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멀어 통학이 힘들었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봤을 기숙사. 부푸는 마음으로 기숙사에 들어왔지만, 역시 모두 환상이었던 걸까? 홍익대학교 기숙사, 잘 지내고 있나요?
Pt 1. 학생들에게 묻는다
홍익대학교 기숙사에 대한 사생들의 문제 제기는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2016년 제2 기숙사가 완공되면서 기존 491명에서 1723명으로 수용인원이 대폭 증가한 것을 계기로, 홍익대 에브리타임 기숙사 게시판을 중심으로 한 사생들 간의 의견공유는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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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거주환경 만족도에 대한 홍익대학교 학우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홍익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2021년 1월 9일부터 27일까지 18일간 실시된 본 설문조사는 총 51개의 응답을 얻었다.
#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 통금이 12시로 너무 빠름 35.3%
- 입사 시 호실 청소 상태가 좋지 못함 13.7%
- 기숙사비가 비싸서 부담됨 11.8%
- 건의사항이 잘 수용되지 않음. 11.8%
- 매주 수요일 점호가 번거로움 7.8%
- 기타 19.6%
# 기숙사 통금시간
Q. 현재 홍익대학교 기숙사 통금시간은 12시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2시 이후로 늦춰야 한다. 82.4%
-적당하다 17.6%
-12시 이전으로 당겨야 한다. 0%
Q. 일부 학교에서는 통금시간이 지나도 벌점을 받으면 기숙사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방침을 홍익대학교 기숙사에 적용한다면 동의하시겠습니까?
- 동의한다 72.5%
- 동의하지 않는다. 23.5%
- 기타 3.9%
@: 통금시간을 지금보다 더 늦춘다면 점호도 더 늦게 진행하게 될 텐데,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일찍 들어오는 사람들이 불편해지지 않을까요? 지금 통금시간인 12시가 최선의 절충안이라고 생각해서 이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네요.
@: 새벽까지 실기실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2~3시쯤 작업이 끝나면 얼른 들어가 자고 싶어도 문이 잠겨 그럴 수 없고, 결국 춥고 불편한 실기실에서 잠을 자곤 했어요. 노래방이나 24시 카페에서 버티는 친구들도 있던데, 오히려 통금이 학생들을 안전의 사각지대에 밀어 넣는 것 아닐까요?
#호실 청결도
Q. 입사 전 호실 청소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매우 그렇다 7.8%
- 그렇다 5.9%
- 그저 그렇다 15.7%
- 그렇지 않다 21.6%
- 전혀 그렇지 않다 49%
Q. 입사할 때 위생상의 문제를 발견했다면, 어떤 문제였습니까? (복수선택 가능)
- 라디에이터 필터 82.4%
- 바닥 먼지 56.9%
- 매트리스 오염 47.1%
- 책걸상 곰팡이 43.1%
- 화장실 타일 29.4%
- 화장실 하수구 25.5%
- 기타 17.6%
Q. 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습니까?
- 직접 청소했다 84.3%
- 행정실에 문의하여 청소를 받았다. 2%
- 기타 13.7%
@: 동계방학 이후 1학기 입사 전 일주일간 청소를 위해 퇴사를 시키는데, 막상 다시 들어와서 보면 청소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청소업체의 역할이 의문스러웠어요.
@: 1 기숙사에서 살고 있는데, 지하 1층 공용샤워실은 옷 벗고 밖에 서 있다고 느낄 정도로 너무 춥고 관리도 되지 않아서 너무 불편했어요. 라디에이터 필터는 설치 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더러워서 호흡기에도 안 좋을 것 같았어요.
#기숙사비
Q. 홍익대학교 기숙사비는 적당하게 책정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비싸다 78.4%
- 적당하다 21.6%
- 저렴하다 0%
Q. 기숙사비는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학교 부속시설이므로 가능한 저렴하게 100%
- 주변 원룸 시세와 비슷하게 0%
- 기타 0%
@: 음식물 쓰레기 통이나 전자레인지 같은 비품이 모든 층에 배치되어 있지도 않고, 취사시설도 없는데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다른 학교보다 비싼 기숙사비를 받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아요.
@: 제가 낸 기숙사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1 기숙사의 경우 시설은 물론, 난방까지 겨울을 나기에 어려울 정도입니다. 중앙난방 히터만으로는 공기가 순환되지 않아 책상 앞에 앉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닥이 춥습니다. 1 기숙사를 새로 짓는다고 들었는데 이점은 꼭 개선되어서 후배들이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행정처리
Q. 기숙사 생활 중 건의사항이 있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십니까?
- 층장에게 문의한다 74.5%
- 행정실에 문의한다 21.6%
- 경비실에 문의한다 2%
- 사생장에게 문의한다 0%
- 기타 2%
Q. 건의사항 수용, 공지 전달, 문제 해결 등의 측면에서 기숙사의 행정처리는 어땠습니까?
- 매우 빠르다 7.8%
- 빠르다 21.6%
- 그저 그렇다 29.4%
- 느리다 15.7%
- 매우 느리다 23.5%
@: 입 퇴사 기간에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행정실이 평일에만 운영해서 유료로 맡겼던 짐을 못 찾아간 적도 있었고, 입사 시 반영되는 상벌점에 관한 문의를 했을 때는 1, 2, 3 기숙사 행정실의 답변이 모두 달라서 혼란스러웠어요.
@: 다른 학교처럼 기숙사 홈페이지에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민원사항이나 QnA가 가능한 게시판이 있어야 질의응답이 전화로 반복되는 행정 낭비도 덜하고, 사생들도 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기타 의견
@: 상점 걸고 상담센터 등과 연계해서 행사를 많이 하는데, 딱히 관심이 없어도 상점이 다음연도 입사에 큰 부분을 차지해서 억지로 듣게 되는 것 같아요. 행사를 더 줄이고 기숙사비를 내리면 좋을 것 같아요.
@: 기숙사는 지방 학생들의 거주 불안정을 해소해주는 데 목적이 있는 거 아닌가요? 왕복 6시간이 넘는 거리에 사는 학생으로서, 거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지금의 선발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추가모집이 있긴 하지만, 지방 사람들은 집을 안 구하면 학교에 못 다니니까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도 없어요.
@: 기숙사 지원 시 신입생과 재학생 비율의 조정이 필요합니다. 신입생들에게 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재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범위 내에서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t. 2 사생장에게 묻는다.
학우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학생회가 있다면, 기숙사에는 사생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생회가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키워드 3가지인 청소, 통금, 기숙사비를 가지고 2021학년도 사생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생들을 대표하는 사생장 측은 기숙사에서 있는 문제점을 얼마나 파악했고, 어떠한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청소
퇴사할 때 청소검사를 꼼꼼하게 하던데, 이후 방문하는 청소업체는 무엇을 하나요?
사생회: 입사 전 청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생 청소 – 층장 검사 – 청소업체 1차 청소 – 층장 확인 – 청소업체 2차 청소 – 층장 확인
퇴사 시 사생들이 청소하면 가이드라인에 맞춰 층장들이 검사를 진행합니다. 이후 청소업체가 방문하여 1차 청소를 진행하면 층장은 모든 호실을 다시 방문하여 호실 상태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기록하여 청소업체에 다시 청소할 것을 요청합니다. 청소업체는 해당 부분을 추가로 청소하여 문제를 해결합니다.
청소업체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사생회 : 청소업체 선정은 입찰방식으로 진행되며, 최초 계약의 경우 가격을 가장 먼저 고려합니다. 청소업체 업계 내에서 가격경쟁이 매우 심하기도 하고, 기숙사에서도 더욱 저렴한 업체를 선정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학기 단위로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재계약에서는 학생들의 만족도나 의견이 가장 우선시됩니다. 예를 들어 2019~20년 청소업체의 경우 사생들의 민원이 많았고 청소업체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재계약하지 않고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라디에이터는 왜 청소해주지 않나요?
사생회: 라디에이터의 경우 사생회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디에이터는 청소업체가 아니라 기계실에서 책임지고 있는 부분이며, 기계실에서는 라디에이터 필터를 교체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전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이후 관리 방법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논의할 부분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교체하지 못했지만, 행정실과 기계실, 사생회는 해당 사안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통금
2019년에 진행했던 통금시간 관련 투표 결과가 궁금합니다.
사생회: 2019년 겨울, 1711명의 사생을 대상으로 ‘통금시간 연장’에 대한 의견조사를 진행했는데, 투표에 참여했던 793명 가운데 찬성이 92% 나와서 정식적으로 건의를 한 바 있습니다. 통금시간 재논의는 매년 사생장 선거에서 공약으로 언급되는 내용일 정도로 행정실과 사생회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1시간 문을 더 열면 그 시간 동안 경비를 설 사람이 필요하므로 인력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야간시간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인건비가 요구됩니다. 통금시간 연장을 위한 방안 모색과 행정적 논의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생회는 사생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시험 기간처럼 24시간 개방 후 외박계 미작성자만 벌점을 주면 안 되나요?
사생회: 코로나 19 이전 진행했던 시험 기간 24시간 개방의 경우 남층장들의 지원을 받아 야간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당직 근로를 세워 인력을 충원했습니다. 매 시험 기간마다 딱 1주일만 진행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인력 문제와 비용문제 때문입니다.
#기숙사비
기숙사비는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나요?
사생회 : 홍익대학교 기숙사비는 면적 대비 거주인원수, 학교 주변 10개 대학 비교를 통해 책정되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여 이후 변동되기도 합니다. 마포구, 그중에서도 신촌 홍대라는 지역적 특성이 다른 학교들보다 비싼 기숙사비 책정에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너무 행사를 많이 하는데, 행사를 줄이고 기숙사비를 낮추면 안 되나요?
사생회: 기숙사비가 현재 기숙사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의 운영 비용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숙사에서 행사를 기획하면 학교에서 예산을 책정하여 주는 방식이며, 각 행사 진행 후 남은 비용들을 모아 시험 기간행사에서 사생회비 2배에 해당하는 간식을 배부하고 있습니다. 행사 운영 횟수와 기숙사비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기타
학점이 높은데도 성적 100%로 선발하는 기숙사에 떨어질 수 있는 건가요?
사생회 : 기숙사는 성적 100%로 계산하며, 지난해 2학기에 기숙사에 거주했다면, 그때 받은 상점은 1.5배, 벌점은 1배 곱해서 학점에 더하여 고려합니다. 기숙사 상벌점의 경우 홍익대학교 기숙사 홈페이지의 사생 수칙 게시판 ‘상벌점’란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본 내용은 기숙사 내 승강기마다 게시되어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동계방학 상점이 반영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라는 사생들의 의견이 많았으나, 확인 결과 홍익대학교 기숙사생 선발 시 ‘정규학기’ 상벌점만 포함되며, 방학 중 상벌점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다음 학기에 살 계획이 없다면 상점이 무의미한 것 아닌가요?
사생회 : 상점과 벌점은 1:1로 상쇄됩니다. 현재 홍익대학교 사생 수칙에 따르면, 벌점 7점이 누적될 경우 강제퇴사입니다. 강제퇴사의 경우 기숙사비 차액이 환급되지 않는 등 퇴사 이후에도 불이익이 있으므로 평소 상점을 쌓아 벌점이 누적되기 전에 삭제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 어디에 연락해야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나요?
사생회: 모든 문제는 층장에게 연락하실 때 가장 빠르게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흡연신고나 소음 관련 민원은 물론, 행정적 건의사항도 층장에게 연락하면 각 층 층장들과 당직 조교가 모이는 매주 수요일 점호 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와 관련된 문제는 행정실 운영시간에 방문하셔서 문의하셔도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사생회 : 사생회와 행정실은 모두가 만족하는 기숙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행정적 개선을 위해 사생회가 더욱 노력할 테니, 사생분들도 조금만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 19로 인해 1인 1실로 운영되면서 각종 민원이 대폭 증가했던 한 해였습니다.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면 모두가 웃으며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추후 개설 예정인 사생회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빠른 소식 공유와 기숙사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사생회와 기숙사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Pt 3. 당신에게 묻는다
학교 측에서는 현재 기숙사의 개선점을 분명히 인지하고는 있으나 여러 행정적, 비용적 사안에서 논의할 점들이 남아있어 곧바로 해결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사생회의 말처럼, 주변을 둘러보면 지금 바로 각자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존재한다.
#층간소음과 담배
겨울이 되면 추운 날씨 탓에 1층에 마련된 흡연실이 아닌 호실 내 화장실에서 흡연하는 사생들이 증가한다. 온갖 문을 열어두고 빠르게 담배를 피운다고 할지라도, 담배 연기는 배기관을 타고 주변 호실의 화장실로 직행한다. 실제로 한 호실이 담배를 피우면 동시에 4~5개 이상의 주변 호실이 피해를 받아 층장에게 신고가 들어온다. 작은 크기의 방 여러 개로 구성된 기숙사인 만큼,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행동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기숙사에서는 흡연의 경우 적발시 바로 강제퇴사로 처리하는 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매 학기 서너 명의 사생들의 흡연이 적발되어 강제퇴사 되었음에도 사내 흡연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문제로 남아있다.
층간소음 역시 마찬가지다. 화장실에서 노래 부르는 소리, 뒤꿈치로 방을 내려찍으며 걷는 소리 등은 그대로 위아래 호실에 전해진다. 에브리타임 기숙사 게시판에는 잊을 만하면 ‘**층 새벽에 노래 좀 그만 부르세요’하고 게시물이 올라온다. 기숙사가 ‘같이 사는 공간’임을 항상 기억하면서 조금 더 조심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생활할 필요가 있다.
#분리수거
많은 학생이 사는 만큼 매일 나오는 쓰레기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층마다 3개 이상의 분리수거함이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게다가 코로나 19로 인해 식사를 배달음식으로 해결하는 사생들이 늘어났는데, 용기를 제대로 씻지 않고 버려 플라스틱 함의 쓰레기 대부분은 재활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러한 쓰레기들은 여름에 바퀴벌레가 퍼지는 원인이 되는데, 학교 측에서 업체를 불러 해결한다 해도 사생들의 분리수거 습관이 교정되지 않으면 매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주말이면 상황은 더욱 처참해진다. 청소 아주머니께서는 주말 동안 출근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통을 추가로 비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금요일 업무를 마치시지만, 월요일이 되면 모든 것은 헛수고가 된다. 음식물은 가득 넘쳐있고 쓰레기는 무분별하게 ‘얹어져’ 있다. 접거나 차곡차곡 쌓아서 버리면 될 테지만, 아무 생각 없이 던진 쓰레기들은 칸의 분리가 무의미하게 놓인다.
퇴사 기간은 그야말로 지옥과 다름없다. 짐이 된다는 이유로 멀쩡한 제품들은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모든 사생이 한 번에 나가기 때문에 원래도 많이 나오는 쓰레기지만, 더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무분별하게 버려지니 쓰레기통은 더이상 원래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쓰레기로 뒤덮인다. 냉장고에 쌓아두었던 냉동식품들은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봉투에 담겨 바닥에 던져진다. 결국, 하나씩 개봉해 폐기하는 것도, 산처럼 쌓인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청소 아주머니의 몫이었다. 이 또한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모여 모두가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렸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홍익대학교 기숙사는 기숙사 홈페이지를 통한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게시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학생들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여 변화하고 발전할 필요가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같이 사는 공간임을 기억하고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기숙사는 ‘더 잘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기숙사에 대한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분명히 달라질 수 있다.
김예진 dimplezyn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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