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영화를 본다. 그러나 우리가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는 큰 노력이 들어간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홍익대학교 학생들은 스크린 뒤에서 어떤 노력을 할까? 와우와 함께 알아보자!

 

홍익대학교 중앙동아리 빛의소리 

 

‘빛의소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87년도에 영화 제작 동아리로 시작해서 지금은 영화 제작, 감상, 비평 등 영화 관련 활동 전반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저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에게 영감을 받아 가며 작업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아참, 그리고 ‘빛의 소리’가 아니라 ‘빛의소리’입니다. 영상을 만들고 파일을 저장할 일이 많은데 ‘빛의 소리’로 저장하면 띄어쓰기 때문에 저장이 안 돼요. 항상 언더바(_)를 넣기 귀찮기도 하고 ‘빛의소리’라는 동아리는 고유명사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띄어쓰기 없이 ‘빛의소리’로 동아리명을 정했습니다.

 

빛의소리 영화 제작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궁금해요.

저희는 영화 제작 시기에 따라 운영하는 시스템이 조금씩 달라요. 우선 영화 제작 시기를 크게 학기 중과 방학 중으로 나눌 수 있어요. 학기 중에는 동아리 부원들이 연출, 제작, 미술, 촬영, 음향, 조명 6가지 부서 중 각자 참여하고 싶은 부서에 지원해요. 이 중 연출 부서에 지원할 때는 영화 시놉시스를 함께 제출해요. 그러고는 그 시나리오의 현실 실현 가능성과 내용의 흥미도를 기준으로 감독을 채택합니다. 감독을 중심으로 조를 나누고 해당 조마다 단편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학기 중에는 여러 조가 나오고, 각 조는 12명 정도의 정원으로 구성돼요.

방학 중에 하는 촬영도 6 부서로 나누어서 진행한다는 점은 동일해요. 그런데 감독을 선정하는 방식이나 조 구성이 조금 달라요. 동아리 내에서 시나리오 공모를 받고 투표를 통해 한가지 시나리오를 선정하는 거죠. 방학 중에는 한 편의 영화에 좀 더 투자해서 스태프를 20명 정도로 구성합니다. 이번 학기의 경우 학기 중에는 4 작품이 완성되었고, 방학 중에는 1개의 작품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저희는 영화 제작을 프리 프로덕션-프로덕션-포스트 프로덕션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어요. 프리 프로덕션 때는 처음 구상했던 시나리오를 더 구체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그에 맞는 스토리보드를 작성해요. 또 장소, 배우 섭외 관련 준비를 진행합니다. 이후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실질적인 촬영을 진행하고 포스트 프로덕션 때는 편집과 후가공을 통해 영화를 완성합니다.

 

결국 6부서에서 활동하는 스태프들의 협업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거네요. 그렇다면 영화에 출연하시는 배우분은 어떻게 구하는지 궁금합니다.

주로 제작하는 분들의 지인으로 배우를 구하거나 동아리 내에서 구인해요. 연기력에 초점을 맞춰서 전문 배우를 구하고 싶을 때는 필름 메이커스라는 영화 관련 구인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영화 관련 인력을 구할 수 있는 플랫폼인데 빛의소리에서는 배우분을 구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작년 공모전 작품으로 <두근두근, 커피?>를 만들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동아리의 이름으로 공모전 출품작을 만드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처음에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공지를 보고 공모전 작품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학기 중이나 방학 중에 하는 공식적인 촬영 행사만으로는 영화 제작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추가로 영화를 만들어 보는 게 좋을 것 같았거든요. 저희가 참여한 공모전은 ‘29초 영화제’였고, 주제는 ‘커피’였어요. 29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기승전결을 내려 하니 어렵더라고요. 저희가 만든 <두근두근, 커피?>는 디카페인 커피를 소재로 한 사랑 이야기에요. 카페인 있는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디카페인 커피만을 먹는 여자에게 한 남자가 디카페인 커피를 건네죠. 그런데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는데도 심장이 뛰는 거예요! 이렇게 사랑이 시작되는 거죠.

 

영화 제작 외에도 영화 감상, 비평, 영화제 참여 등 여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활동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우선 영화 감상 관련 활동부터 설명해 드리자면 극장 상영 영화를 함께 보는 정기 감상 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와 비슷하게 빛의소리 기획전 활동이 있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성격의 주제를 가진 영화를 선정하고 상상마당 시네마와 같은 상영관을 대여해서 다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활동이에요. 또, 방학 중에는 파티룸을 빌려 영화를 여러 편 몰아서 보기도 하고 OTT 서비스를 이용해서 영화 후기를 공유하는 활동도 하고 있어요.

비평 활동은 조별로 비평하고 싶은 영화를 선정한 후 그 영화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공유하는 활동이에요. 올해는 이 활동을 정리해서 문집으로 만들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1학기에는 전주국제영화제, 2학기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동아리 MT 겸해서 참여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빛의소리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활동이 동아리 내부에서만 진행되었던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부원이 아닌 사람들도 빛의소리 활동을 감상할 수 있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거나, 공모전에 영상을 많이 출품하는 방향으로 활동해 보려고 합니다.

 

장의연 학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예술학과 21학번 장의연입니다. 평소 영화를 보는 것과 제작에 참여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 동아리 빛의소리에서 제작한 영화 3편에 배우로 참여했습니다.

 

처음 연기에 도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초등학생 때 막연히 TV에 나오는 사람을 동경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연기하는 사람이 되면 여러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있고, 여러 성격의 인물들을 체험해 볼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러다가 중학생 때 주변 친구들의 권유로 뮤지컬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처음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실제 극단 단장님을 초청해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연기 수업을 듣고 뮤지컬을 만드는 동아리였기 때문에 연기를 본격적으로 해볼 수 있게 된 거죠. 연기 수업을 듣고, 공연 준비를 하고, 실제로 무대에 서보면서 연기하는 게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평소에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제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표현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 다른 사람한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직접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어요. 고등학생 때는 연기 활동을 못 하다가 대학생 때 빛의소리에 가입하고, 좋은 기회로 다시 연기를 해볼 수 있었어요.

빛의 소리에서 제작한 영화 중 <이수완>, <압화>, <두근두근, 커피>에 배우로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맡으신 배역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세 작품 모두에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이수완>에서는 주인공 수완의 친구 소영 역을 맡았어요. 소영은 친구와 상황의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예요. <압화>의 여자 역도 소영이랑 비슷한 성격이었어요. 그리고 <두근두근, 커피>에서는 풋풋한 대학생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 대학생 역시 주변 인물이 건네주는 커피에 사랑을 느끼는, 주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여러 작품 참여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연기를 하실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시하시나요?

저는 맡은 배역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작자가 해당 인물을 왜 작품에 넣었는지 그 의도를 파악하는 거죠. 이때 감독, 제작자분들과 얘기를 하면서 인물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려고 해요. 그러고 나서는 이 캐릭터가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상상해 봅니다. 영화의 배경, 상황, 성격을 고려해 본 후에 그 캐릭터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를 고민해 보는 거죠. 이런 과정에서 해당 캐릭터를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캐릭터에 확실히 몰입해서 감정을 표현하려면 캐릭터가 그 감정을 느낀 이유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특히 저는 발성이나 감정 표현법 등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보니까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을 하기 위해서 더 고민하는 것 같아요.

 

맡은 배역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더불어 다른 연출자와의 호흡도 중요할 것 같아요.

맞아요, 촬영을 진행할수록 연출자와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깨닫고 있어요. 처음에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라 어색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연기를 하려니까 되게 민망하더라고요. 촬영에 제대로 임하려면 제작에 참여하는 분들이랑 가까워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최소한 상대 배역을 맡은 분과는 촬영하기 전에 대화를 해보고 연기에 임하려고 해요. 다행히 함께하는 촬영 감독, 스태프분들이 모두 동아리 부원이라서 다 함께 친해질 수 있도록 많이 신경 써주셨어요.

 

영화에서 배우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촬영을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눈에 보이는 사람들이 영화 제작에 있어 핵심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배우, 감독처럼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분들이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찍어 보니까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배우, 감독, 다른 연출진이나 스태프분들 모두가 핵심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감독, 배우의 역량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바를 잘 해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배우는 영화 제작에 있어 필요한 여러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싶으신가요?

우선 저는 배우로 영화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역할에 대한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한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습니다. 또, 동아리에서 연기했던 역할과 다른 역할을 맡아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영상 소모임 드로마픽 

 

드로마픽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1996년도 창설된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내의 영상 학술 소모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실사 영상, VFX¹⁾, 크로마키, 합성, 스톱모션²⁾, 그래픽 등 영상으로 제작되는 모든 디자인적 매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1) 시각적인 특수효과(Visual FX). 존재할 수 없는 영상이나 촬영 불가능한 장면 또는 실물을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용되는 기법과 영상물을 통틀어 말함.}

^{2) 영화 촬영 시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물리적으로 피사체 자체나 피사체의 동작을 변화시킴으로써 마치 그 대상의 최종적인 이미지가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내는 시각효과.}

 

드로마픽의 시스템이 궁금해요.

1학기 초반에 ‘드내기’라고 활동할 드로마픽 새내기 부원들을 뽑아요. 그리고 처음 영상을 제작하는 드내기 부원들을 위해 영상 제작 방식, 장비, 포지션 등을 알려줍니다. 올해는 4주 정도의 기간을 주고 카피 영상과제를 부여했어요. 기존 영상의 연출 방식을 따라 연출과 미술을 해보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게 한 것이었죠. 학기 말에는 6주 정도의 기간을 주고 1분 정도의 자유 단편 영상을 만들도록 했어요. 이후에는 드로마픽 내부 상영회를 통해 해당 영상에 대한 피드백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드내기 과정을 거치고 나서는 개별적으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이 과정에서 연출 주도하에 촬영 감독, 조명 감독 등을 구해요. 감독급이 아닌 스태프들을 구할 때는 드내기들 중에서 지원자를 받거나 드로마픽 단톡방에서 구하는 식으로 영상을 함께 할 팀원을 꾸려나가요. 이후 드내기 때와는 달리, 완성된 결과물에 대한 드로마픽 부원의 피드백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아요. 이는 연출 감독의 자유로운 영상 활동을 존중하기 때문인데요, 다만 다른 학우의 피드백을 원할 때는 연출자 개인적으로 링크 공유를 하거나 상영회를 열기도 합니다.

 

드로마픽에서 드내기 과정을 거친 후에도 계속 부원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 비결이 있을까요?

드로마픽 소모임 활동을 시작으로 영상 작업을 꾸준하게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드로마픽에서 활동하다 보면 영상 제작 분야에 종사하는 동료가 많이 생기는데, 이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영상 작업은 여러 명의 도움이 필요한 작업이기에 부원끼리 편하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좋은 자산이 되거든요. 또, 드로마픽 선배들의 영상 작업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요. 이런 품앗이 개념 덕에 드로마픽 부원들이 꾸준히 활동한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드로마픽이 소모임으로서 활동하기 어려웠던 기간도 분명 존재했을 것 같아요.

코로나 때가 위기였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상 작업은 많은 인원이 필수로 함께 해야 완성되는데 상황상 그럴 수가 없었잖아요. 이런 악조건에서 당시 회장단분들께서 상황에 맞는 커리큘럼을 짜고 이끌어가기 위해서 노력하셨어요. 큰 팀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은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최대 4명을 한 팀으로 하는 작업을 위주로 진행했어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카피 영상을 제작하거나 스톱 모션 기법을 활용한 영상을 위주로 제작했습니다.

 

결국 드로마픽은 ‘작은 부분이 모여 큰 전체를 만든다’를 지향점으로 잡고 활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네, 여러 명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지향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반드시 팀으로 함께 활동해야만 하는 사람들이기에 어떤 소모임들보다 드로마픽에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지향점이 2023 시디과 소모임 축제에도 반영된 것 같아요. 이번 축제의 기조는 ‘!factorial’이었고, 이때 드로마픽은 ‘#S!’를 주제로 참여했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에 팩토리얼이 축제 기조라는 것을 접하고 당황스러웠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팩토리얼은 n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무한하게 확장이 될 수 있는 개념이더라고요. 특히 저희는 영상을 찍을 때 콘티, 시나리오에 씬 넘버를 항상 사용하는데, 이 씬 넘버의 n을 팩토리얼로 여기면 저희가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다룰 수 있겠더라고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종류와 여러 색깔을 가진 영상을 만들어 내는 소모임이 드로마픽인 만큼, 수많은 씬을 통해 영상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아 #S!라는 주제를 정해서 참여했어요.

 

소모임 차원에서 다른 단체랑 진행되는 협업도 있나요?

2021년 여름에 건국대, 과기대 영상 소모임과 연합 전시를 했던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소모임 차원의 협업이 진행되지는 않았어요. 단체보다는 개인으로 영상 작업할 때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교류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촬영, 음향 등 서로 도움이 필요할 때 필요한 작업을 해주는 식으로요. 또, 필요한 파트를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을 때 관련 작업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하는 외부 사람을 알고 있으면 그 사람을 불러 같이 작업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드로마픽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거의 전시 준비를 위한 단체 작업물들이에요. 본격적인 영상 활동은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니 개개인의 인스타그램이나 포트폴리오 링크를 참고하시면 더 많은 작업물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조에스더 학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디과 재학 중인 조에스더라고 합니다. 저는 영상 매체를 위주로 작업해 왔습니다. 특히, 영상 분야 중에서도 분절된 일련의 사건들을 연결해 하나의 메시지를 실현해 낼 수 있는 내러티브에 관심이 많습니다.

 

처음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그리고 영상의 어떤 점 때문에 계속 영상 작업을 하게 됐는지도 궁금합니다.

맨 처음 영상을 하고 싶던 이유는 머릿속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단이 필요해서였어요. 그래서 영상이라는 복합 매체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영상은 음악과 시각의 조화를 바탕으로 시간의 흐름까지 담아낼 수 있는 매력적인 매체니까요. 첫 시작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지만 막상 영상 제작을 하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에게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영상 촬영이 주는 현장감도 좋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확장 시킬 수 있다는 점도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기록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어서 계속 영상 활동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2021 와우 영상제의 오프닝 영상 연출을 맡으셨다고 알고 있어요. 시디과에서 여는 공식적인 행사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활동인 만큼,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오피셜한 영상 제작 활동은 제작비가 지원된다는 점에서 큰 장점으로 다가와요. 물론 주제가 정해져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고 싶은 것을 못 하는 건 아니에요. 지원되는 비용 안에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죠. 21 영상제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때 기조가 ‘호흡’이어서, 저희는 연출 의도를 ‘소통’으로 잡고 영상을 제작했어요. 여러 모델분이 종이컵 전화기, 슬레이트 등 소통의 매개체를 음악에 맞춰 보여주게끔 하면서 소통을 통해 우리가 호흡하고 있다는 주제를 풀어나갔어요. 기조는 정해져 있었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자유롭게 상상한 것을 표현할 수 있었죠.

 

직접 만드신 다큐멘터리 영상 <몸의 기억>을 보니, 현대 무용안무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언어를 이용한 소통을 넘어서, 몸을 이용한 소통을 다루고 있더라고요. 해당 영상을 제작하시면서 언어를 이용한 소통, 몸을 이용한 소통, 그리고 영상을 이용한 소통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보게 되셨을 것 같아요.

우선 대화 혹은 책을 읽는 것이 언어를 이용한 소통 중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러한 소통은 본 의도가 곡해되기 쉽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요. 어쨌든 다른 대상을 한 번 거치게 되는 거니까요. 언어를 이용한 소통 외의 다른 소통에는 익숙하지 않았었는데 대학교에 들어와 영상 매체를 다루면서 예술을 하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다 보니 소통의 다양한 방면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어요. 사진, 그림, 글, 그리고 몸짓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차이점이 궁금해서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이게 몸의 기억 다큐멘터리 기획의 출발이었습니다. 특히 제일 모르는 영역인 몸을 이용한 소통에 대해 탐구해 보자는 생각으로 다큐를 찍었어요. 예전에 외주 작업으로 친해지게 된 댄서분의 고향인 영월에 가서 1박 여행을 즐기고 하루 동안의 여행 중에 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분이 추는 춤을 찍고, 그분에게 춤을 배우는 과정을 찍었어요. 같이 밖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실내에서 벽을 이용하면서 춤을 추기도 했죠. 특히, 서로 몸을 대면서 춤을 출 때 전율이 흐르는 기분을 받았어요. 너무 낯선데 아름다운 순간이었죠.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공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의 기억>은 자유로운 현장에서 찍은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날 것의 촬영과 짜인 형태의 촬영을 모두 경험해 보신 것 같은데, 두 종류의 촬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종류의 촬영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날것의 작업에서는 최소한 기획 의도는 분명하게 하고 들어가야 하는 거죠. 성공 실패 여부와 상관없이 작업 자체가 기획 의도와 연결되어 나타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짜인 작업을 할 때는 어떻게 프레젠테이션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바를 최대한 잘 전달하기 위한 고민인 거죠.

 

와우 영상제의 오프닝 영상과 <몸의 기억> 다큐멘터리 영상 등 여러 영상을 만들며 본인만의 제작 스타일이 생겼을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구상을 합니다. 특히, 아름다움은 사람의 내밀한 곳에 복합적인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부분의 기획 초안을 글이나 문장에서 시작합니다. 떠올린 문장을 바탕으로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미지와 음악을 빌려 구조를 그려요. 이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노래 가사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상상하거나, 저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요. 혹은 다른 사람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발견한 아름다움을 옮겨내려 시도해요.

 

앞으로 어떤 주제를 담은 영상을 만들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제 시선으로 옮겨낸 영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다큐멘터리나, 졸업 작품이었던 저의 영화도 타인과 스스로에게서 발견한 고유한 것들을 기록해 보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인간의 내면이 우리를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가에 대한 제 호기심을 작업물로 표현해 나갈 것 같아요.

문정윤  jungyun031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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