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파와 백백교는 각 사이비 종교 계열의 시초가 되는 종교들이다. 두 종교 모두 일제강점기에 번성하였는데, 일제강점기라는 국가적인 재난의 시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의 빈틈에 파고들어 신도들을 착취하기 시작했다. 현대에는 기독교 계열 사이비 종교가 성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 내에서 기독교는 주요 종교 중 하나로 자리 잡아, 수많은 신도가 존재한다. 기독교 신자들은 기독교 성경을 기반으로 한 사이비 교리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독교계 사이비가 빠른 속도로 많이 증가하였다.

3. 왜 사이비 종교는 사라지지 않는가?

사이비 종교는 이렇게나 긴 시간 동안 이어져 왔다. 그 시간 동안 대중은 사이비 종교가 내부, 외부적으로 일으키는 문제들을 직접 보아왔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왜 사이비 종교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종교는 구원을 위한 수단보다는 마음의 버팀목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교에서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구원을 바란다면 자연스레 사이비 종교로 빠질 수 있다. 모든 사이비 종교가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나약하고 무력하며 의존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힘든 상황에 직면한 사람은 이성적 판단이 어려워지며 의지할 무언가를 찾게 된다. 사이비는 그 틈을 노려 사람들을 현혹한다. 역사적으로 사이비 종교가 부흥했던 때도 사회가 혼란하고 대중들이 고통받았을 때이다. 사이비 종교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수치화된 구원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에게 사이비 종교 교리의 조건과 근거를 각인시킨다. 신천지의 ‘144000 구원’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144000’ 구원은 신천지인 144,000명이 채워지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신자들은 구체적인 숫자에 매달리며 사이비 종교에 충성을 약속한다. 구원에 대한 갈망과 사이비 종교에 대한 충성심으로, 전도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부분 사이비 종교의 신자들은 이미 가스라이팅으로 종교에 심취한 상태이다. 사이비 내의 고질적인 문제로 알려진 극심한 노동으로 인해 이인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부조리함을 자각할 수조차 없다. 이인증은 현실 감각상실 장애로 자신을 제3의 관찰자처럼 보게 되며 신체와 정신이 분리된 감각을 느끼는 증상이다. 이 장애를 겪게 되면 현실감 상실이 지속되고 반복되는데 심한 스트레스, 아동기의 정서적 학대나 방치에 의해 발생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자각하기 이전에, 자신이 처한 상황이라는 것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교단 내의 부조리를 인식했다고 해도 이탈하기는 쉽지 않다. 사이비 종교는 친교, 교류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타지 생활이나 가족관계의 악화처럼 고립되어 외로움에 빠진 사람들이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이들과 인간관계를 맺어 나가고 더 나아가 사이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단 내 인간관계를 잃을까 걱정되어 이탈하기 어려워하기도 한다. 대다수 신자는 심적으로 약해져 있을 때 사이비 종교에 포교 당하는데, 이를 교단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여긴다. 따라서 부채 의식 때문에 쉬이 빠져나올 수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사이비 신자들은 동조현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들을 관통하는 이유는 외로움과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비 종교는 인간이 일상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두려움뿐 아니라 삶 전체에서 겪게 되는 고난들에 대한 해답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인간이 죽음을 인식하게 되면서 느끼는 외로움과 삶의 끝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지난 수십 세기 동안 이어졌고, 그동안 극복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 해소하지 못한 감각이다. 혼자 와서 혼자 끝낼 삶에 대해 생각해 보면 현재를 살고 있는 자기 모습과의 괴리감이 들면서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러한 감정은 우리에게 외로움과 두려움을 선사한다. 사이비 종교는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사후세계를 약속한다. 죽음 이후에 삶이 또 있으니 허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의 주요 종교에서도 말하고 있는 사안이지만, 사이비 종교에서는 내세를 위해 요구하는 조건이 여타 종교와는 다르다. 기존 종교에서는 일종의 ‘덕’처럼 사회에 이롭거나 도덕적으로 금기되지 않고, 자신의 생에 해가 되지 않는 일만을 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에서 사후세계를 약속받기 위해서 신자는 자신의 삶을 희생하게 된다. 사후, 내세에 얻을 안식과 명예, 부가 생의 이유가 되어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등한시하게 되는 것이다. 불확실하고 아득히 먼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삶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삶 속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은 유한한 삶 속에서 가치 있는 것을 찾아가고,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뿐이다. 물론 이는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여전히 사이비에 빠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사람이 대단하고 전지전능한 지도자이자 구원자가 아니고 그저 자기애 과잉일 뿐인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사이비는 인간의 정서적인 불안 요소를 파고 들어가, 끊임없는 유입과 더딘 이탈 속도로 인해 끊임없이 세를 불려 나가고 있다. 사이비가 이런 악질적인 포교행위를 지속하고, 탈출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사이비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관련 법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20조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종교인으로서 원하는 종교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종교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으며 종교 행사와 집회에 참석할 수 있고, 자신의 종교를 선교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다. 헌법에서 상당히 넓은 범위의 종교활동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사이비 종교 교인이나 교주의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사이비 종교 그 자체가 아닌 다른 죄목을 들어 우회적으로 처벌하고 있다. JMS의 정명석은 성범죄와 무고죄를 죄목으로 수감 중이며 이외에도 다른 사이비 교주들이 신도들의 헌금을 갈취한 것과 신도들에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사기죄로 인정되는 등 사이비 행위가 아닌 다른 죄목으로 수감 중이다.

그러나 우회적으로 처벌하는 방법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이비 종교 행위를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도 없다. 여러 종교단체와 대중들은 ‘아무리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더라도 종교의 자유가 국민의 자유와 안전에 위협을 가한다면 법률로써 제한하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나라의 사이비 처벌 법률을 예시로 들며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프랑스의 ‘반 컬트 법’은 세계 최초의 종파 규제 법률이다. 종교세뇌를 살인과 성폭력 같은 중죄와 맞먹는 범죄로 인정하며, 사이비 행위를 세뇌를 통한 학대이자 사기행위라고 규정한다. 프랑스의 뒤를 따라 제정한 중국의 ‘신국가 안전법’처럼 사이비 종교를 제한하는 법률이나 일본의 ‘피해자 구제법’처럼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여 사이비 범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런 외국의 사례를 본받아 한국도 유사종교 피해사례를 줄이기 위해 법률 제정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4. 앞으로의 사이비

여러 가지 사이비에 대한 논란으로 대중들의 사이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져만 간다. 이전보다 사이비에 예민해진 대중들을 현혹하기 위해서 사이비는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사이비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포교 방식을 바꿔왔다. 따라서 현대의 추세에 맞게 미디어와 비대면 방식을 이용해 포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특히 신천지는 미디어를 십분 이용한 포교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 신천지가 건물 위 대형 전광판에 광고를 걸고, 각종 신문사의 온라인 배너에 광고를 걸었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유튜브 광고도 내걸며 끊임없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JMS 또한 연남동 전광판에 광고를 내걸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 사이비 종교들이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방식을 도입하여 포교하려고 함을 알 수 있다.

 

 

다수의 사이비 종교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적인 대면 없이도 빠르게 사상을 전파하고 있으며 가상의 공간에서 형성한 커뮤니티를 통해 세뇌를 진행한다. 커뮤니티에서의 사상 전파가 물리적 행위를 유발하게 되므로 온라인 공간의 영향력도 대면 활동만큼 위협적임을 알 수 있다. 사이비의 활동 공간이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확장되며 사이비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사이비는 한 명을 포교하더라도 상당히 치밀하게 타겟팅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에 맞고, 정신적으로 불안해 보이고 쉽게 휩쓸릴 것 같은 사람을 목표로 한다. 그들에게 이런 틈을 보여주는 순간 그들의 먹잇감이 된다. 사이비의 포교 대상이 되기에 적합한 사람은 ‘심리 조작에 걸려들기 쉬운 사람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그리고 이 조건 여러 개가 중첩될수록 사이비의 먹잇감이 될 위험이 있다. 첫째, 의존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타인을 쉽게 따르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교주들의 말에 수긍하게 된다. 둘째, 피암시성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은 수동적이고 비판 없이 정보를 수용한다. 셋째, 불균형한 자기애이다. 이상과 현실의 불균형이 클수록 자존감이 낮아지는데 이런 상황에서 자기 확신에 차 있는 사람, 즉 교주를 선망하고, 그와 같은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선민의식을 가지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스트레스와 고립감에 처해있는 사람들이다. 유대를 쌓는 과정이 매우 치밀하고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을 대상으로 포교가 진행 중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고립과 외로움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만큼 심적으로 약해져 있는 사람에게 접근하여 고립감을 해소 시켜 주며 자신의 종교로 끌어들인다.

 

사이비는 종교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특성을 이용해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왔다.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져 오며 대중들은 사이비의 폐해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한번 빠진 이상 사이비에서의 이탈이 쉽지 않고, 사이비는 시대에 맞춰 살아남을 방법을 탐색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회피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초월적인 존재의 힘에 기대어 상황을 타개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을 직면하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힘으로 상황을 타개하려고 노력이다. 우리가 겪는 시련들을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이며 인간이 공통으로 느끼는 고통을 이겨내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 스스로 힘으로 삶을 견뎌내기 버겁다면 의학과 주변인의 도움을 통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자.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는 것은 결국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사람들의 약해진 마음을 파고 들어가는 사이비 종교가 사라지는 것은 현재로서 불가능해 보인다. 심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이비로 끌고 가는 수법은 굉장히 악질적이기 때문에, 마음이 약해진 사람들은 이를 쉽게 뿌리칠 수 없다. 근본적으로 모든 잘못은 사이비 종교에게 있지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