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국민 중 약 27만 명은 섭식장애로 인한 사망의 위험에 처해있다. 물론 섭식장애와 거식증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나온 계산이므로 무척이나 비약적인 숫자이지만 섭식장애의 유병률은 인구의 3%이고 거식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정신질환 중 가장 높은 5~18%라고 하니 섭식장애가 얼마나 무서운 질병인지 짐작이 가는가?

섭식장애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신경성 식욕부진증, 일명 거식증이다. 거식증은 섭식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극심한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체중 증가에 대한 공포에 잠식되는 등 자신의 신체에 대한 왜곡적인 이해를 특징으로 한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정신역동 안에는 단순히 미(美)에 대한 추구뿐만 아니라, 자신의 통제감을 확보하는 것에 대한 욕망이 크게 작용한다. 즉,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것으로 자신을 통제하고 여기서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예를 들어, 160cm의 여성이 30kg이라는 몸무게를 갖고 있다면, 보통 사람들은 이에 놀라며 “어떻게 그 몸무게로 살아갈 수 있어?” 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는 당연히 찬사의 의미가 아닌 놀람과 충격의 의미가 담겨있을 테지만,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는 오히려 이러한 반응을 통해 자신을 통제하는 것에 성공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과도하게 마른 자신의 몸이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에도 통제감 때문에 더욱 체중을 감량하려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신경성 폭식증이 있다. 이는 폭식과 폭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보상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상 행동에는 구토, 이뇨제, 금식 그리고 과도한 운동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폭식 장애가 있는데, 이는 단시간에 비정상적인 양의 음식을 섭취하며 본인이 조절이 불가하다는 것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폭식 장애의 경우 신경성 폭식증과 마찬가지로 반복적인 폭식을 하지만, 보상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섭식장애 중에서 특히 거식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젊은 여성이다. 이 때문에 섭식장애가 단지 여성들의 외모 강박에 의한 정도가 심한 다이어트 즉, 다이어트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섭식장애는 그렇게 단순한 질병이 아니다. 섭식장애의 원인을 딱 단정 지어서 설명할 수는 없으며 흔히 생각하는 외모에 대한 강박은 수많은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심리적, 생물학적, 정신적, 환경적 요인 모두가 섭식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누군가는 가정불화나 교우 관계 또 누군가는 강박적인 생활, 혹은 우울증과 유전적인 이유가 섭식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단지 미용에 의한 것으로 치부하기에 섭식장애는 무척이나 깊고 또 복잡한 질병이다.

최근 섭식장애 환자의 수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프로아나’가 존재한다. ‘프로아나’는 거식증(Anorexia)을 긍정(Pro)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단순한 거식증 환자가 아닌, 거식증에서 벗어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프로아나가 온라인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98년, Empressanorexia_nyc라는 닉네임을 가진 누군가가 야후에 Anorexia with Pride (AWP)라는 그룹을 개설하면서’이다. 이후 이를 중점으로 우후죽순 프로아나에 대한 각종 사이트와 커뮤니티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렇듯 프로아나는 탄생한 지 20여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우 강력한 질병이 되어 어린 여성들의 삶을 잠식하고 있다.

한동안 ‘소식좌’라는 소재가 크게 유행했다. 누군가의 신체적 특성과 식습관이 예능의 소재로 소비되는 것은 방송계에서 오랫동안 행해온 일이다. 이전에는 체격이 큰 사람들을 방송의 소재로 쓰더니 이제는 마른 몸까지 그 영역이 넓어진 것, 그뿐이다. 이들은 미디어가 짊어진 막중한 책임감은 무시한 채 비정상적인 콘텐츠를 마구 배설한다. 늘 그래왔기 때문인지 아무도 이에 대해 불편한 내색을 하지 않는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를 소재 삼아 방송을 내보내면, 관련된 기사 쏟아지고, 유튜브 영상이 마구 업로드되는 이 과정에서 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박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비하와 조롱의 의도가 없고 당사자가 기분 나쁘지 않으면 문제가 없지 않냐”라고 말이다. ‘의도’와 ‘당사자의 기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디어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부적절한 사회적 인식은 개인이 내면화하기에 너무나 쉽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주장은 미디어의 힘을 간과하는 매우 무책임한 태도이다. 더군다나 미디어에서는 이미 체격이 큰 사람들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이미 많이 먹는 식습관과 뚱뚱한 몸은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축적해 왔다. 거기에 더하여 과도하게 적게 먹는 사람들이 마르고, 사회에서 통칭하는 ‘아름다운 몸’을 가진 것을 본 사람들은 당연히 극도로 적게 먹고 극도로 마른 것이 아름다워지는 방도라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에는 미디어를 적절히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성인보다 당연히 미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미디어를 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무한하기에 사회적 차원에서 이에 대해 각별하게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오히려 외모에 대한 비정상적인, 그러나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고 이에 속하지 못하면 철저히 배척한다는 잔인한 인식을 아동과 청소년에게 주입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거식증으로 병원을 찾은 2,201명의 환자 중 75%가 여성이라고 한다. 이 중 10대는 25%인데, 무려 10~14살 어린이의 비율은 50%라고 한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초등학생 다이어트’ 오픈 채팅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채팅방에 올라오는 식단은 충격적이다. 대부분 하루에 한 끼조차 먹지 않는데, 이마저도 곤약 젤리, 두유 혹은 고구마로 때우곤 한다. SNS상에서는 친구와 선생님의 눈을 피해 급식을 안 먹을 수 있는 꼼수를 공유하는 글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본인이 음식을 섭취하면 비난과 욕을 해달라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이 아직 성장기에 있는 초등학생이라는 점이다. 친구들과 뛰놀고, 학교에서 즐겁게 공부해야 할 아이들이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정말이지 무섭고도 기괴한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사람 중 예쁘고 잘생긴 이미지로 소비되는 사람은 대부분, 아니 모두가 극도로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외모가 자신의 가치이고 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모를 통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은 몹시 황당한 일이다. 일반인들의 직업은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 아니다. 외모가 철저히 자신의 상품 가치인 사람들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인플루언서의 성행으로 일반인과 연예인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일반인들이 연예인의 외모를 객관적인 지표로 삼고 자신을 옥죄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마른 몸에 대한 강요를 받는 동시에, 타인에게 마른 몸을 강요하는 기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프로아나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60kg이 넘는 여성’이라고 한다. 자신도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질병에 걸려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 또다시 이러한 인식을 사회로 배출하고 있는 끔찍한 악순환이다. 게다가 마르지 않은 연예인에 대한 조롱은 서슴지 않게 일어나고 있고, ‘말랐다’라는 단어는 대표적인 외모 칭찬의 일부가 되었다. 어쩌면 외모지상주의와 자기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프로아나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부정적인 영향력은 단순히 개인의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명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디에타민은 펜터민이 37.5mg 들어있는 약물로 교감신경 흥분제이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식욕을 저하해 체중 감량용으로 사용된다. 식약처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 사용 기준’에 따라 나비약은 마약류 식욕억제제에 해당한다. 해당 약물은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27~30이면서 당뇨 등 비만 관련 질환이 있어야 처방받을 수 있다. 의사의 처방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이를 여러 번,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아 오남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약물의 오남용을 최전선에서 방지해야 할 의사마저도 돈벌이 수단으로 나비약을 사용하며, 환자를 진료조차 하지 않고 처방전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SNS에서는 해당 약물을 조건, 의사와의 면담 없이 손쉽게 처방해 주는 병원 명단이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더 나아가 SNS에서 나비약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2022년 6월 경남 지역에서는 나비약을 사고판 10대, 20대 59명이 검거되었고, 최근에는 노원 경찰서에서 이를 처방받은 후 온라인 판매한 35명을 체포하였는데 그중 19명이 10대였다.

펜터민은 암페타민이라는 마약성 약물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다. 환시, 환각, 환청 조울증, 두통 우울증, 부정맥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약물이다. 한 사례로 2019년 배우 양기원 씨가 도로에 뛰어들고, 길에서 혼자 주먹질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마약 사용 여부에 관해 국과수의 검사까지 진행되었지만, 아무 혐의가 나오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양기원 배우는 당시 나비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콩알탄 같은 게 수백 개가 몸에서 터지는 것 같더라.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고 점프하더라”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그는 나비약을 오남용한 것이 아닌 적법한 처방에 따라 ‘정량’을 복용한 성인 남성이었다. 이외에도 제주에서는 20대 여성이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과다 복용하여 경찰차와 버스 덤프트럭 등 차량 6대를 들이받는 사건도 있었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전시 상황이라 다른 차량을 대피시키려고 했는데, 경찰에 훼방을 놓았다.”라는 말 등으로 횡설수설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또 대전에서는 약 2년 동안 무인 매장, 고시텔, 원룸, 예식장, 빵집 등을 14차례 상습 절도한 30대가 붙잡혔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이어트약 과다 복용으로 조현병을 겪게 됐고, 이러한 정신질환에 따른 심리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실제로 한 논문에 따르면 펜터민을 복용한 30대 여성이 복용 한 달 차에는 피해망상을 1년 이후에는 호흡곤란 및 환청으로 인해 입원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상적이지 못한 식습관을 가지고 약물에 의존하는 프로아나를 규탄해야 할까? 아니면 ‘신체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공유하고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식을 독려해 서로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이들이 활동하는 SNS를 규제해야 할까? 둘 다 올바른 해결책은 아니다. 20여 년간 섭식장애와 싸워온 <삼키기 연습>의 저자 박지니는 프로아나를 그저 ‘계몽되지 못한 어린 여성들의 범죄로 매도’하는 것은 현실의 아무 변화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프로아나들은 그들과 그들의 질병이 양지화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프로아나가 특정 SNS나 커뮤니티에서만 활동하는 것도 현실 사회에서 철저히 배척당하고 무시당하는 이들이 정서적으로 유일하게 이해받고, 지지할 수 있는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론들의 ‘프로아나 포르노’에서는 오직 프로아나의 자극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들이 공유하는 여러 정보와 말들은 프로아나를 아무 죄 없는 또 다른 이를 프로아나로 만들 수 있는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원인인 사회에 대한 책임은 막론하고 스스로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이들만을 한없이 혐오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든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로아나’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상적인 단어, 혹은 밈으로도 사용되곤 한다. 이렇듯 프로아나가 일종의 ‘유행’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책임이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섭식장애의 자극적인 면만을 강조하고 거식증이 하나의 복잡한 정신병리라고 보는 대신 정상적 다이어트에서 출발하는 연장선상의 다른 쪽 극단으로만 치부될 경우, 자극짤이나 프아팁은 극단적인 체중 감량의 수단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각종 SNS에서는 신체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말라’, ‘뼈말라’ 등의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고, 프로아나가 되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에서는 그저 무책임한 비판으로 일관할 뿐이지만 정작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 섭식장애를 너무나 쉽게 접하고, 또 이를 가벼이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식증에서의 회복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이 현상에 대해 사회가 먼저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바꿔나가야 한다. 자칫 당연한 이야기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이 모든 건 거대한 사회가 개입하여야 가능한 일이다.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은 정확한 원인의 파악이다. 하지만 현재 프로아나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는 달리 객관적인 정보나 통계는 턱없이 부족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통계들은 그마저도 저마다 다른 수치를 보이는 등 정확한 자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의료계와 정부는 아동과 청소년 및 다양한 집단들이 신체에 대해 얼마나 왜곡된 인식을 지녔는지, 어떠한 대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후에는 복잡한 질병인 섭식장애를 질타의 대상으로 돌리는 간편한 방법 대신 이들을 한 차원 더 깊고 세심하게 들여봐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의료지원이 필수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섭식장애의 치료에는 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섭식장애는 완치가 어려운 질병 중 하나다. 증상의 호전을 통한 일상의 회복 정도는 가능할지 몰라도 섭식장애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기에 환자와 그의 가족이 느끼는 부담감은 커져만 간다. 혹여나 입원 치료를 받게 될 경우, 한 달 약값과 병원비로 수백만 원의 비용이 우습게 나가곤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경우 섭식장애 환자의 수가 섭식장애 유병률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우리나라의 섭식장애 환자들의 대부분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수면 아래에서 혼자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은 사회와 미디어가 설정한 기준을 바꿀 힘이 없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미디어는 계속하여 잘못된 인식을 개인에게 주입할 것이기에 사회와 미디어가 먼저 나서야 한다. 몇몇 사이트에서는 ‘프로아나’라는 단어 자체를 검색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프로아나의 양지화를 방지하기 위한 1차원적인 해결 방안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만연해진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심각성을 인지한 후, 몹시 예민하게 이 사태를 받아들여야 한다. 미디어는 그들이 가진 전파력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조치가 당연히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에서 타인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는 경우 대부분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한다. “방송에서 타인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웃음의 소재로 삼은 것은 부적절하며, 제작진이 인권 감수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권고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을 경미하게 위반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 해당 방송사나 제작진에 대한 법적인 불이익은 주어지지 않는다. 실질적인 처벌은 내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대해 더욱 엄격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누군가의 외모를 방송을 위한 소재, 혹은 그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비약을 SNS상에서 판매하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처방받은 나비약을 다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마약류 식욕억제제 및 다이어트약에 대한 정확한 규제를 설정하여 시중에 쉽게 유통되지 못하도록 조처해야 하고, 이를 오남용하는 병원과 의사에겐 의료법 위반 등 분명한 법적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아동과 청소년을 섭식장애를 비롯하여 약물 중독 및 수많은 부작용의 길로 빠지게 하는 주체가 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프로아나’는 단순한 외모 콤플렉스가 아니다. 개인적 문제와 사회적 문제가 복합된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이다. 누군가 생각하는 프로아나의 이상은 미디어가 찬양하는 몸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가 얻게 되는 건 탈모, 피부염, 우울증, 자해, 척추측만증, 치아 부식, 만성피로 등을 동반한 끔찍한 몸이다.

박시윤  yoon1081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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