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약 160만km2 중국 국토의 6분의 1, 세상에서 가장 넓은 감옥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이야기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의 북서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이곳 인구의 약 50%를 차지한다. 신장은 러시아, 인도,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중국의 전략적 완충지대 역할도 한다. 게다가 지하자원 또한 풍부하여 중국 내 천연가스 저장량, 석탄 저장량, 원유 저장량 모두 1등이다. 면화의 경우, 세계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산업의 규모가 매우 큰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곳의 별명은 다름 아닌 ‘중국의 화약고’. 지난 수세기간 끊임없는 테러와 폭력에 시달리는 땅이기도 하다. 최근엔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국가 차원에서 이곳에서 대량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결의안을 공표하기도 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위구르인들은 독립을 원한다

신장 지역은 청나라 시대에 중국에 편입되었지만, 위구르족은 중국 내 주류 민족인 한족과 여전히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투르크계 민족으로서 이슬람교를 믿는 등 문화적으로 중화권보다는 중앙아시아의 영향권 아래 있다. 언어 또한 한어나 광둥어가 아닌 독자적인 위구르어와 아랍문자에서 유래한 위구르문자를 사용한다. 이토록 뚜렷한 차이 때문일까,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한족의 영향에 융화되기보다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며, 틈틈이 독립을 꿈꾸었다.

독립의 이유는 정체성의 차이뿐만 아니다. 한족과의 경제적 격차 또한 한 몫한다. 신장 안에서도 한족과 위구르족은 주로 거주하는 공간도 분리된 채,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신장의 풍부한 지하자원 덕분에 1980년대부터 2010년대 초까지 신장의 GDP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여 중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1인당 GDP 증가 속도는 8%로 중국 평균보다 낮았다. 신장 내 고소득 직장의 경우 한어가 능통한 한족 이주자들이 우선 채용되고, 대부분의 위구르인들은 농업에 종사한다. 2012년 기준 신장 농민들의 순수입은 6500위안으로 중국 평균인 6977위안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위구르인들은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해왔다. 20세기 초,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으로 독립에 성공하나, 1949년 다시 중국에 편입되었다. 1990년대 소련의 붕괴로 인한 다른 투르크계 민족들의 국가 설립의 영향을 받아 다시 한번 독립운동 열풍이 일어나, 대규모 유혈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 공안의 대응은

이처럼 거센 위구르족의 독립 요구에 중국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였다. 대표적으로, ‘신장생산건설병단’같은 군사 생산 복합시설을 통해 한족이주정책과 반란에 대한 안전성 유지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동이슬람운동 등 신장지역의 독립을 지지하는 무장투쟁단체를 공식적으로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신장을 테러 요주의 지역으로 감시하고 있다. 2016년에는 신장 내 위구르인에 한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 시 DNA를 포함한 생체학적 데이터를 제출할 것을 의무화하였다. 2017년에는 긴 수염과 베일 등 위구르인들의 전통적인 복식에도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

다양한 신제, 정신적 탄압 속에서도 특히 논란이 된 것은 2017년 신장에 들어서기 시작한 ‘재교육 캠프’이다. 2018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이 ‘재교육캠프’에서 위구르인들이 비인간적인 처사와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하였다. 이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소속된 국제 언론들의 관심이 이곳에 쏠렸다. ‘차이나케이블스’라는 프로젝트 아래 BBC를 필두로한 17개국의 언론이 참여하여 재교육 캠프에 대한 기밀 문서를 폭로하였다. 이들이 입수한 공안의 기밀문서에 따르면 위구르인 수용자들은 학생이라 불리며 ‘재교육’이 필요한 위구르인을 대상으로 세뇌 교육, 폭행, 성폭력, 강제 노동 착취, 불임 시술등 인권 침해가 이루어졌다는 폭로가 나왔다. 증언은 주로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계 캠프 직원들과 해외 망명 위구르인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들이 중국 정부에 대한 ‘충성맹세’를 잘 외우지 못하거나 반항하면 전기고문을 시행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인권 침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단지 직업훈현과 교육을 위한 캠프일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수용소에는 대체 어떤 이들이 무슨 교육을 필요로 하기에 수감된 것일까? 중국 정부는 경범죄를 저질렀거나 스스로 직업 교육을 택할 경우 이곳에 보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감된 것으로 추청된 인물들 사이엔 유명 모델이나 박사, 교수 등 고소득·고학력자도 포함되어있다. 이들이 정말 새로운 교육과 직업 훈련이 필요할까? 최대 수입 약 170만원의 위구르족 인기 모델 메르단 가파르는 중국 남부 포산에 살고 있던 중 강제로 귀한 조치에 처해져 재교육캠프에 수감되었다. <중국판 굴라크의 생존자>의 저자 굴바하르 아이티자와 역시 신장에 있을 당시에 석유 기업의 엔지니어로 일했고,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결혼 후 프랑스로 이민간 아이티자와는 신장에 있는 전직장에서 퇴사관련 서류처리가 필요하다며 중국에 돌아올 것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아이티자와를 맞이한 건 전 직장 동료가 아닌 경찰이었다. 그는 입국하자마자 테러에 가담했다는 ‘거짓 자백’을 강요당해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후 캠프에 수감되었다.

그렇다면 수용소 밖의 상황은 어떨까. 수용소 밖이라고 안전할까? 안타깝게도 수용소 밖 위구르인들도, 더 나아가 중국 밖에 있는 위구르인들도 그닥 안전하지 못하다. 중국이 실시하는 다양한 한화정책 중 ‘결연가정’은, 공산당의 간부가 주기적으로 위구르족의 가정에 동거하는 제도이다. 남편이 없는 여성의 경우 성적 학대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이다.

중국의 출산 할당량 제도 역시 위구르인들에겐 훨씬 가혹하게 적용된다. 2021년부터 중국 정부는 세 자녀까지 허용하는 등 느린 인구증가 속도에 맞춘 정책 보완을 진행했지만, 이전까지는 1가구 2자녀로 산아를 엄격하게 제한했으며 위반 시 연봉의 3~4배에 이르는 벌금이 부과되었다. 그러나 위구르족을 대상으로한 규제는 이보다 더 가혹하고 혹독하게 지켜진다. 세 자녀 이상을 둔 여셩 뿐만 아니라, 출산할당량을 지킨 여성에게까지 집단적 불임 시술이 강행되고 있다. 독일의 인류학자 아드리아 젠츠 박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불임시술을 거부할기 재교육 캠프에 억류될 것이라는 협박을 받는다고 한다. 또, 캠프에 수감된 여성들은 강제로 자궁 내 피임장치(IUD) 시술을 받거나 생리를 중단하는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으며 피임약을 강제로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장에 거주하던 중국계 카자흐스탄인 굴나르 오미르자흐는 역시 세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강제 IUD 시술과 17000위안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결과, 위구르인의 출생률이 2017~2019년 사이 48.7% 감소하였다.

해외로 망명한 위구르인들 또한 정체불명의 전화와 납치 시도에 시달리고 있다. 수신자 불명의 전화를 받으면,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중국에 귀환할 것을 요구받는다. 혹은 다른 망명 위구르인들을 감시하는 정보원이 되라는 제안을 받기도 한다. 이를 무시할 시, 중국 내 있는 이들의 가족과 친구를 이용하여 협박한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신장 수용소를 신장 지역의 테러와 싸우기 위한 자발적인 직업 교육과 재교육을 위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ICTJ를 비롯한 국제 언론의 취재나 위구르인 관련법률 제정(주로 망명 위구르인 대상 중국 정부의 송환 요구 거부)을 내정간섭이라는 이유로 국제사회에 그만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위구르족을 유독 탄압할까?

신장이 현재 중국 내에서 가지는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다양한 천연자원과 국제 관계 상 위치가 품은 가능성을 본 중국 정부는 이 구역의 개발을 위해 굉장한 공을 들여 투자중이다. 중국 정부가 2010년대부터 시행하고 있는 일대일로(유라시아 일대의 내륙과 해상 실크로드 라인을 연결하려는 프로젝트) 경제 정책의 중심지가 바로 이곳 신장이다.

신장의 천연자원은 중국 내에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중국내 석유 30%, 천연가스 34%, 석탄 40%, 중국에서 발견되는 171개의 광물질 중 138종(전체 80.7%)가 신장에서 생산된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의 지시 아래 광산 개발은 물론 면화(중국 내 87%, 세계 23%)와 토마토 등의 생산 활발하여 현대에 들어 급격한 경제성장을 보여주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신장은 중국에 있어서 없어선 안될 귀중한 지역인 것이다.

1990년대 소련의 붕괴와 투르크계 민족들의 자주국가 건립은 위구르족에겐 독립운동의 열망을, 중국 정부에겐 분리주의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었다. 중국 내에는 신장을 포함한 다양한 소수민족 자치구가 존재한다. 게다가 대만, 홍콩과는 정치 체계를 두고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신장에서 위구르족이 독립할 경우, 티베트, 대만, 홍콩 등의 독립요구가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중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고 있다. 메르단 가파르와 굴바하르 아이티자와가 폭로한 캠프의 교육과정에 따르면 이들은 매일 신장은 단 한번도 동투르키스탄이 된 적이 없었다고 복창해야했다.]

“나는 위대한 조국이 발전하고 미래가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모든 민족이 하나의 위대한 국가를 이루길 바랍니다.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하고, 건강을 기원합니다. 시진핑 주석 만세”

이들이 매일 아침 외쳐야했던 충성맹세이다. 물론 이 충성은 수용소 뿐만 아니라 중국 곳곳에 퍼져나가고 있다.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합니다 – 웨이보를 타고흐르는 물결

2020년 개봉한 디즈니의 영화 ‘뮬란’의 엔딩크레딧에는 신장의 지급시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하다는 내용이 실렸고, 전세계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세계 위구르인 회의는 물론, 미의회에서도 이를 문제삼아 디즈니 CEO에게 ‘제작과정 중 신장 지역의 안보 및 선전 당국과의 연관성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중국 내 ‘뮬란’ 홍보 금지를 내리는 등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신장 면화가 위구르족들을 강제 노동시켜 얻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더 나은 면화 계획(Better Coton Initiative)은 신장산 면화 승인을 거부하였다. 이에따라 BCI 소속 브랜드의 경우 신장산 면화를 불매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중국 정부는 신장 면화가 위구르인 강제 노동을 통해 생산되었다는 주장이 중국을 음해하기 위한 헛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BCI 소속 브랜드를 압박하고 자국 브랜드를 홍보하는 모습을 보여 중국인들의 BCI 불매운동이 불 번지듯 번졌다. 불매운동으로 인해 H&M의 매장은 지도 앱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중국 내 인터넷 판매도 제한되었다. 버버리는 중국 온라인 게임사와 협업하여 게임 캐릭터의 의상을 제작했지만 결국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삭제되었다.

중국의 유명인사들도 앞다투어 불매운동에 가담했다. 이들은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는 자국의 브랜드를 옹호하며 아디다스, 나이키, H&M, 버버리 등 BCI 브랜드들과 광고계약을 종료하였고, 관련 행사 불참 등의 행보를 보여주었다. 빅토리아(F(x) 출신), 왕이런(에버글로우), 잭슨(갓세븐 출신), 레이(EXO출신) 등 KPOP 출신 스타들도 웨이보에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캠페인 포스터를 게시하였다. 빅토리아는 H&M과의 모든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잭슨 또한 아디다스와의 모든 협력을 정리하였다.

위구르족 출신이더라도 예외는 없다. 위구르족 출신 배우인 디리러바의 경우, 공산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하며 본인이 직접 출연한 신장생산건설병단 소개 영상을 SNS에 게시하며 신장 면화와 고향 사람들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아디다스와의 모든 협업을 중지하고 국가 주석 임기제한 철폐 헌법 낭독회에 참여하는 등, ‘하나의 중국’과 공산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주었다.

여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직업 특성상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유명인사들의 목소리에 따른 중국 국민들의 무분별한 가치판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열된 국가주의에 따라 무분별한 마녀사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과거 레이(EXO)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한 켈빈 클라인과의 협업을 이어나가자,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비난의 화두에 올랐었다.

신장을 둘러싼 국제 논쟁

중국 내 BCI 소속 및 ‘하나의 중국’을 위배한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불매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와중, 반대로 미국에선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유니클로 의 신장산면화를 사용한 일부 제품이 수입 금지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은 법안에 따라 신장에서 위구르인들을 노동 착취하고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신장산 면화와 토마토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위구르 인권정책법안’ 또한 법안이 통과되어, 중국의 일부 공무원들에게 제재가 가해졌다. 왕쥔정 신장생산건설병단 서기와 천밍거우 신장 공안국장의 경우 미국 입국 금지처분을 받았다. 영국에서도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안과 유사한 법률이 통과되어 위구르 강제노역 연관 기업에 500억원대 벌금을 부여하고, 위구르족 강제 노동 관련 물픔 수입을 금지하는 등 제제 행위에 동참하였다. 영국은 위구르족 탄압을 집단 학살로 규정하였고, 의혹이 있는 기업은 위구르족 탄압과 제품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거나 3600만 파운드의 벌금을 내도록 법률을 제정하였다. 또한 영국으로 망명한 위구르인 대상 중국 소환을 거부하는 법률 또한 제정하였다. 캐나다와 EU 또한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된 중국 인사 제재에 동참하였다.

UN의 경우,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속적으로 유엔이 신장의 재교육 캠프를 조사할 수 있도록 ‘제한없는 접근권’을 요구, 22개국 출신 대사들이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 앞으로 강제 수용소 철폐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강제 수용소가 아닌 직업 교육을 하는 훈련센터임을 주장하며 위 요구들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장지역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조치와 달리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법률 제정의 목적이 인권 탄압 방지보다 무역 제재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위구르족 인권 탄압은 값싼 중국산 제품들의 수입을 방지하고 중국의 공격적인 무역관행에 대한 대항조치의 명분일 뿐이라는 씁쓸한 주장도 있다.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인, 한족들의 마음도 하나일까?

중국 내에서 클럽하우스 앱이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오직 대화로만 이루어지고, 녹음이 불가능하다는 앱 특성 상 쉽게 검열되는 문자 기반의 타 SNS와 다르게 훨씬 자유로운 발화가 가능했다. 이에 가장 뜨거운 대화 주제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로, 연일 인기 검색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위구르인은 물론, 중국 내 한족 또한 위구르 강제 수용소에 대해 알고싶어한다는 증거이다. 위구르족과 한족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진솔한 토론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한 중국인이 웨이보에 남긴 이용 후기에 따르면 다른 소셜 미디어에선 국가와 출신에 대한 일방적인 모욕과 무시 대신 평화로운 토의가 가능했다고 한다. 클럽하우스는 올해 초 결국 차단당했지만 한족 또한 중국 정부의 행보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국제사회 또한 신장지역과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대한 관심을 놓치 말아야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TJ) 등 세계 각국의 언론이 지속적으로 문서와 증인을 찾아 보도하고 있지만, 유엔이 요구한 ‘제한없는 접근권’ 요구는 아직도 무시당하고 있다. 중국은 유엔과 각국이 보내는 서한에 대해 내정간섭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19년 7월에는 자국 인권위원회를 통해 '미국의 고질적 인종 차별로 나타난 미국식 인권의 허위성'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으로 미국 내 인종차별을 비판하였다. 발표문을 통해 미국은 ‘인권의 수호자’를 자처하지만, 막상 자국 내 인종차별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장관인 마이크 폼페오가 위구르족의 처우와 관련해 중국을 우리 시대 최악의 인권 탄압 중 하나가 이루어지는 본거지라고 비판한 뒤 8일 뒤에 내놓은 발표였다. 또한 ‘난징 대학살’을 거론하며 일본이 위구르족 인권에 대해 발언할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맞대응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구르 수용소를 철폐하라’는 서한을 보낸 상대국에 대한 발언의 자격을 따지기 보다는 수용소의 실태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위구르인들이 공정한 정부 아래 안전하고, 인권 탄압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면 어째서 수많은 위구르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불안에 떠는 것일까? 위구르인들의 주장을 그저 기우로, 헛소문으로 취급하기엔 우리 세상에서 제노사이드와 박해가 지나칠 정도로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저 타국의 일이라고, 내 주위의 일이 아니라고 관심을 끄고 살기엔 언제나 우리 역사 어딘가에 있었던 차별과 박해와 비슷하다. 이들을 외면하는 대신, 작은 목소리라도 귀 기울여 들어보자. 멀게 느껴졌던위구르인들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가깝고, 또 낯설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정윤  sironbaha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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