좋지 못해서 수업 내용을 많이 놓치기도 했고, 작업을 혼자 하다 보니 동기들로부터 배울 기회를 놓쳐서 심적으로도 아주 힘들었어요. 시기상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쌓여만 가는 과제 속에서 혼자 버텨내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학교 측에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알지만, 온전한 배움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평가방식의 경우에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신입생이다 보니 학점 기준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는데, 선택적 패스를 도입한 건 학교 측의 배려 같더라고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학점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실물 과제를 평가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파일로만 검사를 진행했던 수업들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실제로 만들어진 작품은 실물로 볼 때와 사진으로 볼 때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면서 모든 수업이 공정하게 평가되었다고는 장담할 수 없네요.

 

 실기 수업이 아니었던 교양 이론 수업 같은 경우에는 장점도 많았어요. 물론 대면 수업을 들어본 입장은 아니지만, 가장 편한 장소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까 오히려 집중이 잘 됐어요. 수업 내용을 필기하기도 편했고, 가끔은 캡처를 해두었다가 다시 복습하기도 했고요. 캠을 켜야 하는 수업 같은 경우에는 부담스러우면서도 재미있었어요. 동기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가 실물이 아니라 화면 속이라는 게 조금 이상했지만 말이죠!

 

 한 가지 가장 힘들었던 건, 집이 너무 멀다 보니 갑자기 잡힌 대면 수업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어요. 한 학기 동안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다 보니까 자취를 하는 것도 애매해서 왕복 4시간이 훌쩍 넘는 거리를 실물 작품을 들고 왔다 갔다 했거든요. 그 과정이 체력 소모도 크고 시간적으로도 아깝게 느껴졌어요. 대면 수업이 진행되기 1~2주 전에야 정확한 시간이 정해지다 보니 다른 과목 시간표나, 대중교통 시간을 고려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등록금 문제에 관해서도 짧게 언급하고 싶어요. 학교 측에서도 이미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에 대하여 논의를 하셨겠지만, 어느 정도는 학생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사용하지도 못하는 학교 시설에 대해 학생들이 금액을 부담하는 건 옳지 못하다 생각해요. 학생들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2. 전자전기공학전공 19학번 B  

 저는 전자전기공학부 수업을 듣고 있는 19학번 학생입니다. 비대면 강의에 대한 저의 생각은 처음 접했을 때와 적응하고 난 후로 나뉘는 것 같아요. 처음엔 무척이나 당황스럽게 느껴졌죠. 제가 집에서 잠옷을 입고 노트북 앞에 앉아있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으니까요! 보이지 않는 판서, 고르지 않은 음질, 다소 복잡한 접속과정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피드백을 통해 수업환경이 점점 개선되다 보니까 대면 수업과 다른 장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강의실 앞자리가 꽉 차 뒷자리로 밀려날 일이 없다는 것과 통학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요. 처음에는 부정적인 느낌이 더 강했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만족하게 되었어요. 전 세계적으로도 비대면 강의에 관한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언젠가는 마주쳐야 할 문제였고 다만 시기가 우리 세대였던 것 같아요. 교수님, 학생 모두 준비 기간이 없어서 초반에는 혼잡함이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강의였어요.

 

  선택적 패스에 대해서는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생각해요. 성적을 못 받으면 없던 일로 할 수 있겠다 싶었고, ‘공부 안 해도 되는 건가?’ 라는 어리숙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더라고요. 외부 활동이 힘들다 보니 결국엔 머리 쓰지 말고 집에서 공부나 하자는 결론이 났지만요. 사실 선택적 패스제라는 게, 국가적 재난에서도 학생들의 등급을 나누어야 하는 교수님들의 난처한 상황에서 생기는 많은 잡음을 줄이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회로키트를 다루는 실험 과목이 진행될 때는 다소 힘든 점이 있었어요. 실험 기구들이 모두 학교에 있다 보니 학교에서 보내준 간이 키트로 재현하고 응용하여 웹엑스를 통해 검사 맡는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됐는데요, 이때 실험 예시 동영상에서 다루는 키트와 제가 사용하는 키트가 달라 조금 혼란스러웠어요. 실험 검사를 할 때 영상으로는 전할 수 없는 디테일 설명이 있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또한, 불안한 웹엑스 서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봐요. 많은 사람이 저음질, 저화질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요, 사실 웹엑스 문제라기보다는 장비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모든 수업에서 문제가 발생했던 건 아니고, 교수님마다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죠. 장비도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몇몇 수업에 관해서 좋은 웹캠과 마이크를 학교 측에서 제공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 학교 총학생회가 학교 측에 요구한 바로는 사이버 대학교의 등록금 수준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하여 반환요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실 서버, 행정 문제에 관한 초기 비용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감안하여 사이버 대학 등록금과 홍익대학교 등록금 그사이 정도를 측정하여 반환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만족스러운 수준의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작년과 동일한 퀄리티의 수업은 진행되지 못했으니까요. 학생들이 감수해야 했던 피해는 분명 존재하기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 측에서도 학생과 함께 감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3. 시각디자인전공 16학번 C 

 저는 시각디자인과 수업을 듣고 있는 16학번 학생입니다. 저는 한 학기 동안 비대면 강의를 들으면서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대면 강의를 했을 때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훨씬 높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비대면 수업과 달리, 대면 수업은 학생과 교수님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니까요. 사실 캠을 켜고 수업을 듣게 되면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의사를 파악하기 훨씬 용이해서 그나마 대면 수업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더라고요.

 

 선택적 패스제 도입은 학생들의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었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그러나 교육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주변에서 패스제가 도입되고 난 후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학업에 임하는 분들을 많이 접했어요. 무조건적으로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는 것 말고도 중간고사를 교수님의 재량으로 보거나, 과제로 대체하는 것은 비대면 수업에서 충분히 도입 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번에 졸업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학교 측에서 사실상 아직 졸업 전시 공간 이용 가능 여부를 알려주지 않은 상태예요. 그래서 학생들이 졸업 전시의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어요. 하루빨리 학생들이 차질 없이 졸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해주고, 논의 결과를 알려주어야 할 것 같아요. 학생들이 학교의 입장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시간적, 비용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거든요. 온라인 졸업전시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확정된다면 아주 큰 변화가 느껴질 것 같아요. 오프라인 전시가 그대로 진행될 경우 방역 대책에 관한 문제도 충분히 고민되어야 하고요.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2학기에도 비대면 강의가 계속 진행될 것 같아요. 저는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적절히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기 수업을 포함하여, 대면이 필요한 수업은 코로나 상황이 아주 심각하지 않은 이상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또한,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게 될 경우에는 무조건 오픈북 시험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봐요. 사실상 온라인 시험의 경우, 부정행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등록금에 관련된 문제에는 적당한 선에서의 반환이 꼭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실기실뿐만 아니라, 모든 과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공공시설이 제한되어 겪었던 피해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학교 측에서 학생들이 감수했던 피해에 대한 적정선의 등록금 환불을 해주는 과정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

 본교에서는 학우들의 입장을 고려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여 평가에서의 불이익을 줄이고자 했고, 대면 수업에서의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문진표 작성과 발열검진소 운영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학우들의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학우는 이런 학교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이 존재하기에, 학교와 학생 모두는 지나온 한 학기를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학교 측에서 학기 초반에 제시했던 병행 수업의 경우, 비대면과 대면 수업 간의 차이를 완화할 제도를 함께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두가 동의해야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제도도 결론적으로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형식적인 대안에 불과했다. 멈추지 않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다시는 이런 무의미한 대처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에 2학기 진행 방식을 미리 결정하여 학생들이 다음 학기를 충분히 계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대면 강의와 대면 강의가 병행될 경우, 수업의 질을 상승시키기 위한 기술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두 강의 간의 시험 평가에서도 대체 레포트와 대면 시험 문제 간의 차이를 완화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학기 중에는 꼭 필요한 공지사항이 늦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학생들과 더욱 직접적인 소통을 이어나가야 하고, 꾸준히 언급되는 등록금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로 내부 논의를 통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한순간 발생한 코로나19는, 명백하게 학교와 학생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다시 말해, 학교와 학생 모두 일방적인 책임을 지거나 피해를 감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상황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학교와 학생 간의 ‘소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지금까지도 여러 의견이 뒤섞여 있지만, 이제 그 목소리는 모두가 함께 나아 갈 수 있는 방향을 향해야 할 때이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대처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지 말고 학교 측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한 의견을 전달 해야 하며,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에 집중하고 가능한 선에서 모두를 배려하기 위한 대안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4. 그래서 앞으로 우리는?

 

 졸업준비위원회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온라인 전시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고려 중이며 학교 측과 교내 오프라인 전시에 관한 공간 사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계 학위 수여식의 경우, KT와 협업하여 수상 대상자와 학위수여 대표자만 모여 유튜브로 화면을 송출하는, 조금은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한편, 내부 논의를 통하여 2학기 수업 방식으로는 <실시간 양방향 원격수업> 또는 <대면/실시간 양방향 원격 수업 병행>의 실시가 확정되었다. ‘실시간 양방향 수업’이란 기존 Webex 프로그램을 통한 100% 비대면 방식의 수업을 의미하며, ‘대면/실시간 양방향 원격 수업 병행’의 경우 학생이 직접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 방식 중에서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새롭게 도입되는 형태의 수업을 의미한다. 수강 신청 시스템에서 강좌별 수업 형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세부적인 운영은 과목에 따라 다르므로 학생들은 사전에 수업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학교 측에서는 기존에 한시적으로 시행되었던 성적평가 조치를 전면 폐지하고, 2학기부터는 코로나19 이전의 상대 평가 기준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공지하였다.

 

 

 

모두가 처음이었던 비대면 강의였기에, 혼란스러웠던 모두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시행착오를 겪을 시기는 끝났다.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로 맞이하게 될 변화인 만큼, 학교와 학생 모두 어려움을 극복하고 함께 이 상황을 헤쳐나가길 바란다.

김지윤  jy000705@naver.com

<저작권자 © 홍익대교지편집위원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