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액세스 권한이 부족합니다. 실행을 계속하시겠습니까?’
모니터에 이런 메시지가 뜨면, 습관적으로 예 버튼을 누르고 자신이 뭘 허락했는지 잊어버리지는 않는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라는 메시지를 읽기도 전에 닫아 버리거나, 컴퓨터의 경고를 무시한 채 안전하지 않은 사이트를 들어가지는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보안 취약 계층! 내 컴퓨터라도 덮어놓고 쓰다가는 랜선 거지꼴을 못 면한다. 컴알못의 컴퓨터 보안,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주의!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 기준으로 설명하므로 윈도우가 아닌 OS 사용자들에게는 조금 불친절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너무 슬픈 소식이지만 컴퓨터 보안을 완벽하게 지키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컴퓨터를 새로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컴퓨터에 미리 설치된 소프트웨어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고, 신뢰할 수 없다면 포맷한 뒤 운영체제를 다시 깔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의미에서 그럴 수가 없는 몸! 그럼 우리의 컴퓨터 보안은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지, 문제점부터 따져 보자.
컴퓨터 및 그와 같은 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를 아프게 하는 원인은 바이러스, 악성코드, 해커 침입 등으로 다양하다. 문제는 우리의 중대 정보가 거의 다 디지털화되어 있어서 내 컴퓨터가 숨겨주지 않으면 그걸 노리는 해커들에게 다 털리고 만다는 것이다. 정보 유출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5월에 화제가 되었던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건이 있다. 워너크라이라는 툴을 통해 컴퓨터에 침투한 해커가 중요 자료에 잠금장치를 걸어 놓고 자료의 몸값을 요구한 것이다. 자료 주인이 그 돈을 지불하고 나면 암호를 해제해 주는데, 이런 식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라고 하며 주로 신뢰할 수 없는 사이트나 스팸메일에 의해 감염된다.
그러면 이제, 랜섬웨어나 악성코드 등의 컴퓨터 질병으로부터 내 디지털 위생을 지키는 방법들을 순서대로 알아볼 테니 찬찬히 따라오면 된다.

1단계) 접근 제어를 하라

컴퓨터 보안에서 인증이란 사용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컴퓨터가 로그인해 주세요, 권한을 부여해 주세요, 같은 말을 한다면 당신은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이 인증을 통해서 권한이 할당되는데, 권한은 데이터베이스 작업에 얼마나 관여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척도다. 권한의 종류에 따라 당신은 데이터에 연결만 할 수 있거나, 읽기만 할 수 있거나, 데이터셋을 생성할 수 있는 등 다른 층위의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윈도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한은 관리자 권한으로, 많은 해커들이 이 관리자 권한을 가로채 공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당신이 프로그램 삭제를 쉽게 하기 위해서 관리자 계정을 쓰고 있다면, 실수로 다운받은 바이러스도 막강한 권한으로 실행되어 시스템이 망가져 버린다. 즉 관리자 권한을 최소화해야 보안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컴퓨터 전체의 액세스 제한을 설정해 놓으면 응용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마다 사용자를 거부할 필요가 없다. 물론 액세스 권한은 제어판에서 응용 프로그램 별로 지정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의 접근 통제를 위해서는 방화벽이 필요하다. 방화벽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허용하거나 거부하는 장치를 말한다. 신뢰 수준이 서로 다른 네트워크 사이에는 트래픽(*주석 : 통신의 흐름)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신뢰 수준이 낮은 쪽으로부터 해로운 트래픽이 전달되어 오는데, 보통 이를 제한하는 것을 방화벽이라고 한다. 컴퓨터 자체의 방화벽을 쓰는 방법도 있지만 대개 방화벽의 역할도 하면서 침입 탐지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바이러스 검사 및 감시 프로그램, 바로 백신이다. 대표적으로 누구나 들어봤을 V3, 알약, 아비라, 파이어월 등이 있다. 이외에도 개인에게 배포하는 무료 백신은 무수히 많으므로 적당히 선택해서 쓰면 된다. 치명적인 특정 바이러스에만 반응하는 전용백신도 있는데, 인텔의 McAfee에서 제공하는 것이 범용성이 좋다.

2단계) 암호를 설정하라

접근 제어를 했는데도 정보 유출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서 정보를 암호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암호화는 어떤 정보를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암호로 저장하는 것이다. 그 저장된 암호를 해독해서 원래 정보로 만드는 것을 복호화라고 한다. 암호화, 복호화 과정은 데이터베이스에 직접적인 보안 조치를 해서 다른 사람이 중요한 데이터를 식별할 수 없도록 만드는 주요 과정이다.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된다면 파일을 선택해서 암호화를 걸어 놓자. 시간은 좀 걸리지만 여러 개의 파일을 한번에 선택할 수도 있다. 폴더를 선택했다면 그 폴더의 하위 파일 모두가 암호화될 것이다. 암호화된 개체는 글씨가 초록색으로 변하고, 다른 계정에서 접근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특히 이동식 디스크를 사용할 때 안전하게 데이터를 운반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암호도 주의해서 설정해야 한다. 웹 사이트가 6개월마다 비밀번호 좀 바꾸라고 메일을 보내오는 것은 당신의 암호가 꼭 ‘123456’이 아니라도 언제든 해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커를 쫓기 위해 복잡한 암호를 설정하면 로그인할 때마다 비밀번호 찾기를 누르게 되는 게 현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서비스가 바로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이다.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은 개별 사이트에 맞는 어려운 암호를 만들어서 해커가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클릭 한 번으로 암호를 변경할 수도 있고 자동입력 기능을 서비스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사용자는 프로그램에 로그인하는 마스터 암호 하나만 기억하고 있으면 모든 온라인 계정을 암호 해킹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유명한 제품으로는 라스트패스, 대시레인 등이 있다. 두 가지 모두 데스크톱에서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3단계) 주기적으로 점검하라

사실 사용자가 보안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컴퓨터 보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는 모든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당신이 방어해 주어야 한다. 수상한 링크를 함부로 열지 않고 이상한 파일을 다운로드하지 않는 정도로도 최소한의 성의는 보인 거나 다름없지만, 주기적인 점검으로 내 컴퓨터 보안 정도를 더욱 높여 보자.
사이버 공격자들은 컴퓨터나 응용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찾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회사는 현재 버전에서 취약점을 발견하면 문제를 고치기 위해 업데이트나 패치를 내놓는다. 우리는 항상 최신형 운영체제를 써야 위협으로부터 정보를 지키기 쉬워진다. 물론 응용 프로그램들은 기본적으로 자동 업데이트 기능이 있지만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업데이트가 적용되도록 설정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보안을 중요시하는 사람조차 데이터 백업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백업이야말로 보안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남이 내 정보를 못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지속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손상은 말할 것도 없고 하드웨어가 망가졌을 때에도 백업된 자료는 큰 위안이 될 것이다.
보안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계의 경찰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편하다. 내가 경찰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치안이 지켜지고 있다는 걸 알듯이, 보안 소프트웨어는 내가 없을 때도 컴퓨터의 안전을 지켜줘야 하는 존재다. 내 보안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미사용시에도 감염된 파일을 찾아내 주고 네트워크 연결을 신경 쓰는지 확인해보자. 또, 종종 악성 팝업창 프로그램이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일부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제거해 주는 것도 컴퓨터를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일종의 건강검진이라고 생각하고 컴퓨터를 아껴주면 그 친구는 분명히 당신의 노력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 관심만 있으면 내 PC의 보안을 지켜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도 곧 해커에게 연락이 올 것 같고 불안하다면 컴퓨터를 정기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기도록 하자. 그것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최소현  7_3_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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