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이래도 하시겠습니까? - 홍익대교지편집위원회

지난 9월 제주도 어느 가정집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송된 소포가 하나 도착하였다. 해외에 연고가 없던 집 주인은 경찰에 탄저균이 의심된다며 신고하였고 군부대와 해병대가 출동해 소포를 감식했다. 결과는 탄저균이 아닌 ‘LSD’, 강력한 마약류 환각제로 우표와 같은 형태의 종이에 인쇄돼 유통된다. 실제로 요즘 적발이 어려운 소포를 통해 일반 가정집의 주소로 마약류가 배송되는 사건이 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가 더는 마약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나아가 우리 일상에 마약이 한껏 다가와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한국의 심각한 마약 실태는 구체적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마약 압수량은 1천2백96㎏으로 지난 2017년 1백55㎏보다 8배 이상 폭증했다. 또한, 2022년 상반기 전체 마약사범 수는 8천5백7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4% 늘었으며 밀수 및 유통 사범도 32.7% 증가하는 등 마약류 관련 사범의 증가율은 매우 가파르다. 유엔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이 20명 미만인 나라를 마약청정국으로 명명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2016년에 10만 명당 25명을 넘긴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2022년 기준 31.2명을 기록하며 마약청정국의 타이틀을 잃은 지 오래다. 2022년, 장재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과 한국일보의 논담에 의하면 “마약사범 재활 지원 활동에서 각종 증언 등을 토대로 추정하는 수치는 마약류 중독 경험이 있는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즉, 현재 국내 마약 실정은 국가가 사회적으로 통제 및 관리 가능한 한계에 가파르게 도달하고 있으며 이는 검찰과 경찰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게끔 했다. 검경은 지난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 하반기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 기간을 운영하였으며 집중단속 후 1개월간의 결과, 서울에서만 향정신성의약품 사범 302명, 대마 사범 111명, 마약사범 27명 등 440명을 검거되었고 그중 63명이 구속되었다. 이 과정에서 동남아 3대 마약왕인 ‘사라 김’, ‘전 세계’, ‘탈북자 최씨’와 같은 거물들도 잇따라 검거되었다.

이렇게 검거된 이들 중에는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부터 마약을 밀반입한 ‘바티칸 킹덤’과 함께 국내 판매 책임자로 활동한 닉네임 ‘강남총책파’도 있다. 그가 지난 10월 시사저널과 옥중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을 토대로 국내에 마약이 유통되는 구조를 짧게 재구성해보았다.

마약의 유통 구조는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제공해 이윤을 남기는 것이기에 보통의 ‘무역회사’와 똑같다고 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이 들어오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 번째는 제주도 소포 사건과 같이 EMS 국제 택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주로 해외 유학생들이 자신과 지인들이 복용하고자 소규모의 마약을 국내로 반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며 익명으로 보낼 수 있는 특성상 추적을 피하기 쉽다. 두 번째는 과거에 많이 이용되었던 방법인 ‘지게꾼’이다. 마약이 주로 생산되는 동남아 현지의 사람들이 3에서 4kg의 마약을 몸과 짐에 숨겨 직접 국내로 반입하는 방식이며 잡히는 즉시 이들은 버려진다. 지게꾼에게는 kg당 1000만 원 정도를 치러주기에 실제로 많은 동남아 현지인들이 자신의 삶을 건 도박을 한다. 세 번째는 선박을 통해 중국을 거쳐 인천으로 반입되는 방법이며 대량 운반이 가능하지만 걸릴 위험성 또한 크다는 특징을 지닌다. 마지막 방식은 액체 형태의 마약을 구강청결제, 술, 화장품 등으로 위장해 반입하여 이를 다시 결정화, 분말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많은 국내 총책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법들로 밀반입된 마약의 가격은 국내 총책들이 결정하며 도매상에게 판매한다. 이후 도매상은 소매상에게, 소매상은 일반인들에게 직접 마약을 전달하는 ‘드로퍼’에게 피라미드 구조로 마약을 유통한다.

이렇게 국내로 유통된 마약은 가격과 접근성에 따라 소프트 드럭과 하드 드럭으로 나뉜다. 흔히 소프트 드럭에는 대마, 케타민, 엑스터시가 있고, 하드 드럭에는 필로폰, 코카인, 헤로인, 펜타닐 등이 있으며 한국에서는 주로 소프트 드럭이 많이 유통된다. 이 중 떠오르는 마약 신흥국이라는 오명을 지니게 된 대한민국에서 현재 가장 많이 유통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세 가지 마약을 알아보자.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마약 ‘필로폰’

‘히로뽕’, ‘메스암페타민’으로도 알려진 필로폰은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마약 중 하나이다. 대검찰청 2020 마약 범죄백서에 의하면 메스암페타민 및 국내 제조를 위해 수입되는 원료 물질을 압수한 현황은 다음과 같다.

국내로 밀반입된 필로폰 중 미국과 태국에서의 필로폰 밀반입량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가장 주목할 점은 국내산 필로폰의 역유입이다. 80년대 이전까지 한국은 일본으로 밀수출되는 필로폰의 제조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한일 양국 간에 강화된 필로폰 수출 단속으로 90%에 육박하던 일본 내의 한국산 필로폰의 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일본으로 수출하지 못하자 국내에는 필로폰의 재고가 늘어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제조자들은 국내시장으로 필로폰을 역유입하였다. 이후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산, 대구를 중심으로 서울로 유입된 필로폰은 80년대부터 매년 많은 중독자를 양산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필로폰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필로폰은 1893년 도쿄대학 의대 교수가 감기약을 발명하던 중 마황의 에페드린에서 추출해 최초로 합성했고 피로 회복제로 판매하기 시작하며 사회에 공급되었다. 필로폰은 다른 마약들과 달리 소화기관을 통한 흡수가 느리기에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 대부분 중독자는 정맥주사와 같은 직접적인 투여방법을 선호한다. 이렇게 투여된 필로폰은 도파민 촉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약답게 코카인의 3배이자 평상시의 12배 이상의 도파민 분비를 유발한다. 또한, 분비에서 그치지 않고 코카인과 같이 도파민의 통로를 차단해 시냅스에 도파민을 축적시키며, 이는 도파민 과다 분비로 인한 중독과 병적 반응을 일으킨다. 처음 사용했을 때는 ‘자신감’, ‘흥분’, ‘피로회복’과 같은 각성제에서만 그치던 효과가 투여량을 늘릴수록 지나치게 고조된 흥분감으로 인한 주의 결핍과 판단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중독된 이후에는 시각과 청각의 왜곡으로 인한 편집증 및 환각 증세가 나타나는데 이로 인한 대표적인 중독 현상으로 ‘메스 버그’가 발생한다. 메스 버그 현상은 벌레가 온몸을 기어 다니는 듯한 환각이 나타나는 증세이며 중독자들은 환각 속 보이는 벌레를 긁어 떼어내며 스스로 상처를 낸다. 또한, 극도의 흥분 효과로 인한 이갈이와 입 마름으로 인해 잇몸과 이가 다 상해 빠지는 메스 마우스도 경험한다. 즉, 필로폰, 메스암페타민은 하드 드럭 중에서도 그 부작용이 심각한 약물이며 영구적인 신경 손상을 일으켜 투약을 중단한 이후에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앞서 설명한 정신병적 증세가 갑자기 나타나는 ‘플래시백’을 겪게 한다.

‘GHB’ 무색무취의 약, 성범죄에 이용되다.

버닝썬 사태는 우리나라에도 마약이 가까이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 시작점인 동시에 마약이 성범죄에 악용되고 있던 암암리의 실태를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버닝썬 성범죄 사건의 중심에 바로 GHB, 일명 물뽕이 존재하였다.

GHB란 ‘감마 하이드록시낙산’의 줄임말로 무색무취의 특징을 지니며 물이나 술 등에 타서 마시는 투약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물에 타서 마시면 평균 15분 이내에 몸이 이완되며 노곤해지는 정도이지만, 알코올에 타서 마시면 이 효과가 배가 되어 나타나며 의식을 잃게 된다. 알코올을 통해 더 빨리 효과가 발생하는 특성상 GHB를 이용한 범죄는 대부분 주취 상태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10개국이 참여하여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응급실을 방문한 약물 중독 환자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들 환자의 71.7%가 다른 마약과 함께 GHB를 사용하였으며 그중 50%가 알코올과 함께 GHB를 사용하였다.” 이렇게 흡수된 GHB는 보통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효과가 유지되며 이 시간 후에는 소변을 통해 배출되기에 마약 검사 시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다.

GHB는 보통 다른 약물들과는 다르게 본인이 쾌락을 위해 본인의 몸에 스스로 투여하는 약물이 아니라, 본인의 불법적 목적 달성을 위해 타인의 몸에 강제로 투여시키는 경우가 많은 약물이다. 하지만 이런 GHB라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의존성과 내성이 생긴다. 우선 GHB에 중독되면 불면증, 불안감으로 인한 손 떨림과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면제의 효과를 바라며 또 다시 GHB를 반복적으로 복용하면 심각한 환각 증세가 발생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데이트 폭력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마약이 된 GHB는 화학 구조가 단순하여 만들기 쉽다는 점과 추적이 쉽지 않다는 점이 다발의 불법 유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잠재적으로 더 큰 2차 범죄 피해를 만드는 GHB를 피하기 위해서는 낯선 술자리에서 자신의 술잔을 필사적으로 지켜야 하며 짠맛이 나는 GHB의 특성을 기억해서 술에서 짠맛이 살짝이라도 난다면 그 술자리를 피해야 한다. 또한, 빨리 배출되는 특징상, GHB를 이용한 범죄에 노출되었다는 생각이 든 그 즉시 경찰에 신고하여야 한다.

최근 대한민국 청소년과 청년층을 위협하는 ‘펜타닐’

앞서 소개한 두 마약은 과거부터 꾸준히 위협이 되어 왔다면 펜타닐은 최근 들어 큰 위협이 되기 시작한 마약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약 1년간 약물 과다 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해 사상 최초로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사망자들의 80%인 약 79,000명이 펜타닐로 인해 발생했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수치냐면 현재 미국 내 18~45세의 청장년층의 사망원인 1위가 질병도 사고도 아닌 바로 ‘펜타닐’ 때문이라는 점이다. 한국도 상황은 매한가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의하면 “연령대별 펜타닐 패치 처방 건수는 불과 1년 만에 10대의 경우 22건에서 624건으로 약 27배가, 20대의 경우 9,567건에서 2만 3,878건으로 2배 이상이 증가했다.” 이렇듯 전 세계 청장년층을 위협하는 마약 ‘펜타닐’은 무엇이며 왜 위험한 것일까?

펜타닐은 코로나 백신으로 잘 알려진 얀센의 창업자 파울 얀센에 의해 발명된 이후 1960년대부터 강력한 진통 효과를 내는 특징으로 인해 진통제로써 사용되었다. 진통효과는 헤로인의 50배에서 100배에 달하며 완전치사량은 고작 2mg 내외에 불과하기에 주로 말기 암 환자나 CRPS 환자들에 이용된다. 펜타닐은 중국이 불법 유통에 가담하기 시작하며 남용 사건이 급증하였으며 이로 인해 ‘white china’라고도 불린다. 펜타닐이 위협적인 이유에는 우선 싼 가격으로 인해 접근하기 쉽다는 점과 투여하기 쉽다는 점이 있다. 또한, 뇌를 그대로 통과할 정도의 작은 분자량으로 인해 타 마약보다 효과와 부작용이 몇 배 이상 빨라 남용하기 매우 쉽기에 사망률이 높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점은 펜타닐이 입문 마약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3년 전부터 래퍼들이 펜타닐을 이용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또 다른 10대 청소년 음악인들에게 대마초와 같은 가장 약한 마약인 펜타닐부터 권유하였고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함께 친분을 쌓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점차 증세가 더 오래 지속되고 다양한 하드 드럭을 찾기 시작하며 심한 중독자가 되어버렸다. 여기에 몇의 비양심적인 의사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펜타닐 처방을 쉽게 내어주면서 10대들은 더욱 무지하게 약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펜타닐 처방 환자 상위 30인 현황 자료'를 보면, 1위 환자의 경우 처방 한 건당 펜타닐 정제 335개를 처방받았다. 이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지만 문제는 이렇게 허술한 처방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2020년 펜타닐 처방과정을 취재한 한 기자가 펜타닐 중독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a병원을 찾아 대용량의 펜타닐을 처방받는데 불과 7분이 걸릴 정도이니 말이다.

이렇게 10대에 펜타닐을 접하게 되면 성인보다 중독될 가능성이 크며 그 영향도 더욱 세게 받는다. 펜타닐은 중독성이 매우 강한 약물 중 하나이기에 개인의 의지와 상담만으로는 끊기 어려우며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다. 이는 21년 12월에 방송된 프로그램 ‘시사직격’의 래퍼 ‘불리다바스타드’ 편에서 확인 수 있다. 래퍼는 펜타닐 금단으로 인해 매일 구토를 하다 보니 치아가 삭아내려 더는 정확한 발음으로 랩을 할 수가 없으며 심각한 오한과 근육 장애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서 펜타닐의 위험성을 세상에 호소했다. 자신의 삶을 살아있는 지옥과 같다고 표현하며 그래도 이겨내 보겠다고 한 그였지만 그는 또 한 번 22년 7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가 펜타닐이 아닌 필로폰으로 구속되었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펜타닐에서 벗어나려다가 금단 증상과 정신적 의존도, 신체에 가하는 해가 더욱 큰 하드 드럭 인 필로폰에 중독되어버린 것이다.

크게 위의 세 가지 종류의 마약을 소개하였지만, 대한민국은 매일 신종 마약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마약 문제의 종합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마약 및 금지 약물을 찾아낼 수 있는 기술적 요인의 부족함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이온스캐너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세관 50곳 중 이온 스캐너가 없는 세관은 수원·안산·안양·대전 등 총 26곳이었다.” 즉, 마약 밀수범이 최고점을 찍은 가운데 전국 세관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곳에 탐지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마약이 많이 밀반입되는 해상우편물의 통관 장소인 부산국제우편센터에도 이온스캐너가 없었다. 이온스캐너는 1억분의 1g과 같이 초 소규모량의 마약도 탐지할 수 있는 마약 탐지기다. 옷 등에 묻은 마약을 채취한 뒤 자동분석을 통해 약물의 성분까지 알아낼 수 있어 마약사범을 적발하는 데 효과적인 기구이다. 그렇기에 마약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원천에 막기 위해서는 이온스캐너와 같은 전국 세관의 기술적 인프라에 더욱 투자하여야 한다.

두 번째는 불법체류의 증가이다. 2021년 외국인 마약류범죄계수는 한국 전체 마약류범죄계수보다 약 3.2배 높은 수준으로 국내 대다수의 마약 범죄가 외국인에 의해 행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중 대다수가 불법체류자였다. 이는 법무부의 최근 보도자료에서도 알 수 있다. 법무부는 2022년 8월 19자 보도자료를 통해 ‘유흥‧마사지 업종 불법취업 외국인 등 집중단속’을 하여 총 900여 명을 적발하였음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불법체류와 마약 유통 사이에는 높은 관련성이 있다는 통계들이 여럿 존재하는 가운데 가장 주목할 점은 투약 사범의 수는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밀수 사범의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대검찰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마약류 밀수 사범은 2012년 5.8%에서 2021년 20.5%로 10년 사이 약 3.5배 증가”하였다. 밀수 사범 비율의 증가는 훗날 국내에 더 많은 투약과 밀매 사범을 양산해 장기적으로 마약류 범죄에 미치는 심각성이 더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불법체류자들의 문화를 기반으로 이들을 모니터링하여 마약의 밀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세 번째는 코로나 19라는 특수 상황이 마약 유통에 가져온 변화이다. 마약을 대면으로 구매하던 과거와 달리 코로나를 겪으며 비대면으로도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게 유통망이 확대된 것이다. 비대면 유통이 활성화되면서 SNS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투약자가 늘게 되었고 자연스레 초범률도 증가하였다. 비대면 거래는 주로 텔레그램을 이용해 이루어지는데 이를 통해 마약의 유통망이 다양화되었고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사회에 마약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마약 중독자에 대한 치료 지원 부족이다. 한국 사회는 이전부터 마약에 대한 규제와 벌칙을 더욱 강화하는 사법적 측면과 추적하는 방안에만 집중했기에 마약사범에 대한 재활, 치료와 같은 근본적인 해결에는 관심이 미흡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약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열악한 재활 지원으로 인해 치료받지 못한 마약 중독자는 범죄에 빠지고 이들에 의한 살인, 교통사고, 강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마약 중독자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재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대한민국 법무부는 범정부적 협력체계를 조속히 구축하여 마약류의 공급을 차단하고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엄정 대응을 예고하며 대한민국이 다시 마약청정국의 확고한 지위를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급 통제를 위한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협력을 강화하여 국내·외 마약조직의 마약류 밀수입과 국내 유통 차단”과 수요 억제를 위한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공조하여 마약사범의 치료·재활을 통한 재범률 억제”가 그 구체적 계획이다. 위의 포부가 잘 이행될지는 차차 마약류 관련 수치로 확인해봐야 할 일이다.

잠깐의 즐거움을 피고자 인생 전체를 피우게 하는 악마의 속삭임,

한순간의 실수로 이전의 나로는 절대 돌이킬 수 없는 무서운 존재, 마약이다.

전형영 leoniejj120@gmail.com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