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친해질 학교 친구, 새내기랑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마셔야지!’ 헌내기가 되어버린 나는 작년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작년보다 더 활기차고 재밌는 한 학기를 보내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환상도 잠시,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바이러스로 옴짝달싹 집에 갇히고 말았다. 집에서 하는 혼술도 이제 지겨워. 새로운 술 뭐 없을까?

 

#1 와우 연구소

도저히 더는 재미없게 술을 마실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집에서 칵테일 레시피를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와우의 괴짜 박사 이승재가 직접 집에서 칵테일 연구소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 이름은 바로 와우 연구소! 칵테일 레시피 연구원으로는 총 4명이 참가했다. 연구원일러스트

 

괴짜 박사 이승재

심심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연구소를 만들어 버렸다. 과연 그가 만든 칵테일은 어떤 맛이 날 것인가?

 

연구원 이미림

못 하는 게 없는 와우의 다재다능 인재. ‘분명 당신이라면 칵테일도 잘 만들 거야.’ 괴짜 박사의 스카우트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연구원으로 들어오게 된 이미림 연구원. 그녀는 과연 칵테일도 잘 만들 것인가.

 

연구원 김예진

와우 부편집장 김예진. 와우의 미래를 책임질 그녀의 손에서 탄생한 칵테일은 과연?

장차 와우의 대표가 될 그녀는, 과연 기자 시음단과 박사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대표’ 칵테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녀의 레시피를 전 세계가 주목한다.

 

연구원 이용준

‘이젠 도대체 무슨 술을 만들어야 할까? 칵테일이라도 만들어 봐야 하나?’

괴짜 박사의 혼잣말을 듣고 조용히 다가와 실험 참가 의지를 보여준 연구원 이용준.

그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그렇게 박사와 3명의 연구원은 칵테일 레시피 연구를 시작했고, 기자 시음단을 불러 평가받았다. 기자 시음단의 평가를 바탕으로 박사가 수석 연구원을 지정한다.

 

#1-1 실험 준비

 

실험에 쓰인 물품  

 

: 오렌지 주스, 모구모구, 탄산수, 헛개수, 토닉워터, 쿨피스, 실론티, 초록매실 아이스크림, 한라봉 맛 푸딩, 요구르트, 블루레몬에이드, 레몬즙, 생과일, 막걸리, 소주, 보드카, 진

 

대표적인 칵테일에 많이 들어가는 술인 보드카와 진, 그리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칵테일 레시피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2 괴짜 박사 이승재

"홈칵테일 레시피라…. 아무리 내가 괴짜라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술을 만들어야 할 텐데 말이지. 우선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볼까?"

박사의 첫번째 레시피

- 보드카와 토닉워터를 1:1 비율로 따르고, 초록매실 아이스크림을 넣으면 완성된다.

 

"정말 누가 봐도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군. 아름다운 초록빛 자태는 기자 시음단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해 보인다."

 

맛 : 3.5점

독창성: 3.5점

심미성: 2.5점

 

평 : 풍선껌 맛이 나서 나름 괜찮은 것 같다. / 인공적인 맛이 나서 별로. 비주얼도 마치 강에 녹조가 낀 듯하다.

 

"간단하고 예쁜데다 맛있는 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대로라면 연구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지도 모르겠는걸? 예상치 못했던 기자 시음단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에 슬슬 손에 땀이 쥐어지기 시작했다."

박사의 두번째 레시피: 보드카와 블루레몬에이드를 3:7 비율로 적당량 따르고 레몬즙을 조금 넣은 후 섞어서 잔에 먼저 따른다. 그리고 잔을 기울여 조심스럽게 밀키스를 적당히 따르면 하늘이 연상되는 칵테일 완성.

 

맛 : 3.5점

독창성 : 3점

심미성 : 4점

 

평 : 칵테일바에 가면 있을 법한 메뉴. 시원하게 먹었다면 더 맛있었을 듯하다. / 그냥 블루레몬에이드에 밀키스 탄 맛. 맛은 있으나 독창적이지 못하다.

 

"역시 이렇게 개성 없이 간단하게 만드니 사람들의 평가가 갈리는군. 실험적 면모를 보여줄 때가 온 듯하다. 맛, 독창성, 심미성을 모두 겸비한 칵테일을 만들어 보겠어."

 

그렇게 괴짜 박사의 괴랄한 칵테일 제조가 시작됐다.

 

"후후. 드디어 내 진짜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때가 왔다."

박사의 세번째 레시피: 한라봉 맛 푸딩을 잔 아래에 잘게 잘라서 넣는다. 그리고 요구르트와 막걸리를 1:2 정도로 섞어 따르면 완성이다.

 

"아무래도 실험적인 칵테일이니 내가 먼저 맛을 보고 세상에 공개해야겠군.

어디 맛을 좀 볼까?"

 

...

 

잠시 세상이 멈추기라도 한 듯 정적이 흘렀다. 이후 괴랄한 칵테일이 버려지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박사의 예상과는 다르게 요구르트와 막걸리, 그리고 푸딩의 만남은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만남이었다.

 

그렇게 박사의 괴작은 세상에 공개될 수 없었다.

*이 레시피를 따라해보지 않을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3 연구원 이미림

"박사에게 칵테일 연구원으로 초청받았지만, 난 평소에 칵테일을 마시지 않는걸? 그래도 박사를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지."

 

"좋아, 실험 시작이다."

"보드카와 요구르트만 섞으니 뭔가 아쉬운데 말이지뭘 섞으면... 아! 밀키스를 넣으면 되겠다!"

미림 연구원의 첫번째 레시피: 보드카와 밀키스를 로 적당히 타고 요구르트를 그것의 절반 정도 더 넣으면 완성

 

맛 : 2점

독창성 : 4점

심미성 : 2.5점

 

평 : 막걸리 맛밖에 안 나는데,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아서 별로였다. / 칵테일은 예쁜 게 매력인데 하얗기만 한 게 막걸리 비주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어서 아쉬웠다. 밀키스와 쿨피스를 합친 맛.

 

"밀키스와 쿨피스를 합친 맛이라니. 물론 정확히 레시피와 똑같은 평이지만 너무해. 다음 칵테일은 기필코 잘 만들고 말겠어."

 

혹평을 딛고 다음 칵테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미림 연구원의 두번째 레시피: 한라봉 맛 푸딩을 스푼 으깨서 잔에 우선 넣는다. 그런 다음 보드카쿨피스밀키스를 비율로 차례대로 천천히 넣는다. 마지막으로 잔에 과일을 잘라서 꽂아 장식해주면 완성

 

"내가 만들었지만 너무 예쁘잖아. 이러다가 수석 연구원이 될지도 모르겠는데?"

 

맛 : 3.5점

독창성 : 4점

심미성 : 4점

 

평: 99%의 달콤함과 1%의 새콤함. 달달한 맛을 좋아한다면 취향일지도. 너무 달아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 밑에 들어간 푸딩의 식감은 과육을 씹는 듯했다. 비록 푸딩을 먹기에 불편했지만 술이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달달해서 좋았다. / 위에 과일 데코 덕분에 깊은 향이 나서 개인적으로 너무 맛있었다.

 

"평가가 갈리긴 했지만 이 정도면 나름 성공인 듯하다. 도대체 내 능력은 어디까지인 거야."

 

갑작스러운 박사의 초대에 당황했지만, 이미림 연구원의 칵테일 실험은 나름 성공적으로 끝났다.

 

#4 연구원 김예진

"많이 마셔는 봤지만, 만드는 건 처음이라 걱정되는데? 그래도 열심히 만들어 봐야겠다. 어쩌면 잘 만들어서 대표 칵테일이 될지도 모르잖아!"

 

"모구모구와 실론티의 만남이라.. 이 조합 왠지 모르지만 맛있을 것 같은 예감이야. 얼른 실험해보자."

예진 연구원의 첫번째 레시피

:저 요구르트 맛 모구모구를 잘 흔들어 밑에 가라앉은 알갱이들을 끌어 올린다. 모구모구를 잔에 먼저 알갱이가 잘 들어가도록 따르고보드카와 실론티를 잘 섞어 잔에 따르면 완성이다

 

"칵테일 바에서 특별한 칵테일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나올 법한 비주얼이잖아? 이 정도면 와우 대표 칵테일 자리, 노려볼 만하겠는데?"

 

맛 : 4점

독창성 : 4점

심미성 : 3.5점

 

평 : 나의 입맛을 완벽히 사로잡은 칵테일. / 이미 칵테일 바에서 파는 레시피 같았다. 비주얼도 이 정도면 놓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실험하면서 계속 칵테일 맛을 보다가 취한 것 같아. 너무 어지러운데 칵테일 재료로 준비된 거지만 헛개수를 좀 마셔야겠다. 잠깐헛개수와 보드카를 섞으면 술이 깨는 동시에 술에 취하지 않을까? 취하는 동시에 숙취를 없앨 수 있는 칵테일이라.. 이건 위대한 발견이야! 나 노벨상 받는 거 아니야?"

예진 연구원의 두번째 레시피: 먼저 잔에 얼음을 가득 채워 넣는다이후 헛개수와 보드카를비율로 섞은 후 잔에 담아내면 헛개칵테일 완성이다

 

맛 : 3.5점

독창성 : 4.5점

심미성 : 2.5점

 

평 : 2020년이 받아들이기엔 아직 이른 맛. / 달달한데 구수한 헛개맛 하이볼. 내 취향에 딱이었다. / 보드카의 진한 알코올 향을 헛개수가 덮어주어 술맛이 하나도 안 났다. 헛개수를 그냥 먹는 것보다 보드카를 살짝 탄 게 오히려 헛개수의 단맛을 살려주는 듯하다. 마치 토마토에 소금을 치면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 것 같이 좋은 조합.

 

"세상을 놀라게 할 칵테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놀라게 하기만 한 레시피였다. 그래도 누군가의 취향에 딱 맞을 정도라면 실패는 아닌 것 같은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헛개수 칵테일을 마지막으로 김예진 연구원의 실험은 끝났다.

 

#5 연구원 이용준

"그동안 숨겨왔던 나의 실력을 세상에 공개할 때가 드디어 왔군. 으하하하! 연구소 대표 칵테일은 내가 차지한다."

 

"칵테일 레시피 연구니까 기존에 있던 칵테일을 우선 활용해서 실험하는 게 좋겠지."

용준 연구원의 첫번째 레시피: 잔에 얼음을 적당히 채우고 진 잔오렌지주스 잔그리고 토닉워터를 가득 채워 넣으면 완성이다

*잔은 소주잔을 기준으로 한다.

*오렌지 주스를 마지막에 따라야 천천히 흘러내리면서 주황빛으로 물들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맛 : 4점

독창성 : 1.5점

심미성 : 4점

 

평 : 술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썼다. / 기존에 있던 진토닉과 같은 레시피에 오렌지 주스를 살짝 넣은 거라 개성이 없다. 하지만 맛은 보장되어있고, 심미성도 살려서 나중에 따라 만들어 볼 만한 칵테일.

 

"블루레몬에이드를 사용한다고 해서 꼭 뻔한 맛만 날까블루레몬에이드를 활용해서 독창적이면서도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면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을 거야."

용준 연구원의 두번째 레시피: 잔에 우선 얼음을 절반 정도 채우고진을 잔 따른다. 그리고 블루레몬에이드를 약간의 공간을 남겨두고 가득 따른다. 마지막으로 오렌지 주스를 조심스럽게 반 잔 따르면 완성

 

맛 : 4점

독창성 : 4점

심미성 : 4점

 

평 :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 / 오렌지 주스를 뿌린 후의 비주얼이 너무 예뻤다. / 마치 해수욕장이 떠오르는 비주얼이다. 여름에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칵테일. 해수욕장이 떠올라서 그런지 짭짤한 맛도 났다.

 

"지금까지는 너무 안전한 실험만 한 것 같은데, 이대로라면 박사의 눈 밖에 날지 모르겠는걸? 조금 더 실험적인 칵테일 하나만 더 만들어 볼까"

 

그렇게 후에 마주할 엄청난 결과를 모른 채 이용준 연구원의 실험은 시작됐다.

용준 연구원의 세번째 레시피: 언더락 잔에 소주 반 잔보드카 반 잔진 반 잔을 차례로 따르고 남은 공간을 콜라로 가득 채우면 완성이다

 

맛 : 0.5점

독창성 : 0.5점

심미성 : 0.5점

 

평 : 맛, 독창성, 심미성 그 어느 것도 붙잡지 못한 끔찍한 혼종 칵테일.

 

"이대로라면 수석 연구원이 되기 힘들 수도 있겠는데? 그럴 수는 없어!"

 

자신이 수석 연구원이 되리라 굳게 믿고 있었던 이용준 연구원의 마지막 실험작은 끔찍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 레시피를 따라해보지 않을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6 과연 수석 연구원은 누구?

기자 시음단의 평가를 바탕으로 박사가 선정한 와우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은 바로!

 

이용준 연구원으로 결정됐다!

 

비록 마지막 실험작은 실패했으나 연달아 맛과 비주얼을 모두 사로잡은 칵테일을 내놓은 이용준 연구원은 수석 연구원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그의 레시피가 와우 연구소 대표 칵테일 레시피로 지정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와우 연구소를 대표할 칵테일은 상상만 해도 시원한 여름 바다의 비주얼과 상큼하면서도 달콤하고, 때로는 짭짤한 맛이 나는 것으로 호평을 받았던 용준의 두 번째 칵테일인 ‘와우산 블루오션’이다.

 

이용준 연구원은 수석 연구원으로 선정되어 대표 칵테일에 이름을 붙일 기회를 얻었다. 이에 크게 감격하며 앞으로는 더 실험적이고 과감하면서도 맛과 비주얼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완벽한 레시피를 만들 때까지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깥을 쉽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 술이라도 재밌게 마셔보기 위해 시작된 어설픈 칵테일 연구였지만, 나름대로 맛과 비주얼을 겸비한 칵테일이 탄생했다.

 

‘와우산 블루오션’을 만들어 마시며 무더운 여름을 날려보는 건 어떨까?

이상 와우 홈 칵테일 레시피 연구 보고 종료.

 

 

이승재  andyworld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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