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새로운 건물들이 생겨나고 있다. 학생들의 교육환경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많은 학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변화다. 어떤 공간이 새로 생겨나며, 무엇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산업과 예술의 만남, 홍익아트스퀘어

홍익대학교 서울 캠퍼스의 체육관과 제 4 강의동이 철거되고, 해당 부지에서 ’홍익아트스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홍익아트스퀘어라는 명칭은 본교 학생, 교직원 등을 통해 진행한 명칭 공모전을 통해 채택된 이름이다. 이곳에는 지하 4층, 지상 2층, 총면적 1만7221.3㎡(약 5,209평) 규모로, 청년 창업 시설, 전시장, 공방, 산학협력센터 등의 입주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체육관과 제4 강의동 철거 및 건물 신축뿐만 아니라, 홍문관까지 일부 증축되는 공사이며, 신한 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를 맡았다. 지난 2020년 12월 2일 착공식을 시작으로 2022년 8월 준공될 예정이며 약 20개월이 소요된다.

[예상 전경 사진]

지난 착공식에서 양우석 총장은 “서울캠퍼스의 부족한 공간을 확충하고 산학협력센터와 공방 및 창업 시설을 유치함으로써 학생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연구 및 교육 시설, 새로운 디자인의 창조와 응용을 통한 제품의 시연 및 홍보, 판매까지 이뤄지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홍익아트스퀘어의 55%가량은 산학협력센터가 차지하고, 나머지 공간에 공연장, 음식점, 서점, 디자인 잡화점이 들어설 것으로 계획되어 있어 그동안 부족했던 학생들의 교육 공간 확장과 취-창업 지원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의 관심과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들도 공연장을 비롯한 부대시설의 방문객들을 통한 긍정적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학교의 슬로건이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공간으로서 홍익아트스퀘어가 자리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제 1 기숙사 재건축

지난 2020년 9월 3일, 본교 건설관리팀은 ‘제 1 기숙사 건축설계 및 공사감리용역 설계 공모’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 결과 ‘(주)해마 종합건축사사무소’와 ‘(주)씨앤에이 건축사사무소’의 공동응모작이 당선되어 해당 사무소에서 본 설계 및 공사감리 용역권을 부여했다. 시공사 일정과 제 1 기숙사 철거 및 신축 공사 일정은 설계가 완료되는 16개월 후인 22년 1월에 정해진다.

재건축 예정 용지에는 제 1 기숙사뿐만 아니라 남문관(W 동) 국제교육관(V 동) 등의 건물이 포함된다. 해당 건물들의 전반적인 철거와 함께 재건축이 진행된다는 뜻이다. 계획된 건축 규모는 산학협력시설 및 주차장 4,000평을 포함한 총면적 약 7,500평 이상이며 이곳에 지하 8층부터 지상 10층 이상의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재건축 이후 제1 기숙사 수용인원은 기존 420명에서 80명이 늘어난 총 500명이며, 2인실에 300명, 다인실에 200명을 수용하게 된다. 또한, 산학협력 시설 및 기숙사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마련될 예정으로 알려져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계획된 입주 시설로는 상가단지(스트리트몰)과 계단식 도서관, 기숙사 식당 등이 있어, 학생들의 편의 증진은 물론 제 1 기숙사를 중심으로 후문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공간 예문관, 학생들은 과연?

예문관은 교육 공간의 추가적인 확보를 위해 매입한 건물로, 상수역에서 가까운 오피스텔이다. 2019년 12월, 학생과 교직원들을 통해 명칭을 공모받았고 최종적으로 예문관이 선정되어 명명되었다. 예문관은 예술과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이며, 홍문관과 어울리고 문헌관, 와우관과도 조화되도록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예문관 명칭 공모전 공고를 보면,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매입 이후 누구에게 어떻게 교육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깜깜무소식이다. 각종 포털사이트와 홍익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명칭 공모전과 무인주차시스템 홍보만 겨우 찾아볼 수 있는 정도로, 학생들에게는 거의 알려진 정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이 건물을 매입하거나 증축하고, 리모델링하는 것은 분명히 홍익대학교에 나타나는 긍정적 변화의 모습들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공사는 학생들을 위한 복지사업의 하나로 진행하는 것이고,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사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아직 갈 길이 먼 우리 학교

지난 6월, 총학생회 All: in[人]은 ‘홍익대학교 공간 개선 공모전’을 개최했다. 기말고사 기간 동안 학교를 방문한 학우들에게 교내의 부서진 시설물이나 열악한 환경을 사진으로 찍어 개선 사항과 함께 제보하는 행사였다.

1등 당선작은 ‘학교 공간 넓히기 대작전’으로 A동 카페 앞부터 정문 방향으로 쭉 나 있는 중앙의 풀숲이 전혀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미관상 좋지도 않고,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기 때문에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2등 당선작은 A동에서 이천득관을 잇는 계단이었는데, 학생들에게는 ‘죽음의 계단’으로 불리는 공간이었다. 계단이 너무 가파르고 좁아서 낙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공동 2등으로 1 기숙사 내부 사진이 채택되었다. 먼지가 가득 쌓인 1 기숙사 창틀의 모습과 함께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하루빨리 1 기숙사의 시공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담겨있었다.

‘공간 개선 공모전’의 홍보 포스터에는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허름한 집인 ‘와르르 맨션’을 패러디한 ‘와르르 홍익’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만큼 현재 우리 학교에는 수리할 곳이 많다는 뜻이다. 공모전을 개최한 총학생회 인권연대국은 돌체구스토 커피머신, 에어프라이어 등을 상품으로 내걸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작품 공모와 함께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었다. 비록 공모작의 개선 사항은 즉각 반영될 수 없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했지만, 교내 공간 문제를 학우들과 공유하고 학교 측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본 공모전은 의미가 있었다. 계속해서 학교에 학생들이 의견을 피력하고 심각성을 강조한다면 홍익대학교는 ‘와르르 홍익’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미술학관은 언제쯤?

지난 2020년 7월 14일, 개교 이래 본교 첫 종합 감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교육부는 서울캠퍼스 미술학관(F동) 중앙도서관(H 동) 과학관(I 동)과 세종캠퍼스 두루암학사 새로암학사 C 교사 동을 포함한 총 63개의 시설이 안전한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전에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시된 ‘2019시설 안전 관리 현황’에서 이미 교내 건물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짚어졌다. 당시 본교 건물의 안전 등급은 세종캠퍼스의 경우 A등급(우수) 10곳, B등급(양호) 15곳으로, 서울캠퍼스의 경우 A등급(우수) 6곳, B등급(양호) 12곳, C등급(보통) 20곳으로 진단되었다.

서울캠퍼스 미술학과(F동)의 경우 C등급을 받았는데, C등급 건물은 시설의 조속한 보강 혹은 대체가 필요한 상황임을 의미한다. 미술학관은 붉은 벽돌의 낙하 사고가 우려되며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9년 10월 08일 홍대 신문의 기사를 통해 교내 시설 수리를 위한 목소리는 학생보다 담당자에게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은 분노했다. 미술학관 벽에 나타난 수많은 금, 안전하지 못한 건물 상태에 대해 학생들이 목소리를 냈지만, 관제팀은 “조형관 시설은 문제 발생 시 주로 학과 내 실기실 관리자나 조교를 통해 제보를 받아 수시로 보수 및 수리하는 상황이다”라며 “문제가 발견되면 학과 내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어야 보수 및 수리를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멈추지 않았다. 미술학관은 많은 미술대학 학우들이 사용하는 공간임에도 준공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페인트칠 보수만 진행되었다.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듯한 학교 측 입장에 대해 미술대학 학생회는 ‘F동 리모델링의 중장기적 계획을 달라’고 물었으나, 홍익대학교 부총장은 ‘불필요하다’‘는 말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대학 학생회는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봤을 때 부총장의 답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1학기 학생총회의 주요 안건으로 내세웠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운 교육 공간이 마련되고, 더 좋은 기숙사가 들어오는 것은 분명 긍정적 변화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학생들의 학습 환경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홍익대학교는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야 하며,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학생들의 불안함을 잠재우고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김예진  dimplezyn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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