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의 붕괴, 전세사기 - 홍익대교지편집위원회

인천에서 발생한 전세 사기 피해자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자들은 사망 직전 어머니께 2만 원만 빌려달라고 전화를 걸었고, 수도 요금 6만 원을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았다. 사기꾼들은 그저 돈에 대한 사욕으로 벌인 짓이지만,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악착같이 모은 돈과 집 그리고 미래마저도 잃게 되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의 주범은 60대 남 씨이다. 남 씨 이외에도 공인중개사, 공인중개사 관리 등을 담당한 실장, 그리고 바지 대리인 등을 비롯하여 60여 명의 공범이 있다. 이들은 일명 ‘깡통 전세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깡통 전세는 전세 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합한 금액이 매매가보다 큰 경우, 혹은 70%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이들의 수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남 씨는 주택을 준공한다. 그리고 이를 담보로 받은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을 전세로 내놓아 임차인에게 받은 전세 보증금을 자본으로 하여 다시 새로운 주택을 짓는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일명 ‘문어발식 확장’이다. 이때, 직접적인 계약은 남 씨의 이름으로 체결하지만, 임대인의 이름에는 남 씨가 아닌 대부분 지인으로 구성된 바지 임대업자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다. 자본금이 거의 없이 이루어진 확장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남 씨는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를 내지 못하게 되고, 대출금은 연체되고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해당 주택은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 이런 식으로 남 씨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2,700여 채의 공동주택을 보유하며 세입자 327명으로부터 보증금 305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사기 수법이 통한 데에는 임차인이 거치는 모든 사람이 한패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분양 대행사는 남 씨와 가담하여 시세보다 높은 수준의 전세 보증금을 형성했다. 그리고 공인중개사는 이를 알고도 임차인을 속여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했다. 그렇기에 임차인은 자신이 전세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매우 어려웠다. 남 씨는 주택의 중개를 전담해 줄 부동산 다섯 곳을 지정하였고, 이들은 남 씨와 짜고 실소유주를 숨기면서 전세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남 씨는 공인중개사가 계약에 성공할 경우 시세에 비해 엄청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인중개사들을 회유해 왔다. 또한, 감정평가사들도 과다감정평가서를 작성함으로써 남 씨의 사기 행각에 일조했다. 신축 빌라의 경우 등기부상 거래내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평가액으로 주택의 가격을 산정한다. 이때 보험 가입 여부가 결정되는데, 남 씨는 감정평가사와 결탁하여 과도하게 부풀려진 감정평가서를 작성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임차인들을 속일 수 있었다. 남 씨는 계약 시 잡혀있는 근저당 때문에 불신하는 세입자가 있으면 아무런 효력이 없는 이행보증 각서를 작성해 주고, 동시에 공인중개사들은 남 씨가 엄청난 재력가이기 때문에 근저당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임차인을 안심시키는 수법도 사용하였다.

왜 인천 미추홀구인가?

인천 미추홀구 근처에는 약 1만 명의 일자리가 확보된 서구 가좌동 주안국가산업단지가 있다. 하지만 연수구나 남동구는 전세금이 비쌌고 미추홀구는 구시가지로 신축 건물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신축 빌라의 경우에는 이전 거래 내용이 존재하지 않기에 전세 보증금의 시세를 유추하기 어렵다. 전세 사기를 노리는 이들이 새로 주택을 건축하는 이유 또한 새로 지은 주택은 애초에 거래내용이 없기에 실거래가를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미추홀구는 전세 사기의 ‘성지’가 되었다.

과연 이들을 처벌할 수 있을까?

인천지검 형사5부는 사기 등 혐의로 남 씨와 공인중개사 등 모두 35명을 기소했다. 이들의 범죄 혐의 액수는 지난 3월 1차 기소 당시 125억 원이었으나 추가 수사를 거쳐 305억으로 늘어났고, 인원 또한 1차 기소 당시 10명에서 25명이 추가되어 총 35명이 기소되었다. 검찰은 기소된 35명 중 18명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였다. 범죄단체조직죄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죄이다.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하였거나 이에 가입하면 범죄단체조직죄가 성립하게 된다. 범죄를 실행하였는지 여부는 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만약 범죄단체조직죄가 인정된다면, 주범인 남 씨 이외의 17명에게도 처벌의 수위가 높아지고, 정부는 추적팀을 꾸려 약 800억 원에 달하는 은닉된 재산을 찾고 이를 국가가 몰수할 수 있게 된다. 전세 사기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전세 사기범들은 집값이 내려가고 세금이 오르는 것을 예상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며 사기의 고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만약 임대인에게 기망의 고의가 없다면,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보증금 미반환 사건’에 그치고 만다. 사기죄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를 노리고 남 씨는 고의가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언론 보도와 실현 가능성이 미비한 보상안을 마련하는 등 갖은 수법을 쓰고 있다.

전세 사기와 같이 피해 금액이 큰 사건들은 처벌을 받더라도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이 더욱 큰 경우가 많다. 건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차원에서라도 전세 사기범들에게 형량과 더불어 재산 몰수와 같은 강력한 처벌이 내려져야 마땅하다.

피해자들은 보상받을 수 있을까?

피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건은 전세 보증금의 반환 여부다. 대게 전세로 집을 구할 때는 집을 담보로 대출이 있는지, 즉 근저당이 잡혔는지 확인하고 계약하는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남 씨 일당은 효력 없는 공제증서, 이행보증서 등의 작성으로 피해자들 안심시켜 계약을 성사하는 수법을 써왔다. 이는 결국 임차인이 근저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약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보증금 반환이 어렵다.

게다가 남 씨는 이미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해 은행 빚이 많다. 금융기관은 우선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이 먼저 남은 돈을 챙겨가게 되면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집은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 소액임차인의 경우에는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보증금 중에서 먼저 변제받을 수 있는 최우선변제권을 보장한다. 하지만 최우선변제권을 가질 수 있는 소액임차인과 우선 변제 금액의 기준이 되는 시점은 선순위 근저당 설정일이다. 즉 임차인이 계약을 체결한 날이 아니라 임대인이 주택을 담보로 하여 대출을 받은 날이 기준일이 되는 것이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때문에 자살한 첫 번째 피해자는 2021년 7,000만 원을 전세 보증금으로 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지만 임대인이 해당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시점은 2011년이다. 당시 소액임차인의 기준은 6,500만 원이었기에 피해자는 최우선변제권을 보장받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임차인의 대다수가 최우선변제권조차 확보하지 못하게 되었다.

전세 사기 특별법

전세 사기의 규모가 무척이나 커지자, 피해자들은 구제를 바랐고 국가에서는 전세 사기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전세 사기 특별법은 지난 2023년 5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6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는 한시법으로 제정돼 시행 후 2년 동안 적용된다. 시행 이후 6개월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미비한 부분을 개선하기로 했다.

사기의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4가지의 조건이 있다. 첫째,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치고 확정일자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 임차보증금이 3억 원 이하여야 한다. 단, 위원회 심의에 따라 5억 원까지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 셋째, 다수의 임차인에게 임대차반환채권의 변제받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넷째, 임대인이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이렇게 4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전세 사기 특별법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작에 설 수 있게 된다.

피해자로 선정이 된 이후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 살펴보자. 크게 경·공매 절차 지원과 금융 지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경·공매 절차 지원에서는 HUG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경·공매를 대행하고, 정부가 경·공매 비용의 70%를 부담한다. 또한,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데, 최고가 낙찰액에 주택을 구매할 수 있으며 우선매수권 양도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LH 등에 우선매수권을 양도하고 공공임대로 전환하여 그대로 거주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임대인의 전체 세금 체납액을 개별로 안분하여 세금을 분리 환수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금융지원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최우선변제금을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다. 이는 최우선변제금을 받지 못할 경우, 근저당권 설정 시점이나 전세 계약 횟수와 상관없이 현시점의 최우선변제금을 최장 10년 동안 무이자 대출해 주는 것이다. 최대 지원금은 서울 5,500만 원 등 지역별로 상이하다. 만약 이 범위를 초과한다면 2억 4천만 원까지 1.2~2.1%의 금리로 대출을 지원해 주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안을 내놓았지만, 피해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갑다. 더불어민주당 전세 사기 고충접수센터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425명 중 85.4%는 전세 사기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피해자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였다고 답변했다. 91%는 피해 구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는 첫째, 피해자 선정 기준이 까다롭기에 선정되는 사람이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악용 사례나 정확한 피해자 지원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생겨난 지금, 까다로운 요건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심사까지는 대부분 한 달 이상이 걸린다. 7월 20일 기준 인정받은 피해자는 전국에서 585명뿐이다. 전세 사기 피해 규모가 약 약 2만 6,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25%만이 피해자로 인정받은 셈이다. 첫 전세 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256명도 선정에 약 한 달이 걸렸다. 둘째, 피해자들은 전세 사기를 당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들은 아무 죄가 없지만 사기를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완전히 보상받을 수는 없게 되었다. 전 재산을 잃었지만, 원금을 되찾기는커녕 오히려 대출이자와 빚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다. 셋째, 피해자로 선정되고 지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거의 전 재산을 잃은 피해자들은 마땅히 거주할 곳이 없기에 전세 사기를 당한 ‘그 집’에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다. 전세 사기를 위해 지어진 집은 당연히 부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집주인은 구속되어 있거나 연락이 잘 닿지 않기 때문에 관리비가 걷히지 않게 되고, 이는 주택의 관리 부실로 연결된다. 실제로 많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물이 새고 곰팡이가 핀 집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

전세 제도 그 자체의 문제?

전세 사기는 우후죽순으로 터지고 있으나 현재 명백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 때문에 전세 제도의 수명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16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 제도가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보고 있다.”라는 발언을 하였고 이에 따라 전세 제도를 없애자는 극단적인 여론이 생성되었다. 이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를 제거하려는 접근은 하지 않겠다.”라며 앞선 발언에 대해 해명하였다. 이에 덧붙여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 제도가 수명을 다했다는 장관의 발언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전세 사기 등과 연계해 현행 전세 제도는 위험성이 노출돼 그대로 가기 어렵다는 취지였고, 전세 제도를 없애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원희룡 장관의 발언은 전세 제도를 없애겠다는 취지가 아니었지만, 일각에서는 전세 제도 그 자체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며 전세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전세 제도는 6.25 전쟁 이후 산업화를 거치며 보편화된 제도로 우리나라에서는 꽤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제도인 동시에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이다. 전세 제도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집값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내고 정해진 기간만큼 거주하는 부동산 거래 제도를 말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탓에 이상함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전세는 매우 특이한 제도이다. 집주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는 동시에 집값의 일부만 보증금으로 받는다. 온전히 집을 내주면서 집값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임대인에게 명백히 손해라는 점에서 이상하다. 집주인이 손해를 보면서 전세를 내놓는 이유는 바로 ‘투자’ 때문이다. 갭 투자는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이(갭)만큼의 돈만으로 집을 매수한 후 직접 살지는 않고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다가 집값이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법’으로 재산 증식에 이용되곤 한다. 즉 집주인의 손해는 집값이 상승함으로써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가 계속되어 현재는 부동산 투기가 만연해졌다.

그렇다면 이러한 리스크를 갖고서도 수십 년간 잘 운영되던 전세 제도는 어쩌다 문제가 된 것일까? 이는 금리가 급등하고 집값이 하락하며 발생한 일이다. 금리가 오르면 전세 자금 대출로 매달 나가는 돈이 월세보다 많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전세의 수요가 감소한다. 이때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높은 일명 깡통전세가 속출했고, 결국 자본 없이 투기용으로 주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상환할 수 없게 되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투기에 주택이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전세 제도를 당장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3월 61.5%로 매우 높고, 지금 당장 제도 자체를 없앤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취지가 무엇이든 간에 서민들의 주거에 큰 도움을 주었던 제도인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정책의 대전제하에서 전세 사기를 대폭 근절하기 위해서라면 보증보험 가입 대상은 집값의 70% 이하로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서는 월세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설득을 통해 정부가 앞장서서 전세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갭 투자는 만연하고 당연해졌다. 재산 증식에 도움을 주는 하나의 루트로 인식되어 일말의 양심의 가책 없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 갭 투자를 행하고 있다. 게다가 갭 투자를 조장하는 책이나 강연들도 많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재산을 증식할 편법 정도로 여겨지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물거품으로 만들게 하는 일이다. 집은 거주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 우리는 주거권이 인간이 살아가며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집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 전세 사기와 갭 투자의 영역은 무척 모호하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정당한 수단으로 자본조차 지니지 않고 갭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정당한 투자에 정당하지 못한 피해자가 생겨나서는 안 된다.

해당 기사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만 다루었지만, 현재 전세 사기는 재난 수준에 이르렀고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2017년부터 두 딸의 명의로 수도권 빌라 500여 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일명 ‘세 모녀’ 사건에서 기소된 혐의를 모두 합하면 피해를 본 전체 세입자는 355명, 총피해 액수는 795억 원에 달한다. 동탄에서는 한 부부가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무자본 갭 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 268채를 사들이면서 138명으로부터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고, 빌라 매매에 악용되는 ‘동시 진행’ 수법으로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경기·인천지역 세입자 153세대의 전세 보증금 353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공인중개사 등 전세 사기 일당 9명이 검거되었다. 이외에도 최근 발생한 전세 사기는 셀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전세 사기에 대해 법원은 “전세 사기는 서민층과 사회초년생 등 피해자 삶의 밑천을 대상으로 그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범행이라 죄질이 좋지 않다. 기망행위가 없었다거나 피해 금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하였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올바르게 돌려받기 위해서는 민법,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의 임대차계약 관련 법률 지식과 공매와 경매 등 국세징수법 민사집행법 관련 법률 지식, 그리고 주택가격 전셋값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경제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과연 이 모든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 것인가. 몇몇 비상식적인 이들의 사욕으로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현실이 무척이나 의문스럽다.

박시윤 yoon1081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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