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주변을 둘러보자. 여러 표정이 보인다. 멍때리는 모습, 지쳐 보이는 표정, 즐겁게 대화하는 모습. 그러나 표정에서 사람의 모든 감정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멍때리는 사람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일 수 있고, 즐겁게 대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그 대화가 재밌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은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한다. 상황, 대상, 감정에 따라 내가 표현하는 나의 모습은 달라진다. 기쁘지만 슬픈 척, 우울하지만 자신감 있는 척. 그렇기에 실제 나와는 다른 내가 드러난다. 우리를 이렇게 보이게 하는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한다.

1. 적응

“ 베이징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는 진정으로 교류할 수 있는 친구들이 극히 적었어요. 서로 겉치레라는 느낌이 매우 강했죠. 하지만 많은 사람과의 교류는 절실한 상황이었고,… 그러니 이 그림들은 내 내면을 그린 거라고 봐야 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의 내면 심리라기보다 바로 내 마음속 느낌을 표현한 것이었죠...”

쩡판즈는 베이징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베이징 도시의 사람들을 보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감을 체감했다. 그는 새로운 사람들과 의식적으로 사귀어야 했기에 본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웠다. 어떤 행동을 해야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지, 어떤 표정으로 다가가야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했다. 쩡판즈는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느꼈던 심리를 <가면 시리즈>에 묘사했다.

[그림 1] <가면 시리즈> 中 <삼인 작품>

찰칵! 다들 이곳을 바라본다. 가면을 쓴 사람들은 본인이 가장 멋있어 보이도록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들여 준비한 옷을 입고, 눈은 크게 뜨고 활짝 웃은 채로. 최선을 다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이는 마치 대중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진짜 웃고 있는 것이 맞을까? 이목구비는 뚜렷하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함께 사진을 찍는 이 순간이 즐거워서 웃는 건지, 웃지 않고 사진을 찍으면 다른 인물이 본인을 나쁘게 평가할 것 같아서 웃는 건지. 가면 속 이들의 실제 마음은 잘 모르겠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포즈를 하고 있다. 앞의 2명은 턱을 괸 채로 앉아있고, 가운데 한 명은 허리를 비틀고 있다. 어떻게든 이상적인 배열을 만들려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또 한 번 느껴진다.

위의 인물들은 서로가 친하다는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멋을 부리고, 과한 표정을 짓는다. 그럴수록 사람과의 사이는 멀어지고 그 속에서 개인은 고립된다. 심지어 사람들에게 완벽한 인상을 주기 위해 이들이 행한 노력은 가면에 의해 가려지기까지 하고 있다. 이는 잘 어우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단체와 그 속에 조화되고 있지 못한 개인 간의 괴리감을 심화시킨다. 동시에 작품의 구성과 배열에 있어 어딘지 모를 불쾌감과 씁쓸함이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든 밝은 미소를 지으며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노력이 시각적으로 보일 때 느껴지는 거북함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거북함은 우리와 닮아있기에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실제 내면은 감춘 채, 겉으로 하하 호호하며 잘 어울리려고 하는 모습에서 사회 속에 적응하기 위해 저마다의 가면을 하나씩 쓰고 살아가는 우리가 보인다. 그러나 다른 이들과 공존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우리의 모습을 무작정 비판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한 심리 구조를 가진 채 사회적 요구와 타협하며 살아간다. 결국 페르소나가 이 둘 간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2. 시선

쩡판즈는 <가면 시리즈> 이후 <초상 시리즈>를 그렸다. <가면 시리즈>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위주로 생각했더라면, <초상 시리즈>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위주로 표현했다. 쩡판즈는 이미지 가면 시리즈에서 탈피하고 가면 이면의 내면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러한 초상 시리즈 역시 또 하나의 가면인 “전환된 가면”이다. 회화 작품은 결국 다른 사람의 시각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의 시각 자체가 하나의 가면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2] <초상 시리즈> 中 <나 삼연화>

쩡판즈는 인물의 얼굴에 주목했다. 관람자가 다른 부분은 신경 쓰지 않도록 이목구비 외의 곳은 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인물의 표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우는 것 같기도, 멍때리는 것 같기도. 인간 일생의 허무함을 보이는 것 같기도. 사람의 눈, 눈썹, 코, 입 하나하나에 시선을 머물게 한다. 특히 물감을 번지듯이 바른 작업과 철저히 없앤 배경은 회화 속 인물의 감정에 집중시킨다. 블러 처리를 한 듯, 인물의 외모는 흐릿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비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쩡판즈는 가면과 다른 표정을 하는 본인을 솔직하게 그려낸 걸까? 아니면 이게 쩡판즈가 표현하고 싶은 본인의 실제 내면일까? 혹은 스스로가 옳다고 판단한 본인의 모습일까? “

결국 그리고자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림을 보는 사람의 몫이다. 회화를 만들 때는 작가의 의도가 담길 수밖에 없고, 그려진 회화를 읽어낼 때는 관람자의 의도가 담길 수밖에 없다. 물론 내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모습은 감추고, 드러내고 싶은 모습만을 표현하기 위해 페르소나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내 의도대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할까? 본인이 전하고 싶은 바를 명확히 설명하더라도 타자는 작가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 또, 숨기고 싶은 부분을 가렸는데도 다른 부분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그 모습이 드러날 수도 있다. 이렇게 타자의 시선 자체를 페르소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3. 극복

나라 요시토모는 본인 내면에 집중한 그림을 그려냈다. 타인이 이미지화해 주었으면 하고 바란 내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파악한 나를 그렸다. 이런 관점에서 나라 요시토모가 주로 그린 어린아이와 강아지를 이해해 볼 수 있다. 그는 과거 유년 시절에 느꼈던 소외감과 고독감을 본인의 작품에 녹여냈다. 이는 동시에 과거의 힘들었던 상황을 스스로 마주하고 그 상황에서 극복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작가에게 어린 여자아이와 강아지는 과거의 체험을 현재의 자신이 되돌아볼 수 있게 된 결과물로서의 페르소나이다.

“나의 그림은 생활 자체가 불안정한 외국에 살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그 ‘아이들’이나 ‘동물’은 결국 내 분신이기도 한데, 설명적인 배경 처리가 없어졌다는 것은 일본이란 정들고 낯익은 장소를 떠남으로써 그 장소에서 나를 따라다니던 것들로부터 해방되었음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림 3] <Just living in a 2D world>

[그림 4] <Sleepless Night Sitting>

한 아이가 앉아있다. 길게 찢어진 눈, 진한 동공, 뾰로통해 보이는 입술, 삐진 듯한 표정, 옆으로 살짝 틀어진 몸. 마냥 귀엽기만 하지는 않다. 어두운 배경과 해당 그림에 사용된 소수의 색채는 왠지 모를 고독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몸보다 상대적으로 큰 머리는 아이의 표정과 몸짓에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강아지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치켜 올라간 눈과 비어있는 눈동자, 강아지에만 시선을 집중시키는 어두운 배경. 그 사이에서 공격성과 폭력성이 느껴진다. 두 그림에서 공통으로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는데, 이는 작가가 두 그림 모두에 본인의 불안정하던 과거 시절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나라 요시토모는 부모님의 맞벌이로 인해 혼자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어린 시절을 불쌍하게 여겼다. 이때 강아지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동질감을 느꼈다. 그는 강아지가 주인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본인의 의지를 꺾고, 동물적 본능을 숨기며 새로운 페르소나를 생성해낸다고 보았다. 작가는 이런 모습이 본인의 어린 시절을 포함해 사회 안에서 여러 이해관계에 종속되어 상황에 따른 얼굴을 인위적으로 표출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닮았다고 인지했고, 이러한 이유로 인간의 모습을 강아지에게 투영했다.

어린 여자아이와 강아지는 나라 요시토모의 양가적 감정을 담기에 적합했던 소재였다. 폭력성, 외로움, 고독감을 표현하면서도 순수함을 나타내고자 했고 이를 통해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대한 해소를 표현하고자 했다. 어떤 대상을 통해 내면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내고 마주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그 대상에 내 어두운 모습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지 않을 수도 있다. 화려한 색채를 이용하고 기괴한 소재를 이용해서 감정을 분출하는 것만이 내면을 드러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힘들었던 과거를 페르소나로 표현하고 당시의 개인과 현재의 개인 간 교감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다.

4. 표출

데이비드 호크니는 타인과 자신의 관계를 작품 속에 표현했다. 자신을 반영할 수 있는 페르소나를 ‘튤립’으로 정해 여러 작품 속에 그려내었다. 튤립은 전통적으로 눈에 띄는 사람을 상징하던 소재다. 이와 반대로, 어린 시절 호크니는 매우 소극적이었는데, 자기 내면을 바라보는 것과 표출하는 것 모두 극도로 꺼렸다. 이에 과거 자기 모습과 상반되는 소재를 이용해서 현실에서 밝히기 어려웠던 감정을 작품에 드러냈고, 이런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높이 평가했다.

[그림 5] <유리 테이블에 있는 정물>

여러 사물이 유리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 물병, 튤립, 전등, 컵, 등. 사물끼리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특별히 눈에 띄는 색감이나 균열은 보이지 않는다. 호크니의 관계성을 모르는 우리가 봤을 때는 그저 정물화라고만 생각된다. 그런데 호크니의 주변 인물들이 이 작품을 보면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나의 친구들은 그것을 통해 많은 것을 읽었다. 튤립과 비쉬로 만든 두 개의 밀짚 커버로 덮은 물병은 서로 떨어져 있는데, 테이블 위에 있는 사물들은 나의 애장품이 아니라 피터의 것이었다. 사물의 선택에 내 감정이 반영된 것이다...”

이 그림은 연인 피터와 이별 후 외로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론상으로는 정물화에 속하지만, 작가의 내면을 알고 난 뒤에는 단순히 정물화라고만 보기 어렵다. 그림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리 테이블 위의 사물들은 연인 피터가 사용하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물건들을 유리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둔 모습을 통해 작가가 겉으로만 괜찮은 척을 하고 있다고 파악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테이블 밑 눈에 띄는 그림자는 정물들의 정적인 면과 대비한 작가의 실질적인 감정을 반영한 것이다. 애인과 이별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그림자로 표현했다.

한가지 소재를 작가 개인의 페르소나로 잡고 여러 작품에 연속적으로 표출시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말로 드러내기 어려웠던 개인의 감정을 잠재 의식적 모티프를 이용해 그림 속에 그려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좋은 감정이든, 부정적인 감정이든, 말이나 글로는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는 내면의 모습들이 있다. 특히 그림은 애매모호한 관계성이나 본인조차도 혼란스러운 개인의 내면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방식이다. 질서 없는 형태를 통해 불확실한 감정을 그대로 그려낼 수도 있고, 정제된 형태를 사용하면서도 그 이면은 그렇지 않다는 이중성을 그려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호크니는 서로 간의 관계성을 그림으로 표출했다.

사람들은 드러내고 싶은 내면과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내면을 갖고 있다. 이런 상반된 모습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고, 그 속에서 원만하게 어울리고 싶어 한다. 이때 내가 느끼는 나의 모습, 남이 느끼는 나의 모습, 내가 되기를 바라는 나의 모습은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런 모습 간의 괴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사람이 여러 감정과 여러 모습을 가진다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드러내고 싶지 않은 모습을 고쳐나가고, 드러내고 싶은 내 장점을 부각하며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으로서 페르소나의 사용은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예술가들은 내면을 표현하고 그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회화적 작품을 그린다. 우리는 어떨까? 우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내면을 공개적으로 드러낸다. 기억하고 싶은 시간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글로 적는다. 그렇다면 여러 회화 작품을 페르소나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처럼 인스타그램 또한 페르소나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좋은 소식을 위주로 포스팅한다. 맛있었던 음식, 즐거웠던 여행지, 무언가를 성취했던 경험. 그리고 이런 행복한 시간만 올라와 있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많은 사람이 괴리감을 느낀다. 이는 인스타그램을 자기 노출 적 측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어떻게 드러낼지를 기준으로 파악했기에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하지만 나는 인스타그램을 자기 표현적 측면- 자기 모습을 타인에게 알리는 과정을 중심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인스타그램과 현실 간의 괴리에서 오는 무력감에 얽매이지 말자. 자신을 대표하는 기록으로 좋았던 순간을 담고 싶지, 슬펐던 순간을 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해당 포스팅을 그저 그 사람의 여러 모습 중 일부로 생각하자.

        [사진 1]

일상 인스타그램. 피드만 보면 내 일상을 온전히 담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일상들도 내가 선택한 일상이다. my selves 중 ’내가 보여주고 싶은‘ myself 하나를 고른 것. 현실에서는 타인에 의해 개인이 쉽게 규정되는 경향이 있으나 인스타그램에서는 다르다. 스스로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선택할 수 있다. 새로운 정체성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되고 싶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정체성을 숨기거나,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할 수 있으며, 다중 정체성을 가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울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 행복한 일상만을 올리는 계정을 만들었다고 해보자. 이 사람은 이 계정을 통해 웃을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하고 직접 행동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계정 생성이라는 의식화 과정을 통해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 평소 같으면 집에만 있었을 사람이 인스타그램 게시물 업로드를 위해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얻고, 여행도 하며 새로운 체험도 해볼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인스타그램 속 나에만 너무 몰두해 버릴지도 모른다. 내가 사는 현실을 부정하고 SNS 속 나만을 진짜 나로 여기는 것이다. 고통받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선택했는데, 아이러니하게 그 속에 다시 갇히는 재억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내가 만든 인스타그램 페르소나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선택한‘ 페르소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현실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환경을 접한다. 친구들과 일어난 다툼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지 않고,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다른 학교 친구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사람에 따라 하고 싶은 얘기가 달라진다. 이는 특정 사람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내 모습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상황에 맞춰 다양한 페르소나를 이용하는 것이다. 현실 속에서 여러 페르소나를 이용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인스타그램 세계에서의 업로드 활동은 다른 계정을 이용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뿐이다. 어디에서나 내가 동일하게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인스타그램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여기자. 내가 만든 인스타그램 계정에 다시 구속되어 그 안에 얽매이는 것은 내가 처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의도와 동떨어지게 된다. 인스타그램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기존 현실의 부정적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페르소나는 현실 속에서 억압받던 개인을 새로운 방향으로 해방시켜 준다.이때 우리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도구로써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주체자가 된다. 동시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은 한 사람의 모습을 전부 담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인스타그램 속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과 현실의 나를 계속 비교하는 것은 우리를 무력감에 빠지게만 할 뿐이다.

문정윤  jungyun031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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