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학교 수업의 방식이 완전히 변화되었다.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질 것이 강력히 요구되고 그에 따라 실행되어 왔다. 하지만 완벽한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었던 짧은 과정에서 비대면 방식으로는 대면 수업만큼의 질과 만족도를 충족시킬 수 없는 수업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어 진행되기도 했다. 또한 시험을 비대면으로 시행하면서 교수님과 학생이 감수해야 할 불편함이 많았기에 2021년 1학기엔 수업과 시험을 대면으로 시행하는 수업이 매우 증가했다. 문제는 학교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학교 측의 대응이다. 홍익대학교는 확진자에 대해 아무런 공지조차 없었고 이에 대비해 학교의 방역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의문인 상태로 남았었다.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홍익대학교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1. 학교의 방역은 바람직한가?

현재 홍익대학교는 학교 건물의 출입과 사용을 위해서 홍익대학교 어플에 있는 온라인 문진표를 작성해 제출한 후 학교 캠퍼스 내 발열검진소를 방문해 발열을 체크하고 정상일 경우 손목 밴드를 착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꽤 철저해 보이는 이 과정에 어떠한 허점이 있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을까. 하나씩 짚어 살펴보기로 한다.

(1) 온라인 문진표

대면 수업/시험 참석용 온라인 문진표는 대면 수업/시험 당일에 작성이 가능하며, 참석일마다 작성해야 한다. 학교는 제출 결과는 제출 당일에만 유효하며, 온라인 문진표를 미제출한 학생은 대면 수업/시험에 참석이 불가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진표에는 3개의 기본적인 문진 항목이 있다. ① 본인이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임상 증상이 있는지, ② 본인 또는 동거인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진단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지, ③ 본인 또는 동거인이 방역 당국에 의해 현재 자가 격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며 학생은 ‘예’ 또는 ‘아니오’로 답변을 체크하게 된다. 기본적인 항목 밑의 <안내사항(필독)> 칸에서 학생들은 ‘대면 수업/시험 종료 후 즉시 귀가하겠습니다’와 ‘답변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 학칙에 의하여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합니다’라는 두 가지 내용에 ‘확인’을 눌러야만 문진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러한 온라인 문진표의 문제점은 학생들이 문진표를 사실대로 작성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안내사항(필독)>의 두 번째에 답변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학생 본인이나 동거인이 증상이 있음에도 증상이 없다고 체크한다면 학교 측은 그 진위를 파악할 수 없다. 또한 대면 수업과 시험 종료 후 즉시 귀가한다는 것에 확인을 눌렀다고 해서 정말 학생들이 이 문항에 대해 사실적으로 대답하고 수행하는지는 의문이다. 또, 하루에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나 시험이 둘 다 있는 학생의 경우 즉시 귀가하겠다는 수칙을 어기고 외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학생이 학교 외의 다른 곳에 방문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경우 학교의 책임이 일절 없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 같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만큼, 이 두 가지 안내사항은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2) 손목 밴드

온라인 문진표 제출 전 첫 화면에는 문진표와 관련한 안내사항 페이지가 있다. 이 페이지에는 온라인 문진표를 제출하고 난 후 학교 출입을 위한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문진표 제출 후 문항 중 해당 사항이 없는 경우(모두 “아니오”)에 ‘모바일 학생증 또는 신분증을 지참하여 캠퍼스 내 발열검진소를 방문 -> 발열체크 -> 문진표 확인(모바일 학생증 QR코드) -> 발열 증상이 없을 시 대면 수업/시험 참석(지급되는 손목 밴드 착용)’이 그 절차이다. 학생들은 전부 학교 내에 위치한 발열검진소에 들러 정상 체온임을 확인받고 검진소에서 배부해주는 손목 밴드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 발생 초반엔 학생 한 명씩 열화상 발열 체크기로 일일이 온도를 확인한 후 밴드를 배부해주었지만, 현재 발열검진소가 위치한 홍문관에서는 열화상 카메라 하나로 출입하는 학생들, 학교 관계자들과 외부인의 체온을 살핀다. 다른 발열검진소가 위치한 인문사회관 C동에서는 비접촉 발열체크기로 학생들의 체온을 한 명씩 측정하고 있다. 한데 현재 홍문관에서와 같이 식당이나 대중시설의 입구 등에 사용되는 열화상 카메라의 정확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카메라로 여러 명의 체온을 동시다발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부정확하며 신체 내부 온도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정지원 교수팀은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인터넷판에 원격 열화상 카메라의 민감도가 낮아 열이 있는 환자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물론 C동에 비해 유동 인구가 훨씬 많은 홍문관의 특성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지만, 그만큼 빠르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열이 제대로 기계에 측정되고 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되려 홍문관이기에 C동과 같은 비접촉 발열체크기를 통한 더 철저한 발열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이전엔 발열검진소의 배치로 인한 문제가 여실히 나타났다. 현재는 홍문관과 C동에 검진소가 위치해 능률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한동안 홍문관에서만 검진이 이루어져 학생들의 불편함과 불평이 늘어났다. 이렇게 되자 홍문관과 먼 건물을 출입할 경우 학생들이 귀찮아서 홍문관까지 걸음을 하지 않고 출입하는 경우가 암암리에 생겨났다. 통학의 경우 홍대입구역 쪽이 아닌 상수역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당일 수업이나 시험 시간에 늦었을 경우 시간에 쫓겨 검사 없이 바로 교실로 입실하는 상황을 발견하는 것도 허다한 일이었다. 하지만 손목 밴드 없이 건물을 출입한다고 해도 각 건물마다 특별히 검사를 하거나 확인하는 사람이 없다.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님마저도 이를 철저히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3) 그 외

그 외로는 학생들이 수업이나 시험을 볼 때 사용하는 강의실이 학생들 사용 전후로 소독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여러 학생들이 들어와 장시간 사용했던 교실인 만큼 다음 학생들의 방역을 위해 소독이 필요할 텐데 어떤 방식으로 얼만큼의 주기로 소독이 이루어지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 방도가 없다. 또 학생들이 강의실을 사용하는 동안 방역을 위해 강의실의 창문을 열어 지속적으로 환기를 시키도록 하는 것과 학생들끼리 일정 거리를 두며 앉도록 하는 것이 유의미한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날씨 탓으로 계속해서 창문을 열어둘 수 없기 마련이고 대형 강의이거나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만큼의 자리가 마련이 되지 않을 경우엔 속수무책으로 무의미한 방역이 된다.

2. 코로나 확진에 대한 학교의 대응

홍익대학교의 방역 속에서도 확진자는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충분히 염두에 둘 수 있는 상황임에도 학교의 뜨뜻미지근한 대응은 학생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캠퍼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캠퍼스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아무런 공지도 안내도 없었다. 해당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들만 검사를 위한 안내를 받아 관련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었고, 대부분은 남들을 통해 알음알음 알 뿐이었다. 1학기 중간고사 시행 기간에도 시험 응시자 중 확진자가 나왔지만, 조교의 연락만 받을 수 있었고 학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해당 시험 학과의 조교가 대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글을 작성해 많은 학생들이 이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지만,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알 방도조차 없었다.

이러한 학교의 대응은 타 학교와 비교해 큰 문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타 학교의 경우 재학생에게 모두 전달되는 학교 전체 공지사항이나 문자로 교내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대해 알린다. 확진자 신원, 총 몇 명이 확진인지, 확신자의 시간별 교내 동선, 관련 공간 폐쇄 조치와 방역 안내, 건물 개방일 등과 같은 본교의 조치 사항과 함께 기타 안내사항을 함께 보낸다. 아무런 공지가 없었던 홍익대학교와는 확연히 다른 대응이다. 이에 학생들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확진자와 마주쳤거나 후에 확진자가 사용했던 동일한 공간에 본인이 머물렀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학교의 대응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전체 재학생들에게 공지를 보내는 것이 어렵다 할지라도 최소한 당일 학교에 간 학생에 있어서는 학교 측에서 공식적인 공지를 하는 것이 학교 측의 역할이고 필수적인 부분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안내 조치조차 하지 않는다면 온라인 문진표와 검진소에서 학생증이나 QR코드 확인은 대체 어떤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 모를 행위처럼 비칠 수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적어도 확진자가 나왔는지 그에 따라 알맞게 방역을 수행했는지 정도는 학교 측을 통해서 듣고 싶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그 후 6월 1일, 처음으로 홍익대학교 코로나19 대책본부 측에서 확진자 발생 공지사항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문자에는 발생 일자, 인적사항, 발생 현황과 함께 자세한 교내 동선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에 대응해 어떻게 조치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후 발생한 확진자 관련 안내까지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었지만 타 학교와 비교해 한발 느린 홍익대학교의 대응은 아쉽기만 한 면이다.

또 다르게 꼬집어볼 수 있는 면이 있다. 당일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긴가민가한 증상에 과연 대면 시험을 수행하지 못하겠다고 자진적으로 교수님께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점이다. 대면, 비대면 시험의 병행이 아닌 수업이라면 비대면 시험에 대한 방책이나 대책을 면밀히 세워놓지 않은 교수님이 분명히 계실 터인데 당일 교수님께 비대면으로 시험을 보겠다고 급작스럽게 통보했을 시 그것이 과연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질까. 학교 측은 교수님 개개인의 재량으로 이에 대한 처리를 맡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되려 홀로 비대면 방식으로 시험을 칠 경우 그것에 대한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학생은 미미한 의심 증상이라면 그것을 무시하고 시험을 치러 학교에 온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 자체로 인한 문제가 아닌 학생들이 자발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형성된 학교의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 중앙 본부 측에서는 전적으로 이 사안에 대비해 당일 비대면 시험을 통보하는 학생들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땅한데 현재 학교의 대응은 시스템적으로 역력히 부족해 보인다.

홍익대학교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코로나 확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금의 홍익대학교의 방역은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지만은 못하다. 대부분의 학교 내의 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학교에 출퇴근하고 등하교하거나 거주해야 한다. 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라는 공간에서 활동하기 위해선 개인의 몫도 중요하지만 학교라는 큰 조직의 역할이 더 중대하다. 만약 2학기 또한 비대면으로 시행된다면 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시험 당일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러 오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대면 시험을 본 학생들과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매뉴얼을 확실히 정해야 할 것이다. 후에 그 학생이 코로나 판정을 받지 아니하더라도 말이다. 대면 수업이나 시험 중 코로나 확진자가 있을 경우 학교는 미흡한 대처보다는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모든 재학생과 학교 관계자가 전부 알 수 있도록 공지를 해야 하고 더 이상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처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또한 학교를 이용하면서 개인 방역을 열심히 지키는 동시에 그것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단체를 위한 집단 방역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은서  ces4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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