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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장애인 복지 시설 '부재'에 관하여

홍익대학교는 장애 학생에 대해 얼마나 배려를 하고 있을까? ‘학교가 오래됐으니 별로 그런 시설이 없을 것 같은데.’라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어떤 배려가 얼마나 부족한지에 대해서 우리는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 재학 중인 장애 학우가 많지 않아 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학교의 입장과는 조금 다른 입장에 서서 써본, 학교 내 장애인 편의 시설 취재기.

 

0. 장애인 편의 시설은 필요합니다

선천적 다리 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A 학우는 휠체어를 타고 매번 등교한다. 기숙사가 불편할 것으로 생각한 A 학우는 본가에서 등교를 하기로 결정했고, 매번 부모님의 차를 타고 등교한다. 학교에 주차장이라고는 홍문관 지하 주차장이 유일해 매번 그곳으로 가지만, 갈 때마다 장애 주차구역에 주차된 장애 차량스티커가 부착되지 않은 차량 때문에 주차하기가 쉽지가 않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학교 자체가 오르막이고 교정의 노면 자체도 울퉁불퉁해, 캠퍼스를 걷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강의동에 겨우 도착했지만 여기서도 도움은 여전히 필요하다. 턱없이 높은 강의실 문턱과 화장실 설비 또한 미비하기 때문이다. A 학우는 여기서 완전히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하교할 때에도 그는 여전히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위는 당연히 가상 일기이다. 현재 본교에는 휠체어와 같은 보조 도구를 사용해야만 통행이나 일상생활이 가능한 학우는 없지만 일기 속 복지의 부재는 정말 쉽게 목격을 할 수 있었다.

일단 장애 복지 시설에 대해 파악하기 전, 홍익대학교에는 얼마나 많은 수의 장애 학생들이 재학 중일까? 2017년 기준으로 홍익대학교에는 총 15명의 장애 학생이 재학 중이다. 2006년을 기준으로 재학 중인 장애 학생들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재학 장애 학생의 수가 증가하는 만큼 그에 따른 시설 확충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학교는 그만큼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 않다. 주된 이유는 바로 장애 학생들이 시설에 관해 직접적인 불만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들 중 거동이 심하게 불편하여 휠체어 같은 보조 도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학우는 없다고 한다. 학교 측은 이와 같은 현실 상황 때문인지, 현재하는 복지 시설의 부족과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장애 학생을 지나치게 타자화하는 학교 측의 인식이다. 상호의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며 학자 수나우라 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사회가 장애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에 그들을 배려한 시설이 확충되어 있지도 않고, 장애인에 대한 교육 또한 전면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학습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장애인이 사회 전면으로 나오기 위한 사회의 배려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홍익대학교에서는 어떤 배려를 제공하고 있을까? 연식이 오래된 C동부터 시작해, 최근 지어진 기숙사 건물까지, 학교의 전반적인 시설에 대해 취재를 해보았다.

 

1. 학습 시설의 장애인 편의시설 현황

장애인 편의시설을 취재할 때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입각, 법률에서 설치를 ‘의무 단계’로 규정한 사항 중 4개를 취재 기준으로 삼았다. 각기 건물의 진입로의 접근성, 높이차가 제거되고 통행에 쉬운 건축물 출입구 여부, 승강기 내의 조작설비, 장애인 등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의 여부이다. 취재 건물은 C동(혹은 A동), 문헌관, R동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R동은 장애 학생들이 수업이 가장 많이 배정받는 건물이고, 문헌관은 행정 기관, C동(A동)은 학교에서 연식이 가장 오래된 건물이기에 선택하였다

 

1) 건물 진입로의 접근성

건물 진입로의 접근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첫 번째 접근로의 재질과 마감이 평탄하며 이음새의 틈이 벌어지지 않을 것, 두 번째 접근로의 진행 방향 기울기가 1/18(약 5.5도) 이하이며 지형상의 특징이 있다 하더라도 1/12(약 8.3도) 이하를 확보할 것, 세 번째로는 계단이나 재질 변화 부분의 시작과 끝 지점에 시각장애인 유도 및 경고 장치가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위의 세 가지 기준으로 C동(혹은 A동), 문헌관, R동의 진입로 접근성을 취재해보았다.

 

재질과 마감

기울기(5.5도 이하)

시각장애인 유도 장치

 

A동

울퉁불퉁한 타일과 진입로의 경계가 불분명함 (휠체어 통행 불가능)

진입로의 기울기 경사가 굉장히 높음(약 12.5도).

O

 

문헌관

진입로에 균열이 가 있어 통행에 지장을 줌

진입로의 경사가 굉장히 높음(약 11도)

X

 

R동

진입로 없음

진입로는 없으나 건물 앞 경사 존재

O

 

 

종합 평가 : 홍익대학교는 학교 자체가 경사를 이루고 있어 R동 같은 경우, 진입로 자체가 경사로이다. 그나마 평지 위에 지어진 A동과 문헌관 또한 전자는 울퉁불퉁한 블록 소재의 바닥이 진입로와 불분명한 경계를 이루고 있고 후자는 진입로의 경사가 높아 두 경우 모두 휠체어의 통행이 어렵다. 특히 문헌관의 경우, 진입로에 휠체어가 빠질만한 금이 심하게 가 있었으며 진입로 자체도 포장도로가 아닌 흙길이었다.

 

2) 높이차가 제거되고 통행에 용이한 건축물 출입구

건축물의 출입구가 장애 학생들의 통행에 편리한지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첫 번째로 입구의 폭이 0.8M 이상인지, 두 번째로는 2cm를 초과하는 바닥의 높이차나 턱 문지방이 존재하지 않는지, 존재한다면 그 턱을 낮추기 위한 보조 수단이 설치되어 있는지, 세 번째로는 ‘문의 손잡이는 수평이나 수직 혹은 지렛대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가?’다.

 

입구의 폭 확보(0.8M 이상)

2cm 초과 높이차

손잡이

 

C동

O

건물의 출입구는 바닥과 2cm 이상의 높이차를 보이지 않지만 강의동 내부에는 2cm를 초과하는 문지방이 존재

지렛대 형식

 

문헌관

O

X

지렛대 형식

 

R동

O

X

지렛대 형식

 

 

종합 평가 : 취재 대상인 C동, 문헌관, R동 모두, 건물 내 외부를 연결하는 출입구에는 장애 학생들의 출입에 방해를 줄 만한 2cm 이상의 높이차가 없었다. 하지만 C동의 경우 강의실의 철제 문턱이 높은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다른 항목과 달리 출입구에 관한 법령들은 세 강의동 모두 준수를 하는 편이었지만, R동의 경우 평상시 항상 출입구의 한쪽 문만 열어 놓고 있어 휠체어의 통행이 불가능했다. 진입로와 출입구를 규정하고 있는 법 조항들이 동시에 지켜질 때, 장애 학생들의 편리한 출입이 가능한 만큼 학교에서는 진입로의 문제를 조속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3) 승강기 내의 조작 설비

승강기는 건물이 높으면 높을수록 장애 학생의 통행에 더욱 필수이다. 그에 따라 승강기의 규정은 더더욱 까다로운 편인데 압축하자면, 첫 번째로 휠체어 사용자를 배려해 휠체어 전면 활동 공간을 1.5m X 1.5m로 확보할 것, 두 번째로 승강기의 출입문의 폭을 0.9m(기존 건물의 경우 0.8m) 확보할 것 세 번째로는 버튼은 양각이며, 모든 버튼에 점자 표시를 할 것 정도로 요악할 수 있다.

 

전면 활동 공간 확보(1.5m x1.5m)

출입문 폭 확보(0.9m)

양각 버튼과 점자 표시

 

C동

3개의 엘리베이터 중 1개소에만 전면 활동 공간 확보

X

O

 

문헌관

 

X

O

 

R동

5개의 엘리베이터 모두 전면 공간 확보

O

O

 

 

종합 평가 : C동에는 세 개의 승강기가 있지만 1개를 제외하고는 휠체어가 움직일 만한 전면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또한, 휠체어의 편리한 출입을 위해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출입문을 0.9M 이상 확보할 것.’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문헌관 또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개의 엘리베이터 모두 출입문의 폭 0.9M 이하이다. 출입문 폭의 확보 없는 전면 공간의 확보는 필요가 없기에 빨리 보수가 필요하다. 취재 대상 건물 중 유일하게 R동이 승강기 관련 장애복지시설의 법령을 잘 준수하고 있었다.

 

4) 장애 학생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의 확보

화장실의 장애복지시설 규정은 첫 번째 출입문의 통과 유효 폭이 0.8m 이상일 것, 두 번째, 대변기가 설치된 곳의 활동 공간이 폭 1.0m 이상, 깊이 1.8m 이상을 확보할 것, 세 번째 소변기와 대변기의 양옆에 수직 및 수평 손잡이를 설치할 것, 네 번째 화장실의 출입구 벽면에 남자용과 여자용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 표시판을 부착할 것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출입문 유효 폭 확보(0.8m)

활동 공간 너비 확보 (1.0m x 1.8m)

소변기와 대변기의 손잡이

출입문 옆 점자표시판 부착

비고

C동

X

X

X

X

장애인 전용 화장실 부재

문헌관

X

X

X

X

장애인 전용 화장실 부재

R동

O

O

O

O

1층을 제외하고 장애인 전용 화장실 완비

 

종합 평가 : 각 학습 동에 최소 1개의 장애복지시설 화장실을 갖추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건물로의 이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법령의 입장이다. 그런데도 A동, T동, 조형관, 중앙도서관, 과학관에는 1개의 장애 학생 전용 화장실조차 없는 현실이다. 본교의 장애 학생지원센터에서 해당 상황을 학교에 건의했지만, 화장실 내 장애인 화장실의 규격(유효 폭과 활동 공간)을 충족시킬 방안이 없어 화장실 설치 공사를 아예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C동과 문헌관에는 장애복지시설을 갖춘 화장실이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이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R동의 경우에는 1층을 제외하고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존재했다. 그렇지만 화장실 안에는 청소 도구가 같이 비치된 경우가 많았으며 변기 커버가 덮어져 있고 그 위에 쓰레기통이 올려져 있는 등 세심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2. 기숙사는 어떨까?

홍익대학교의 신 기숙사는 2016년도에 완공이 되었다. 본교의 건물 중 가장 최근에 완공이 된 건물이라, 장애복지시설이 가장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본교에서는 2층에 장애 학생들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6개의 방을 마련하고 있지만, 장애 학생들의 입주 신청이 없는 관계로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시설을 운영 중이다. 다만, 장애 학생들의 입주 신청이 있으면 기존에 거주 중인 임직원들을 일반실로 이동시킨 후 학우들의 입주를 우선시한다는 것이 학교 측의 공식 입장이다. 그렇다면 학습 동과는 달리 거주 시설에는 어떤 복지 시설이 갖춰져 있을까? (구 기숙사의 경우 장애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는 항목이 거의 없기에, 취재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신 기숙사의 경우 2013년 착공, 2016년 준공을 했기 때문에, 2015년에 개정 후 실행되고 있는 장애인 편의 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진입로, 출입구, 승강기, 화장실 4개 사항 모두 장애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첫 번째로 진입로는 울퉁불퉁한 재질 없이 최대한 매끄럽게 조성해 장애 학생들의 통행이 용이하게끔 배려를 하였으며, 본교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경사 또한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하였다. 출입구는 모든 출입구가 입구 폭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출입구의 높이차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실내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로 장애 학생 전용 방 바로 앞에는 모두 점자블록이 설치되어있어, 시각장애 학생들의 유도를 충분히 돕고 있다. 또한, 방문을 열고 출입을 할 경우,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신발장을 없앰으로써 실내와 실외가 높이차를 아예 없애버렸다.

장애 학생 전용 방의 화장실 또한 장애 학생의 시선에 맞춰 모든 설비를 설치했다. 미닫이로 구성된 화장실의 문부터 샤워시설과 대변기 옆에 설치된 손잡이, 세면의 보조를 위해 설치된 간이 받침대, 휠체어가 들어가도 비좁지 않기 위한 내부 공간 확보까지. 모두 법령에 맞게 설치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학우들의 옷장 사용이 편리하게끔 옷장 내의 옷걸이를 낮게 설치한다든지, 승강기에서 내리자마자 위치한 방이 장애 학생 전용 방이라는 사실은 본교가 장애 학생들의 편의를 증진하는 데 있어 그 의지가 ‘전혀 없지는 않구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기숙사 특유의 미로 같은 구조로 인해 상수 쪽에서 기숙사로 진입할 경우 진입로가 상당히 길어진다는 점과 급격하게 경사가 꺾어지는 내리막길이 한 군데 있다는 것,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 학생이 통행하기 위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남녀 각기 한 개씩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도였다.

 

3. 조금씩 바뀌어 가야 해요

본교는 현재, 재학 중인 15명의 장애 학생들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 복지시설을 필요로 하는 장애 학생이 없다 보니 현재는 시설의 지원보다는 수업의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장애 학생지원센터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현재 재학 중인 장애 학생 중 청각 장애 학생들에게는 장애 학생 수업 도우미의 보조를 통해 수업 대필 및 교수님과의 질의응답과 같은 의사소통 부분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혹은 이만으로도 부족할 경우 국가에서 지원하는 ‘원격 속기 지원제도’를 활용 중이다. 원격속기 지원이란 인터넷을 통해 수업 영상과 강사의 음성을 원격속기 지원센터로 전달하면 전문 속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자막으로 변환하여 장애 학생의 노트북으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이다. 장애 학생지원센터에서는 이를 위해 강의실 내 LAN 설비를 구축하고 원격속기 지원을 위한 기자재(무선마이크, 웹 카메라, 노트북 등)를 사들여 장애 학생들에게 대여하고 있다. 또한, 과거 본교에 재학했던 시각 장애 학생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 학생들이 원활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당 학우들이 신청했던 수업은 최대한 R동에 배치를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본교의 장점인 장학 제도에서도 장애 학우를 위한 장학 제도만을 따로 마련, 그들의 학업의 신장을 장려하고 있다.

수업 지원에 있어서는 최대한 장애인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느낄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학교의 배려에도 불구, 여전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곳곳에 깔려 있을 것이다. 장애인을 접했을 때 자연스러워지지 않는 우리의 시선부터 시작해서 학교 측의 인색한 예산안까지. 그런 문제점들이, 마치 없었던 일 인양 한꺼번에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가장 가시화되어있는 시설들의 문제부터 해결하며 배려의 홍익대학교로 나아가는데 본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장애인 편의 증진법에 대부분 시설이 위촉됨에 따라 교육부는 모든 학교에 해당 법을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막상 학교는 당장에 시설을 필요로 하는 학우들이 없기 때문에 예산을 편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태도는 장애를 지나치게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이라는 게 본 기사의 입장이며 그에 따라 지금이라도 조금씩, 장애 학생들을 위한 시설 확충을 진행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정말로 올바른 길이라고 믿기에.

 

황동규  downey1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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