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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악기사전

 

악기를 멋지게 다루고 싶은 게 나 혼자만의 로망은 아닐 것이다. 피아노 앞에 앉기만 하면 뚱땅뚱땅 잘도 연주하는 친구가 부럽고 신기하고 나도 악기 하나 정도는 배우고 싶고! 그런데 남들 다 할 줄 아는 악기를 이제 와서 처음부터 배우기는 좀 식상하고 겸연쩍다면, 나에게 딱 맞는 독특한 악기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여기, 당신의 평생 취미가 될지도 모르는 신비한 악기들을 소개한다.

 

악기 노미네이트
-현악기 부문 : 우쿨렐레 Ukulele
기타랑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크기가 반밖에 안 되는 우쿨렐레는 알로하~ 하면 생각나는 바로 그 악기다. 네 개의 현을 가졌고 몸체의 크기에 따라 소프라노, 콘서트, 테너, 바리톤으로 나뉜다. 가격대는 다양한 편인데, 10만 원대면 괜찮은 초심자용 우쿨렐레를 구할 수 있다.
-타악기 부문 : 콩가 Conga
사람 허리까지 오는 콩가는 살사나 룸바 음악에 많이 사용되는 북이다. 몸통의 한쪽에 가죽 막이 씌워져 있어서, 한 개 또는 한 쌍을 양손으로 두드려 연주한다. 보통 스탠드에 세워서 사용한다. 가격은 새 악기 기준 40만 원 이상이며, 헤드라고 부르는 가죽 부분만 교체해서 쓸 수 있다.
-관악기 부문 : 카주 Kazoo
카주는 허밍하면서 숨을 불어넣으면 별다른 조작 없이 원하는 음이 되는 관악기다. 노래를 부를 수 있으면 무리 없이 카주를 다룰 수 있다. 본체 위에 달린 막이 떨리면서 소리를 낸다. 플라스틱으로 된 카주는 3000원이면 살 수 있고, 금속으로 된 것은 만 원대이다.
-전자악기 부문 : 오타마톤 Otamatone
음표 모양의 악기 오타마톤은 막대기 부분의 전자 센서를 누르면 음표의 머리 부분에서 소리가 나게 되어 있다. 볼륨과 옥타브를 조절할 수 있으며 바이브레이션도 소화할 수 있다. 27cm 버전과 40cm 버전이 있으며 판매가는 각각 4만 5천 원, 10만 원 정도이다.
-건반악기 부문 : 멜로디언 Melodica
멜로디언은 마우스피스로 본체에 바람을 불어넣으며 건반을 눌러서 소리를 낸다. 건반 모양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오른손의 운지는 피아노와 같다. 워낙 익숙한 악기이므로 만만하게 볼 수 있지만 제대로 치면 근사한 연주가 된다는 사실. 가격은 만 원대부터 그 이상까지 다양하다.

 

테마별 악기 별점
내 입맛에 맞는 악기를 찾기 위해서는 악기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하는 법. 하나뿐인 악기를 찾으려면 신중히 골라야 할 것이다. 정말 이 악기가 내 악기가 될 자격이 있는지, 테마별로 샅샅이 살펴보자.
“어려우면 빨리 질릴 것 같아. 쉽게 배울 수 있을까?”
<난이도> 카주(★★★★★) > 멜로디언(★★★★☆) > 콩가(★★★☆☆) > 우쿨렐레(★★★☆☆) > 오타마톤 (★★☆☆☆)
카주에게는 이름보다 유명한 별명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악기! 불어넣는 음 그대로 카주의 소리가 되어 나오기 때문에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 학창시절 리코더 좀 불어봤다면 카주가 너무 쉬워서 당황스러울지도 모른다. 물론 관악기의 특성상 숨이 차면 소리가 안 나게 되지만 호흡 조절조차 연주의 일부가 되는 카주는 직관적인 매력이 있다.
반면 오타마톤은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전자악기인 만큼 조작법은 간단한 편인데, 문제는 바이올린처럼 음과 음이 나눠져 있지 않고 연속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슬라이딩 같은 고급 주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정확한 음을 내기 위해서는 손이 미세하게 다른 위치를 짚을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
“노래할 때 반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
<반주 활용> 우쿨렐레(★★★★★) > 콩가(★★★★★) > 멜로디언(★★★★☆) > 오타마톤(★★☆☆☆) > 카주 (★☆☆☆☆)
우쿨렐레는 단독 연주에도 쓰이지만 반주용으로 더 많이 연주된다. 4개의 현으로 화음도 낼 수 있고 멜로디도 연주할 수 있어서 어떤 음악에든 적절하게 녹아든다. 기타와 비슷한 만큼 몇 대가 모여서 합주하기에도 좋고 음역대가 꽤 넓어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콩가도 반주로 쓰기 아주 적절하지만 리듬악기라는 점과 소리의 느낌 때문에 장르가 제한될 수 있어서 2순위로 밀려났다.
5위인 카주는 일단 노래하는 것과 동시에 반주를 연주할 수가 없고 특유의 음색이 반주에는 적합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노래에 코러스를 넣거나 흥을 살리는 용도로는 활용할 수 있겠다.
“다른 악기를 다루는 친구들이랑 합주할 수 있을까?”
<합주 활용> 멜로디언(★★★★★) > 콩가(★★★★☆) > 우쿨렐레(★★★★☆) > 카주(★★★☆☆) > 오타마톤 (★★★☆☆)
멜로디언은 건반악기인 동시에 관악기여서 음을 다채롭고 정확하게 낼 수 있다는 장점과 강약 조절이 간편하다는 장점을 둘 다 갖고 있다. 익히 들어봤던 부드러운 음색이 다른 어떤 악기와도 잘 어우러져 합주할 때 듣기 좋은 하모니를 낸다.
오타마톤은 저, 중, 고의 세 가지 옥타브를 연주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스위치를 눌러야 옥타브가 변환되기 때문에 한 번에 누를 수 있는 음은 도부터 높은 솔까지 12음뿐이다. 그러나 아주 빠른 곡이 아니라면 합주에도 그럭저럭 사용할 수 있는 편.
“너무 단순한 악기는 싫어. 풍부한 소리가 나면 좋겠어.”
<다양성> 오타마톤(★★★★★) > 우쿨렐레(★★★★☆) > 콩가(★★★☆☆) > 멜로디언(★★☆☆☆) > 카주 (★☆☆☆☆)
오타마톤은 멍청한 표정이 그려져 있는 주제에 기능이 다양하다. 옥타브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점이나 스피커 또는 이어폰에 연결해서 쓸 수 있는 점이 그렇다. 게다가 두 가지 모드를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로크 모드일 때는 소리가 알아서 이중 화음이 되어 나오고 퍼커션 모드일 때는 킥, 스네어, 벨, 심벌 등 4가지의 타악기 소리를 낼 수 있다.
카주는 독특한 음색으로 사랑받기는 하지만 모든 소리를 그 음색으로 출력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부는 사람의 음역대가 곧 카주의 음역대이기 때문에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악기 데리고 놀기
마음이 끌리는 악기가 생겼는가? 그렇다면 이제 직접 연주해 보자. 오늘 배워볼 것은 헉 소리 나게 귀여운 오타마톤. 악기마다 제각각 매력이 있는데 왜 굳이 오타마톤을 골랐느냐 물으신다면, 뻐끔거리는 입(?)과 댕그란 눈을 쳐다보는 순간 이걸 꼭 사야겠다는 충동에 휩쓸려 버렸기 때문이다. 콩가 같은 박력이나 우쿨렐레 같은 정겨움도 좋지만 역시 오타마톤의 귀여움은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몸체도 앙증맞고 소리를 작게 낼 수 있어서 집에서 연습하기도 딱 좋았다. 결정하자마자 인터넷으로 간단히 주문해서 산지직송을 받을 수 있었다. 장난감처럼 포장되어 나오는 전자 악기이므로 악기점에서 찾는 것보다 인터넷 구매하는 게 훨씬 편했다.
실물을 마주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떻게 켜야 하지?’ 무작정 지판을 눌러 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렇다. 오타마톤은 전자악기, 즉 기계인 것이다. 십자드라이버로 헤드 뒤의 뚜껑을 열어서 AAA 건전지를 두 개 넣고 볼륨까지 높여 줘야 악기로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자, 그러면 설명서에 그려진 대로 왼손으로 헤드를 받쳐 들고 오른손으로 디지털 자판을 눌러 본다. 부우우 하는 독특한 소리가 난다. 여기서 양 볼을 눌러서 입을 벌린 채 지판을 누르면, 소리는 ‘바웨에에’처럼 변한다. 오른손 손가락을 지판에 아래위로 문질러 주면 음이 떨리며 비브라토를 만들 수 있다. 사실 예쁜 음색은 아니다. 너무 괴상해서 오히려 귀엽게 느껴지는 기묘한 소리다.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대충 익힌 뒤, 왠지 악기를 처음 배울 땐 꼭 연주해야만 할 것 같은 떴다 떴다 비행기를 쳐보기로 했다. 떴다, 떴다, 까지는 어떻게든 맞았는데 비행기에서 음이탈이 나고 만다. 다시 해봤더니 이번엔 아예 비, 행, 기의 음이 모두 다르다. 유튜브의 연주자들은 이러지 않았는데. 아무리 처음이라지만 비행기조차 못 친다는 게 자괴감 들고 괴로워서 음계 연습이나 하기로 했다. 입이 왁왁 갈라지며 특유의 노랫소리가 심란함을 부추긴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섬세한 터치를 연습하다 보면 그럴싸한 곡을 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친구가 되어준 오타마톤을 쓰다듬으며 언젠가 모차르트를 연주할 그날을 기대해 본다.

오타마톤이 썩 마음에 안 든다면 다른 악기를 고르면 된다. 당신의 마음에 든 악기를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길을 안내한다.
-우쿨렐레 : 동호인들과 함께 즐기기
우쿨렐레를 제대로 배워보고자 한다면 한국우쿨렐레협회의 자격증을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인하는 국가자격증은 아니지만, 우쿨렐레 좀 친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자격증이다. 한국우쿨렐레협회 연수 과정을 수료하면 취득할 수 있다. 물론 자격증 자체보다는 배우는 과정에 의의를 두는 편이 좋겠다.
더 가까운 곳을 원한다면 우리 학교에도 우쿨렐레 모임이 있다. 중앙동아리 ‘알로하’다. 또래 사람들과 모여서 우쿨렐레를 치고 싶다면 찾아가 보기를 추천한다.
-콩가 : 흥겨운 음악에 맞춰 즐기기
콩가는 기본적으로 젬베 등 다른 타악기와 동일하게 손으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악기이지만 독특하게도 양손과 손가락, 팔꿈치까지 사용하므로 처음에 배우기가 조금 어렵다. 도움을 받으려면 학원에 가도 좋지만, 유튜브 등에 괜찮은 강의가 올라와 있으니 보고 연습하는 게 좋을 것이다. 콩가를 가르치는 학원은 대여까지 해주는 경우가 많으니 가격이 부담된다면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라틴음악에 많이 쓰이는 아프리카 악기이므로 리드미컬한 음악과 잘 어울린다. 초보자는 10cm의 노래에 맞춰 연습하면 지루하지 않게 칠 수 있다.
-카주 : 장르를 넘나들며 즐기기
카주는 단순한 악기이므로 별다른 훈련 없이도 다룰 수 있다. 입 모양을 오므린 채로 노래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쉽다. 매우 간단히 연주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등장하는데, 팝에서부터 블루스, 재즈까지 폭넓게 사용되므로 좋아하는 음악에 맞게 불면 된다. 주로 기타 리프가 반복적인 곡이나 간주가 긴 곡에 맞춰 연주하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멜로디언 : 가요에 맞춰 즐기기
멜로디언은 교육용 악기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쉽게 구할 수 있고 치기에도 어렵지 않다. 마우스피스만을 붙여서 연주하는 방법과 마우스피스에 호스를 연결해서 연주하는 방법이 있는데 편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 오른손으로 건반을 누르도록 되어 있지만 능숙한 사람은 양손을 이용할 수도 있다.
빠라빠바밤~ 하는 전주가 인상적인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에도 멜로디언이 등장한다. 가요에는 잘 쓰이지 않는 편이지만, 곡이 신나든 슬프든 분위기를 잡기 좋은 악기이므로 전주에 활용하면 적절할 것이다.

 

뮤지션으로 향하는 길은 활짝 열려 있다! 나만의 반려악기를 찾는 데 성공했다면 띵가띵가 마음껏 즐겨 보자. 독주든 합주든 막 하는 연주든, 내 악기와 함께라면 무서울 게 없을 것이다.

최소현  7_3_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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