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몰락의 시대

온라인 미디어 환경의 역습이라는 거시적인 변화로 수많은 종이 잡지는 휴간과 폐간의 길을 걷고 있었다. 어릴 적 읽었던 <과학쟁이> <생각쟁이>부터 <레이디경향> <작가세계> <미술세계>까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시행하는 <잡지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과 2019년 사이에 정기간행물 등록 사업체 수가 증가한 것과 대조적으로, 잡지만 발간하는 사업체 수는 점차 감소했다. 잡지산업 종사자 수와 연간 매출액 역시 대폭 감소했고, 2020년 조사에 참여한 1,264개의 사업체 중 8.5%가 휴간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휴간 사유의 45.4%가 ‘재정 악화’였다.

그렇다면 잡지는 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을까. 아마 모든 이들이 인터넷이 잡지와 같은 기존 매체의 질서를 약화했기 때문이라 답할 것이다. 이제 누구든지 인터넷만 있다면 빠르고 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정보의 수동적 수용자에서 능동적 생산자로 변해갔다. 즉 인터넷은 오래된 정보를 우리에게 주는 한편, 새로운 정보를 누군가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매체들이 가지고 있던 일관된 시간의 개념을 무의미하게 했다. 따라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잡지의 필요조건 역시 상실된 것이다. 어쩌면 잡지의 몰락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잡지

“모두들 잡지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sns,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누가 잡지를 읽겠냐고. 하지만 종이 잡지를 읽는 시간엔 풍요로우면서도 호젓하며 생의 감각이 사방으로 확장된다. 그 시간에는 분명 인터넷에서는 만져지지 않는 또 다른 결이 있다.”

-김선미, ‘다시, 종이잡지의 시간’, <샘터> 9월호

그런데도 여전히 어떤 잡지들은 계속 발행되고 있고, 심지어는 이전에 없던 참신한 기획과 주제로 무장한 잡지들이 줄지어 창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오늘을 과연 잡지 몰락의 시대로 봐도 괜찮을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계속 잡지를 만들고자 하며, 왜 독자들은 잡지를 계속 읽을까?

우연히 만나는

잡지에서 독자는 ‘우연적 필연’으로 잡다한 것들을 만나게 된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전문 서적을 읽을 때도 많지만, 눈이 가는 대로 읽다가 건지게 되는 정보가 더 재밌기 마련이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읽거나 유튜브를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내장된 알고리즘이 우리의 관심사를 예측하고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이끈다. 그러나 이러한 알고리즘은 이미 내가 가진 지식과 관심사를 강화하여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편향된 나의 세계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의 ‘우연한 만남’이 필요하고, 잡지는 이것을 가능케 하는 좋은 수단이다.

또한, 잡지는 늘 두께나 순서와는 무관한 시간을 요구하는 책이다. 잡지의 독자는 한편의 글을 읽거나 한 장의 사진을 오래 바라본 뒤, 다시 목차로 넘어와 다음으로 넘겨볼 곳을 즉흥적으로 정할 수 있다. 끌리는 대로 고른 책에서 무작위로 고른 기사를 읽어 나갈 수 있는 잡지의 독서 방식은 마치 설렘을 가득 안고 모험을 떠나는 것과 같다.

내가 원하는

잡지는 언제나 하나의 주제 속에서 다양한 얘기를 펼친다. 수많은 사진과 타인 이야기, 잡다하지만 흥미로운 정보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난잡하지 않고 오히려 즐겁다. 내가 원하는 주제, 즉 내가 원하는 잡지를 꺼내 읽었기 때문이다. 정보의 편향적 습득을 경계한다고 했는데, 내가 원하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잡지 속 이야기들은 모두 각자의 다양한 분야에서 꼭지를 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촘촘한 짜임새를 가지고 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어반리브>라는 여행잡지가 있다. 한 호에 한 도시를 선정해 그 도시의 삶을 경험하는 여행잡지인데, 4호 홍콩 편을 보면 홍콩의 건축가, 디자이너, 출판사 대표 등 다양한 사람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물론 여행잡지에 항상 빠지지 않는 카페나 식당, 편집숍 등 들릴 만한 곳도 추천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홍콩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비즈니스의 변화까지 모두 소개한다. 여행을 위한 잡지이기도 하지만, 여행만을 위한 잡지는 아니라는 뜻이다.

믿을 수 있는

이제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빠르고 쉽게, 수많은 정보를 만날 수 있지만, 그중에서 내가 정말 원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좋은 잡지 기사의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인이 전달하는 이야기는 포털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품고 있던 가슴 한편의 불안감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그들이 직접 뛰어들고, 파고들어 알아낸 이야기들이 재미없게 읽힐 수가 없다. 이토록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을 달마다, 계절마다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자 알람일 것이다.

시대만 변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이야기가 응축되어 일정한 주기로 손님처럼 찾아오는. 그런 잡지를 찾는 독자들의 많아지자 새로운 잡지의 형태 또한 등장했다. ‘무료로 읽고 버리는 잡지’보다는 오히려 몸집은 작지만, 광고가 없고 내용은 깊이 있어 ‘일부러 사서 읽고 서가에 보관하는 잡지’가 새로운 추세가 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개인이 자신의 힘으로 만들고 소량으로 인쇄해 알음알음 판매하는 소규모 잡지를 ‘독립잡지’라 불러왔다. 그러나 사실 독립잡지와 기성 잡지의 경계는 많이 무너졌고, 독립잡지 가운데 부수가 많은 것들은 기성 잡지에 견줄 정도로 판매량이 많기도 하다. 기성 잡지는 많이 폐간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립잡지와의 비교는 다소 어렵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출발선과 목표 지점까지 모두 다르다.

독립잡지는 말 그대로 ‘독립출판’이기 때문에 일단 출판 규모가 매우 작다. 창간호가 1,000부 내외인 경우가 많으며 펀딩을 통해 창간할 때 목표 금액은 1천만 원 단위로 시작한다. 또한, 2쇄를 찍는 것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에 매우 소규모로 진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독립잡지를 만드는 곳 역시 ‘출판사’로 부르긴 하나, 4인 이하의 소규모에서 시작하여 에디터나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등 점차 크기를 키워나가는 경우가 많다. 빚을 내고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수익이 안 돼 부업을 하는 편집장도 적지 않다. 독립잡지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독립잡지의 창간호는 출판계 종사자들에게 큰 임팩트가 없는 반면, 2호를 내면 꽤 큰 관심을 받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호를 찍어낸다는 것이 곧 ‘이 길을 계속 가겠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독립서점에서 볼 수 있는 아마추어적 독립잡지와 달리, 일정 수준의 상업적 판매를 목표로 장인적 편집력을 투여해 만들어지는 것들도 독립잡지라 분류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를 ‘고품질 독립잡지’라 부르는데, 이들이 상업잡지임에도 독립이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주류잡지와 차별화되는 독립적 시선에 가치를 두며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말 독자가 구매해 읽기를 바라며 광고가 아닌 판매를 통해 잡지를 꾸리고 싶어 한다. 소수의 사람이 흥미를 집중하는 세상의 틈새, 니치(niche)를 탐험하고 싶은 열정으로 잡지를 만든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보다는, 자기 관심에 집중하는 소규모 독자들에게 헌신한다.

책장에 두고 싶은 영화필름 - <프리즘 오브>

라이프스타일 잡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고품질 독립잡지는 10,000원 이상이다. 광고를 최소화하는 대신, 판매되는 잡지의 실수익으로 출판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펀딩을 통한 창간호는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하더라도, 구독자가 늘어남에 따라 점차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기구독도 적지 않지만, 주로 서점을 통해 팔리며 입소문으로 독자를 늘려간다. 따라서 몇몇 독립잡지는 아예 책을 보호하기 위해 래핑을 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판매량에 영향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소장용 잡지로 깨끗이 관리했다는 것을 증명해 과월호가 비싸게 팔리는 현상을 만들기도 한다. 콘텐츠 중심의 잡지이기에 과월호가 뒤늦게 판매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오히려 단행본으로 취급하며 과월호를 찾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기존 잡지의 문법과는 차별화된다.

한 호에 영화 딱 한 편만을 집중 조명하는 잡지, <프리즘 오브>는 이 영화 같은 성장의 주인공이다. <프리즘 오브>는 하나의 영화도 다각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계간 발행하고 있다. 대표 유진선이 대학생 시절 영화를 종이매체로 재밌게 즐기고자 타과생 친구들과 모여 만든 것이 시작이었는데, 현재는 공동 대표 1명과 디자이너 2명, 에디터 2명으로 총 6명이 책을 만들고 있다.

누구에게나 몇 번이고 보고 싶은 영화가 한 편쯤은 있습니다. 영화라는 예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신나게 떠드는 잡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쏟아지는 영화들 속에서 한 권에 한 작품씩, 아끼고 아끼던 작품들을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1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발행인의 말 中-

영화 잡지는 많다. 그러나 <프리즘 오브>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기에 많은 사람은 이 잡지를 사서 읽는다. <프리즘 오브>에는 영화 스틸 컷이 실리지 않지만,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아티스트가 창작한 ‘작품’이 실려 시각적으로 이들의 시선을 전달한다. 이를 ‘프리즘피스’라고 하는데, 저작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받아 실음으로써 장르적 다양성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영화를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영화와 관련된 굿즈를 모으고 싶어 한다는 점에 주목해 잡지와 함께 굿즈를 독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아가씨> 호의 굿즈는 영화에서 핵심적인 오브제였던 은장도 모양의 책갈피였고, <화양연화> 호의 굿즈는 성냥갑이었다. 현재는 정기구독자에게 ‘프리즘 카드’라는 이름으로 매 호의 영화를 볼 때 함께 보면 좋은 4가지의 레퍼런스를 소개하고, 사전 주문 기간을 열어 영화를 본 독자들이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표지 디테일이 추가된 한정판을 발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윤희에게> 호의 한정판에는 영화 속 편지의 일부가 은박으로 후가공 되어 들어가 있는 형식이다.

글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잡지임이 분명하다. <프리즘 오브>는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구분되는데, ‘라이트’는 영화를 보기 전에 보면 좋을, 정보성에 가까운 정보가 담겨있고, ‘프리즘’은 영화를 보면서 읽을 수 있는 섹션으로 에디터들의 시선이 담겨있다. ‘스펙트럼’은 관련 인터뷰나, 에디터와 반대되는 의견도 들어갈 수 있는 섹션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담겨있다. <프리즘 오브>라고 해서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다른 출판사와 마찬가지로 판매량을 걱정했고 펀딩으로 첫 호를 열었다. 그러나 이들은 계속해서 목차와 내용의 질적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고, 다양한 변주를 통해 현재의 구성을 확립했다. 이는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잡지를 보고 싶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짐으로써 나타난 결과였고 그야말로 고품질로 완성한 독립잡지였다.

온전히 나를 위한 질문들 - <컨셉진>

고품질 독립잡지는 새로운 삶의 감각을 일상에서 실현하는 데 집중한다. 우리를 헛된 욕망에 빠뜨리는 광고들, 흔한 장소들, 유명인의 이미지에는 무관심하다. 그러한 세상의 것들에서 벗어나 ‘나’의 인생에서 잃어버린 삶의 균형과 행복을 찾고자 한다. <컨셉진>(CONCEPTZINE)은 지루한 일상에 영감을 주기 위한 라이프스타일 잡지로 2012년부터 매달 하나의 주제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잡지다. 한 손에 들어오는 판형으로 외출할 때도 들고 다니며 가볍게 읽을 수 있게 되어있으며, 매호 ‘영감’, ‘대화’, ‘동심’, ‘응원’ 같은 주제를 선정하여 잡지를 구성한다. 따라서 <컨셉진>의 메인 독자층은 2535로, 나를 돌아보고 내 삶을 잘 살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컨셉진> 김경희 편집장은 인터뷰를 통해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잡지를 만들어 공감과 위로를 주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기존 잡지들에서 소개하는 것들은 비싸거나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컨셉진>은 매 호 '당신에게 잊혀진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아빠는 어떤 존재인가요?', '당신이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나요?', '당신의 영웅은 누구인가요?', '당신은 마무리를 잘하고 있나요?' 등 질문을 던지는데, 이는 곧 주제가 된다. 이와 관련된 공간, 인물, 음식, 제품 등을 소개하고 인터뷰한다. 또한, 책이 던지는 질문에 에디터들이 앞서 답변했다면, 마지막 글인 ‘WRITING’은 독자가 직접 작성하여 완성할 수 있도록 비어있다. 소개한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도록 페이지네이션을 구성함으로써 독자 개인을 위한 사유의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는 삶이 점, 선, 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이라는 점이 모여 선을 만들고, 그 선이 연결되어 삶이라는 면을 이루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컨셉진은 먼 미래의 목표보다 하루하루의 행복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컨셉진> 소개글 中-

<컨셉진> 역시 출발은 쉽지 않았다. 창간호는 단돈 60만 원으로 만들어졌고 4명이라는 적은 인원이 열심히 잡지를 만들어 나갔음에도 적자는 계속해서 누적되었다. 2015년에는 부가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상수동에 라이프팩토리 매장을 내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고 비싼 월세와 더 불어난 적자로 금방 철수하곤 했다. 1호부터 30호까지는 창간 의도에 맞게 광고 없이 발간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폐간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잡지를 만들었다. 정말 재밌고 가치 있는 잡지를 만들자는 것이 이들의 유일한 목표였고, 그들에게는 이를 해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이니스프리의 광고 제안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다시 잡지를 발간하게 되었고, 이것을 시작으로 기회들이 찾아왔다.

다시 일어선 이들은 잡지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광고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쌓아온 <컨셉진>의 열정과 경험을 토대로 에디터를 위한 수업을 열기로 했고, 그것이 <컨셉진>의 대표적 사업인 ‘에디터스쿨’의 시작이었다. 이들은 수업을 통해 관련 업계의 대학생들의 서포터가 되는 동시에 <컨셉진>의 콘텐츠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켰다. 대신 <프리즘 오브>와 차이점이 있다면, 고정 독자를 잃지 않기 위해 개편을 하지 않고 기사 내적인 개선을 추구하고자 하고, <컨셉진>의 목적과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 고민한다. 74호부터 정기구독자에게는 선물로 롤 플래너를 제공했다. 한 달 동안 실제로 해볼 수 있는 미션이 주어지는 플래너인데, 예를 들어 잡지에서 ‘대화가 있는 삶’을 제안했다면, 친구에게 전화해보기 같은 구체적인 액션을 통해 독자의 삶에 다가가는 것이다. 김경희 편집장이 <컨셉진>을 출판사라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회사라고 정의하는 이유다.

이제 독립잡지는 더 높은 완성도와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누군가는 잡지 몰락의 시대라 할지라도 색깔과 취향, 시선이 뚜렷한 잡지는 현대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그 가치를 믿으며 오늘도 에디터들은 글과 이미지를 다듬으며 밤을 새워 잡지를 만든다.

좋아하는 잡지 한 권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는 말이 있다. 나의 세계를 찬찬히 살펴보고 싶을 때, 그리고 그 세계가 매일 한 뼘씩 넓어지길 바랄 때, 서점에 들러 잡지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

캡션

프리즘 오브: movies-matter.com / @prismof_agazine / 상상마당

컨셉진: missioncamp.kr / 땡스북스

땡스북스: thanksbooks.com / @thanksbooks / 매거진B, 베어(BEAR), 컨셉진 등 다양한 독립잡지를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9-7에 위치했다.

종이 잡지 클럽: wereadmagazine.com / 판매, 열람 및 대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잡지 전문 공간이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4-78​에 위치했다.

김예진  dimplezyn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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