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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음악의 순우리말은? 오락가락!

모두가 잠든 새벽, 모니터에서 나오는 불빛을 줄이고 숨죽여 게임을 한다. 방으로 접근하는 엄마의 발소리를 들으려면 음악 소리를 줄여야 하는데, 음악 없이 하는 게임에 곧장 싫증이나 다시 소리를 키우게 된다. 게임의 결정적인 순간 갑자기 커진 음악 소리에 놀라 다시 소리를 줄이지만, 그것도 잠시뿐. 음악이 없으니 게임도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다. 게임에서 게임 음악은 어떤 존재일까? 오늘은 모니터를 끄고 게임의 음악에만 집중해보자.

 

게임 음악은 본래 게임에 사용되는 배경음악인 BGM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게임의 분야가 넓어지면서 BGM(이하 브금)들을 이용하여 파생되는 OST, 공연 등의 각종 상품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게임의 컨셉이나 배경 등을 중요시하지 않은 과거와 달리 현재 게임 음악은 게임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기능을 하며 게임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되었다. 게임 음악이 영화음악과 나란히 ‘미디어 음악’의 범주에 속한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다.

게임 음악은 아케이드 게임에 그 시초를 두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이란 온라인 게임이 발달하기 이전에 오락실에 구비해 놓은 게임들을 통칭해 이르는 용어이다. 197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퐁’과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대표적인 아케이드 게임이다. 아케이드 음악은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빠른 박자의 드럼루프를 과감히 사용하고, 멜로디는 실로폰이나 플루트 같은 밝은 음색을 단순하고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로 짧게 반복한다는 특징이 있다. 게임의 스토리를 음악에 반영한 것은 어드벤쳐(Adventure) 장르에서부터다. 어드벤처 게임은 일종의 모험에 관한 게임으로, 대표작으로는 *‘미스터리 하우스’가 있다. 이 장르는 아케이드게임보다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드벤처 게임 음악의 특징은 특정 장르의 음악이라기보다는 스토리에 부합하는 음악이 상황에 맞게 언더스코어로 깔리는 것이 특징인데, 언더스코어란 인물이나 상황, 행동에 맞게 음악이 따라가는 형태를 의미한다.

그 외에도 레이싱, 전략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게임에 다양한 음악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음악들은 게임에 생기를 불어넣어 플레이어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것이 바로 엄마 몰래 새벽에 게임을 하는 순간에도 소리만은 줄일 수 없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대중적인 세 가지 게임을 해본 후, 다시 음악만을 들어보면서 생각해보자. 우리에게 게임의 음악은 어떤 존재였을까?

* 퐁 : 이리저리 움직이는 공을 화면 맨 끝에 있는 바(Bar)로 받아서 상대방의 골대에 넣는 게임. 상업적으로 성공한 첫 번째 아케이드 게임으로 알려져 있음.

* 스페이스 인베이더 : 외계인이 적으로 등장하는 첫 번째 게임이자 아주 간단한 형태인 초기 아케이드 슈팅 게임. 대한민국의 스타크래프트 열풍보다 더한 인기를 일본에서 얻음.

* 미스터리 하우스 : 텍스트로만 모든 상황을 알려주던 방식에서 최초로 그래픽이 도입된 게임. 어드벤쳐 게임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Crazy Arcade)」 ♬ 구석구석 다양한 음악! ♬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브금에는 특별한 이름이 없다. 유튜브에 ‘크레이지 아케이드 BGM’을 검색하면 이 기사에서 다루는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참고*

첫 번째로 플레이해본 게임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크레이지 아케이드는(이하 크아) 2D 온라인 아케이드 게임으로, 물풍선만을 이용해서 공격과 방어를 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크아를 컴퓨터로 즐길 수 있음에도 그 이름에 ‘아케이드’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개발자의 목표가 과거 게이머들이 오락실에서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던 모습을 되찾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학교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크아에 접속해 보았다. 로그인 페이지에서는 아주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잠결에 이 음악을 들어도 크레이지 아케이드 로그인 창을 켜놨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는 음악이다. 17초 정도의 짧은 멜로디는 플레이어가 로그인할 때까지 반복되어 흘러나온다. 빠른 박자와 디지털 효과음들로 이루어진 이 음악은 계속 듣고 있어도 질리기보다는 듣는 사람의 흥을 돋우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멜로디 마지막 부분의 귀여운 오예! 소리가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로그인 페이지를 지나 메뉴화면으로 들어오면 로그인 페이지보다는 차분한 느낌의 멜로디가 흐른다. 약 30초 정도의 멜로디는 역시 여러 디지털 효과음들로 구성되어 있다. 로그인 페이지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멜로디가 플레이어가 방을 선택할 때까지 무한 반복으로 흘러나오는데, 로그인 페이지의 음악과 다르게 생기 넘치는 느낌이 없어 계속 듣고 있으면 약간 질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방을 고르면 화면이 바뀌면서 다시 생기가 넘치는 음악이 흐른다. 작은북을 치는 듯한 소리가 인상적인데, 북 표면에서 드럼 스틱이 진동하며 내는 높은 진동 소리가 주 멜로디로 흐른다. 작은북 소리에는 전장에 나가는 군인의 비장함이, 중간중간 짧게 등장하는 높고 경쾌한 멜로디에서는 산책하러 가는 강아지의 설렘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 음악도 게임이 시작하기 전까지 반복되어 흐르는데, 얼른 게임준비를 마치라는 사람들의 재촉에 오래 들어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약 20개의 크아 맵중에 선택한 맵은 캠프 맵이다. 캠프는 군인을 연상시키는 녹색이 지배적인 맵으로, 가운데로 철조망이 가로지르는 것이 특징이다. 캠프 맵에는 물풍선을 난사할 수 있는 전차 아이템과 물풍선이 닿으면 바로 터지는 바늘이 설치되어 있어서 다른 맵보다 매우 정신없고 빠르게 게임이 진행된다. 이에 걸맞게 약 30초가량의 음악이 매우 빠른 박자로 진행되어 정신없이 물풍선을 쏘고 피하는 플레이어들의 기분을 대변해주는 느낌이 든다. 캠프 맵의 음악만을 따로 들어보아도 매우 빠르고 정신없는 느낌은 그대로 전해진다. 하지만 게임 중에는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부분이 있었다. 정신없이 높은 멜로디 사이에 낮은음이 갑자기 등장하며 분위기를 전환할 듯하다가 다시 사라져버리는 구간이다. 두 멜로디의 속도와 음의 높낮이가 정반대이기 때문에 그 차이가 더 부각되어 나타난다. 약간의 비장함까지도 느껴지는 구간이지만, 곧 작은북이 빠르게 다시 등장하며 사라진다.

캠프 맵의 음악은 맵의 특징인 빠른 플레이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중간중간 비장한 느낌을 주는 멜로디를 배치하여 긴장감도 잘 표현한 음악이다. 또한, 크레이지 아케이드 모든 멜로디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매우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일관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꾸준히 변형되었기 때문에 강한 중독성을 준다는 것이 가장 특징적이었다.

 

「살육의 천사」 ♬ 憂鬱(우울) & 閉ざされた扉(닫힌 문) ♬

두 번째로 플레이해본 게임은 살육의 천사라는 RPG 쯔끄루 게임(캡션 : 쯔꾸르라고 불리는 게임 제작 도구를 사용하여 만든 게임으로, RPG 쯔꾸르, 액션 쯔꾸르, 격투 쯔꾸르, 슈팅 쯔꾸르 등 여러 종류가 있다.)이다. 여주인공 레이가 지하 6층에서부터 각 층을 지키고 있는 살인자를 피하여 지상으로 탈출해야 하는 사이코 호러 장르인 만큼, 고요한 브금이 공포감을 증대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진행 중에는 각 층의 분위기에 맞는 소음을 표현한 브금이 깔리고 그 위에 다양한 효과음들이 스토리의 전개를 돕는다. 예를 들어 지하 5층은 폐병원이 배경인데, 고요하게 발전기만이 돌아가는 듯한 소음이 아무도 없는 공간의 분위기를 부각해준다. 또한 주인공에게 집착하는 살인자의 특징에 맞는 웃음소리와 그에게서 벗어나려는 주인공의 몸부림을 표현한 효과음을 들으면 주인공과 플레이어가 물아일체가 되며 공포감이 극대화된다.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거나 살인마와 추격전을 벌일 때, 중요한 스토리가 전개될 때는 효과음에서 벗어나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주인공 레이는 지하 6층에서 만난 연쇄 살인범 잭과 탈출 동맹을 맺고 함께 지상으로 올라가는데, 이 과정에서 로맨스인 듯 아닌 듯 독특한 유대감을 형성해 나간다. 그 둘의 스토리가 진행될 때 흐르는 서정적인 음악은 두 사람의 사랑인지 애증인지 모를 애틋한 관계를 잘 표현해준다. 주인공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는 이와 반대로 웅장한 음악이 흐른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주인공의 상황을 낮고 웅장한 리듬이 감싸면서 심장 박동도 점점 빨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레이와 잭의 훈훈한 분위기가 깨진 것은 분명하다. 음악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

 

이 장면을 음악만 들어보면 어떨까? 레이와 잭의 훈훈한 대화가 이어지다가 살인범의 방해로 레이가 죽을 위기에 처한 장면을 들어보았다. 우선 처음에는 피아노 멜로디의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전체적으로 낮은 베이스에 높은 멜로디가 끊어질 듯 급박하게 이어진다. 게임의 무서운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마치 처음 시작하는 게임의 시작 부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고르는 설렘이 느껴지는 듯 기분 좋은 음악이 흐른다. 음악이 잠시 멈추고 총소리와 함께 새로운 분위기의 음악이 전개된다. (게임에서는 살인자가 레이와 잭의 훈훈한 분위기를 방해하는 부분일 것이다) 마치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듯 높고 길게 이어지는 음이 연속되고 그 위에 의미 없는 코러스가 얹힌 우울한 음악이다. 간간이 안정적인 피아노 멜로디가 나타나 분위기의 재전환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예상을 깨고 불안한 코러스가 이어지며 우울한 분위기가 지속된다. 마치 전쟁영화에 나올법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참담함과 우울함이 느껴진다. 「살육의 천사」의 음악들과 다양한 효과음들을 따로 들어본 결과, 게임을 할 때와 크게 다른 특이사항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면 게임의 스토리에 맞추어 음악도 세심하게 제작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별의 커비」 ♬ Kirby Super Star Ultra CD 06 – King Dedede’s Theme ♬

별의 커비는 닌텐도에서 발매된 게임보이용 액션 게임이다. 디디디 대왕이 푸푸푸 랜드의 모든 음식과 음식을 구하는 데 쓰이는 스파클링 스타를 훔쳐가서, 정의의 용사 커비가 디디디 대왕을 혼내주고 모든 음식을 되찾아오는 스토리이다. 유사한 스토리 아래에 여러 가지 버전의 게임이 출시되었는데, 플레이해 본 게임은 「별의 커비 울트라슈퍼디럭스 nds」이다.

커비가 대모험을 시작하게 된 이유

디디디는 커비의 세계에서 제일 악질의 악당이지만 다른 중간보스들보다 오히려 약하고 둔한 느낌이 드는 상대이다. 황제펭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디디디를 물리치는 것보다 디디디를 만나러 가는 길에 싸워야하는 중간보스들이 플레이어를 더 지치게 하는 정도. 힘들게 디디디를 만나면 커비의 망치를 맞고 아파하는 보스를 보는 것이 긴장감 넘치기보다 오히려 즐겁다. 밑에 깔리는 브금이 그 흥(?)을 더 돋우는데, 크레이지 아케이드보다 더 빠르고 정신없는 디지털 음향들의 조합으로 형성된 매우 빠른 비트가 베이스로 흐른다. 주 멜로디도 빠르게 진행되지만 낮고 째지는 디지털 음과 일정한 북소리가 비장한 분위기를 연출시켜 즐겁게 디디디를 때리던 와중에 ‘아차, 얘 보스였지!’하고 다시금 진지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비장함도 잠시 빠른 음악과 함께 디디디를 괴롭히다 보면 다시 즐거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디디디를 괴롭히는 것을 그만두고 음악만을 들어보면, 의외로 즐거운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일정한 북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커비의 음악도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음악처럼 50초 정도의 음악이 계속 반복된다. 하지만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달리 게임을 할 때는 음악이 반복된다고 느끼기 어려웠는데, 음악이 끊기고 다시 이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고 매끄럽게 하나의 곡처럼 계속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50초 동안 곡의 변화가 다양한 것도 매끄러운 전개의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초반에는 북소리와 함께 낮은 멜로디가 빠르게 흐르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후에는 같은 리듬에 효과음이 하나 추가되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멜로디가 변형되고 더 빨라지면서 비장한 느낌은 사라지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된다. 멜로디가 다시 느려지고 북소리는 사라지면서 약간 안정되는 듯하다가, 북소리가 다시 돌아오며 처음의 멜로디로 돌아가는 구조이다. 2번의 변화가 전부였던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다르게 4번의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지루함을 줄였고, 그만큼 중독성도 줄어든 느낌이었다. 별의 커비의 음악은 모두 빠르지만 높고 통통 튀는 멜로디로, 게임의 속도와 커비의 귀여움을 잘 표현해주고 있었다.

 

게임 음악은 게임의 거대한 흐름을 조율하고 때로는 연출해야 하는 음악이다. 게임 음악은 개발자가 의도하는 분위기를 캐치하고, 게임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독자에게 이것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임음악을 그저 듣기만 했을 때와, 직접 게임을 하며 그것을 들었을 때의 감정은 전혀 달랐다. 잭과 레이의 관계를 궁금해하는 플레이어에게, 잔잔하고 기분 좋은 음악은 일찍이 그들이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는지 모른다. 또 커비는 즐겁게 디디디를 괴롭혔지만, 사실 디디디는 커비에게 위협적인 존재였을지 모른다. 게임을 플레이 한 후, 음악만을 다시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게임을 하면서 놓쳤던 세세한 부분들이 당신에게 게임을 두 번 플레이한 기분을 선사할지도 모른다.

 

김지연  letsplay57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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